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날씨까지 펄펄 끓으려하는 이 때,
괜히 글 읽는 분들 기분까지 뜨겁게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해서 주저되기도 하지만
전편 마지막에 (계속)이라 남겨놓은 후,
아직 마무리짓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리고 신경쓰이는 요즘이었어요.
사실 글 올리고 며칠 동안은 그 당시 생각에 좀 침울해지기도 했고,
먼저 떠난 친구가 와락 더 보고싶어 마음이 많이 아팠답니다.
이젠 지나갔지만 그 며칠 후엔 엄마와 친구의 기일이 있어 이래저래 바쁘기도 했구요.....
이제사 고백컨대 제가 꽤 오래된 82회원임에도 불구하고
생전 처음으로 인터넷상 너무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받아
한동안 정신이 멍하기도 했어요.@@@@
대부분 이해하고 위로함으로 토닥거려주시는 따뜻하고 고마운 마음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며
그 마음 고대로
모두모두 제 친구에게도 잘 전달되었을 거라
저는 굳게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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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병원에 입원하고 계속 문병으로 찾아보면서
점점 그녀가 우리 곁을 떠나고 있음이 제게는 정확히 느껴졌어요.
20년이 넘은 일이지만 울엄마가 떠나실 때의 모습이랑
점점 너무나 똑같이 닮아가고 있었거든요.......
온몸이 퉁퉁 부어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고,
의식은 거의 없이 하루종일 늘어져있고.....
그러는 중 엄마 기일 때문에 며칠 못 가보게 되었는데
제 맘속으로는 혹시 그 동안에라도 어찌 될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제가 지방으로 가던 날도 미리 병원에 들러
혈액순환이 안되어 차갑게 퉁퉁 부은 친구의 손을 잡고
간절히 또 간절히 사정했어요.
**아!!
나 엄마 기일이 있어 ** 다녀올테니까
그 때까지 잘 견디고 있어 줘.
서울오면 너 보러 제일 먼거 올 거니까 약속해야 해, 알겠지?!!
의식이 들었다 나갔다 하는 와중에도
**아~~ 라고 이름을 부르면 눈 맞추려고 애쓰는 표정이 역력하던 친구...
눈 맞추며 주르륵 흐르던 눈물....
제 기억에는 하나도 남김없이 그 순간이 남아있는데
그걸로.....
그 순간이 친구와의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여행기간 내내 날씨가 참 좋았어요. 뒷정원의 테이블....
이날 아침 메뉴는 김밥이네요. 김치도 보이고...
시원한 야채스프도 준비하고....
푸짐한 디저트~~^^
실컷 수다떨고 놀다 중국식 샤브샤브 화꿔 식당으로 고고!!
보통은 홍탕, 백탕 2가지로 나오는데 이 집은 매운 정도에 따라 3가지로 나오네요
샤브샤브처럼 하나씩 데쳐 건져먹습니다. 고기랑 채소랑....
반짝반짝 아름다운 은주전자와 물컵....
시원한 팥빙수로 입가심까지...^^
그리고 울엄마 기일 다음날 오전에 서울 올라오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아침잠이 채 깨기도 전에 문자가 한 통 울렸습니다.
**, 하늘나라 갔어요........
(연락은 생각지도 못한 다른 곳에서 먼저 왔네요.....ㅜㅜ)
가슴이 덜컥!!
쿵!!!!!!!
물론 혹시나 하고 예상하고 있던 일이긴 했지만
더 이상 버티는 게 너무나 힘들어 차라리 하늘나라 가는 게
더 나을 거라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쉽게,
이렇게 금방 가 버리다니......
나하고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처음엔 아무 생각이 안 나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어요.
문자를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아~~ 이젠 **를 다시는 이 세상에서 볼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그제서야 눈물이 봇물 터지듯 터져나왔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미 예전에 같은 슬픔을 한 번 겪은 우리 가족들은
모두 같은 마음으로 울어주고 저를 위로해 주네요.....
심지어 아버지까지 저를 안고 토닥여주셨어요.
울아버지도 그 슬픔이 고대로 느껴지셨나봐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가까운 친구들과의 연락을 취해
그 날 함께 서울로 올라갔고
친구의 빈소가 차려진 영안실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또 한 번
저는 가슴이 미어지고 터질듯함을 느꼈습니다.
베이징공항도 시설좋고 멋져요~
배가 불러 못 먹을 지언정 어떤 음식인지 궁금해 기내식은 일단 받고 봅니다.
기내식을 끝으로 이번 여행 끝!!!
정신없이 영안실로 달려가 문상을 하는데
영정사진 속의 그녀는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이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아, 너하고 약속을 못지켜 미안해~ 하는 듯 보이기도 했고,
나 먼저 저 세상 가 있을테니
넌 좀 더 있다 와~ 하는 듯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래도 슬픈 건 어쩔 수가 없어서 엉엉 울음이 터져나옵니다.
울다가 한 구석에 멍하니 넋 놓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정신이 번쩍 들고, 가슴이 철렁~
저 애들의 심정이 어떨까 싶어
그 다음엔 입술을 깨물며 울음을 참아보기도 하구요.....ㅜㅜ
먼저 가신 울엄마 얘기를 해 가며
넌 절대 빨리 가면 안된다,
애들 생각해서라도 꿋꿋하게 이겨내야 된다,
우리 꼭 그러자며 손가락 걸며 굳게 굳게 약속까지 했었는데
친구 혼자 버티기가 너무나 힘들었나봅니다......
그렇게 그렇게
아직은 떠나기에 아까운 나이에
친구는 훨훨~~
저 멀리 떠나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영안실에서도 또 이상한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저로서는 지금까지도 결코 이해되지 않는.....
정말 내가 이상한 건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요?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나쁜 사람인가요??
문상을 마치고 접객실 구석 한 쪽에
친구들과 앉아 있었습니다.
남편이 현직에 있는 사람이다보니
문상객들도 무지 많았어요.
조화가 너무 많이 들어오다보니 꽃들이 넘쳐
조화리본만으로도 커텐처럼 늘어놓았더라구요......
(정말 어마어마했어요)
우리가 앉아있던 몇 시간 동안
남편이 한 번 정도 돌아다니며 조문객에게 인사를 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우리 테이블은 건너뛰고 지나가 버렸습니다.......
다른 테이블은 거의 대부분이 남자들이었고
여자들이 단체로 있는 곳은 우리 테이블뿐.....
또 저랑 몇몇 친한 친구들이 있었으니
분명히 **친구들임을 알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친구들도 뭐라 수근거립니다.
자기네 喪에 왔는데 어찌 인사도 안하고 지나가냐고.......
물론 발인 때도, 화장터에도,
납골묘지까지 동행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전히.....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것은
당연히 상을 당한 당사자로서는
이것 저것 신경쓸 일도 많고 정신이 없다는 것
저도 겪어봐서 압니다.
하지만 저 22살 때 울엄마 상 치르면서
상심하셔서 거의 정신을 잃으신 아버지 대신해
아는 분이나 모르는 분이나 일일이 조문객들 챙기며
우리집 일로 찾아주셨으니 감사하다며 인사했으며
안 될 상황에는 눈인사라도 정중히 드리고 했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이해 못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잘 챙기고 하는 반면,
정말 우리들은 일부러 빼놓는다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냉랭한 분위기였다는 게 문제인 거지요.
우리가 뭘 잘못한 걸까요?
아님 제가 뭘 잘못한 걸까요??
하여간.....
제 친구가 한참 투병하고 있을 그 즈음,
세상엔 또 한 사람의 유명인이 병마와 싸우고 있었어요.
잘 알고 계신 배우 장 진영.....
당시 결혼을 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장 배우가 아프다고
그냥 보낼 수 없다며 투병 중에 결혼식을 올린 그 두 사람의 순애보가
큰 뉴스거리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었습니다.
저도 그 사연을 보며 얼마나 울고 또 울었는지.....
비슷한 시기에 세상을 떠난 두 사람,
그리고 울엄마까지 비교되어
정말 그 해 가을은 내내 울면서 보낸 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세상 떠난 제 친구 얘기를 꺼낸 것은
꼭 누구를 비난하고 헐뜯기 위해서는 아니었어요.
각자의 입장과 상황이 있는 것이고,
또 내가 모르는 어떤 일들이 있을 수도 있을테고.....
다만 곁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곧 떠날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너무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이 들고
이것저것 억울하고 야속한 마음이 넘쳐던 게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다보니
제 스스로 감정에 취해 주체를 못한 상황이 된 건지도 모르겠어요.ㅜㅜ
저도 엄마를 병으로 먼저 떠나보낸 경험이 있고,
또 엄마가 없다는 게 얼마나 정서적으로 힘들고 아쉬운 지 잘 아니까
(물론 안 그런 엄마도 있겠지만 그런 점들은 예외로 하구요)
부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자신의 건강을 잘 챙겨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계셔 주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글을 시작한 거랍니다.
또 한 달 전 쯤
이번엔 멀리 캐나다로 이민간 친구가
갑자기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문상조차 할 수 없고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친구를 보내야한다는게
얼마나 슬프고 가슴 아픈지 정말 뭐라 표현할 길이 없었어요ㅠㅠ
그저 안타까움에 눈물만 줄줄~~~~
우리 모두 고등학교 동창인지라 이 친구 아플 때도
캐나다에 있던 친구가 함께 걱정하며 기도해주곤 했었거든요.......
(아마 지금쯤 둘이 만나 외롭지 않게 잘 지내고 있겠지요?)
아무리 오는 건 순서가 있어도
가는 건 순서가 없다지만
아직도 한창 할 일 많고 엄마 손길 필요한 아이들이 있는데
왜 이렇게 갑자기 불쑥 불쑥 떠나버려야 하는지
정말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ㅜㅜ
흔히들 말하길
재산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 라고들 하지요.
제발 세상의 엄마들은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하여주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봅니다.....
(두서없고 재미없는 긴 글, 끝까지 읽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지난 댓글에 베풀어주신 따뜻한 위로와 격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