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수 잘 우려내고, 만두만 맛있으면 만두전골 만큼 쉽고 폼나는 음식도 없는 것 같아요.
금요일에 이사하고, 토요일에 손님을 모셨는데, 음식할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그래도 다행이 편한 분들이라 각자 음식을 한가지 씩 싸오기로 해서 부담은 덜었구요.
저는 주메뉴로 만두 전골을 하기로 했어요.
손님 접대하면서 한번도 안해 본 음식을 주메뉴로 선정하다니... 저, 참 용감하죠? ^^;

먼저 들통에 멸치, 표고, 황태머리, 무우, 대파, 다시마를 넣어 팔팔 끓여요.

육수가 만들어지는 동안 만두를 빚었어요. 다진 돼지고기, 다진 소고기, 살짝 삶아 물기를 빼고
채 썬 당면, 후추를 조금 넣고 총총 썬 김치 많이 많이, 총총 채썬 부추, 두부. 만두 소의 생명은
물기를 최대한 없게 하는데 있잖아요. 진짜 손목이 시큰할 정도로 물기를 쫙쫙 빼서 나중에
언니들 한테 칭찬 받았다죠. ㅎㅎ 소금 약간, 참기름 살짝 넣어 재료가 서로 잘 어울리게 섞어 줘요.
(전 그냥 뭐 레서피라고 적는 게 다 약간, 많이, 적당히.. -_-)

만두 만들 재료 준비 완료. 만두피는 시판 왕만두피를 썼는데, 이게 좀 아쉬웠어요.
계란 흰자는 만두 가장자리 접착용.

만두소를 듬뿍 넣어 만두를 빚었어요. 나란히 나란히~

프리저락에 차곡차곡 담아 냉동실로 직행.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손님 치른 다음날 점심 때도 만두전골을 먹었어요.
육수가 좀 남은 데다가 남편이 또 만두 전골 먹고 싶다고 해서 칼국수랑 같이 준비했어요.
야채는 집에 있는 것 아무거나 넣어주면 되는데, 배추 속은 꼭 들어가야 좋아요.
다대기와 어우러져 시원한 김칫국물 맛을 내주거든요.
느타리 버섯, 양파, 쑥갓, 배추속, 배춧잎 깔아주고, 만두 밑에 흰떡도 넣어줬어요.

보글 보글 만두전골이 끓어요~ 다대기는 고춧가루 + 청주 + 다진마늘 + 멸치가루 +
다시마가루 + 다진 생강 + 후추를 넣어 미리 많이 만들어 숙성해 뒀다가 사용하면 좋아요.

반찬은 달랑 이게 다구요. 남기면 뭐해요~ ^^;

만두가 끓으면 칼국수를 휘휘 둘러 넣어 주고 또 보글보글. 아, 진짜 맛있어요.

뭔가 하나를 하면 끝장을 봐야 해요.
배가 터지도록 먹고도 전골 끝에는 반드시 볶음밥을 먹어 줘야 한다죠. 자작자작하게 남은
국물에 총총 썰어 창기름, 설탕에 조물조물 무쳐 녾은 김치, 김가루, 계란, 찬밥 넣어 볶아줘요.

냄비 닦기 힘들든 말든 꾹꾹 눌러 누룽지 만들기.

자, 아~ 한 입 드세요.

저 두산 광팬이거든요. 거실에 신문지 깔아놓고 야구 보면서 먹었답니다. 최~강 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