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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호박 부침개, 그리고 우리 엄마

| 조회수 : 6,148 | 추천수 : 73
작성일 : 2007-06-28 19:14:59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수제비, 부침개 이런 것들이 마구 땡기죠?

빵순이 고미네 집에도 오늘 호박 부침개를 만들어 아이들 간식으로 줬어요.

이걸 저 어렸을 적에 엄마가 자주 만들어 주셨는데요, 결혼하고나서 남편에게 만들어 주니 맛없다고 잘 안먹더라구요.

알고 보니 경북 산골 출신 남편은 주로 부추(사투리로 정구지라고 그러더라구요)나 배추, 김치 부침개를 많이 먹었나봐요.

뭐 결혼한 지 17년째인 지금은 남편도 잘 먹는 음식이 되었지만요.

만드는 방법이야 다들 아시지요?

채칼로 호박 쓱쓱 썰고 풋고추도 넣고 해서 팬에 기름 넉넉히 두르고 얇게 반죽 펴서 구수하게 지지면 되는 거죠.

오늘 아침 스텐팬을 사용하는 J님께서 티비에 나오시길래 저도 스텐팬 꺼내서 부침개를 부쳤어요.


위에서도 우리 엄마 얘기를 잠깐 했지만요. 오늘이 바로 우리 엄마 생일이에요.

며칠 전에 엄마께서 제게 전화해서

"엄마 생일에 네 오빠가 워*힐 가서 밥 사주기로 했으니까 너희들은 아무 신경도 쓰지 말고 있어.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알았지?"

이러십니다.

말 잘듣는(?) 저는 그냥 네하고 있다가 어제 밤에 전화만 한 통 드렸어요.

위의 사진 보시면요. 우리 엄마하고 우리 아들이거든요. 아들이 돌무렵에 찍은 사진이니까 10년전이네요.

어제 전화 드리기 바로 전에 제가 아들에게

"**야, 할머니 내일 생신이시니까 전화해서 축하한다고 말씀드려" 하고 전화를 걸어 아들 귀에 대니까

"할머니, 저 **인데요, 할머니 내일 생신이라면서요? 축하드려요. 네... 네.. 네...네(중략)

사량해요 할머니, 엄마 바꿔 드릴게요." 이럽니다.

제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제법입니다. 엄마께서는 기분이 많이 좋으셨나봐요.

제가 엄마께 내일 가서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즐겁게 노시다 오시라고 했더니 거기 값이 비싸다며 또 걱정이십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외식 절대 안 하셨는데 요즘은 잘 드십니다.

자식 입장에서는 엄마께 맛있는 거 사드려서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한구석이 아프기도 합니다. 이제는 웬만한 건 자식들 말을 따라주십니다.

이제는 많이 쇠약해지셨기 때문이겠지요.



30대 중반에 남편 먼저 보내고 홀로 4남매를 키우신 우리 엄마

대장암 수술 받으시고도 거뜬히 이겨 내신 우리 엄마

엄마, 사랑해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퍼플크레용
    '07.6.28 8:22 PM

    맞아요...부침개에서는 엄마냄새가 나요...
    얄팍하게 부쳐내신 노르스름한 부침개를 보며, 우리 애덜은 이담에 무슨 음식으로 날 기억할까...잠깐 생각해봅니다.

  • 2. 자연
    '07.6.28 9:31 PM

    맛있어 보여요
    저는 부추보다 애호박 풋고추 이 부침개를 더 좋아해요

  • 3. 작은햇살
    '07.6.28 9:48 PM

    저도 엄마가 가끔 해주셨는데...
    그러고 보니 결혼하고 한번도 안 해먹은거 같네요.(어언 10년)
    아주 훌룡하신 어머니 같아요.

  • 4. 스프라이트
    '07.7.6 10:54 AM

    고미님 안녕하세요.^^ 정말 엄마 느낌 물씬 나는 부침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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