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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당쇠의 권리를 찾아야...... 콩비지와 두부와 순두부와.....

| 조회수 : 8,270 | 추천수 : 20
작성일 : 2012-12-17 19:47:02

 

엊저녁 모처럼 비지찌개를 밥상으로 받았습니다.

이 얼마만의 콩비지인지......

 

아이들이 어린이집과 학교를 쉬는 주말에

"자기도 애들이랑 집에서 쉬어~"

라는 말 한마디 잘못 내뱉은 덕분에......

 

 


당쇠는 홀로  눈속에서 표고목을 베고

장작을 준비해서 지겟짐을 나르고......

 

그걸 또다시 쌓고 베고 나르고......

 

뭐?  비가와서 눈이 다 녹아서 괜찮지 않느냐고?

웃기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마님의 말씀에

왜 털빠진 닭머리가 떠오르는지......

 

그냥 네 사업이나 하시잖고

대선판에 끼어들어 영계를 나불대고.....

 

채권추심하러 갔던 직원들이

너무 안타까워 라면 한박스 사다주고

아니면 20키로짜리 쌀한포 사다주고 오는 심정을

과연 털빠진 닭대가리가 알기나 할까......

 

하긴 텅~ 빈 닭대가리도 그걸 알 수는 없겠지만......

 

 

 


그러다보니 딸아이가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아빠 좋아하는 두부 만드는 중이예요~'

 

크헉~  갑자기 힘이 솟아 오릅니다.

아이구 저노무 두부 그리고 순두부......

 

가만~  내가 요즘 마님께 정성이 부족했나?

웬 단백질 덩어리를 이틀연속...... ㅠㅠ

 

그러고보니 마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두부틀을 만들어 준다고 하고서는

딴일에 정신이 팔려 그만......

 

그래도 장작은 다 패고 마당은 다 쓸었는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쇠의 만찬은 푸짐합니다.

 

두부와 순두부......

강릉 어딘가에서 연애시절 먹던 그 맛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우째 이리 맛나노~

 

사카린소주의 알싸한 맛이

요노무 두부맛에 죄다 사그러집니다.

욕심같아서는 마님께서 소주도 내릴 줄 알면 좋겠구먼......

 

그런데......

그 환상적인 맛의 씁쓸함이랄까요?

 

"투표는 할거지?"

 

야~  그걸 몰라서 묻냐?

나 원래 이번에 투표 할 생각이 없었어~

대체 앞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가진 후보가 없었거든~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경제위기가  코앞에 있음에도

유력한 대선후보들이 거기에 관한 얘기가 전혀 없다는 것에

아주 실망이 컸거덩여~

 

그런데 언노무 무리들이 지저분 삐까하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난 딱 마음을 고쳐 잡았거덩~

 

왜냐~  저게 대통령이 되면

우리 달구노무시키들이 지들도 대통령출마하겠다고

울타리 너머 퍼런 기와집쪽으로 내 튈지도 모르거덩여~

그럼 난 뭘 팔아먹고 살라고...... ㅠㅠ

 

내 동업자인 달구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꼭 투표를 해야지~

그 텅~ 빈 머리보다 지들이 낫다고 우기면 곤란하잖어~

 

우쨌거나 이렇게

마님과 딸아이의 정성이 깃든 두부는 참 맛이 좋습니다.

콧구멍을 후빈 딸래미 손가락의 나트륨도 들어 있을테고......

 

내일은 꼭 원목으로 두부틀을 만들어 주어야지~

그리고 모레는 꼭 애들 손을 이끌고

우리가 투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그리고 애들에게 한마디 하렵니다.

이것이 나와 내 후손에 대한 투자라고......

우리처럼 힘없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힘있는 일이라고......

 

저녁을 먹는 내내 그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망할자식~

중도층의 투표포기를 유도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힘없는 국민이 행사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혼란을 유발해서 포기하게 만들겠다고?

 

그 망할 면상에 뱃속에 들어갔던 두부를 내 던져 주고 싶습니다.

 

그래~  너희는 터질듯한 배를 실컷 더 채우려무나~

하지만 시대는 그 배가 터지기만을 기다리지는 않을 터이니......

 

사람이 되려면 아직 멀었나 봅니다.

잘 처먹고 속이 니글거리니......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웃음조각*^^*
    '12.12.17 9:13 PM

    닭치고 투표^^

  • 게으른농부
    '12.12.17 9:19 PM

    닭의 어디를 칠깝쇼~? 머리 다리 몸통~? ^ ^*

  • 웃음조각*^^*
    '12.12.17 9:51 PM

    농부님댁 달구들은 치기 아깝지만요 때찌 한번 하고 투표하러 가야죠^^

  • 게으른농부
    '12.12.19 7:44 AM

    어제 달구들 엉덩이 한번씩 만져 주고 왔습니다. ^ ^

  • 2. 동아마
    '12.12.17 9:34 PM

    농부님의 글은 매번 넘넘 재미있어요. ㅋㄷㅋㄷ

    닭 쳐내고 투표^^

  • 게으른농부
    '12.12.19 7:45 AM

    넵~ 닭 쳐내고 투표~ ㅋㅋㅋ

  • 3. 제닝
    '12.12.17 9:39 PM

    농부님 달구새끼들에게 정말 심심한 유감을 뜻합니다...
    갸네들도 참 박복하지... 하고많은 후보 중 왜 그녀랑 엮여서... 닭이 얼마나 유용한 동물인데..
    어쨋거나 닭은 칠게요.

  • 게으른농부
    '12.12.19 7:46 AM

    그러게요. 닭들의 사회적 지위가 언년땜시 낮아지게 생겼습니다.

  • 4. 이플
    '12.12.17 10:23 PM

    정말 볼때마다 술이 땡긴다는..
    비지찌개가 기냥...먹음직스럽다는..

  • 게으른농부
    '12.12.19 7:46 AM

    ㅎㅎㅎ 정말 맛있었습니다. ^ ^

  • 5. 맛있는밥
    '12.12.17 10:36 PM

    오 비지찌개가 막 숟가락 들게 하네요.

    저도 닭을 밀치고 투표^*^

  • 게으른농부
    '12.12.19 7:47 AM

    저는 닭모가지를 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 ^

  • 6. 나나잘해
    '12.12.17 11:29 PM

    닭치고 투표 ㅎㅎ갑니다

  • 게으른농부
    '12.12.19 7:47 AM

    닭치고 투표했습니다. ^ ^

  • 7. 천개의바람
    '12.12.18 10:37 AM

    따끈한 비지찌개, 간절한 님의 마음 모두 가슴속에 담아갑니다.
    우리의 운명,그의 운명 모두 내일 결정나겠네요.
    진실이 있다면 이런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지요.

  • 게으른농부
    '12.12.19 7:48 AM

    이쪽 분위기는 압승인데 다른곳은 어떨런지......

  • 8. 옹기종기
    '12.12.18 2:11 PM

    글이 참 맛갈납니다. ㅡㅠㅡ

  • 게으른농부
    '12.12.19 7:48 AM

    ㅎㅎ 감사합니다. ^ ^

  • 9. 여우
    '12.12.18 4:14 PM

    농부님~~^^ 화이팅^^~~ 초록과 노랑 화이팅~~^^

  • 게으른농부
    '12.12.19 7:48 AM

    닭치고 화이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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