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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유난히 소란한 날

| 조회수 : 7,944 | 추천수 : 99
작성일 : 2004-09-30 23:25:11
저희 아파트 대각선 건너편에 소방서가 있습니다.

10여년전 이 아파트로 이사왔을 때, 하루에도 몇번씩 출동하는 소방차 구경하느라...
저녁준비할 때 몇번이고, 다용도실로 뛰어나가 유리창에 코 박고 정신없이 쳐다보곤 했습니다.
소방차가 출동할 때에도 서열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첫번째로 지휘하는 작은 차가 나가고, 물차 고가사다리차가 어떤 순서에 따라 나가더군요.
맨뒤는 앰블런스가 나가는 것 같고.
또 불 끄러 나가는 것과 긴급구조 출동시 그 편성이 다르구요.
서열과 편성이 정해져 있는 게 너무나 당연한 건데도, 어찌나 신기하고 재밌었던지...

10년 넘어 살다보니, 요샌 시들해져서 소방차 출동하는 구경 안합니다.
다만 소리만으로 오늘은 출동이 많으네, 오늘은 어째 조용하네...하고 생각하는 정도죠.
참, 이상한 건 그날의 일진 탓인지...유난히 출동이 많은 날이 있어요. 반면 하루 종일 조용한 날도 있구요...

오늘, 일진이 소란한 날인가봅니다. 벌써 몇번째 출동인지...저녁 먹고 나서도 여러번 출동하네요.
게다가...어디선가 요란하게 콩볶는 소리가 나서...첨엔 총 쏘는 줄 알았어요.
은평구청 쪽에서 불꽃놀이를 하네요..
소방차 출동에, 불꽃놀이까지...너무나 소란해서 집중할 수 없어, 원고 한줄도 못썼습니다.

추석을 보내면서 속이 아직까지 소란한 분들 많죠?
저도 추석을 맞기 전에 kimys에게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노동은 겁나지 않는데, 마음 다치는 것은 무섭다"고. 전 이번 추석에 마음 상하는 일 없이 잘 지냈는데...
마음 다친 분들이 아주 많은 것 같아서 제 마음까지 아파옵니다.

이럴 때,
제가 제 스스로를 달랠때 하는 말, '남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내가 변하는 것이 쉽다'...
그렇지만 말이 쉽지...자기 자신만 변한다거나 일방적인 자기자신의 희생만 가지고...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다만, 조금만 떨어져서 그 문제를 바라보고...
그 문제에서 발을 조금만 빼보시라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네요.

이번에 만든 저희 집 식혜입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이 식혜 한잔씩 드시고...마음속의 분노를 풀어내 버리세요...그냥두면 병됩니다.
그리고 새기분으로 새달을 맞으시길!!
3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스콜라
    '04.9.30 11:40 PM

    와우!!!

  • 2. 그린
    '04.9.30 11:40 PM

    반갑습니다... 샘글 기다리느라 계속 들락날락...

    얼음 식혜가 넘 맛나보여요. 아~~ 시원해*^^*

  • 3. 거북이
    '04.9.30 11:41 PM

    거북이도 일등할 수 있다니깐요!...ㅎㅎ

  • 4. 아름다운그녀
    '04.9.30 11:41 PM

    앗! 몇등?

  • 5. 수기
    '04.9.30 11:41 PM

    어랏! 벌써 세분씩이나...일등자리 노릴려고...들락달락했는디..ㅜ.ㅜ

  • 6. 거북이
    '04.9.30 11:42 PM

    에이~~ 3등이네요...흐흐

  • 7. 스콜라
    '04.9.30 11:43 PM

    어릴적 운동회 달리기 하듯 그렇게 리플을^^
    이번 추석, 저도 참 쓸쓸하게 보냈어요. 위로 형님이 두분이나 계신데 각자 이유가 있어서 오시지 못했지요. 근데 나이 어린 막내며느리 애쓰는 것보다 혼자 계신 시아버지 마음이 더 울적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했네요.
    "마음 먹기 나름" 그게 정답이지요.

  • 8. 하루나
    '04.9.30 11:44 PM

    저는요. 너무 힘들땐 저자신을 다른 인물처럼 만들어 버릴려고 하는데, 추석특집 '반지의 제왕'을 보고 느낀점...이러다가 골룸처럼 이중인격자가 되어버리겠다하고 소름끼쳐했지 뭡니까...엉...

    저도 이마트에 장보러 갈때 가끔 귀가 쨍쨍거리는 소방차소리에 가슴이 쿵쾅거리는데, 이젠 겨울도 가까워 오니까 더 자주 요란하게 울리겠다...라고, 생각이 들어서 좀 안타까웠다는...

  • 9. 다시마
    '04.9.30 11:44 PM

    순위권. ^^ 추석 땐 못했는데 식혜 하고 싶어요.
    오늘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식혜를 내주더라구요.
    대학동창... 그 얘긴 지금 자게에 올릴라구 해요. 잘 마셨습니다.

  • 10. 아름다운그녀
    '04.9.30 11:45 PM

    내내 비밀글을 몇번이고 클릭해보다가 넘 지루해서 지나간 리빙노트를 들여다보는 사이!!!'
    글이 어느새 열려있네요.
    참, 이제 등수놀이까지 재미들렸으니
    조용히 눈팅만 했어도 그간 82폐인노릇 꽤 했는데...
    큰일났습니다.
    사실 비밀글 표시는 저 오늘 첨봤습니다
    그런 건 저한테는 안보이는줄 알았는뎅^^

    그나저나 선생님도 꽤 야행성이시네요.
    글이 이 시간에 올라오는 것 보니까요^^
    저는 결혼하고 야행성이라고 남편한테
    늘 구박아닌 구박을 받고 있어요.
    그치만 잘 고쳐지진 않네요.
    지금 남편은 옆에서(거실) 코골며 잠자고 있습니다.ㅇ

  • 11. 디저트
    '04.9.30 11:51 PM

    아∼싸! 좋코∼오.
    점심엔 죽변 식혜 한 잔
    지금은 녹번동 식혜 한 잔

    새 기분 새 달,
    너무 좋습니다.

  • 12. 뽀로로
    '04.9.30 11:55 PM

    아.. 저도 한그릇 원샷입니다. 살얼음 동동...캬~
    마음보를 잘 써야 내맘도 편한데, 고게 잘 안되서...^^;;;

  • 13. 헤르미온느
    '04.9.30 11:56 PM

    맞아요...몸 힘든거 사실 암것도 아니죠...맘 다치는거에 비하믄...;;
    식혜 잘 먹구 갑니다. 리빙 노트 봤으니 이젠 자야지...=3=3=3

  • 14. 남양
    '04.10.1 12:00 AM

    그냥 잘까 하다가 들렀는데.. 차분히 하루를 정리하게 해주시네요...
    식혜 먹구 자면 얼굴 붓는데...ㅋㅋ

  • 15. 강금희
    '04.10.1 12:04 AM

    저희집 식혜(우린 감주라 부릅니다)는 밥알이 반 이상 됩니다.
    저희도 감주 만들었는데 아주 맛있게 됐습니다.
    어른들은 역시 밥알이 많아야 맛있다 하십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물만 달라 하고 어른들은 밥알 많이 달라 합니다.
    선생님 댁 감주는 아이들이 좋아하겠습니다.

  • 16. 겨니
    '04.10.1 12:05 AM

    식혜 정말 시원해보여요...예쁜 그릇에 받침까지...CF 출연해도 손색없겠네요...꿀~꺽..^^
    정말 가족이란 이름의 사람들이 왜 이리도 서로 상처를 주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어머님도 어젠 별말씀 없으셨는데, 오전부터 전화오셔서 제 가슴에 대못을 박으시네요...
    뭐, 남이 아니니까 나름대로 신경 쓰여서 그러시는거겠지만, 그걸 알면서도 속이 상한 제가
    아직 덜 되먹은 건가요...? 사실 어머님은 부모니까 곰곰히 입장 바꿔서 좋은쪽으로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거든요...그런데, 결혼 안한 40 넘은 시누이는 점점 자기자신밖에 안보이는
    사람이 되어 갑니다. 그게 백배는 더 속이 상해요...정말 아무 생각없이 툭툭 던지는거요...
    오죽하면 남동생들까지도 누나 시집보내면 안된다고 할까요...남자 하나 잡을꺼라고..ㅡㅡ;;;

  • 17. 조용필팬
    '04.10.1 12:16 AM

    분명 식혜를 만들었는데
    한모금도 먹지 못했네요 시댁에서 ....

    샘이 차려주신 식혜 염치 없이 시원하게 마시고 감니다

  • 18. 모란
    '04.10.1 12:29 AM

    식혜가 깨끗해요.. 전 왜 늘 탁해지는지 모르겠어요
    깨끗하게 하는법 가르쳐 주세요~~

  • 19. 미스테리
    '04.10.1 1:38 AM

    글구 보니 올해는 식혜도 안만들고 지나갔네요...^^;;;
    에효...전, 이번 추석은 무사히 넘겼습니다...ㅎㅎ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근데 왜이리 정신 못차리고 늘어지는지...ㅠ.ㅜ
    낼은 식혜나 만들까 봐요...^^

  • 20. 제니맘
    '04.10.1 2:14 AM

    선생님은 정말 멋쟁이!!!

  • 21. blue violet
    '04.10.1 3:48 AM

    조금 멀리서 자신을 바라보기.이것도 연습이 필요한거 같아요.
    한발짝만 물러서서 자신을 보아도 조금 제대로 보이잖아요.
    나는 최선을 다해서 옳바르게 살았는데,내가 잘못한건 정말없다고 생각하면
    힘들어요.
    아! 내 생각도 틀릴 수 있구나.이렇게 생각하면 편해져요.
    식혜 정말 맛있네요. 왠만한 음식은 이제 많이 해봤는 데 식혜는 한번도....
    제가 만들어서 한 번 올릴게요.

  • 22. 어떤녀석~~
    '04.10.1 5:12 AM

    식혜 맛나게 먹고 갑니다...
    문득... 내가 변하는것은... 나를 버리는 일더라구요...쯔...~

  • 23. 쮸미
    '04.10.1 7:09 AM

    선생님, 저 진짜 일은 하나도 힘들지 않았는데 맘이 유독 힘든 추석이었어요 ㅠ.ㅠ.
    아직은 기운이 남아 있는지 제 성질 다스리는 것도 잘 되지 않고......

    조금씩 나아지겠지요.......그러기만 믿고 삽니다. 에효~~~~~

  • 24. 이규원
    '04.10.1 7:17 AM

    분노 그냥두면 병된다는 말 진짜 맞아요.
    결혼하고 남편과 조용한 장소에서 그동안 힘들었던 이야기를 했더니
    그동안 아팠던 어깨와 허리가 신기하게도 말짱해졌어요.
    그 덕분에 시댁가서도 잘 하고 오니까
    결혼하고 처음으로 수고했다는 말도 하고 ...
    값비싼 선물보다 남편의 말 한마디가 큰 몫을 하는데도
    남편들은 왜 그렇게도 무심한지.....

  • 25. 똥그리
    '04.10.1 7:19 AM

    전요,,, 어릴때 엄마가 명절때만되면 아프고 또 명절 지나고 나서도 명절동안 기억들로 마음 쓰고 예민해지고 그러시는 거 보면 울엄마 참 유난하다... 하고 생각했더랬다죠.
    참 철없는 딸이었어요... -.-
    물론 이렇게 떠나와 살아서 결혼을 했는데도 아직은 잘 모르는게 참 많아요.
    하지만 이젠 엄마가 왜 그렇게 명절때만되면 마음 둘 곳 모르고 힘들어하셨는지 알 것 같네요.
    진짜 몸이 힘든 거 보다는 마음의 상처가 사람을 많이 지치게 하는 듯 해요...
    모두들 힘내시고 다시 밝게 씩씩하게 하루하루 생활하시기만을 바래요.
    화이팅!!! ^^

  • 26. candy
    '04.10.1 8:29 AM

    저도 한 잔!^^

  • 27. 박미선
    '04.10.1 9:11 AM

    저를 두고 말씀하시는거 같네요....이런 저런....식혜 시원하게 들이키고 마음 푹...내려 놓겠습니다...

  • 28. 현승맘
    '04.10.1 9:13 AM

    글게요 어째까지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죽는줄 알았는데 오늘은 살만해요..
    날도 선선하니 참 좋은 아침입니다.

  • 29. 우♡마누라
    '04.10.1 9:34 AM

    ㅎㅎㅎ
    어제까지 상한 맘을 다스리지 못해 안절부절 했드랬습니다.
    엄마한테 하소연도 해보고 결혼한 회사 아줌마들한테도 하소연해보고... 휴~
    시댁갈때마다 똑같이 되풀이되는 것을 시간이 흘러도 왜 무덤덤하게 바라볼 수 없는지... 쩝...
    어제 아침에 화장실에 가보니 이 땅의 며느리 노릇하다 온 여직원들이 북적북적...
    파스로 도배하고 어~ 시원하다를 연발하고 있는 며느리, 축~ 늘어져서 의자에서 일어날 줄 모르는 며느리...
    이 땅의 며느리님들 추석 명절 지내느라 수고들 하셨슈~

  • 30. 달개비
    '04.10.1 9:49 AM

    어젯밤 11시쯤 선생님글 안보여서
    오늘은 건너가나보다 했는데...
    언제 그새 올리셨답니까?
    흐미...아까버...1등할수 있었는데...꼴찌네?
    식혜나 한잔 하고 갑니다.
    저희집 식혜도 항상 탁한데
    선생님 식혜는 참 맑아요.

  • 31. 수선화
    '04.10.1 11:09 AM

    저기 보이는 살얼음과 함께 식혜를 들이키면 가슴이 시원한게....
    어쩜 식혜를 너무 깨끗하게 잘 만드셨어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맑은 식혜를 만들수 있는건가요?
    안그래도 너무 갈증나던 참이었는게 사진보기 너무 괴롭습니다.

  • 32. 예은맘
    '04.10.1 11:23 AM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시댁이라는것은 그리 쉽고 편안한 분위기는 아니듯해요.
    저도 시댁이 있고 시누형님 다 계신 평범한 대한민국 며느리지만 아직까지 그렇게 힘들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의 어려워하시는 글들 읽으니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선생님께서 주시는 저 식혜한그릇 쭉 들이키시고 새롭게 생활합시다. 항상 어려운일만 있겠습니까. 좋은날도 있겠지요. 오늘도 행복한날 되세요.

  • 33. 질그릇
    '04.10.1 11:55 AM

    아 고마운 식혜 한그릇입니다.
    모두들 시원하게 마시며 씩 웃으셔요.

  • 34. 행복이가득한집
    '04.10.1 12:42 PM

    가을이 성큼 다가와 괜히 마음이 울적 ... 답답....
    선생님 식혜한그릇 먹고 정신차릴랍니다.
    낙엽이 우수수떨어지네요.........

  • 35. 마시오에
    '04.10.1 2:56 PM

    앞부분...소방차서열....읽다가 혼자서 씨익...하고 웃어봅니다.
    얼마나 자주....자세히...봤으면 그런서열까지 다 알게 되셨을까?....하구요 ㅎㅎ
    그런걸 산교육이라고 해야되나요?
    식혜가 깨끗하니 참 맛있게 보여요.
    행복하세요.

  • 36. 뚜띠
    '04.10.1 5:53 PM

    저도.. 일은 힘들지 않았는데 시댁 다녀와서 몸살 났습니다.
    어제 억지로 출근을 했더니..밤에 끙끙 앓았드랬죠...
    아마도 맘이 많이 아팠나 봅니다.

  • 37. 김지원
    '04.10.1 8:18 PM

    정신과의사들이 가장많이하는말이 '남을변화시킬려고 힘빼지말고,차라리 자신이 변해라'래요
    음..그게 차라리 쉽겠더라고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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