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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응모) 둥글납작한 호떡...

| 조회수 : 3,259 | 추천수 : 34
작성일 : 2006-10-26 10:43:51

찬바람이 불기시작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포장마차 음식들...
그 음식 속에 난 한분을 떠올린다.

코 찔찔흘리던 어린시절
겨울에는 밖에 돌아다니기가 싫을정도 무척이나 추운 시절이었다.
아버지는 밀가루 반죽에 설탕 한 숟가락과 간간히 눈에 띄는 땅콩... 이 재료만이 들어간 호떡을 무지 무지 좋아하셨다..
모든 일에 느긋하고 점잖으신 분이 이 호떡 앞에서는 꼼짝을 못하셨다. 저녁  9시 - 10시쯤 출출한 시간이 되면 “희야”라고 하시곤 제 손에 돈을 쥐어주시며 호떡 몇 개사고 잔돈은 너해라며 절 꼬시곤 하셨다
지금생각해보면 난 호떡이 먹고 싶은 것도 당연했지만 떨어지는 잔돈이 더 좋았는거 같다.
그 시절 흔하디 흔한 빨간내복 패션(?)에 웃옷만 하나 걸치고 호떡을 파는 아주머니에게로 달려가면 아주머니는 왔나! 춥제!  조금만 기다려라... 주문도 필요없이  손에 식용유를 한번 쓱 바르고서는 빨간통에 담겨져있던 반죽을 한줌 뚝 떼어서 뜨거워진 팬에 뚝 던지듯이 한개 한개 만들어서 놓으셨다..
그 호떡 하나 굽는데도 아줌마 나름대로의 법칙(?)이 존재하는듯하였다..
한 줄로 죽 늘여놓았다가 하나하나씩 요령있게 뒤집으며 위쪽으로 쓰윽 옮겨 지긋하게 눌러주면 아주 노르스름하고 먹으짐스럽게 뒷면이 동그랗게 익어져 있었다...
그때쯤이면 침이 꿀꺽 넘어간다...
지금이야 설탕을 기피하지만 그때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서 터지는 호떡을 내가 먹어야지하고 맘속으로 콕 찍어두기도 했다.
어린 맘에 아버지는 여기서 금방 구운거 드시면 더 맛있을 건데 왜 맨날 사오라고 하시는지 이유가 알수 없었는데 지금 내가 어른이 되어서 생각해보면 맛이야 더 있겠지만 거기 서서 먹는 것이 어른 체면에서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누런봉투에 호떡을 담아서 집에오면 봉투에 기름이 다 배어있고 또한 호떡이 자기들끼리 눌러붙어서 팍 쪼그라져 있다.
얼굴에 미소를 띄우시고는 수고했다 한마디 하시고는 얼마나 맛있게 드시는지 어린마음에도 그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았다.
아버지는 그리도 좋아하는 호떡을 더 많은 겨울동안 드시지 못하시고 너무나 일찍 돌아가셨다..
간간히 아직도 호떡을 누런종이 한 귀퉁이 찢어서 호떡을 사서 드시던 아버지 생각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해마다 겨울이 돌아와 호떡이 간간히 보이면 아버지 생각이 더욱더 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난 이제 호떡을 먹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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