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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續 [버블티]

| 조회수 : 7,501 | 추천수 : 414
작성일 : 2003-06-25 22:28:33
지난번 버블티 흉내내기 생각나시죠?

kimys랑 이대앞에서 먹은 검고 굵은 떡 사러 나갔는데 그건 구하지 못하고 대신 자잘한 타피오카 펄만 사가지고 와서 버블티를 흉내내며...

그런데 말이죠, 그 타피오카 펄 그거 좀 까다로워요. 끓는 물에 넣고 얘들이 퐁퐁 위로 솟을 때까지 삶아도 잘 안무르고...그래서 불을 끄고 그냥 놔둬도 한시간 정도는 넣어둬야, 조금 말랑말랑해질까? 그렇다고 물에 담아서 냉장고 안에 넣어두니 풀어지고...
문제는 적어도 하루 한번씩 kimys가 버블티를 마시고 싶어한다는 점이죠. 이 난이도가 있는 작업을 매일 하는데 솜씨는 늘지도 않아서, 어느날은 너무 잘 삶아지고, 어느날은 딱딱하고.
말랑말랑하면 말랑말랑한대로, 딱딱하면 딱딱한 대로 그냥 '버블티려니' 하며 마시고 살았는데...


오늘 낮 일성상회에 갔더니 그집 예쁜 여사장님, 제 얼굴을 보자마자 "컬럼 잘 봤어요"하더니 냉동고로 가서 뭔가 덩어리를 꺼내는 거예요.
"그날 이걸 줘야하는 건데..." 하며 보여주는 것이 한눈에 보기에도 이대앞에서 마셨던 그 버블티에 들어있었음직한 타피오카더라구요.
"얼마에요?"
"8천원"
"우와, 너무 비싸다~~"
"아이,이건 먹으면 배부르는 거예요, 많이 들었구..."
좀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싶어서, 하나 사가지고 왔어요.
저녁밥 다 먹고 치우고, 냉장고안에 넣어뒀던 그 덩어리를 꺼내보니 떼어낼 수 있을 만큼 녹아있길래, 작은 비닐에 한번에 먹을 만큼 소포장으로 만들고 그리고 좀 삶아봤는데...
일성 사장님 얘기로는 찹쌀이라 척척 들러붙으니까 잘 삶으라고, 삶은 후 황설탕을 뿌려서 좀 놔두라고...

'인어아가씨' 하기 직전에 물을 펄펄 끓여서 이 떡을 하나씩 넣어보니 전혀 안 붙네요, 고맙게도..
그래서 뭉텅이로 넣었는데도 안 붙더라구요. 떡들이 거의 다 떠오른 걸 보고, 그냥 불 끄고 냄비뚜껑 덮어두고 '인어아가씨' 보러 들어갔는데...

사실 요새 저 인어아가씨땜에 무지 열받거든요.
복수극에서 끝났으면 좋으련만, 홈드라마로 옮겨가고...
시할머니가 손주며느리 못살게 굴고, 며느리는 시어머니와 시할머니 길들이고, 억지춘향도 유만부득이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공감이 가는 구석이 없지않아 있고, 말도 안되고 웃기기는 하지마 '에이, 그냥 드라마니까...드라마니까'하고 이해하려고 했는데...
근데 그 아리영 옛날 애인의 전처인지 뭔지 나타면서 도대체 리얼리티도 없고, 이해도 안되고, 화가 나고...그래서 이젠 안봐, 낼부터는 안봐 하면서도, 습관이 무서운 지라....

엇 얘기가 샜네요.
하여간 인어아가씨 보고 나서 이 떡을 보니 까맣게 색깔이 변해서 잠수하고 있더라구요. 하나 건져 먹어보니 잘 물러있고...
토마토를 갈아서 이걸 넣어 먹었어요. 일성 사장님은 찹쌀떡이라고 했는데, 그건 아닌 거 같구요, 타피오카가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펄이라고 부를 순 없을 것 같고...

그 굵은 빨대로 쭉쭉 빨아서 재밌게 먹고나니, 아직까지 배가 터질 지경...

잘 먹긴 했는데 걱정이네요, 올 여름내내 저 이 타피오카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아요, 이거에 흠뻑 빠진 kimys 덕에... 매일 저녁밥을 하듯, 굵은 타피오카, 가는 타피오카 번갈아 삶아내야 할 것 같아요.
으이구 내팔자야!!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지원
    '03.6.25 10:55 PM

    헉...전 요리컴에서 타피오카라 하길래 샀더니 요건 너무 작고 디저트용이라나 뭐라나요.

    어쨌든 저도 꿋꿋히 그걸 옆에서 지키고 서서 나무주걱으로 저어주며 천천히 익히고 물에씻고

    아휴...힘들어요..하나는 망고쥬스에 넣고 하나는 커피에 넣었는데요...꼭 개구리알을 먹는기분

    이랄까요....어쨌는 느낌은 재미있었고 특이했는데 선생님 사신 커다란타피오카 저도 구해서

    꼭 먹어보리라 다짐했습니다.....히히히.^^

  • 2. 김혜경
    '03.6.25 10:56 PM

    지원님 그거 나무 주걱으로 저어서 삶은 후 찬물에 한번 씻은 다음 물에 담가 두세요. 그래야 먹을만해요. 근데 큰 알은 훨씬 쉽더라구요...

  • 3. 꽃게
    '03.6.25 10:57 PM

    조금 있으면 한시적으로 백수 되는데 날잡아서 남대문 가봐야겠어요.
    두루두루 살펴보고... 사고...
    아직 인어아가씨 보세요?
    저는 노란 손수건으로 옮겨갔어요.ㅋㅋㅋㅋ

  • 4. 김혜경
    '03.6.25 11:01 PM

    여태까지 본 거 약올라서 이번 주 끝난다니까 어떻게 웃기게 끝나나 지켜보려구요...

    꽃게님 언제부터 한시적 백수죠?^^ 그때 맞춰서 제민 귀국 기념 벙개해야되는데...

  • 5. 동규맘
    '03.6.26 12:41 AM

    혜경님..일성상회가 어디있죠? 제가 남대문을 조만간 가려고 하는데 들려보려구요...

  • 6. 냠냠주부
    '03.6.26 12:54 AM

    그 인어아가씨 마지막회에선 유령으로 나오고 엔딩이라면서요? 앗하하!!!
    이젠 시트콤인가봐요..
    저희 회사 사람들하고는 요즘.. **씨, 미친인어 봤어? 어떻게 되가? 이러면서
    스토리를 전해 듣곤 하지요.. 흐흐

    아, 내일 또 남대문 출동해야겠네요..진도 따라가기 바쁘다 바뻐 ㅋㅋ

  • 7. 옥시크린
    '03.6.26 1:54 AM

    인어아가씨 안티싸이트 때문에 얼마전에 그 임성한이라는 작가, 신문에 반박해명글 썼지만, 본전도 못얻었다는... 저두 보면서 정말 말도 안된다 싶지만서도 첨부터 봤던거라 결말이 궁금해서요..호호^^

    샘님, 이번엔 제대로된 타피오카 구입하셨네요.^^ 저두 일성상회 한번 가봐야겠어요..

  • 8. 제민
    '03.6.26 9:34 AM

    흐흐흐^^* 귀국 기념 벙개~ 언제해요?~?

  • 9. 김혜경
    '03.6.26 9:38 AM

    제민님 좋을 때...
    제민님 연락처 쪽지로 좀 보내주세요. 제가 연락 드릴게요.

  • 10. champlain
    '03.6.26 10:12 AM

    여기는 타피오카 작은 거 한봉지에 1불 정도 하는데..900원 정도 하는 셈이네요.

    사다놓고 아직 그냥 있네요.
    집에 손님들도 있는데 어서 해 먹어야지...

  • 11. nowings
    '03.6.26 1:57 PM

    님들의 대화식 리플을 보면 끼어 들고 싶어서 샘이 나요.
    수준이 허약하여 찍소리도 못내고 구경만 하지만, 참...부러버요.
    구경만 해도 좋으니, 82쿡 식구들의 많은 말들이 올랐으면 해요.
    인터넷 서핑 어언 몇년이던가,... 82쿡이 있어서 행복해요.
    혜경님, 다시 한 번 감사해요.
    이 세상에 태어나 주시고, 사랑하는 kimys님을 만나 결혼하여 행복하게 사시고,
    그리하여 '일밥'을 내시어 82쿡을 여시니, 더한 영광없으리오,......
    쪼케 거창했나요? 암튼 언제나 건강하세용!!

  • 12. 김혜경
    '03.6.26 4:45 PM

    nowings님 고맙습니다.

  • 13. 딸셋엄마
    '03.6.26 9:26 PM

    타피오카를 삶는법은...
    물;타피오카=7;1로하고, 물을 먼저 끓입니다요.
    물이 펄펄 끓으면 타피오카를 넣고 살살 저어줍니다.
    그러면 알맹이가 떠오르거든요.
    그러면 뚜껑닫고 30분동안 중불에 끓입니다요.
    그리고 10분동안 식힌후,
    찬물에 헹구면 되고요.
    건져서 흑설탕에 재워놓으면 됩니다.

    파우더가 있으신분은 파우더 ;물 또는 우유;얼음=1; 2.5 ; 6.5 의비율이 맛있다네요.
    저도 해봤는데 맛이 괜찮더군요. 물보다는 우유가 더 맛있던데요.

  • 14. 황옥실
    '03.6.26 11:03 PM

    샌님 도대체 타피오카가 어디에 있어요?
    남대문 다 뒤져 타피오카 펄 하나 사와서 온토요일 다바쳐 맨들어 보고 먹어보고 실망.
    레스토랑 에서 먹은 타피오카는 없던데 일성상회는 어느상가에 있나요?
    이번 토요일에 또 뒤져보고 도전해 볼랍니다.
    다른 아지매들도 타피오카 타피오카 하면서 찾는데 남대문상가 주인들 하는 말
    "오늘은 하루종일 타피오카 찾는 사람만 있네 !!!!!!!!"

  • 15. 딸셋엄마
    '03.6.27 3:00 PM

    제가 자유게시판에 올려 놨는데...

  • 16. 후추공주
    '03.6.30 1:28 AM

    태국음식을 좋아하는데 디저트로 코코넛 밀크에 타피오카 넣어주는게 넘 맛있더라구요.
    어떤 버블티집에서 자스민향 나는 버블티가 있었는데 그것도 너무 맛있고..
    갑자기 밤중에 생각이 나네요 ^^

  • 17. 몽마미
    '03.7.1 8:29 PM

    저기...수입상가에 사러 갔더니 그냥 하시는 소린지...타피오카가 몸에 엄청 안 좋다고 뉴스에 나와서 안 갖다 놓는다고 하던데 맞는 소린지 물건이 없으니 하는 소린지...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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