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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강제 디지털 디톡스... 를 준비중입니다 ㅠ.ㅠ

| 조회수 : 3,378 | 추천수 : 0
작성일 : 2026-01-25 03:20:52

오랜만에 왔어요. 

연말연시 공휴일을 게으르고 즐겁게 보냈고 개강을 해서 조금 바빴지만, 자연재해(?) 덕분에 글 올릴 시간이 생겼습니다 ㅎㅎㅎ ㅠ.ㅠ

 

먼저 제가 얻어 먹은 음식 사진입니다.

 

 

우리 동네 젊은 엄마 한 분이 명왕중학교 한국인 엄마들을 초대해 주었어요.

나이 마흔에 노산으로 낳은 둘리양이 중3이라 흰머리 가득한 저를 젊은 엄마들 모이는 자리에 불러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지난 번 인터내셔널 나잇 행사에서 알게 된 분들과 다시 만나 반갑기도 했고, 예쁜 집으로 이사했다며 초대한 집주인의 야무진 음식 솜씨도 저를 정말 즐겁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요크셔 푸딩과 비슷한 식감이었던 브라질 치즈 빵

 

 

 

 

크림 치즈와 함께 먹는 훈제 연어

 

 

 

 

발사믹 소스를 막 멋지게 뿌린 프로슈토 말이

 

 

 

 

새우와 채소를 넣은 파스타 요리

 

 

 

 

유즈...? 머라던가...?

와사비 맛도 나고 상큼한 그 머시기를 스테이크 위에 올리니 고기맛이 더 살아나고 퍽퍽하지도 않아서 맛있더군요.

이건 저도 물어보고 따라 사야겠어요 :-)

 

 

 

 

살 찔 걱정 하지말고 많이 드시라는 의미로 마녀수프 부터 시작하는 코스요리를 준비했더군요.

하여간 센스 만점인 이 엄마도 명왕성의 새로운 인재입니다.

더 친하게 지내면서 그녀의 솜씨를 소개하고 싶지만, 저보다 열 여덟 살이나 어린 분이라 아마 제가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걱정되어서 조심조심 살살 친하게 지내려구요 :-)

 

맛있는 음식과 후식까지 먹으면서 다섯 명의 엄마들이 정말 즐겁게 수다를 떨었어요.

모두들 중학생과 그 위 또는 아래로 아이를 둔 엄마들이어서 열 명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런 결론에 도달했어요.

모든 아이들은 다 다르다!

저마다 다른 성격과 성향을 가진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획일적인 목표를 심어주려하고 획일적인 방법으로 키우려하는 건 아닌지, 제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되어서 그 날의 수다는 즐거운데다 유익하기까지 했어요.

 

 

 

 

직장을 다녀서 바쁜 아이 친구 엄마와도 수다는 이어집니다 ㅎㅎㅎ

집에서 멋진 요리를 해서 초대하지는 못해도 카페에서 커피와 케익을 먹으면서 아이들 이야기를 나누고, 어른들의 이야기도 나누고...

이 날 만난 분은 코난군의 친구 엄마여서 고등학생 아이들의 입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렇게 즐거운 시간이 지나고 이제 학기가 시작해서 슬슬 발동이 걸리나 싶던 어느날 이런 뉴스를 접하게 됩니다.

 

 

 

저희 명왕성은 물론이고 미국 동부 전역에 눈과 얼음비와 엄청난 추위가 몰려온다는군요.

기온이 섭씨가 아닌 화씨로도 영하 (화씨 0도는 섭씨 영하 18도)가 된다는 것만 해도 겁이 나지만, 그보다도 폭설과 얼음비가 내리면 지하에 묻혀있지 않고 전봇대에 걸쳐있는 전기선이 끊어져서 정전이 된다는 것, 피해지역이 넓을수록 복구공사는 더 오래 걸릴 것, 도로가 위험해서 따뜻한 지역으로 피난을 갈 수도 없다는 것, 등등 그 모든 가능한 예측이 비관적입니다.

열 여섯 개 주의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미리 대비하라는 지시가 방송과 이메일과 소셜미디어에서 나오고 있어요.

 

저희집은 자가발전기가 있어서 휘발유를 가득 채워두었지만 비상용이라 용량이 크지 않아서, 아마도 방 하나에 히터 하나를 켜고 온가족이 모여있어야 할 것 같아요. 

수도가 얼지 않으면 화장실 사용은 할 수 있겠지만, 전기로 가동하는 주방 가전, 전기로 데우는 온수, 전기가 없으면 덩달아 없어지는 와이파이... 이런 불편함이 곧 다가올 겁니다.

작년 이맘때도 명왕성에 눈이 많이 와서 사흘간 정전이 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다행히도 도로 사정은 나쁘지 않아서 제 직장으로 온가족이 피난간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눈 뿐만 아니라 프리징 레인 이라고 하는 얼음비가 내리고 기온은 섭씨 영하 18도까지 내려가서 일주일 내내 오르지 않는다고 하니, 차를 몰고 피난할 생각은 접고 집안에서 버틸 작전을 세워야 합니다.

 

 

 

 

밥은 휴대용 가스버너에 찜솥으로 데워 먹을 수 있게 유리 그릇에 담아 놓았어요.

(저희집은 가스렌지가 없어요)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로만 조리할 수 있는 냉동 식품도 미리 만들어 두었어요.

휴대용 가스버너에 후라이팬을 올리면 데워먹을 수 있겠죠?

 

 

 

 

냉장고에 든 우유나 요거트는 전기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으면 베란다에 꺼내놓으면 되니 안심...

하고 또 뭐가 있나 하고 살펴보다 발견한 이것은, 남편이 어제 사온 스테이크 고기!

아니 이 사람이 뭔 정신으로 이 시국에 고기를 샀담?

했다가 아하~ 하고 깨달았어요.

 

 

우리에겐 야외용 가스 그릴이 있었다는 것을요 :-)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더니, 정전이 된 김에 바베큐를 해먹어야겠다는 것이 남편의 생각이었나봐요.

 

 

 

수돗물은 나오겠지만 정수기 물은 전기가 없으면 안나오니 마실 물을 받아두었구요...

 

 

 

 

빨래도 다 해놓고, 청소기로 청소도 해놓고, 바깥에 둔 쓰레기통이 얼어서 뚜껑이 안열릴 수 있으니 집안의 모든 쓰레기도 미리 다 비워놓고...

이렇게 준비를 하니, 마치 집에 손님을 초대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네... 게으른 저는 집에 손님이 오셔야만 청소를 하거든요... ㅎㅎㅎ

 

 

 

오늘 저녁부터 눈이 내리고 내일 새벽부터는 눈이 얼음비로 바뀌고...

저는 아마도 내일부터 전기 없고 와이파이 없는 전자기기 디톡스 모드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많이 불편하겠지만, 덕분에 컴퓨터 안켜고 (그래서 일도 안하고)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추우니까 함께 모여있어야죠) 며칠이나 이어질지 모르는 조용한 나날을 보낼 것입니다.

 

 

 

 

걱정마세요.

우린 추위와 싸워 이길거에요.

하이얍~!!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봄무지개
    '26.1.25 10:53 AM

    폭설 내리는 미국의 일상은 이런 모습이군요. 불빛 적은 긴긴 겨울밤 잘 보내시고 무사히 탈출하시길요. 고요하고 정겨운 날들이었길 바래봅니다.

  • 소년공원
    '26.1.25 11:52 PM

    지금 일요일 늦은 아침인데 눈이 많이 내리고 있지만 다행이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아서 아직까지 전기가 나가지 않았어요.
    덕분에 답댓글 달러 올 수 있었어요 :-)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던 전기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전기가 끊어지기 전에 샤워 한 번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ㅎㅎㅎ

  • 2. 하하하하
    '26.1.25 11:09 AM

    꺄악~~~~ 마지막 사진들 넘 잼나요~!! 올려주신 글 넘 실감나게 잘 읽었습니다. 단단히 준비 하셨으니 든든하고 포그하게 겨울 나실 수 있을듯요! ^^

  • 소년공원
    '26.1.25 11:54 PM

    아무리 준비한다 해도 춥고 불편한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씩씩하게 이겨내 보려구요 :-)
    지난 연말에 디즈니 크루즈 갔다가 찍은 웃긴 사진들입니다.

  • 3. 솔이엄마
    '26.1.25 1:12 PM

    오랜만에 듣는 명왕성 소식에 너무 반가웠다가
    자연 재해 대비하시는 소식에 맘 짠해졌는데
    마지막 사진 보고 활짝 웃게 되네요.
    강추위의 피해가 많지 않길 기도합니다.
    여전히 잘 지내시는 것 같아서 미소 지어집니다.
    강제 디지털 디톡스가 끝나면 이후 소식도 전해주시어요. ^^
    늘 평안~~

  • 소년공원
    '26.1.25 11:59 PM

    아우 솔이엄마 님, 정말 반가워요!
    제 사진 보고 웃으셨다니 보람있네요 ㅎㅎㅎ

    지금 도로는 완전 빙판이라 집밖으로 나갈 수는 없지만, 전기는 아직까지 끊기지 않고 있어요.
    전기만 살아있다면 집밖으로 안나가는 것 쯤이야 일주일 정도는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 동네가 상습 정전 지역이라 언제 어느 순간에 전기가 끊어질지 몰라요.
    애팔래치아 산맥을 따라 숲과 나무가 울창해서 그 나무가 눈때문에 쓰러지면서 전깃줄을 덮쳐 끊어버리거든요.

    이번 정전은 날씨와 도로 사정과 광범위한 넓이 때문에 복구되기까지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릴 것 같아요.
    그 이후 생존신고 하러 돌아올께요 :-)
    해피 뉴 이어~

  • 4. 엘라
    '26.1.25 1:14 PM

    안녕하세요~
    명왕성의 철저한 재해대비 모습을 보니 노아의 방주 시절이 떠오르네요!
    스테이크에 얹은 것은 아마 유즈코쇼(유자후추)로 추정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늦여름 청유자철에 만드는 것이 살짝 유행이에요. 일본에서는 겨울철 전골에 맛내는데도 필수품이라고 하더라구요^^

  • 소년공원
    '26.1.26 12:01 AM

    유즈코쇼! 그 이름이 맞나봐요!!
    색깔과 형상은 딱 와사비같은데 처음 맛보는 상큼한 맛이었어요.
    재료 조달에 어려움이 있으니 직접 만들지는 못할 것 같고 한 번 사먹어봐야겠어요.
    이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5. 허브
    '26.1.25 7:38 PM

    한파 대비는 이렇게 하는거군요!!
    아하!하며 읽었습니다~철저한 준비가 한두번이 아닌 것 같아요~
    해마다 해야한다면 힘들 것 같기도 하고요
    가족들과 오붓하게 안전하게 지내시길요~~

  • 소년공원
    '26.1.26 12:05 AM

    저희집 앞집은 아예 자가발전 시설을 집을 지을 때 넣었더군요.
    수 천 만원 하는 공사비를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상황에 대비해서 쓰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했었는데, 일 년에 한 번은 이렇게 대규모 장기간 (하루를 넘어가는) 정전이 생기고 보니 앞집이 부러워졌어요 :-)
    그나마 비상 발전기가 있어서 다행이죠.

    응원 말씀 감사합니다.
    무사히 생존신고 하러 돌아오겠습니다!

  • 6. 챌시
    '26.1.25 10:37 PM

    우와 ㅋ ㅋ ㅋ ㅋ
    어벤져스 가족 앞에서 그깟 한파정도는 가뿐하게
    지나갈것같은데요?
    그나저나 북극.빙하가 녹으면서 여기저기
    자연재해가 많네요. 안전하게 무탈하게 공원님 가족모두
    안녕하시길 바래요.

  • 소년공원
    '26.1.26 12:17 AM

    이번 눈폭풍의 범위가 미국 대륙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며 포함한다고 해요.
    3천 2백 킬로미터... 한반도의 세 배 길이...
    부디 너무 많은 피해가 특히 인명 피해가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난 연말에 코난군 대학 합격 축하를 핑계로 갑작스런 디즈니 크루즈를 다녀왔어요.
    저거 말고도 스타워즈 광선검 (오리지널 모델) 도 들고 찍기도 했어요.
    사진사가 시키는대로 포즈를 취하니 결과물이 제법 멋있게 나와서 만족스러웠죠.
    일곱번째 디즈니 크루즈를 갈 날이 올까요? 안올까요? 그것이 궁금합니다... ㅎㅎㅎ

  • 7. 주니엄마
    '26.1.26 8:57 PM

    안 그래도 관련기사를 봤어요 정전까지 걱정해야 하고
    그래도 사전준비를 워낙 빵빵하게 해두셨으니 의외로 한파가 빨리 지나갈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광선검 사진 cg처리 하신건가 했어요 소머즈가 딱 떠올랐거든요
    추위가 별탈없이 잘 지나가서 가족분들 빨리 안전한 일상을 찾으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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