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장조림 만든 이야기를 쓴 적이 있었지요.
그 글은 냄비로 만드는 장조림 이야기였고요.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6&cn=&num=1238707&page=1&searchType=search&search1=4&keys=8450
이번에 정리한 장조림 레시피는 '압력솥' 버젼입니다.
그리고 들어가는 재료도,
정말로 꼭 필요한 것들만 가지고 정리를 했어요.
압력솥... 음식 만들기 즐겨하는 집이라면 아마도...
종류나 크기는 다 달라도
집집마다 하나쯤 가지고 있으실꺼예요.
무게나 부피가 크고 부담이 되어서,
처음 사고는 몇 번 정도는 잘 쓰다가
아예 장에 넣어 두고 꺼내지 않게 되는 경우도 많지요.
굳이 압력솥을 쓰지 않아도,
인내를 가지고 시간만 좀 더 충분히 들여서 만든다면
요즘 어지간한 스뎅냄비들이 워낙에 잘 나오니..
진득하니 오랫동안 뚜껑 닫고서
충분히 고아내듯이 끓여 낸다면,
굳이 무겁고 세척 불편한 압력솥을 쓰지 않아도,
너무 얇은 저가의 중국산 제품같은 것을 제외하고
어지간한 통3중 이상쯤만 되어도...
이 스뎅냄비로도 충분히 음식이 잘 만들어 지니 그런 듯 해요.
그래도 어떤 음식들은 만들어 보면
재료 자체의 질감 변화나 양념 배임 정도 등등...
압력솥을 사용해서 만들었을 때에 확연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압력솥으로 만들어 내면
그냥 큰 냄비 하나로 하는 것 보다,
어쩌면...아주 약간 더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지는 몰라도...
입안에 녹듯이 부드럽게 씹히는 고깃살의 질감이나
적절하게 짭짤하면서도 단맛이 은근히 녹아있는 양념의 배임 정도 등등..
제대로 장조림이 참 맛있게 만들어져 나올 확률이 아주 높지요.
아니.. 이렇게 압력솥을 꺼내어서 작정하고 만들어 보면,
늘 마음에 드는 만족스러운 그런 장조림 본연의 맛이 나옵니다.
마치.. 어릴 적 우리 어머니가 자주 만들어 주셨던 그 맛이 생각날만큼..
정성 들여 제대로 만들어 낸 귀한 밑반찬 맛을 느끼게 됩니다.
예전에도 몇 번 언급했던 적이 있듯이...
저의 이런 소소한 모든 요리 관련 글,
레시피 관련 글들을 이렇게 작성하고 기록해서 남기는 이유는...
그러고보니 이제 그리 먼 이야기도 아니네요.
시간은 지금도 그렇듯이,
이렇듯 여차하면 금새 지나가 버리니..
지금 중 3인 우리 딸 예인이.. 곧 고등학생이 되겠지요.
훗 날에 어른이 되고,
한 여인으로 살아갈텐데..
엄마가 남긴 이 하나하나의 작은 기록들을 열어보면서
이 글들로 도움을 받기를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렇게 하나씩 둘씩..
소소한 이야기나 레시피를 정리를 합니다.
그래서 제 글을 보면...
어쩌면 내용이 줄줄이 길고 길기도 하고,
참 말이 많기도 합니다.
딸에게 이것저것 소소한 것까지 들려주고 싶은
그런 엄마의 마음으로 글을 쓰니...
어쩔 수 없이..그리 되는 것이지요.
언제든 제 도움을 필요로 할 때마다
이 엄마가 그 곁에서 언제고 도움을 줄 수 있을런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니까요.
사람 일은 정말 누구도 모르니...
늘 이렇게 내일이란 기약이 없다는 생각으로,
어쩌면은 오늘 하루가
제 인생의 마침이 되는 날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나름대로 후회없이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왜냐면 제 안에 응어리져서 풀리지 않은...
뭉쳐지고 엉켜져 있는 그리움의 무게가
이렇듯 너무나 크거든요...
오래오래 제 곁에 계시리라 믿었던 분들.
어른이 되고, 한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의 엄마가 된 다음에도..
평생 제 투정과 하소연을 너른 가슴으로 다 받아 주시고..
궂은 일, 힘든 부탁도 마다않으시고 모두 들어 주시며
마치 든든한 방패와 같이..
제 인생 내내 제 편이 되어 주실꺼라 믿었던 우리 부모님.
막내딸 늦둥이로 태어나서
참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살아 오면서도,
나이만 가득 든 철부지로 살면서..
그저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한 마음을 이기질 못했네요.
딱 한번만,
아무일도 아닌 듯, 그저 용기를 냈으면 됐을 일을..
늘 목구멍까지 차 오르던 그 말.
두 분 손 꼭잡고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그렇게 돌아가신 이후로...
제 마음에는 늘 두분만 떠올리면
지금도 왈칵 눈물이 납니다.
어머니, 아버지라는 단어를 떠 올리기만 해도...
가슴을 할퀴며 사무치는 이 그리움과 감사,
그리고 후회의 아픔...
이후로 제 삶의 태도도 이렇게 많이 변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일로 미루지 않고 망설임없이 그 사랑을 표현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내일로 미루지 않고,
오늘 지금 이 순간...
바로 바로 표현하고 실행하면서...
정작 소중한 것을 아쉽게 그냥 놓쳐 버리고서,
후에 후회하는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오늘 아침밥상을 차려내니,
갓 지은 밥에 장조림 건더기 하나씩 얹어가면서
그저 별 다른 반찬이 많이 없어도
밥 한공기 뚝딱 비우면서
참 맛있게 잘 먹는 아이들을 보면서,
예전, 아마도 우리 어머니께서
장조림 반찬을 밥상에 올려 주시면서...
자식들이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시며
이런 마음을 느끼셨으리라...
오늘 아침에 이렇게 그저 짐작만 합니다.
엄마의 마음을 담아서...
좀 글이 길어지더라도
모처럼 이렇게 레시피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 밥도둑 소고기 장조림 2kg 레시피 > (고기무게 기준)
* 소고기 우둔살(홍두깨살, 사태살, 우둔살, 설깃 등등) 2kg
* 고추(청양,꽈리,풋고추 무엇이든 입맛에 맞는 것으로) 1줌(약 100g- 땡초의 경우 약 13개 정도)
* 메추리알 2판 68알(약 628g- 껍질 벗긴 삶은 메추리알 중량으로)
*장조림 양념장 재료*
고기 삶은 육수 1400ml
물 800ml
국간장(조선간장) 200ml
양조간장(진간장) 200ml
설탕 3숟가락(36g)
*그 외*
* 거의 대부분의 제 레시피는, 숟가락은 집에서 쓰는 일반 어른밥숟가락을 사용합니다.
늘 부엌에서 하시던대로 편안하게 한 숟가락씩 덜어서 계량해 보세요.
* 이 정도 양으로 만들려면,
압력솥은 4L 이상 정도 되어야 편하게 사용하기에 좋음...
제가 이걸 만들때에 늘 쓰는 압력솥도, 용량 4.5L 짜리랍니다.
* 양조간장(진간장)은 시판 제품들 대부분이 염도나 농도 등등이..
그래도 그렇게 큰 차이 없이 다들 얼추 비슷비슷하기는 해도...
국간장(조선간장)은 집집마다 만들어 쓰는 방법에 따라서 염분 정도도 다 다르고,
시판 국간장들도 종류별로 그 첫맛과 끝맛이 다르게 느껴지니..
국만 끓여봐도 맛과 염도 등의 차이가 더 확연하게 느껴지지요.
그러니, 위의 레시피에서 양조간장 분량은 그대로 두고
국간장은 평소에 집에서 국 끓일적에 사용하는 국간장 염도가 좀 세다 싶으시면
거의 반 정도까지는 (50~100ml 정도까지)
그 양을 확 줄여서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장조림은 한번 이렇게 만들어서
그냥 며칠만에 다 먹어버리는 반찬이 아니라,
냉장고에 제법 오래 두고서 그때그때마다 편안하게 덜어내어 먹을 수 있는,
고기로 만들어 내는 것으로는 그리 흔치않은 밑반찬이니...
싱겁거나 좀 삼삼한 정도로 만들어 내는 것 보다는
어느 정도는 좀 짭쪼롬하게 제대로 국물이 팔팔 끓여져야...
안의 건더기도 오래가고, 맛의 변질도 적답니다.
젓갈도 아닌데...
또 그렇다고 완전 소태처럼 너무 짜게 만들면 안 되고요.
찬으로 곁들여 먹기에 적당한 염도를 가지면서,
동시에 쉽게 변질되지 않도록 보존력까지 적절하게 담겨있는 염도...
이게 장조림 반찬류의 큰 장점이기도 하지요.
물론, 제법 짭짤함에도 불구하고
고기와 다른 건더기들과 어우러지는 그 장조림 특유의 맛은...
방금 갓 지은 따뜻한 밥 한공기에 곁들여서는,
밥 한 숟가락에 한 점씩 얹어서 먹기에는 최고지요.
* 이 레시피는 특히나,
장조림 국물 자체가 아주 넉넉하게 나오기 때문에,
저 위에 참고로 올린 저번 글에서 냄비에 장조림 할 때 그랬듯이...
평소에 버섯 특유의 향과 질감을 아주 좋아하신다면
좋아하시는 버섯을 넉넉하게 준비해서..
마지막에 고추 넣을적에 버섯도 같이 넣어서 그리 만들어 드셔도 좋습니다.
위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이 레시피는..
정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최소한의 재료만 가지고 정리한 것이라 그렇습니다.
사실, 이대로만 가지고도 맛내기에는 이미 모자람없이 충분하고요.
핏물을 뺀 소고기를 깨끗하게 몇번 헹궈 씻어서
넉넉한 크기의 압력솥에 넣습니다.
색깔이 선홍색으로 붉고 선명했던 장조림감 고깃덩어리들.
물에 한동안 담궈 두고 두어번 물 갈아줘 가면서
품고있는 핏물을 적당하게 빼 주고 나니,
이렇게 색이 변한거지요.

장조림용 소고기가 적당하게 잠길 정도로만...
너무 많이도 말고,
그렇다고 고기가 물위로 드러나도록 얕게도 말고...
딱 제 키만큼 잠기도록
적당하게 물을 부어 줍니다.

이정도면 적당합니다.
손을 모아서 살짝 눌러 보아서 찰랑찰랑하게 잠길 정도...
밥 지을 때 밥솥 물 맞추듯이
그리 살짝 손으로 고기를 평평하게 눌러 보면
쉽게 감이 오지요.

준비가 다 되었네요.
핏물을 빼어도 이렇게 물에 담겨 두면
여전히 조금씩 핏물이 배어 나오는데,
장조림용 고기 준비하면서
핏물 한방울 안 나올 정도로...
그렇게 오랫동안 꼭 담궈둘 필요는 없어요.
너무 과하게 오랫동안 물에 담궈두면
제대로 맛난 고기 특유의 풍미가 없어져 버리고
그 맛이 오히려 덜합니다.
적당하게 핏물 제거하고
고깃덩어리를 두루두루 깨끗하게 흐르는 물로 몇 번 씻어서 준비해 두기만 하면,
이 정도 핏물이 좀 배어 나온다 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답니다.
맛있는 장조림 만드는데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이 전혀 아니니...
그저 편안하게 만드시면 되어요.

압력솥 뚜껑을 닫고,
이제 불을 올립니다.

불에 올려놓고
잊고서 다른 일 좀 하고 있다보면...
한 10분 정도만 지나도 벌써 이렇게 압력이 최대로 올라옵니다.
솥 안에 열기와 압력이 샐틈없이 빡빡하게 가득찼다고
뿌우~하고 소리를 냅니다.
불을 아주 약하게 해서
한 10분 정도 더 은근히 익혀주고는...
이제 불을 끕니다.
이 압력이 자연스럽게 저절로 사르라들고..
솥 안의 열기도 서서히 가라않도록...
이제 이 솥은 잊어버리고
내내 다른 할 일 계속 하면 되지요.
보통은 저녁에 이리 압력솥으로 고기를 푹 익혀서는
불을 끄고는
저절로 아주 천천히 서서히 솥안의 기운이 가라앉도록 기다립니다.
특히나.. 한 밤에도 여전히 내내 후덥지근하고 무더운 여름에는,
솥이 자연스럽게 식으려면
한 밤 내내 서늘한 뒷베란다쪽에 두면..
다음 날 아침에 뚜껑 열어서 남은 과정으로 수월케 만들어 내기에 딱 좋아요.
밤새 남은 여열과 압력으로
솥 안의 건더기 장조림감 고기들은
더 부들부들 보드랍게...
그 육질이 입안에 착착 감기도록 더 맛나게 변하지요.
그러니...이대로 밤새 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스뎅 열덩어리에 위험한 압력까지 가득차 있던 엊저녁의 솥을
편안한 마음으로 개봉합니다.
어느새 찹찹하게 원래의 스뎅으로 돌아 온 압력솥을 양손으로 잡고
서늘해진 솥을 개봉합니다.
미리 옆에는 따로 큼직한 스뎅냄비와 스뎅볼을
하나씩 준비 해 두고 말이지요.
물론, 맘이 급하거나 좀 더 빨리 장조림을 만들어 내려 한다면
아주 큼직한 스뎅다라이 같은것에 찬물 가득 담아서
거기에 이 압력솥 자체를 담궈두고 식혀내면
좀 더 빨리 식으면서 압력도 빨리 빠지지만...
압력솥 열기는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두는 것이
나중에 음식을 만들어 보면
그 안에 들어있는 고기 육질의 씹는 느낌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감칠맛까지도...늘 더 좋습니다.

고깃덩어리도, 국물도 어느 정도 식어있는 솥 안의 내용물을
이렇게 곁에다 준비해 놓은 큼직한 스뎅냄비에다 일단 옮겨 냅니다.
고기는 육수 아래에 살짝 잠겨있는 상태라 잘 보이지 않을 뿐...
자세히 들여다보면.. 슬쩍 보이기도 하네요.
압력솥에 푹 익혀낸 고기와 그 삶아낸 육수를 모두 같이해서,
이렇게 새 냄비에 부어서 덜어 놓은 모습입니다.
그리고 압력솥은 바로 깨끗하게 씻어서
원래의 제자리에 넣어두고요.

고깃덩어리를 깨끗하게 손을 씻고 건져 내거나
위생장갑 낀 손으로 건져 냅니다.
물론 국자같은 도구를 써도 좋겠지요.
그래도 고깃덩어리의 온 사방을 다 돌려보면서
뭔가 이물질이라도 있지 않나 하고 확인하려면...
손을 쓰거나 위생장갑을 써서
한 덩어리 한 덩어리 건져내는 편이 좋아요.
고기가 얼마나 보드랍게 잘 익혀 졌는지...
손아귀에 약간만 힘을 주면
자연스럽게 고깃결대로 바로바로 분리가 될 정도예요.
이번 장조림 고기로는 설깃살 덩어리를 가지고 했는데...
다른 부위보다도 제 입맛에는 정말 좋습니다.
보통 장조림용 고기 특유의 퍽퍽함은 덜 하면서
육질 자체가 제대로 촉촉하면서 야들야들...
장조림용 고기는 이 정도로 부들부들 보드랍게 잘 익어야
아이들까지도 참 맛있게 잘 먹습니다.
고기가 질겨서 씹는 이가 아프고 부담될 정도라면...
양념맛으로도 먹기가 힘들고
결국은 힘들게 씹은 덩어리도 뱉아내게 되니까요.
그래도 열심히 씹어 놓은 게 아까워서
질긴 덩어리를 억지로 꿀꺽 삼켰다가는
이게 제대로 소화가 될까 하는 찜찜한 마음까지...
아무리 좋은 고기라도 제대로 익혀내지 않아서
이렇게 질감이나 치감까지 불편함이 느껴지게 된다면...
악순환의 반복이 될테지요.
뭐니뭐니해도 반찬으로 먹는 고깃감은
이에 부드럽고 소화에도 부담이 없어야...
속도 편안하고 먹는 즐거움이 배가 되지요.

고깃덩어리만 건져낸 국물은 이렇게 두고
위에 냄비 뚜껑 살짝 덮어서
냉장고안에 한 몇시간 넣어 둡니다.
사진상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아도...
이게 상당히 농도가 진한 국물입니다.
이렇게 기름이 뭉글뭉글 전체적으로 많아 보여도
차갑게 한번 식혀 놓으면
기름은 덩어리를 이루어서 위쪽에 모여서 굳어져 버리니까요.
나중에 그 굳어져 버린 하얀 기름덩어리들만
잘 걷어내주면 됩니다.
고기를 한참 잘 고아낸 듯 끓여낸 아랫쪽의 진국육수는
나중에 또 장조림 국물로 쓸테니까요.

먼저 손부터 다시 깨끗하게 씻고...
고기는 깨끗하게 씻은 양 손을 사용해서
쪽쪽 먹기좋게 결대로 찢어 놓지요.

일련의 몇가지 작업을 하는 동안,
냄비 하나 큼직한 것 준비해서는
메추리알도 두 판 삶아내고요.
마트에 가면 보통 메추리알 큰 판은 40알,
작은 판은 28개가 들어있는데...
큰 판, 작은 판을 각각 하나씩 사 와서
오늘은 합 68알을 삶아냈습니다.
이 레시피는
장조림 국물양이 아주 넉넉하게 나오는 방식인지라..
메추리알 좋아한다면
40구 짜리 큰 판으로 2판 사서
80알 정도 삶아서 써도..
전혀 맛에 지장이 없답니다.
아이들은 소고기 만큼이나
작고 귀엽고 고소한 메추리알을 참 좋아하니...
아이들과 같이 먹을 장조림이라면
큰 판으로 2판 정도 사서
삶아서 이리 쓰시기를 권장합니다.
다시 요리이야기로 갑니다...
메추리알은 계란보다 금새 빨리 익고,
찬물에 담궈 두면 또 빨리 식습니다.
식힌 메추리알은 바로바로 살살 껍질을 까는데,
한번에 훌러덩 까지니...
껍질까서 이렇게 속만 준비하는데에 드는 시간도
생각보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지요.

냉장고안에 몇 시간동안 넣어 두어서
차갑게 된 냄비를 꺼냅니다.
보시는 것처럼...
소기름이 이렇게 어우러져서
국물위로 떠서 서로 뭉쳐져 있지요.
푹 끓여 낸 냄비안의 국물속에 녹아 난 소기름 덩어리가
서로서로 이렇게 엉키도록 하려면
한 여름에는 이런 식으로 냉장고를 이용하는게 좋습니다.
지금도 이제 조금 선선해지려나 싶지만
아직 계절이 계절인지라...
날이 본격적으로 선선해져서
찬 기운이 느껴지는 계절이 오면,
그냥 차가운 뒷 베란다에 하룻밤 놓아두기만 해도..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면
이렇게 냄비안의 국물 위로 하얗게 기름이 뭉쳐져 있지요.
지금은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고 후덥지근한 계절...
그러니 이렇게 냉장고에 일부러 넣었다가 꺼낸것이지요.

멸치와 다시마 국물 내고
건더기 건져낼 때 쓰는 구멍 송송뚫린 이 채망..
이걸 사용해서
이렇게 가볍고 간단하게.. 기름을 걷어 냅니다.

그러고 나면,
이렇게 소고기 장조림감 덩어리 푹 삶아낸 진국물만...
기름기는 얼추 제거되었고
국물의 풍기는 아주 진하고도 담백한 상태로...
이렇게 고스란히 남게 되지요.

이제 마무리로 맛있게 간을 맞추며
장조림을 완성해 볼 시간이네요.
넉넉하고 큼직한 냄비에
쪽쪽 찢어놓은 장조림 고기를 넣고...
여기에 분량의 장조림감 고기 삶아 낸 육수와
물을 섞어서 붓고
분량의 진간장과 국간장,
그리고 설탕까지 같이 넣어서...
불에 올려 끓이기 시작합니다.

몇분 정도 지나면...
냄비가 팔팔 끓기 시작하지요.
그러면 안의 내용물이 넘치지 않을 정도로만
불을 좀 낮춰가면서...
국자를 꺼내어서
이렇게 팔팔 끓고 있는 냄비안의 국물위에 떠 오르는
거품이나 기름기를 슬슬 걷어냅니다.
이 과정은 물론 꼭 필요한 것은 아니고,
사실 우리는 그냥 팔팔 끓여내기만 해서 먹는 일도 참 많아요.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말끔한 국물을 원하신다면..
좀 더 기름기가 걷어진 담백한 장조림 국물이었으면 하고 생각하신다면...
좀 번거롭더라도
이리 하시는게 아무래도 더 좋습니다.
특히나 이 레시피는 국물양이 아주 넉넉하기 때문에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해가면서 위의 부유물이나 기름진 국물을 걷어내어도
여전히 장조림 국물양은 변함없이...
아주 여유로울 정도로 그대로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리고나면,
준비해 둔 메추리알도 넣고...

불을 조금 더 낮추어서
이렇게 은근하게 한 3~4분 정도만 더 끓이다가...

마지막으로,
미리 깨끗하게 씻어서 준비해 둔 고추를 넣습니다.
이와 동시에,
바로 냄비불을 끕니다.

남은 냄비의 여열만 가지고도
충분히 고추의 향이 은근히 우러나와서
장조림 국물 전체에 퍼져나가고...
이 때부터 한 30분 정도면
어느새 고추도 자연스럽게 풀이 죽으니까요.
일부러 고추를 익히기 위해서
불 위에서 팔팔 더 끓여낼 필요가 없지요.

이렇게 빨간 고추도 썰어서 한 줌 같이 넣어주면
장조림을 그릇에 덜어가면서 먹는 내내...
훨씬 더 먹음직스럽게 보입니다.

이렇게 모든 조리가 다 끝났고..
냄비의 불을 끄자마자
한번 국자로 건져 본 장조림 건더기들이예요.
푸짐한 것이 이 때부터도 참 먹음직스럽지요?
그래도 냄비의 펄펄 끓던 여열로
마지막에 넣은 고추의 속 까지도
이 맛난 장조림 국물이 제대로 서서히 배이도록...
냄비 뚜껑을 살짝 덮어두고는
2~30분 정도 잊어버린 채로
이대로 둡니다.
그 동안에 다른 간단한 음식 몇가지 만들어 내고,
이제 밥 차릴 준비를 하는거지요.

한 30분 쯤 지났을까요...
냄비 뚜껑을 살짝 들어보니,
이렇게 어느새 고추에도 먹음직스럽게..
적당히 장조림 물이 들었습니다.

방금 만든 장조림 곁들여 내어서
다들 밥 맛있게 한 끼 잘 먹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열기가 적당하게 사그러 들었으면...
이제 반찬통 꺼내어서
양 푸짐하게 만든 소고기 장조림을
각각의 통에 적당하게 나누어 담습니다.

고기라면 사죽 못 쓰는 우리 막내가,
장조림 고기만큼이나..
아니 고기건더기 보다도 어쩌면 더 좋아하는 것이
바로 이 양념 살살 배이기 시작하는 메추리알.
요 탱탱하면서도 쫀득한 메추리알만 건져 먹어도 맛있고..

부들하게 압력솥에 푹 삶아서
야들야들 아주 보드라운 이 소고기 건더기 건져먹는 맛이란...참...
길게 더 말할 필요도 없지요.

풋고추는 풋풋하고 싱그러운 제 맛 그대로도 참 좋고,
또 꽈리고추나 땡초라면,
매운맛에 양념 박힌 그 칼칼하게 남는 뒷맛까지..
요 고추 하나씩 양념에 적셔서 건져먹는 맛은 또 어떻고요.

마지막으로..
제가 이 레시피는 국물을 충분히 잡아서 만드는 방식이라고
처음 말씀 드렸었지요.
이렇게 만들어 놓은 장조림 국물은
그냥 간장섞은 양념류와는 달리...
진한 육수가 같이 섞이고,
고추 특유의 풋풋한 향이 국물에까지 스며 나오는데다,
넣는 고추 종류에 따라 신선하게 맵싹한 향까지 은근히 우러나오기도 하고...
이래저래 국물만 따로 쓰기에도 정말로 유용합니다.
그래서 장조림 한번 만들때마다,
그저 반찬 장조림만으로 먹다보면
금새 뚝딱 없어져 버리는 것이 너무나 아까와서...
일부러 이렇게 장조림 만들적마다
국물을 넉넉하게 잡아서
국물만 따로 또 여유있게 남게 만드는 거지요.
말 그대로 이런게 일석이조예요.
이렇게 따로 장조림 국물을 통에다 넣습니다.
그리고는 냉장보관 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쓰면 되지요.
(아래 사진은 넉넉하게 남은 장조림 간장 양념을...
이렇게 통 하나 꺼내어서 장조림 국물만 따로 부어놓은 것입니다.)

우리집은요.
이 장조림 국물로 아이들 밥 비벼줄 때 아주 잘 씁니다.
(1) 가장 간단한 계란비빔밥을 만들때...
계란을 반숙정도로 후라이해서,
노른자가 슬쩍 흘러나올 정도로 먹음직스럽게 살짝 후라이팬에 구워낸 다음...
밥 위에 이 계란 하나 얹고
이 장조림 국물 흘러넣으며 간 맞춰 비벼주기만 하면...
다른 반찬 필요도 없이 그냥 밥 한공기가 금새 없어져요.
맵지도 않고 순하고 감칠맛이 도니 아이들이 더 좋아하지요.
그냥 간장에 비벼내어도 맛있지만,
이렇게 장조림간장양념에 비벼낸 간단 계란비빔밥은...
그 맛이 더욱 더 특별합니다.
(2) 가지 삶아내서 무칠 때도 이 양념만 가지고 끝.
복잡하게 이것저것 양념 꺼낼 필요도 없이...
전기밥솥에 밥 할때
스뎅그릇에다 깨끗이 씻어 놓은 가지 같이 넣어서
맛있게 쪄 낸 다음...
가지 쪽쪽 찢어서 이 양념과 슬슬 골고루 버무려 내기만 하면 됩니다.
고기를 삶아내고 간을 맞춘 간장양념인지라,
억지로 추가해서 만들어낸 맛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기름기까지 살짝 도는 양념이니...
참기름 추가로 넣어줄 필요도 없이
그냥 이 양념만으로 버무려 내고..
마지막에 깨소금이나 통깨 솔솔 뿌려내기만 하면
밥도둑 가지무침이 1분만에 완성이지요.
(3) 오뎅조림 만들때에도 만능..
오뎅 먹기좋게 썰고 당근과 양파 정도 같이 곁들여서...
냄비에 넣고 이 양념 흘려가면서 달달 볶기만 하면
조미료 한 톨 들어가지 않아도
정말 맛있는 오뎅조림 완성입니다.
이 때, 너무 양념은 많이 넣지 마시고...
최소한만 넣어서 볶아내야
서로 심심한 듯 감칠맛나게 엉기는 것이,
훨씬 더 맛있습니다.
(4) 각종 나물무침에도 다용도로 쉽게 쉽게...
콩나물, 고사리, 도라지 등등...
보통은 참기름으로 달달 볶다가 국간장 양념.
아니면 삶아내어서 국간장이나 소금, 참기름 등으로 양념해서 무쳐내기 방법 등...
일반적인 나물 만드는 방식이지요.
콩나물 깨끗이 다듬어서 깊은 냄비에 넣고
참기름 좀 넣고 달달 볶다가...
국간장이나 소금 대신에 이 양념 넣어서 간을 맞춥니다.
역시나... 평소 늘 먹는 나물과 또 다른 맛이지만,
누구나 잘 먹고 좋아하는 맛난 밥도둑 나물반찬이 금새 뚝딱 만들어 집니다.
고사리, 도라지 등등... 우리가 잘 먹는 다른 나물들도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으니...
휘리릭 간단하게 나물반찬 한가지 만들 적에
맛도 좋기도 하고, 만들기도 참 편합니다.
(5) 칼칼하게 오징어볶음 할 때에도 이 양념으로.
오징어볶음 만들때에도 다른 것 필요없어요.
이 양념에 고춧가루만 섞어서...
먹기좋게 썰어 놓은 오징어와 달달 볶아내면 끝.
급하게 만들어 내야 할 때에도 마음에 부담없이...
바로 5분안에 완성입니다.
(6) 칼칼하고도 은근달달한 양념맛, 찜닭에도 만능...
싱싱하고 좋은 생닭 한마리에,
감자는 닭 무게 반 정도는 되도록 넉넉히...
처음에는 닭만 넣고 물은 되도록 좀 적게해서 '자작하게' 넣고
냄비 뚜껑 꼭 닫고 끓입니다.
이 때, 다진마늘 1숟가락 정도.
마늘향 좋아하시면 2숟가락 정도까지..
제법 넉넉하게 넣어 주고요.
닭고기가 속까지 잘 익었다 싶으면...
이제 가장 중요한 양념 차례지요.
냄비에 자작하게 잠길 정도로 물은 좀 적은듯 한 상태에서
등분해서 넣은 닭고기가 팔팔 끓고 있는 냄비에...
이 장조림 양념국물만으로 1차 간을 맞춥니다.
이 찜닭은 보통 닭도리탕처럼 빨갛게 만드는 맛이 아니라,
간장 양념색으로 그렇게...
고추장,고춧가루 없이 맛있고 윤기 돌게 만드는 찜닭입니다.
그러니 고추장의 염분간도 없이,
그저 땡초(청양고추)만으로 칼칼한 맛을 맞추는지라...
이 때 맞추는 간은 딱 이 장조림 간장양념장 국물만으로 합니다.
이 간장양념외에 다른 추가 염분류는 없이,
이것만 가지고 어느 정도 간기가 딱 맞도록 넣습니다.
저야 늘 하는 일이니 빠르게 하려고
양념을 덜어서 넣을 때 일반숟가락이 아닌, 큼지막한 서빙스푼을 쓰지만...
처음이거나 양념맞추기에 자신이 좀 없다 싶으면
시간은 좀 걸려도 숟가락으로 한숟가락 두숟가락...
이렇게 천천히 나눠 넣으면서 직접 간을 보는편이 안전해요.
보통 닭 1마리 이렇게 만드는데에도 큼직한 서빙스푼으로도 10숟가락 정도는 들어가니...
그렇다고 너무 처음부터 한두저 두수저 공들여가며 넣기 보다는
어느 정도 편하게 평소 간장으로 간 맞춰 넣듯이 그렇게 대략의 양을 좀 모자란 듯 넣었다가,
그 다음부터 한숟가락씩 좀 더 세심하게...
우리 가족들 입맛에 맞도록 간 맞추기에 신경을 쓰면 되겠지요?
국물이 칼칼하면서도 감칠맛나는,
단맛이 도는 그런 닭찜 양념을 좋아하신다면,
어른 밥숟가락으로 2~3숟가락 정도 설탕도 같이 넣고요.
이렇게 양념이 맞춰지고 나면,
이제 큼직큼직하게 썰어놓은 감자를 넣어요.
다시 뚜껑닫고 감자가 익도록 한번 더 은근히 끓이기 시작.
이미 달궈질대로 달궈진 냄비인데다,
속에 있는 닭까지 펄펄 끓는 상태인지라..
감자는 냄비에 들어가서 뚜껑 꼭 덮어두고 불에 올려두면 몇 분내로 금새 잘 익습니다.
간이 잘 배이도록 끓이다가,
기호에 따라서 양파와 당근, 대파 정도 숭덩숭덩 크게 썰어서 넣어주면
4인가족이 배부르게 건져 먹을 정도로 푸짐하게 한 냄비가 뚝딱 완성.
그저 순하게 먹고 싶으시면 여기까지만...
살짝 칼칼한 맛이 돌거나,
넣는 양에 따라서 화끈한 매운맛을 원하신다면...
땡초 1~2개 정도 큼직큼직하게 썰어서
거의 다 익어갈 때 쯤에 같이 넣어서 마무리 하며 끓이고요.
(화끈하게 드시고 싶으면 땡초양을 배로 늘여서 맛 봐가며 넣으시면 됩니다)
이렇게 해서, 최종 마무리.
넙적당면 같은 사리 넣으려면
이것도 마무리 부분에 넣고 이렇게 익혀내면 되고요.
닭에서 우러나는 진하고 구신 육수와 장조림 양념이 한데 어우러져서..
건더기 맛은 물론이고, 국물까지 싹싹 긁어 먹게 됩니다.
가끔 사 먹는 찜닭도 맛있지만...
집에서 이렇게 만들어 먹는 맛도 최고의 별미지요.
(기왕이면 생각나는 것들을 좀 자세히 쓰다보니...이렇게 너무 길어지네요.
아래부터는 좀 짧게 써야겠습니다..)
(7) 밥도둑 간단 깻잎찜 만들적에도..
잘 씻은 깻잎 차곡차곡 쌓아서 쪄낼 냄비에 올리고
이 장조림 간장양념과 까나리액젓, 물을 1:1:1 비율로 똑같이 섞고..
여기에 기호대로 고춧가루 적당하게 좀 풀어서
깻잎위에 흘려 얹어서는 살짝 쪄 내기만 하면..
밥도둑 깻잎찜 5분안에 완성입니다.
(8) 얼큰하고 칼칼한 고등어조림 만들기에도 아주 쉽게 쉽게...
생선 지져내기 좋은 낮은 냄비에 무 납작납작 썰어서 바닥에 깔고,
여기에 고등어 씻어서 등분해서 나눈 것을 골고루 얹습니다.
물과 장조림 간장양념 1:1 로 섞어 준비하고,
여기에 고춧가루 넉넉히 같이 넣고
다진마늘도 1~2숟가락 정도로 같이 넣어 준비합니다.
마지막으로 소주나 청주 2숟가락을 흘려 넣어서 잘 섞은 다음,
이 양념을 냄비에 천천히 골고루 돌려가며 부어서
냄비안의 생선 건더기들이 아주 자작할 정도로만 잠기도록 하고서는...
이대로 생선살이 속까지 잘 익도록 팔팔 끓여내기만 하면
또 다른 밥도둑 고등어조림 완성.
다른 것 필요없고 마지막에 다 익어서 불끄기 직전에
대파 파랗게 어슷썰어서 냄비 위에 골고루 얹고는
30초 정도만 더 끓이다가 뚜껑 살짝 덮고 바로 불 꺼버리면 끝.
최대한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면...제 맘과는 달리 이상하게 또 말이 길어져요.
그러니 일단 여기서 끊어 봅니다.
이 외에도 참 쓰임새도 많고, 할 말도 많지만...
일단 여기까지만 써 보아요.
요즘..세상도 사람도 참 험난합니다.
뉴스를 보면요.
우리 세대도 참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경제적,과학적으로 정말 풍요롭게 발달 되었고
지금도 하루하루 더 첨단의 시대로 나가가고 있지만...
우리 아랫세대...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이 세상을 정말 현명하게 잘 살아가야 할텐데...
늘 걱정이 앞섭니다.
선하고, 성실하고, 지혜로운 성인들로 자라나고
이웃과 조화롭게 잘 어우러 지내는 그런 사람들이 되길...
부모의 마음으로 늘 이렇게 기도할 수 밖에 없네요.
우리 모두... 마음은 하나겠지요?
올해도 태풍이 또 그렇게 지나갔고,
그 무덥던 올 여름도 이렇게 지나가려나 봅니다.
부디...이번 태풍에 피해 입으신 가정이 없으시길 바래요.
선선한 바람과 함께.. 마음에 여유로움을 가지고...
주변과 나를 돌아보는 좋은 계절이 올테니,
이것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