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이 아파트로 이사왔을 때, 하루에도 몇번씩 출동하는 소방차 구경하느라...
저녁준비할 때 몇번이고, 다용도실로 뛰어나가 유리창에 코 박고 정신없이 쳐다보곤 했습니다.
소방차가 출동할 때에도 서열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첫번째로 지휘하는 작은 차가 나가고, 물차 고가사다리차가 어떤 순서에 따라 나가더군요.
맨뒤는 앰블런스가 나가는 것 같고.
또 불 끄러 나가는 것과 긴급구조 출동시 그 편성이 다르구요.
서열과 편성이 정해져 있는 게 너무나 당연한 건데도, 어찌나 신기하고 재밌었던지...
10년 넘어 살다보니, 요샌 시들해져서 소방차 출동하는 구경 안합니다.
다만 소리만으로 오늘은 출동이 많으네, 오늘은 어째 조용하네...하고 생각하는 정도죠.
참, 이상한 건 그날의 일진 탓인지...유난히 출동이 많은 날이 있어요. 반면 하루 종일 조용한 날도 있구요...
오늘, 일진이 소란한 날인가봅니다. 벌써 몇번째 출동인지...저녁 먹고 나서도 여러번 출동하네요.
게다가...어디선가 요란하게 콩볶는 소리가 나서...첨엔 총 쏘는 줄 알았어요.
은평구청 쪽에서 불꽃놀이를 하네요..
소방차 출동에, 불꽃놀이까지...너무나 소란해서 집중할 수 없어, 원고 한줄도 못썼습니다.

추석을 보내면서 속이 아직까지 소란한 분들 많죠?
저도 추석을 맞기 전에 kimys에게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노동은 겁나지 않는데, 마음 다치는 것은 무섭다"고. 전 이번 추석에 마음 상하는 일 없이 잘 지냈는데...
마음 다친 분들이 아주 많은 것 같아서 제 마음까지 아파옵니다.
이럴 때,
제가 제 스스로를 달랠때 하는 말, '남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내가 변하는 것이 쉽다'...
그렇지만 말이 쉽지...자기 자신만 변한다거나 일방적인 자기자신의 희생만 가지고...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다만, 조금만 떨어져서 그 문제를 바라보고...
그 문제에서 발을 조금만 빼보시라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네요.
이번에 만든 저희 집 식혜입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이 식혜 한잔씩 드시고...마음속의 분노를 풀어내 버리세요...그냥두면 병됩니다.
그리고 새기분으로 새달을 맞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