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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나의 [매실 식초] 실패기

| 조회수 : 10,546 | 추천수 : 107
작성일 : 2004-06-02 21:22:09
매실 얘기는 한번에 끝낼 수가 없군요...
매실 광풍을 잠재우기 위해서 저라도 매실 얘기를 끝내야 하는 것을...

리빙노트 589번의 댓글에 보니, 햇님마미님이 매실식초 어케 만드냐고 질문을 하셨던데...
당연히 작년에 제가 써놓았는 줄 알았는데...찾아보니 없네요.

작년에 최후로 만든 것이 매실 식초였어요.
매실식초는 좀더 있다 만들어야 해요, 왜냐면 재료가 청매가 아니라 황매거든요. 노랗게 익은 매실...
제가 만든 방법은 홍쌍리선생님의 '매실아지매 어디서 그리 힘이 나능교'에서 본 거에요.
그랬는데 실패했어요. 그 이유는 책에 써있는 대로 못했거든요.
일단 책에 써있는 레시피입니다.

재료: 황매(노랗게 익은 매실) 1㎏, 황설탕 600~700g
만드는 법
1. 노랗게 익은 황매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완전히 빼요.
2. 유리병에 황매를 담은 후 윗부분에 황설탕으로 설탕마개를 쳐요.
3. 한달 후 뚜껑을 열고 체에 받쳐 황매는 건지고 원액만 냄비에 따라내 약한 불에 살짝 끓여요.
   이때 위에 떠오르는 불순물은 걷어내요.
4. 냄비째 찬물에 담가서 재빨리 식혀요. 이래야 초의 향이 달아나지 않아요.

주의할 점은요, 황매는 청매보다 훨씬 빨리 상하니까 사오자 마자 바로 하세요.
또 설탕을 황매보다 적게 넣어야 식초가 돼요.  

제가 실패한 이유는 일단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갔어요...
또 하나 한달 후 끓여주지 못했어요. 너무 바빠서 잊어버렸어요.
그래서 뭐가 됐냐구요?
몇달 후 병을 열어보니, 식초도 아닌 것이 매실액도 아닌 것이, 달달하면서 약간 새콤한 액이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체에 받쳐서 물만 냉장고 안에 넣어두고 그냥 설탕과 식초가 들어가야하는 음식에 넣기도 하고, 타서 마시기도 해요.

올해는 제대로 해보려구요...병에 다가 개봉일을 써서 붙이는 한이 있어도...

조금전 매실 재고 조사차 나가보니...
저 매실 부자입니다.

재작년에 만든 매실액은 냉장고에...
건더기만 건져서 설탕마개를 해놓은 절임은 아직 설탕이 녹지도 않은 상태로 다용도실에...하나 꺼내 먹어보니 얼마나 맛있는지...
씨로 만든 매실주, 씨는 작년에 베개 만드느라 건져내고 술만 병에 담아뒀는데, 그 역시 향을 맡아보니 어찌나 향기로운지...
아까워서 목욕 못하겠어요, 언제 술 좋아하는 사람 오면 한잔씩 마셔야지...

작년에 만든 매실절임은 아직 액에서 건지지도 않은 상태로 큰 병에 담겨있고,
씨로 만든 술도 잘 익어가고 있고,
잘 생긴 매실로 담근 술 역시 잘 익어가고 있고,
초도 아닌 것이 액도 아닌 것은 냉장고에 들어앉아있고...

게다가 어제 담근 매실절임에 매실주까지...
엄청 매실부자죠??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깡총깡총
    '04.6.2 9:30 PM

    1등 감격^^

  • 2. 두혜맘
    '04.6.2 9:32 PM

    2등인가요??

  • 3. 두혜맘
    '04.6.2 9:35 PM

    저는 매실초 만들때 청매에 그냥 현미식초를 부어주는데...
    어쩐지 너무 쉽다 했습니다.. 그래도 먹을만하고, 효과도 좋아요..^^ (배가 살살 아플려고 할때 매실초에 꿀을 조금, 물에 타서 먹으면 확실히 좋아요..)

  • 4. 깡총깡총
    '04.6.2 9:35 PM

    저두 오늘 매실 10kg주문해 놧어요. 매실절임 하는법 사진으로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저두 몸에 그리 좋다는 매실로 짱아찌도 해먹고, 쥬스도 해먹고
    와~생각만 해도 행복해요.
    주의할점 에서 설탕을 황매보다 가 아니라 청매 아닌가요?선생님 (황매로 되있는데용)
    편안한밤 되세요^^

  • 5. 거북이
    '04.6.2 9:40 PM

    매실의 압박을 견딜 수가 없어요...흐흑
    그래도 어쩌겠어요, 구할 수가 없는데...
    82쿡에서 눈으로라도 만족할납니다...^^

  • 6. 김혜경
    '04.6.2 9:47 PM

    황매 맞는데요...식초는 황매로 하는 건데요..깡총님...

  • 7. 기쁨이네
    '04.6.2 9:59 PM

    혹시 매실식초라고 상품으로도 나오나요?
    없는 매실대신 사라도 볼 수 있을까 라는 맘으로 여쭤봅니다~

  • 8. 햇님마미
    '04.6.2 10:09 PM

    샘님, 넘 감사하구요....
    오늘도 아파트알뜰장을 서는 날이라서(다른단지) 햇님이랑 놀러갔습니다...
    매번 매실에 눈독이 가지만 얼른 손은 안가더라구요...
    이제는 일이 무서워졌습니다...... 고추전과 고추전남은 완자전을 하니 아이들이 완자전5개와
    고추전4등분짜리 하나를 먹고는 맛있다하는데...그래 내가 엄마야했지만....
    매실로 베개를 만들고 싶고, 식초도 만들고 싶고, 술도 담그고 싶은데하다가 말로 다담그고
    시장사람들이랑 매실이야기만 하다가 왔습니다.....
    언제 매실을 담그고 진정한 엄마가 될련지^*^
    아직도 철이 안 든 햇님마미였습니다.(샘님 따라해봤습니다)

  • 9. 달개비
    '04.6.2 10:55 PM

    매실붐이 식을줄을 모르는군요.
    저도 작년에 이어 20kg주문해서 이것저것 다 해볼 참입니다.
    그런데 제것만 그런가요?
    지난해 만든 엑기스에서 술향이 얼마나 나는지.....
    향뿐만 아니라 술 약한 제가 마시면 술기운도 오릅니다.
    발효가 되어 원래 그런가보다 하면서도 혹 내것만 이런가?
    꼭 한번 여쭤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물에 희석해서 마셔도 별반 맛을 모르겠어요.
    어떤분들은 매실쥬스 좋다 하시던데....
    저는 엑기스는 걍 약용으로만 쓰고 우유나 물에 타 마시는건 쨈이 좋던데요.

  • 10. 뽀로로
    '04.6.2 11:43 PM

    저얼때 안 따라하는 거 있는데 ㅇㄱ이랑 떡이랑 매실이거든요. ㅇㄱ이야 별로 안좋아하니까. 떡이랑 매실은 도대체가 답이 안나와서리...^^ 매실청 사다가 애도 먹이고 그럼 좋을거 같아서 이번 주말에 사러 갈려구요. 글로리아님 글처럼 지금은 애한테 등돌리고 싱크대에 붙어있을 때가 아닌거 같아요. 이번 주말에는 애 손잡고 놀러갑니다~

  • 11. 박혜련
    '04.6.3 8:55 AM

    선생님도 실패를 하시는구요.
    제가 위로(?)가 됩니다. 아이구 죄송...ㅋㅋㅋ

  • 12. 주누
    '04.6.3 9:03 AM

    안녕하세요? 며칠전 회원가입하고 첨 쓰는 글이네요
    도움 많이 받고 있구요
    저도 작년에 담근 매실액 있는데요 그 건더기는 그냥 있거든요
    근데 선생님은 건더기를 설탕마개 해서 두셨다고 했는데 그거 어디에 쓰나요?
    그냥 버릴려고 했는데--- 설탕마개할때 설탕은 어느정도 해야 하는지요?

  • 13. 아네스
    '04.6.3 9:23 AM

    어제는 매실 그림만 보고 조아라했는데, 계속되는 매실얘기에 의기소침입니다. 감히 용기가 나지 않아서요...^^

  • 14. 서산댁
    '04.6.3 9:59 AM

    우 하하하.
    매실의 열기가 언제쯤 식을려나.....

  • 15. happyrosa
    '04.6.3 10:30 AM

    존경스러워요.
    전 그냥 엄마한테 얻어다 먹으려고 하는데.
    물론 엄마도 사다 먹습니다.
    부지런하지 못한것도 집안내림인가 봐요.ㅋㅋ
    레시피 읽다가 "주걱으로 눌러 씨를 뺀다"는 대목에서 포기했습니다.

  • 16. 김혜경
    '04.6.3 10:32 AM

    주누님 그 절임 그냥 드셔보세요, 맛있어요, 아니면 무쳐서 드시셔도 되구요..설탕마개는 1센티 정도? 적당히 치시면 되요..

    아님 갈아서 설탕 조금 보충하고, 매실액 조금 넣어서 잼을 만드시던가요.

  • 17. 윤정임
    '04.6.3 10:40 AM

    김혜경 샘님 안녕하세요?
    며칠전에 가입했는데......글은 처음입니다
    어제 샘님께서 올려주신 매실절임을보구 저도 하나로 농협에가서 매실 한박스를 사와 남푠과함께 열띰 매실을쪼개서 지금 과일병에 해놓았습니다
    얼마나 흐뭇한지^^......감사합니다
    근데 한가지 궁금해서요
    매실이 쪼글해지면 건더기를 건지잖아요
    그럼 그 매실 건더기는 어떻게 보관해야하나요?
    냉동 보관?...아님 냉장 보관?...
    그리고 장아찌로 먹을때 그냥 고추장으로 무치면 되는건가요?꼭짜나요?아님 그냥 무치나요?

    김혜경샘님 덕분에 많은 도움되네요
    감사합니다*^^*

  • 18. 김혜경
    '04.6.3 10:44 AM

    윤정임님..씨 빼고 절이면 그리 쪼글거리지 않아요. 전 그냥 밖에 놔두고 먹어요.
    먹는 건 입맛대로 하시면 되요..그냥 먹어도 맛있어요.

  • 19. 주누
    '04.6.3 12:03 PM

    감사합니다. 오늘 당장 잼만들어야겠네요 저도 그냥 한두개씩 꺼내서 먹긴 했었는데 ----

  • 20. 쌀집고양이
    '04.6.3 3:55 PM

    매실을 담그리라 작정했으나
    너무 바빴던 관계루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에야 매실사러 나갔어요.
    근데 요동네 일본마켓, 중국마켓, 한국마켓을 다 뒤져도
    며칠전까지 쌓여있던 청매가 싹 들어간거 있지요.
    아...너무 한이 맺혀서 가슴이 아프답니다..

  • 21. 두들러
    '04.6.4 2:16 PM

    저도 매실관련 리빙노트 훑어보고
    숙변이 팡팡이란 말에 꽂혀서 꼭 만들어보고 싶은데
    도당체 엄두가 안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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