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반찬 꺼내 먹는 것도 잘 못하는 사람이라 주말 마다 반찬 서너가지 해서,
김치랑 반찬 통에 넣어 놓고 출근한답니다. 그래도 다행이 반찬 투정은 전혀 없어요. ^^
여유 있는 사람이 집안 일도 하고 그럼 좋을텐데, 전 아무래도 그런 면에선 구식인가봐요.
집안 일을 안하고 남편에게 맡기면 왜 그리 죄스런 느낌이 드는지...
타고난 모성애와 가열찬 수퍼우먼 컴플렉스 탓일까요? ^^;

요즘 까서 나오는 메추리알이 있긴 하지만 영 믿음이 안가 항상 생메추리알을 사요.
마트에 딱 한팩 남아 있던 메추리알을 사왔는데, 상태가 영 안 좋아보이더니 아니나
다를까 조심했는데도, 저렇게 막 터져 버렸네요.
터진 건 까면서 간식 삼아 먹었습니다. 음식하는 즐거움이에요~

매끈하게 깐 메추리알. 전 밤 까고 메추리알 까는 거 너무 좋아해요. 로바다야끼 가면
메추리알은 항상 내가 까서 친구들이 참 좋아했죠.

간장, 설탕 약간, 청주 약간, 단맛과 향 나라고 사과를 넣어 팔팔 끓인 후 불을 낮춰
은근히 졸였어요. 고추며 뭐며 없어서 그냥 메추리알만 데굴데굴.

진미채를 탈탈 털어 부스러기 제거 후.

저는 이렇게 살짝 쪄줘요. 양념해서 팬에 볶기도 하는데, 그럼 딱딱해져서 이 방법을
쓰는데, 부드럽고 괜찮아요.

마요네즈 약간만 넣어 조물조물 코팅.

고추장, 다진마늘, 참기름, 설탕 조금 넣어 조물조물 무쳐줘요.

시금치도 데쳐주구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보름에 9가지 나물을 종류별로 무쳤을 정도로
나물 요리를 잘했는데, 언젠가 부터 영 안하게 되요. 그래도 나물은 하나 있어야 하니까
만만한 시금치 나물로. 지난 주엔 깻순 나물, 지지난 주엔 취나물이었는데요, 이번
주말엔 뭘 할까요? 아, 호박나물!
먹는 사람은 기억도 못할 텐데 혼자 나물 로테이션중. ^^;

살짝 데친 시금치를 찬물에 넣어 식힌 후 꼭 짜줘요. 팔팔 끓는 물에 담갔다 바로 꺼내줘야
하는데, 사진 찍느라 살짝 더 익어버렸어요. 소금, 다진 마늘, 참기름 넣어 조물조물
무쳐주면 시금치 나물도 완성.

짜잔, 반찬 3총사. 남편 혼자 먹으니까 목요일인데, 아직 냉장고 안엔 저 밑반찬이 남아
있답니다. 메추리알은 어제 털었구요, 시금치 나물은 바닥이 보여요.
진미채는 맛 없나봐요. 반이나 남았어요. ^^;

지난 주말에 양파빵 만드느라 과하게 손반죽을 했더니, 손톱이 말이 아니에요.
오른쪽 손톱이 두개가 부러져 과감히 도전해 보려던 블랙 그라데이션이나 레드
프렌치는 시도도 못하고, 눈에 잘 안띄는 은색 그라데이션으로 소심하게 네일아트 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다 하면서 집안 일 하는 거 참 힘들어요. 그래도 하고 싶은 일 중에
요리와 살림이 있다는 게 다행이죠. 암튼 또다시 손반죽 할 엄두도 안나고, 제빵기를
사기로 결심했어요. 4인용과 7인용 중 어떤 걸 사야할까요?
저희는 달랑 남편과 저 둘뿐이라 7인용이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