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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시월에 오월을 불러들인 아카시아꽃잎차

| 조회수 : 3,311 | 추천수 : 31
작성일 : 2007-10-15 18:14:39
진짜 바쁜 와중에 오늘은 완전 내 세상이다.^^*

촌장이 시이모님댁 벼수확하려 모든 기계를 총동원하여 떠나면서
어머님까지 모셔 가셨다.(?)

실상은 여동생과 하루 이야기도하고 놀다가 오십사하는 마음이지만
항상 어른들 뒷 일이 많음을 아는 촌장이 아낙을 배려하는 마음도
없음이 있지않나하는 마음도 든다.

오늘 하루 휴가를 받은 셈이다.
아버님은 아침 일찍 드시고 뒷동산에 도토리 주우려 가셨고,
집에있는 굵직 굵직한 기계들과 함께 떠나고 보니  집이 휑하다.

이래저래 바쁘다보니 눈길 한 번 제대로 준 적이 없는 장독간 국화도
봉오리가 봉긋하니 16세 가슴마냥 부풀어 올라있고..
하늘은 왜 이다지도 푸르고 맑은지..

일단 집안 청소를 했다.
요즘 한창 입안에 맴도는 추가열의<나 같은건 없는건가요 >를 한껏 틀어놓고 가을맞이 대청소를 했다.

청소를 하다보니 이런 날도 흔하지 않은데 이러고 있는 내가 어쩔 수없어 보였다.
대강 청소를 끝내고 보고싶은 이들에게 전화를 했다.

어른들이 계셔 하고 싶은 이야기도 어떨 땐 하지 못할 때가 있어 오늘은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친정엄마하고도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엄마는 항상 나에게 이른다.
<어른들께 잘하라고..그게 내 자식 잘 되는 길이라고..>
항상 하시는 엄마의 이 말씀이 날 옥죄는 말인 줄 엄마는 모르나보다.

혼자 기분 내고 있으니 오전이 후딱 가버린다.
점심을 먹어야하는데  아버님이 내려 오시지않는다.
혹시나 밥 먹고 있다가 어른 들어오시면 그렇고하여 일단 기다려본다.

2시나 되니 아버님께서 도토리를 두어 되박 주워 들어 오신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이 주우려다니는지 이젠 도토리도 없다시다며...>
점심을 드리고 나도 한 술 뜨고..

설거지를하고 거실에서 바라보는 하늘이 너무나 푸르려 손을 한 번 담그고 싶어진다.
그러면 일에 그을린 내 손도 파란 하늘이 될 것같은데..

차 한잔이 생각 나
올 해 만든 아카시아꽃잎차를 끓인다.
아버님도 한 잔 드리려니 곤히 주무신다.

올 5월에 산골짜기 가다랭이 논에 벼를 심을 때,
난 5월의 향이 진동하는 산골짜기에서 아카시아꽃을 따다 말렸다.
그리고 봉오리가 아직 펴지않은것은 아카시아꽃잎효소를 만들었다.

  꽃봉오리가 사알짝 피어 납니다.


날씨가 쌀쌀한 10월에 해마다 5월을 집안으로 불러 들인다.
아카시아꽃잎이 은은하게 흩날린다.
산골짜기에서 촌장과 모심고 아카시아꽃 따던 5월이 거실에 내린다.



그렇게 쌀쌀한 10월의 중간에서 난 따뜻한 봄 날을 그린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해수맘
    '07.10.15 6:33 PM

    아~~아름답다.....
    이말만 떠오르네요.

    글을 읽는 내내 꿈을 헤매듯 어릴적 시골살던내음이 느껴져 ....
    몽롱하게 행복하 저녁입니다.

  • 2. 김명진
    '07.10.15 6:42 PM

    아낙님...꽃은 쨔서 말리신건가요? 전..목화랑 진달레 말렸는데...색이 곱게 나왓다 말았다 하드라구요 아카시아 넘 이쁘네요

  • 3. 들꽃풀향기
    '07.10.15 6:53 PM

    정말 멋진 인생을 사시는 분이시네요......................
    아름다운 삶.......................................................
    영원히 행복하셨으면 좋겠네요...................................

  • 4. 라벤다
    '07.10.15 7:54 PM

    젊음의 향기가 물씬 풍겨오네요.
    일상이 힘들고 지칠 때가 있어도 자연이 가까이 있어
    행복하게 보입니다.

  • 5. 상구맘
    '07.10.15 8:29 PM

    모처럼 얻은 휴가를...그것도 오전밖에 안 되는 시간을
    또 가을맞이 대청소를 하는걸 보면 어쩔수 없죠.
    아카시아 꽃잎 차 그 향이 여기까지 전해집니다.

  • 6. 미조
    '07.10.15 10:17 PM

    우와,,어떤 향인지 넘 궁금해져요.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 7. sweetie
    '07.10.16 5:08 AM

    아카시아꽃잎차도 있군요. 전에 우리동네 주위에 아카시아꽃이 온통 주위를 덮은것 같이 그냄새 또한 내게 향긋한 봄을 알려 주는것 처럼 근사했었는데 아낙님의 구수한 글과 향긋한 사진을 보고 있자니 제 코끝도 아카시아 꽃냄새를 느끼는것 같아 좋네요.^^

  • 8. 애플비
    '07.10.16 5:31 AM

    아카시아도 차로 마실수 있군요..첨 알았어요.
    사진보니깐 왠지 그윽한 향이 느껴지는 기분이 들어요..한번도 못본건데..

    저희집앞 초등학교 동산에 아카시아나무가 엄청 많아요
    계속 꽃이 피길 기다렸는데..올해는 향이 없더라구요..
    많이 아쉬웠는데 요기서 좀 달래네요

    헉..그러고보니 시골아낙님이시네요

    아낙님네 마늘이랑 양파 최고에요!!!!

  • 9. 시골아낙
    '07.10.16 8:29 AM

    해수맘님..제 잠깐의 행복함이 님께 행복한시절을 떠올리게 하였나봅니다.

    김명진님 아카시아꽃잎은 만개한것을 따는것이 아니라 봉오리를 머금고 있을 때
    따서 흐르는 물에 씻어 그늘에 계속 말립니다.
    큰꽃잎은 찌는데 아카시아꽃은 길가나 찻길엔 따면 안됩니다.
    그래서 산골짜기 차가 다니지않은 그런 곳에서 땁니다.

    들꽃풀향기님은 닉에서 아름다운향이 풍깁니다.^^*

    라벤다님도 잘 계시죠?

    상구맘님 그러게요.
    제겐 이런날이 어쩌다 오는데..

    미조님..그냥 목으로 넘어가는 아카시아향은 부드럽습니다.

    스위티님은 아이 돌잔치 치루고 피곤하실텐데 아낙네 행차까지(이 먼길까지..)늘 건강하세요.

    애플비님께는 항상 감사드립니다.
    아카시아 날때 깨끗한곳에 핀 꽃잎이 만개하지않은 꽃을 따다가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 빼고 그늘에서만 말려야합니다.
    손이 많이 갑니다.
    그늘에 말려도 날시가 흐리면 잘못하면 이상하게 건조되어 차로 쓸 수없습니다.

  • 10. 정현숙
    '07.10.16 9:40 AM

    멋있네요. 글도 잘쓰시고 사진도 좋고 부럽습니다. 단조로운 우리들의 삶에 소낙비처럼 촉촉함이 스며드는것 갔읍니다. 잘보았읍니다.

  • 11. Hope Kim
    '07.10.16 10:01 AM

    시골 아낙님 아카시아 꽃향이 저에게 까지 전달되는듯 해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보이는것처럼 맛도 진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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