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군고구마

| 조회수 : 10,949 | 추천수 : 7
작성일 : 2012-10-15 10:55:57

 

한달에 한두번 온가족이 농장에서 지내는 1박2일.

날이 점점 추워지니

아이들과 산에서 자는 것도

올해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릅니다.

 

 

 

이날의 저녁메뉴는 군고구마~

아내와 아이들이 고구마를 캐는 사이에

저는 고구마순을 꺾고......

 

보드라운 흙을 만지며 아이들은 신이났습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넣지않은 맨땅......

 

 

 

 


뭐~ 고구마라고 제대로 되었을까 싶었는데

아내가 캔 고구마를 아이들이 박스에 넣기에 들여다보니

제법 잘 컸습니다.

 

길이가 얼마 되지않는 한고랑을 캐고나니

박스로 가득차네요.

 

이정도면 제 수준에는 풍작입니다.

재작년에는 감자 한박스 심어서 반박스 캤으니...... ㅠㅠ

 

 

 

 



고구마 순을 따는데 고라니가 한몫 거들었습니다.

텃밭 울타리를 넘어들어와 고구마잎을 죄다 따먹었네요.

고구마밭 옆의 서리태밭 한판장은

콩잎과 콩을 죄다 뜯어먹어 콩대만 남았고......

 

이 우라질노무자슥들아~

나 열받으면 공기총사서 너네들 주민등록 말소시켜뿐다이~

 

 

 



개울건너 산속에서 죽은 나무들을 한지게 져다가

땔깜을 준비했습니다.

겨우내 닭들 청치밥을 해주려면

앞으로 장작을 많이 준비해야 합니다.

 

모닥불용 땔깜은 가느다란 나무들로 골랐습니다.  

불이 잘 붙으라고......

 

참 세상 좋아졌습니다.

어릴때는 이것들을 죄다 톱질을 해서 잘랐는데

지금은 커팅기나 엔진톱으로 쓱쓱 자르니 말입니다.

 

 

 

 


불을 지피는 사이에

아내는 고구마를 씻어 준비해놓고......

 

고구마는 역시 김치가 있어야 합니다.

동치미가 있으면 환상인데  줘터질까 두려워 주문불가......

 

 

 

 


굽는 것은 역시나 당쇠의 몫입니다.

호일에 하나씩 싸서 밑불과 장작불사이에 쑤셔넣고

 

 

 

 


장작불이 어느정도 타들어 갈 즈음에

젓가락으로 쿡 눌러봐서 부드럽게 쑥 들어가면  오우케에이~~~

 

 

 


맛이 어떠냐고요?

뭐~   그냥 군고구마 맛이죠 뭐~

별거 있나요?

 

고구마를 먹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게 진짜 식품인데

왜 식품법에는 이게 식품의 원료라고 했을까?

 

사회체계가 먹는 것까지 왜곡시키며

우리의 식탁을 탐욕으로 오염시키는 것은 아닌가~

그 탐욕이 섞인 식품들로 인하여

우리의 마음까지 병들게 하는 것은 아니가 하는......

 

우리아이들이 장성했을때는

이런것이 식품법상의 식품으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너무나도 심각하고 왜곡되고 꼬여버린 사회체제가

과연 그 실타래를 풀어 낼 기회나 줄 수 있을런지......

 

 

 


요녀석들은 저녁에 먹은 고구마들이 곤두섰는지

담날 새벽부터 일어나 종일 닭들이랑 뒤섞여 뛰어놀더니만

집에 도착하니 이렇게 고난도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더라는......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해바라기 아내
    '12.10.15 11:06 AM

    아이들 자세 정말 고난도네요 ㅎㅎ
    저는 딸만 둘인데 저희 아이들도 차에서 잠들면 꼭 동생이 언니를 베고 자요.
    장녀, 장남들 상 줘야할 것 같아요.

    키톡에 글 올리다 뭐 판매하는 사람이라고 밝혀지면 광고하러 왔다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많던데
    도대체 저는 게으른 농부님의 계란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찾을 수가 없네요.
    정보력 부족인가봐요 ㅠㅠ 좀 알려주세요.
    갑자기 불안하네요.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오해들 하실까봐 ㅎㅎ
    저 진짜 아니예요 ~

  • 양치기소녀
    '12.10.15 5:18 PM

    저 역시 한패거리(?)로 몰릴 수도 있는 위험을 불사하며..^^
    숲속자연농원 검색하심 쥔장의 게으른 행태를 살펴보실수 있음과 동시에
    주문할수 있게 나와있지만 어차피 물량 딸려서(핑계라고 추측됨) 대기조로 머무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닭이 협조를 안한다니 후벼 파라고 할수도 없고ㅋ

  • 해바라기 아내
    '12.10.15 6:46 PM

    커다란 위험을 감수하시며 이렇게 정보를 주시어 고맙습니다.
    닉네임 때문에 잠시 정보의 신빙성에 의심을 가져본건 사실이지만 다른 깊은 뜻이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
    대기조라 해도 주문해 보려구요. 언젠가는 오겠죠? 고맙습니다.

  • 게으른농부
    '12.10.16 6:52 AM

    허걱~ 진짜 짜고치는 고스톱이 되었네요.
    양치기소녀님 말씀대로 다음블로그 '숲속자연농원'에 가시면 주문방법이 있습니다.

    전통양계방식은 닭을 많이 키울수가 없어 항상 계란이 모자랍니다.
    말씀처럼 후벼 팔수도 없는 그냥 닭들이 스스로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안에서
    산란을 해야 하고 오염되지 않은 닭먹이를 자체조달하는 것도 상당히 힘들거든요.

    좋은 계란이라기 보담은 그저 우리몸에 나쁜것이 없는 계란쯤으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

  • 착한여우
    '12.10.16 4:47 PM

    아 댓글들 왤케 재미진가요~ㅎㅎ
    저도 덕분에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 게으른농부
    '12.10.16 7:23 PM

    옴마야~ 이러다가 저 좌판벌렸다고 쫒겨나는거 아닌가 몰려요~ ㅠㅠ

  • 2. 한희한결맘
    '12.10.15 11:41 AM

    애기들이 너무 귀여워요
    누님 팔다리에 쥐가나겠어요
    그래도 동생이라고
    불편해도 꾹 참는
    착한 누님이네요

  • 게으른농부
    '12.10.16 6:52 AM

    ㅎㅎㅎ 누님께서도 잠이 들어서
    동생이 저러고 있는 것도 몰랐어여~ ^ ^

  • 3. 꽁꽁맘
    '12.10.15 12:08 PM

    아이고 이뻐라..
    누나 무릎에 안고 있었나보네요.. 착한 누나네요.

  • 게으른농부
    '12.10.16 6:54 AM

    아이들이 2인승인 제 차를 타는걸 더 좋아해서
    부득이 딸아이가 사내녀석을 안고 타야해요.
    덕분에 저나 마님이 짐칸에 타야 합니다. ^ ^

  • 4. 아침청년
    '12.10.15 3:03 PM

    우와~~~고구마 잘 키우셨네요!!!
    저정도면 정말 잘 키우신건데
    굼뱅이들이 고구마를 많이 파먹는데 그러지도 않은거 같고
    아이들 교육에 너무 좋았을거 같아요~~~

  • 게으른농부
    '12.10.16 6:55 AM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학교에서 학원에서 배우는 주입식교육보다
    대자연속에서 뛰놀며 진리를 배우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아요.
    고구마는 기대보다 아주 잘 됐네요. 초짜치고는...... ^ ^

  • 5.
    '12.10.15 3:03 PM

    흙 만지며 노는 아이들 부럽네요.
    더 부러운 것은
    농부님 부부의 용기.

  • 게으른농부
    '12.10.16 6:55 AM

    무식하면 용감하다잖아요.
    저희가 그런 케이스입니다. ^ ^

  • 6. 여름바다
    '12.10.15 6:57 PM

    마지막 자는 아이들 모습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집니다 ^^
    구수하고 달큰한 고구마의 향이 이 먼 곳까지 느껴지는 것 같아요~

  • 게으른농부
    '12.10.16 6:57 AM

    올해 첨 캐서 먹었는데 맛이 괜찮더라구요.
    여름내 고구마순 따먹고 ...... 고구마도 참 괜찮은 작물같아요. ^ ^

  • 7. 파공
    '12.10.15 7:58 PM

    저도 내년엔 조금만 밭을 얻어서 도전해 보려구요..
    요즘 저희 아이들 자연에 나가노는걸 넘 좋아하더라구요..
    고구마도 넘 좋아라하구요..

  • 게으른농부
    '12.10.16 6:58 AM

    와~ 정말 좋은 생각이십니다.
    직접 먹거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아이들도 많이 배울 수 있을겁니다. ^ ^

  • 8. 내마음의선봉
    '12.10.15 9:40 PM

    아이들이 많이 피곤했나봐요~^^
    고구마도 맛잇어보이네요

  • 게으른농부
    '12.10.16 7:00 AM

    네~ 새벽부터 일어나 닭장으로 표고재배장으로 뛰놀더니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 타자마자 둘다 꾸벅꾸벅 졸더라구요.
    고구마도 맛있었습니다. ^ ^

  • 9. 로즈마리
    '12.10.15 11:48 PM

    아이들 정말 예뻐요.

  • 게으른농부
    '12.10.16 7:01 AM

    ㅎㅎㅎ 둘다 천방지축입니다.
    딸아이 앞에서는 장닭들도 맥을 못춥니다. ^ ^

  • 10. 유시아
    '12.10.17 1:37 PM

    아가들 너무 예뻐요....
    건강한 땅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 게으른농부
    '12.10.17 9:43 PM

    부모의 욕심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지들 하고싶은대로 내버려 두는 중입니다.
    대신 자연속에서 스스로 느끼고 깨닫는 것이 많은 모양입니다. ^ ^

  • 11. 샤리이
    '12.10.29 11:27 PM

    고구마 정말 실하고 맛나보이네요. 애들은 저리 놀리면 잘 자서 이쁘죠 ㅋㅋ

  • 게으른농부
    '12.10.31 6:42 PM

    ㅎㅎ 맞습니다. 산에서 자는날은 두녀석 다 일찌감치 곯아 떨어져요~ ^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29 189차 봉사후기 ) 2025년 10월 봉사 돈가스와 대패삼겹김.. 4 행복나눔미소 2025.11.05 4,860 6
41128 가을인사차 들렀어요.!! 26 챌시 2025.11.02 7,492 5
41127 요즘 중국 드라마에 빠졌어요. 24 김명진 2025.10.29 5,384 3
41126 맛있는 곶감이 되어라… 13 강아지똥 2025.10.27 5,743 4
41125 가을이 휘리릭 지나갈 것 같아요(feat. 스페인 여행) 12 juju 2025.10.26 4,765 5
41124 책 읽기와 게으른 자의 외식 14 르플로스 2025.10.26 4,545 4
41123 저도 소심하게 16 살구버찌 2025.10.24 6,279 7
41122 지난 추석. 7 진현 2025.10.22 5,559 7
41121 우엉요리 14 박다윤 2025.10.16 8,300 7
41120 세상 제일 쉬운 손님 초대음식은? 10 anabim 2025.10.12 11,975 6
41119 은하수 인생이야기 ㅡ 대학 입학하다 32 은하수 2025.10.12 5,730 11
41118 188차 봉사후기 ) 2025년 9월 봉사 새우구이와 새우튀김,.. 9 행복나눔미소 2025.10.10 7,069 8
41117 밤 밥 3 나이팅게일 2025.10.08 6,108 3
41116 저도 메리 추석입니다~ 2 andyqueen 2025.10.05 5,421 2
41115 메리 추석 ! 82님들 안전한 연휴 보내세요 9 챌시 2025.10.05 3,832 5
41114 아점으로 든든하게 감자오믈렛 먹어요 13 해리 2025.10.05 5,309 5
41113 은하수 인생이야기 ㅡ논술 첫수업 14 은하수 2025.10.05 3,261 3
41112 82님들 풍성하고 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 4 진현 2025.10.05 3,167 5
41111 키톡 글 올리는 날이 오다니! 7 웃음보 2025.10.04 3,632 5
41110 미리 해피 추석!(feat.바디실버님 녹두부침개) 20 솔이엄마 2025.09.29 8,347 5
41109 화과자를 만들어봤어요~ 15 화무 2025.09.29 5,177 3
41108 강원도여행 8 영도댁 2025.09.25 7,433 5
41107 은하수 인생이야기 ㅡ나의 대학입학기 18 은하수 2025.09.25 5,267 9
41106 마지막.. 16 수선화 2025.09.25 5,176 5
41105 수술을 곁들인 식단모음 7 ryumin 2025.09.23 6,263 5
41104 닭 요리 몇가지 17 수선화 2025.09.23 4,591 7
41103 대령숙수는 아니어도 21 anabim 2025.09.22 6,845 7
41102 꽃게철 14 수선화 2025.09.22 4,657 4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