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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감기몸살로 아프신 어머님을 위한 검은깨 죽(흑임자죽)

| 조회수 : 10,081 | 추천수 : 104
작성일 : 2009-12-02 10:58:34
 

검은 참깨는 흑임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검은 깨는 향이 독특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우리 몸에 좋은 귀한 농산물입니다.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여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오장의 기능을 원할하게 도와주어
환자에게 검은 깨 죽을 많이 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검은 깨는 뇌기능 향상을 돕는 레시틴이 많아 성장기 아이들에게 먹이면 기억력 학습력에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검은 참깨는 위와 장의 기능을 다스려 혈맥을 잘 통하게 하여 피부까지 윤택하게 도와주고
특히 검은콩 검은깨 등이 탈모까지 예방을 해 준다고 알려져 있어 그런지 검은 곡물과 검은깨를 많이 찾으시나 봅니다.

 

오랜만에 검은깨 죽을 끓였습니다.

집안에서 죽 끓일 일이 많으면 안되겠지만 어디 사는게 맘대로 된답니까?
텃밭 가을 걷이에서 부터 겨울 김장 하기까지 여러가지 일들이 너무 많이 하신 어머님
결국 몸져 누우셨습니다.

내년이면 78세 이신 어머님이 그렇게 꼼싹달싹 못하고 누워계신건 처음이였기에 당황스러웠지요.

쌀죽을 끓여 드려도 한 수저도 못드시고 시중에 파는 전복죽도 사다 드려 봤지만 서 너 수저 맛만 보시고
못 드시는 걸 보면서 그 동안 밥 잘 드셔준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그 동안 별 반찬 없어도 신김치 쭉쭉 찢어 밤에 올려드시던 어머니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혹여~ 집안에 시부모님이시던 친정부모님이시던 아니면 홀 어머님이나 아버님을 모시고 산다면
드리는대로 밥 잘 드셔주는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잣도 준비하고 검은깨도 한 봉지 사왔습니다.
검은깨는 4/1컵 정도 준비했어요.

 

깨끗히 씻은 뒤 물기를 뺐습니다.

 

그리고는 냄비에 볶아주었습니다.

 

계속 저어주어 가며 볶아주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고슬 고슬해 집니다.
처음부터 너무 센불에 하면 타게 되므로 중불에서 볶으세요.

 

많이 볶아지면 검은깨는 고슬 고슬 톡톡 튀기도 하면 볶아지지요.

 

너무 튀는 것 같다 싶을땐 약불로 줄인 뒤 뚜껑을 덮어주고 양쪽 손잡이에 행주를 잡고 계속 흔들어 줍니다.
그럼 깨가 밖으로 튀어 나오는 것을 막아줄 수 있어요.

그냥 뚜껑을 열어놓고 볶으면 싱크대 옆이고 주방 바닥이고 검은깨가 튀어 나와 난리가 아닙니다.
그러니 약불로 줄이고 뚜껑을 닫은 상태에서 양쪽 손잡이를 잡고 슬슬 흔들어 주듯 저어주는 겁니다.
역시 잔머리 굴린거랍니다.

 

그리곤 불을 끄세요!
불을 껐다고 그대로 두시면 또 안됩니다.
아랫부분에 있는 검은깨가 냄비의 열로 인해 타버리거든요.

그래서 가스 불을 끄신 상태에서도 1분 이상은 수저로 깨를 저어주셔야 합니다.

 

도깨비방망이에 볶은깨와 물을 넣고 윙~~갈아주었어요.
여기까지 검은깨를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그 다음은 검은깨와 동량으로 멥쌀과 찹쌀을 반 반씩 섞어 2시간 정도 불려줍니다.
아침에 쑬 죽이라면 저녁에 씻어 냉장고에 넣어두셔도 됩니다.

 

처음엔 찹쌀과 멥쌀 색깔이 구분되지만 다 불려지고 나면 색이 같아집니다.
잘 불린 쌀을 또 도깨비방망이에 윙~~하고 갈아줍니다.

 

이렇게 갈아주시면 됩니다.
너무 많이 갈지 않고 몽슬 몽슬 갈아도 되요.
환자 기호에 맞게 끓여도 되겠지요.

 

갈아놓은 쌀은 냄비에 담고 수저로 저어주면서 끓여줍니다.
처음엔 맑은 쌀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걸죽해 지면서 색이 진해지지요.

 

이때 갈아 놓은 검은깨를 넣어주면 됩니다.
그리고 계속 저어주는데요? 너무 되다 싶으면 물을 부어주면서 조절해 주시면 됩니다.


뽀글 뽀글 기포가 생기면서 잘 익는 냄새가 납니다.
익는 냄새가 참 고소하네요.

이 상태에서 3분여 정도를 더 저어주면서 익히신 뒤 소금으로 밑간을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3/2 그릇 정도 담아 잣을 올려 어머님 방으로 갖다드렸습니다.

 

이때 반찬으론 깔끔하게 무친 포항초 시금치가 제일 좋은것 같습니다.
노지에서 자란 포항초 시금치 무침은 입안의 쓴맛을 가시게 해주는게 아닌가 싶어요.

 

어머님께 드렸더니 "그냥 밥 먹으면 되는데 귀찮게 또 끓이냐?." 그러시는데 밥은 한 술도 못드시니
끓일 수 밖에 없었지요.



30여 분 뒤에 남편보고 어머님 방에 가 보라 했더니 이렇게 빈그릇을 가져왔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

"어머님이 억지로 드셨데~."
남편의 한 마디지만 그래도 빈 그릇을 보니 안도의 한숨을 내시게 되네요.

어머니 어서 일어나셔야지요~!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소리
    '09.12.2 11:31 AM

    에고..어머님이.....기어이..앓아 누우셨군요
    서로 서로 마음써주는 고부간이 참 부럽습니다.
    저도 흑임자죽 먹고 싶어서..갑자기 아프고 싶어요..^^

  • 2. yozy
    '09.12.2 11:49 AM

    아마도 마마님의 정성 가득한 맛난죽이기에
    한그릇 다 드셨나 봅니다.

    어머님께서 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 3. 부관훼리
    '09.12.2 1:07 PM

    저희 엄니하고 비슷한 연배시네요. 어여 완쾌하세요~~.

    검은 깨는 뇌기능 향상을 돕는 레시틴이 많아 기억력 학습력에 집중력에 도움이..
    요부분에서 귀가 솔깃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성장기 아이들에게 먹이면..."
    전 해당사항 없네요. ㅠㅠ

  • 4. 변인주
    '09.12.2 2:11 PM

    어머님 편찮으시다고 흑임자 사러가신 마마님 마음이 전해져서

    제맘이 다 흐믓합니다.

    자리털고 금새 일어나실거예요. (누워계서야 좀 쉬실려나?)

    사시는 모습이 늘 찡~ 합니다.

  • 5. 변인주
    '09.12.2 2:12 PM

    마마님도 한그릇 드셔요~

  • 6. 크레파스
    '09.12.2 2:48 PM

    효부시네요. 죽 한그릇만 봐도 경빈마마님의 평소 시어머니께 대하는 모습을 알수있을 것 같아요

  • 7. 푸른두이파리
    '09.12.2 4:39 PM

    어르신들은 한번 씩 앓고 나시면 부쩍 힘들어 하세요...
    다행히 며느님의 정성 한 그릇 드시고...언능언능 쾌차하시길 빌어요^^

  • 8. 황지미
    '09.12.3 2:16 AM

    * 어머니께서 건강하게 겨울나시길 바래요.
    경빈마마님께 잘 배우고 있는데, 제가 하는 방법 알려 드려도 괜찮죠.

    저도 흑임자죽 엄청 좋아해요. 우리딸들도 제가 좋아하면 다 좋아하는 듯

    저는 흑임자나 참깨는 작은 가마솥에 볶아요. 그러면 튀기는 일도 없고 그때 그때

    고소하게 볶아서 사용해요.

    찹쌀가루는 가까운 방앗간에서 가루로 빻아와 냉동실에 두고 사용한답니다.

    죽을 끓일때는 어머니께 배운건데 먼저 물을 끓여요.

    팔팔 끓고 있는 물에 -생수로 개어놓은 찹쌀가루를 저어준답니다.

    흑임자를 넣고 몇번 더 저어준 후 소금간합니다.

    그릇에 담아 꽃모양으로 잣을 띄우면 완성. 냠냠

  • 9. coco
    '09.12.3 2:58 AM

    어머님이 정성들여 만든 귀한 음식을 다 바우셨으니 곧 일어나시리라 빌어드립니다.
    마마님은 제가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우리 재료를 족집게같이 골라 알맞게 만들어 보여주시네요. 검은깨와 잣, 더 없이 좋은 음식을 드신 어머님이 완쾌되시길 다시 빕니다.

  • 10. 곰돌이
    '09.12.3 10:48 AM

    근데... 깨는 어떻게 씻나요? 물에 다 흘려보낸 경험이 이는지라 씻을 엄두를 못내고 있거든요....

  • 11. 마실쟁이
    '09.12.3 1:56 PM

    먼저 몸져 누워 계신 어머님의 괘차를 빌어 봅니다.
    마마님의 그 고운 마음이 제 콧등이 시큰해집니다.
    요즈음 너무나 각박하여 부모도 자식도 제 각각이고 개인주의가 팽배한데
    시모 봉양 하는 맘이 그리고 애틋한지요....
    복 받으실 거예요.
    나중에 먼훗날 마마님의 자식들로부터 또한 귀한 대접을 받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 12. 토리맘
    '09.12.3 3:05 PM

    마마님에 정성 가득한 흑임자 죽 다 드셨으니
    아마도 얼른 일어나실듯해요.
    추운날씨에 연세 드신분들 아프지 말아야할텐데..
    경빈마마님.. 늘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 13. 녹차잎
    '09.12.4 12:45 AM

    감동이 있는 사연입니다.

  • 14. 효소
    '09.12.4 9:41 PM

    며느리가 차려주는데로 반찬투정 안하고 잘 드시는 것 만도 감사하라는 말 공감합니다
    저도 같이 산지가 26년 넘었는데 저렇게 정성들여 끓인 죽이라면 성의를 봤어라도 안드시면섭섭하죠 안 아프고 건강하게 사시는게 도와주시는건데 에~고 빠른 시일내 회복하시길 바랄께요 경빈마마님의 마음이 참 아름답네요 ^*^ 저의 어머님은 편찮으실때 녹두죽만 끓여 드리면 좋아하시거던요 흑임자죽도 드려야겠네요 ㅎㅎ

  • 15. 황지미
    '09.12.5 9:16 PM

    *곰돌이님!
    저는 엄마가 하는것 보고, 저도 배운건데요.

    1. 쌀씻는 그릇에 깨 조금 담아서
    2. 물 넣어서 손으로 만지면서 잘 씻어요. 손에 묻은 깨는 물로 털어내시구요.
    3. 체를 밑에 두고 돌 일으듯이 잘 일어요.
    4. 밑에 작은 돌등 이물질이 남으면 버리시구요.

    이렇게 몇번 하시면 깨끗해요
    5.체에 물기 빠지라구 몇분 정도 두셔도 좋구요. 말려도 좋아요.
    6. 저는 몇분정도 둔 후 작은 가마솥에서 나무주것이나 나무젓가락으로 저어가면서
    약불로 볶는답니다.
    7. 고소하게 볶아지면 다른 그릇에 쏟아서 식혀요.

    * 흑임자는 이렇게 볶아서 타파통에 넣어 냉동보관해서 마늘빻는곳에 빻아서
    죽을 끓일때 사용하면 아주 간단해요.

  • 16. 곰돌이
    '09.12.6 10:49 PM

    호아지미님 감사해요...

  • 17. 제니
    '09.12.7 12:34 PM

    저 이거 주말에 해먹었거든요~~~
    너무 너무 맛있었어요^^

  • 18. 상큼마미
    '09.12.18 2:15 PM

    경빈마마님은 효부시네요 ^ㅁ^
    부럽습니다.
    저도 검은깨죽 만들어 볼랍니다
    마마님 덕분에 요즘 팥죽 잘 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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