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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영국에서 엄마가 직접 차린 돌 이야기

| 조회수 : 10,739 | 추천수 : 101
작성일 : 2007-08-12 07:11:42
2006년 8월...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국과는 달리 선선한 바람이 불던 런던에서
둘째를 낳았습니다

9.2cm벌어진 상태에서 4시간을 버티다가 결국 제왕절개로 둘째를 꺼냈는데
어찌나 황당했던지...정말 당황스러웠죠

임신과 출산이 여자들에겐 남자들 군대얘기보다 훨씬 더 할말이 많은데
전 정말 파란만장한 임신과 출산을 영국에서 겪었답니다

영국의 nhs가 그다지 형편없진 않는데 전 남들이 한번 겪을까..말까한 경험을
모두 해봤어요

낡은 초음파때문에 아기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센트럴에 있는 대학병원에 가서 정밀초음파보고
간이로 하는 당뇨검사 잘못해서 병원에 가서 제대로 당뇨검사하고(여긴 한국식 당뇨검사 안하거든요)
무통주사 잘못 꽂아서 진통 죽으라 하다 마취과의사 불러서 다시 꽂고
탑업 시간 제대로 못맞춰서 아픈 시간이 훨씬 더 많았고
수술하고 첫 식사로 샌드위치 받고 (물론 안먹었지요....여긴 방* 안나와도 물,음식 다 먹습니다)
출산 다음날엔 토스트로 아침을 하고
2박3일만에 퇴원하면서 바이러스 감염 되어서 등에 진물까지 흐르고
암튼....파란만장했답니다..
ㅎㅎㅎ

그런 둘째가..금요일이 돌이었습니다




첫아이는 한국에서 돌을 지냈는데 그때도 직계가족만 한정식집에서 조용하게 치뤘던지라
요란하게 파티할 생각은 없었지만 둘째는 그나마도 못한다고 생각하니 넘 서운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내가 직접 해보자...생각했답니다


키스를 퍼붓는 언니의 지독한 사랑에 너무 힘겨워합니다..ㅎㅎ
블로그에서 알게된 분께서 둘째 돌때 입히라고 한복을 영국까지 보내주셨어요
그냥 스쳐버려도 되는 만남인데 이렇게 인연을 만들어주셔서 넘 감사했답니다



런던에 살고 있다하지만 한인타운인 뉴몰든까지는 왕복 안막혀도 4시간은 걸린답니다
뉴몰든에 돌날에 쓸 케잌과 떡을 찾기로 했는데 당일날 찾기로 해서 돌상과 음식준비를 할 시간이 넘 촉박하더라구요
그래서 목요일 밤에 장 봐서 새벽3시까지 준비해놨습니다


미역국 끓이고, 김치담고, 소고기불고기 양념, 동파육만들 돼지고기 삶기,꼬치에 끼울 닭양념, 당면만 삶아서 넣으면
되도록 잡채준비, 3색꼬지전, 꼬치에 끼울 야채썰기,월남쌈에 쓸 고기양념, 해파리냉채와 만두컵샐러드에 넣을 오이,맛살찢기



영국에서 구할 수 있는 과일들로  어설프게 차린 돌상입니다
남편에게 이름 프린트 해오랬더니 흑백으로 프린트해오고 테이블보도 쭈글쭈글한 상태로 그냥 깔고
풍선도 테이블에 장식한것이 아니라 의자에 매달아놓고...-_-;;
완전 썰렁하기 그지없이 해놨습니다
돌되기전부터 이것저것 준비좀 했어야 했는데 아무생각없이 있다가 목욜부터 했으니
썰렁해도 할말 없죠..^^;;
무심한 부모입니다





영국에서 먹어보는 한국케잌과 떡이랍니다..^^
울 꼬맹이 다민양은 돌잡이로 돈과 펜을 잡았습니다
아마 돈이 되는 공부를 하려나봅니다 (아빠는 공부만 했지 돈이 되는 공부가 아니라서 무척 안타깝거든요..ㅎㅎㅎ)



한복벗고 원피스 갈아입혀놓으니 편안한지 손님들이 식사마칠때까지 아주 얌전하게 앉아있어줘서
호스트 역할을 톡톡히 해줬어요






완전 100% 제가 차린 상입니다
그나마 한인타운에 사시는분들은 한국돌잔치처럼 식당에서 하거나
아님 음식을 주문해서 하기도 하던데 저 사는곳은 초대해도 올 사람도 없어요..^^;;
한국에선 무슨일이 있음 외식으로 해결하곤 했는데
영국에 와선 뭐든 내가 해결해버릇하다보니 요리만 늘었습니다
그래봤자지만요..^^;;
상차림이 힘들었던것이 아니라 시간이 모자라서 그것이 힘들었습니다
무슨 정신으로 어떻게 만들었는지...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릇들도 신경쓰고 데코도 신경썼음 좋았겠지만 음식 준비하는것만으로도 넘 벅찼습니다
(변명치곤 구차하네요..ㅎㅎㅎ)




냉우동샐러드
만두컵샐러드 (반응..폭발적이었어요..82cook을 모르시는분들이라서 만두컵에 감탄을...)
소고기불고기
편육(동파육을 하려고 했는데 우영희식 편육으로 바꿨어요..
중간에 한번 기름에 데치는 과정이 있어서 한번 더 손이가지만 훨씬 쫄깃쫄깃 맛있답니다)
닭안심꼬치




해파리냉채
3색꼬지전
김치겉절이..

잡채도 있었는데 너무 정신없이 상차리다보니 식탁에 올려놓지 않았더라구요
식사후에 나중에 잡채가득담긴 냄비를 보니 어찌나 허무하던지요
나중에 손님들 싸드렸어요





파티가 끝났습니다
우리가족외에 가깝게 지내는 두가족이 오셨는데
백설기로 했던 떡케잌도 나눠먹고 크림 듬뿍 발린 케잌도 나눠먹고
시루떡을 맞춰서 주변분들에게 돌렸습니다

영국에서 떡먹기..정말 흔치않은 기회랍니다

이날 시루떡...완전 히트였지요...^^

집안은 엉망진창 완전 초토화가 되었지만 그래도 울 꼬맹이 돌을 우리끼리만 너무 외롭게 보내지 않게
해줘서 너무 고마웠답니다






잠깐동안의 시끌벅적함이 모두 사라진 뒤...
괜한 서운함과 허전함이 몰려들었습니다

우리 4식구...외로운 외국생활이지만 건강하게 행복하게 더더욱 씩씩하게 잘 살 수 있길 바래봅니다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키
    '07.8.12 8:36 AM

    전혀 썰렁하지 않은 행복한 모습이네요.
    이 다음 아기에게 보여주고 이야기 해줄 수 있는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네요.

  • 2. morning
    '07.8.12 8:45 AM

    고생하시면서 출산하셨군요. 도대체 어느 병원인데 그렇게 고생하시게 했는지 화도 조금 나고요. 저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영국에 있었습니다. 전 가족없이 혼자 있었는데, 그때는 가족이 함께 나와계신 분들이 얼마나 부럽던지요. 영국만 해도 식재료 구하는 것도 그렇고 한국 음식 장만하기가 보통 일이 아닌데, 아이 둘을 데리고 저렇게 차리시다니 정말 애 많이 쓰셨네요.
    예쁜 아기들, 잘 키우시고, 남편 분께서도 학업 잘 마치시길 바라겠습니다.

  • 3. 윤스맘
    '07.8.12 8:52 AM

    정말 엄마는 위대하군여..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
    글고 따님들 넘 사랑스러워용~ (정신사나운 21개월짜리 아들 녀석보다가, 원피스에 리본삔 꽂고 얌전히 앉아있는 다민이 사진보고 혼자 좋아라 하고 있습니다. ^^;;)

  • 4. jelsomina
    '07.8.12 11:30 AM

    정말 애쓰셨네요~ 나중에 다민이가 커서 이 사진 보면 엄마한테 엄청 고마워할듯.. 근뎅 저는 벽에 붙이신 "축함다민돌축" 이걸요~ㅋㅋ 요새 하는 말로 축하합니다 민이 돌 축 이걸 줄여놓으신줄 알고 엄청 헤맨거 있죠~

  • 5. hesed
    '07.8.12 5:57 PM

    다민이 돌 축하 드려요.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 느쪄집니다.
    영국의 NHS..맞아요..그리 나쁘지 않지만
    저도 엄청난 일을 경험 했답니다...주위에서
    법적 소송을 해야 한다느니 그런 말까지 나왔으니까요.
    다민이 너무 귀여워요~~^^

  • 6. heartist
    '07.8.12 11:42 PM

    어머... 다다자매 돌이었네^^
    축하하고 몸살 안났나 모르겠다
    한치건너 두치라고 애보단 엄마가 더 걱정되네

  • 7. 헬렌
    '07.8.13 4:47 AM

    정말 장한 엄마시네요, 저는 뭐든지 제가 하지 않은 음식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나이롱주부랍니다.
    너무 따뜻한 글과 사진이예요. 애기 참 귀엽고요,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랍니다.

  • 8. 오클리
    '07.8.13 7:10 AM

    오키님..감사드립니다..준비한다고 했는데 다 끝나고 사진찍어놓고 보니 넘 썰렁해서
    많이 후회했거든요

    morning님 ...런던임에도 한국식 식재료 구하기가 쉽질 않아요..뉴몰든에 살면 좋은데 한국슈퍼에선 쌀만 사먹고 대부분 영국슈퍼에서 해결하거든요 ..병원 시설은 10년밖에 안되어서 최신(?) 병원이었는데 워낙 NHS가 엉망이다 보니..^^ 써비스 만점의 우리나라와는 정말 왕비교되더라구요.
    감사드리구요..저희 남편은 이미 7년전에 학위를 취득했답니다..^^;;

    윤스맘님...사진찍을때만 얌전히 있어주는 센스를 발휘해주더라구요..^^ 평소엔 머리에 뭐가 있음 다 빼버리는데 이날은 사람들이 앞에서 호들갑 떨어주니 제법 의젓했어요

    jelsomina님..^^ 저도 읽어보니 축함다..로 읽히네요..성의껏 해오지 그냥 심플(?) 하게 자기 수준에 맞게 출력해오고 또 그렇게 벽에 붙여놓으니...ㅎㅎㅎ 나중에 딸래미들이 엄마의 수고를 알아줘야할텐데 친구들과 비교해서 난 왜이렇게 초라해..하면서 원망이나 안할지 걱정입니다

    hesed 님..영국 병원..사실 문제있죠..ㅎㅎ 감사드리구요...신선한 생선보면서 맨날 부러워하고 있답니다...^^

    하티언니..ㅎㅎ 넵..생일이었어요..정말 죽을고생했답니다..^^;; 작년엔 아기 꺼내느라 고생,올해엔 생일상 차리느라 고생.ㅎㅎ 오늘까지 푹 쉬다보니 이제 컨디션 회복했어요

    헬렌님..장하다고 생각해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나이롱 무늬만 주부에 완전 배째라 정신으로 살고 있거든요...^^

  • 9. 봄빛
    '07.8.13 2:41 PM

    대단한 엄마시네요 ^^ 돌상 너무 멋져요 아가도 자라서 엄마를 자랑스러워할거 같아요

  • 10. 스프라이트
    '07.8.13 7:08 PM

    손수 돌상을 차리시고 정말 멋진 엄마세요..

  • 11. 까르페디엠
    '07.8.13 10:57 PM

    세상에나! 돌상을 어찌 이렇게도 멋지게 차리셨대요?

    귀여운 다민이가 그새 더 예뻐졌네요..^^
    순둥이라 도대체 찡얼대지도 않더니...
    부지런하고, 애들 잘 키우고, 생각 반듯하고...
    어쨌거나...
    오클리님, 멋진 주부세요!

  • 12. 오클리
    '07.8.14 6:48 AM

    봄빛님....감사합니다..아이가 나중에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스프라이트님...흑...고맙습니다..^^;; 엄청 쑥스럽네요..당연한 일가지고..

    까르페디엠님..^^ 오랫만이에요..울 다민이 많이 컸죠?
    이젠 제법 걸어요..뒤뚱뒤뚱대면서 걷기 시작했어요...카르페디엠님이 보셨을땐 서지도 못했었는데.. 넘 반갑구요..잘 지내시죠? 혹시라도 한국 가게 되면 연락드릴께요..참..영국 안오시나요?

  • 13. 까르페디엠
    '07.8.15 8:48 PM

    맞아요.
    그 때만 해도 의자 잡고 섰는데...장하네요...^^
    영국..지금 당장은 갈 일이 별로 없구요, 좀 있다가 갈께요.
    가면 당근, 연락 드리고 만나러 가구요..^^
    똘똘한 다현이, 무..지 귀여운 다민이...열심히 잘 키우세요!

  • 14. 이현주
    '07.8.16 2:10 PM

    "축함다민돌축" 요걸 함참만에야 겨우 해독했습니다.ㅎㅎ
    함다민양 돌 추카해요~^^
    저두 둘째를 아파서 입원하는 바람에 돌잔치 못해줘서 그게 내내 후회가 되더라구요.
    직접 차려주시느라 힘드셨지만...나중에 뿌듯하실겁니다.
    추카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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