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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새해 전야 모임에 만들어 간 음식

| 조회수 : 10,330 | 추천수 : 112
작성일 : 2010-01-01 17:01:37
지난 토요일, 학과 동료 에이미에게서 이메일이 왔어요. 인류학과 선생집에서 New Year's Eve Party가 있는데 저를 초대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제게는 새해 전야에 하고 있었던 일을 새해에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징크스가 있어요. 한 번은 클럽에서 새해를 맞았다가 클럽질로 한 해를 말아먹은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올해는 꼭 공부를 하며 새해를 맞기로 결심했었어요.

못 간다고 해야 하는데 핑계거리를 찾을 수 없었어요. 방학만 아니라면 채점할 게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고 했을 거에요. 그렇다고 솔직하게 "나 공부해야 돼"라고 얘기하여 사교계에서 자살을 감행할만큼 간덩이가 크지도 않아요.

파티질로 말아먹을 새해를 생각하자 갑자기 뒷골이 띵하고, 분명 숨은 더 거세게 쉬고 있는데 가슴은 아프게 조여만 드는 기이한 경험을 했어요.

가까스로 정신줄을 추스린 저는 "OK. Thanks." 그렇게 단 두 마디면 충분할 답메일을, 이토록 고마울 수가 없다는 둥, 저토록 감사할 수가 없다는 둥, 정성스레 작성한 뒤, 아무 죄도 없는 "Send" 아이콘을 마우스로 쥐어 박았어요.

어차피 놀게 된 거, 스타일나게 놀아야 해요. 그러려면 우선 사람들이 먹어보지 못했을 법한 음식을 하나 만들어가야 해요.

생각끝에 "열라 크랜베리한 파이"를 만들어 가기로 결정했어요. 밑빵이 필요없는 초간단 파이라는 장점도 있어요. (조리법은 이곳을 참조하세요.)

우선 밀가루, 설탕, 소금, 호두, 크랜베리, 달걀, 버터, 아몬드 추출물 등을 섞어서 반죽을 만들구요:



오븐에 구워내면 그걸로 끝이에요:



파이를 들고 에이미와 그녀의 동거남 대니얼의 집을 먼저 들렸어요. 역시나 에이미와 대니얼 둘 다 크랜베리 파이라곤 먹어본 적이 없다고 했어요. 파티 하우스에 도착해서도 역시 크랜베리 파이를 먹어본 사람은 찾을 수 없었어요. 개시하자마자 사람들이 맛을 보기를 원했어요:



파티 음식으로 나온 여러 빵, 쿠키등은 82식구들에게 너무 익숙한 것들이라 생략하기로 해요.

대신 82식구들 모두에게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빌어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避飾


지난 글 모음:

1. 학과 연말 모임에 만들어 간 음식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드리미모닝
    '10.1.2 6:12 AM

    하하, 글이 너무 재밌어요! 간단하지만 크랜베리가 가득해서 맛있어 보여요.^^

  • 2. 윤주
    '10.1.2 9:36 AM

    왠지 간단하고 따라하기 쉬워 만들어 보고 싶네요.

  • 3. 피식
    '10.1.2 10:20 AM

    드리미모닝 님: 맛있어 "보이기만" 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맛있어요.^^ 시큼한 크랜베리가 파이 속에 들어가 변신을 해요. 참, 호밀빵과 프리타타 다음으로는 어떤 음식을 소개해 주실런지 기대하고 있어요.

    윤주 님: 만들어 보시고 결과를 키톡에 올려주세요.^^

  • 4. 러브미
    '10.1.2 7:22 PM

    레서피 좀 올려주심 안될까나요?
    피식님 글 재밌게 보고 있어요^^

  • 5. 고독은 나의 힘
    '10.1.2 9:01 PM

    그냥 따라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어느새 롤러코스터 여자 성우의 삘이 나네요..
    살짝 의도하신거죠?

  • 6. 피식
    '10.1.2 9:51 PM

    러브미 님: 재밌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자세히 읽어 보시면 "조리법은 이곳을 참조하세요" 라는 문장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에요. 거기서 "이곳"을 마우스로 누르시면 조리법이 짠 하고 나타나요.^^

    고독은 나의 힘 님: 많이 의도한건데요??? ^^

  • 7. 크림티
    '10.1.3 11:18 PM

    정말 삘이 딱 꽂히는 레써피네요.
    그런데 날;;크랜베리를 써야만 하는 건가봐요.
    여기엔 날크랜베리가 없는데 어쩌죠? 말린 걸 쓰면 어떨까 싶은데..
    누가 말린 걸로 대체해서 썼단 사람이 있을까해서
    댓글 읽다가 눈알 돌아가는 줄 알았어요.
    냉동썼다가 태운 사람 있고, 바닐라 추출액으로 바꿔서 써도 된다고 하고,
    통밀가루로 대신한다면 아몬드가루를 더 섞어서 쓰니 괜찮았답니다.
    호두말고 아몬드로 대신해도 좋대요.
    계피가루를 넣었단 사람들도 많구요.
    괜히 다른 분들도 눈알 돌아가실까봐 대신 써올립니다~^^

  • 8. 피식
    '10.1.3 11:55 PM

    크림티 님: 이곳은 가을-겨울에 크랜베리가 나오는데 크랜베리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때 왕창 샀다가 냉동실에 넣어두고 봄-여름에도 크랜베리를 즐긴다고 해요. 말린 크랜베리라도 구할 수 있으시면 그걸 물에 불렸다가 너무 잘지 않게 적당한 크기로 갈아서 넣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한번 해보시고 키톡에 올려주시면 참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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