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요리를 하지 않음에 대한 <변명>

| 조회수 : 5,125 | 추천수 : 19
작성일 : 2006-04-20 19:56:48
84.3.8 일이니 22년전 이군요.
kbs,mbc 2~3채널이 고작이던 시절이죠.
TBC가 있었으나 전두환 군부에 의해 언론장악을 위한 언론통폐합으로
kbs에 흡수되어 분해되었죠.
지금처럼 종일방송은 꿈도 못꾸고 오전9시 종영에서
10시종영으로 늘었다가 다시 12시에서 종일방송으로 된 것 같네요.
(70년대 오일쇼크 때문인듯)

kbs와 mbc에서 아침 7시경과 8시무렵 아침의 요리를 내보냈죠.
황혜성, 한복선, 한복려, 이종님 ,김하진, 이향방씨가 주로 출연하셨어요.
2~3년간 꼬박 시청하면서 동시에 적은 노트랍니다.
(한 권이 더 있었는데 보이질 않네요)
옮겨 적지 않고 바로 받아 적으면서도 대체로 요약정리가 잘 되었더군요.^^
왼쪽의 목차 페이지는 (186번까지있네요) 1장의 간지가 있어
나중에 목차를 만들었더니 메뉴 찾기가 쉬웠고요.
교과서 사이즈의 스프링노트라 요리할 때 접어서 보기 좋고
손에 들고 보기도 좋답니다.
또한 날짜를 적어놔서 계절에 따른 요리를 찾기에도 좋더군요.

서양에는 각 집안의 비법요리노트가 내려온다고 해요.
(만화영화 빨간모자...도 그런 내용이지요.)
비법노트는 아니라도 (나름 노하우가 추가된)
저도 아이에게 물려 줄 생각으로
아직까지 잘 간직해 왔답니다.

그 덕에 집들이도 혼자서 척척 해내었고
시부모님께서 일주일씩 머무르셔도 매끼니 새로운 요리로 대접할 수 있었고
친정부모님께 걱정을 끼치지 않는 딸이 될 수 있었죠.

아이들과 정신없어도 그 시절이... 이것저것 시도도 해보고 했는데
지금은 한참 자랄 때 만큼 먹지도 않고 먹을 시간도 없고
저녁 급식까지하고 야자하고 오면 잠자리들기 바쁘답니다.
잠**군 처럼 잘 먹어주지도 않고
밥이라곤 괭이밥 만큼 먹는 딸아이와
나이가드니 기초대사량이 1200 칼로리도 안나오니
하루 한끼에 과일 조금으로도 넘쳐 난답니다.

나날이 올라오는 새댁들의 기가막힌 요리를 보며....
반성하기는커녕
휴업중인 저의 변명아닌 변명이었습니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돼지용
    '06.4.20 8:04 PM

    괜히 부럽습니다.

  • 2. soogug
    '06.4.20 8:20 PM

    저는 예전에 그렇게 안 했는데도
    요즘 왜 요리,
    아니 세끼 밥 해먹는것도 이렇게 귀찮아하는지

    "나이가드니 기초대사량이 1200 칼로리도 안나오니
    하루 한끼에 과일 조금으로도 넘쳐 난답니다."

    무영탑님의 변명을 제껄로 하고 싶어진다는.....

    영~~~~~~~
    대책없는 변명도 못하고 있습니다...ㅠ ㅠ

  • 3. marian
    '06.4.20 8:23 PM

    무영탑님과 똑같은 사람 여기도 있어요.
    저도 같은 노트가있는데,,,,찾아봐야 겠네요.
    아이들이 대학생 고등학생쯤되니 식비가 상당히 주는ㄷ대신 뭉텅뭉텅 크게 나가네요.
    작년까지 우리식구들에게 식탁의 즐거움을 주었다며 .돈이 있어도 먹거리 대기가 힘들다고 몇번인가
    투덜거린게 ..마음에 걸립니다.
    좀더 잘해줄걸 후회막심입니다.
    저도 변명하고 싶습니다.

  • 4. 무영탑
    '06.4.21 6:38 AM

    돼지용님...아이들 해먹이랴 정신없던 때가,
    지나고 보니 행복했던 것 같아요.
    soogug님.... 정말 밥세끼 떼우는게 큰~일이지요.
    더구나 어른들계시면 그 압박감이란....
    mariansla.....한참 자랄 땐 겁이 날 정도로 먹잖아요.
    박스떼기 아니면 흔적도 없고....
    아들만 있는 집은 메뚜기떼 지나간것 같다면서요.
    매일매일 새롭게 올라오는 요리들을 보며,
    무뎌진 칼날사이에서 옛시절을 떠올려 봤네요.
    끝까지 정진하여 집안의 비법요리를 전수하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5. 푸름
    '06.4.21 9:45 AM

    아이기르고 밥해먹으면서 그 어수선함을 너무 힘들어 한적도 많았죠.
    어느 책에선가 그러더군요. 그 정신없는 어수선함이 사라지고, 집안이 정리되고,
    음악이 흐르고, 그러면 나는 그만큼 나이가 든거라고... 그 어수선함을 사랑하라고..
    (정확치는 않지만 뭐 그런의미의...)

    레시피들, 저도 모아는 뒀는데 어디있는지 모른다는...
    지금부터 하고 있습니다. ^^ 82를 기초로 해서, 정말 비법요리로 전수할겁니다!

  • 6. olivia
    '06.4.21 9:49 AM - 삭제된댓글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드네요. 메모하고 정리하고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은데....
    아이들에게도 정말 소중한 자료가 될 것 같네요. 엄마가 해주시던 맛있는 요리를 떠올리며 엄마를 추억할 수 있겠죠. 잘 간직하셔서 대대손손 물려 주세요.

  • 7. 민무늬
    '06.4.21 10:24 AM

    어릴때 그런 요리프로그램 특히 이종님이 나오던 그 독특한 억양 생각나네요. 보면서 엄마한테 저런게 맛있겠다 그러면 울엄니 그런 좋은 재료로 하면 뭔들 맛이 없겠냐고 하셨어요.ㅎㅎㅎㅎ

  • 8. 새콤이
    '06.4.21 11:08 AM

    저또한 여러 레시피들만 수집하듯 모으기만하곤 실전에 옮기지 못한것이 많아요
    요리프로그램도 수시로 보고 책도 엄청 사대는데 .... 아직도 고수가 되지 못했네요
    여기 82쿡님들 실력은 너무도 대단하셔요

  • 9. 무영탑
    '06.4.21 11:24 AM

    푸름님....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아이들 키울 땐 눈물나게 힘들고
    스트레스에 뛰어 내리고 싶은 맘도 들곤하지만,
    그 시절이 언제 지난 듯 지나고 나면 다른 무엇보다
    정열(의욕)이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더군요
    olivia님....공부를 저렇게 끈기를 가지고 했으면...
    철 들고 처음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해본 결과물 이랍니다.
    민무늬님....얼마 전에 타계한 김형권씨가 이종님씨 성대모사로 대히트였지요.
    성대모사의 원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새콤이님.....정말 대단하신 분들이 많죠.
    그래도 요리에 관심이 많으시네요.수집하신 레서피가 쓰임 받는 날까지.....

  • 10. 천하
    '06.4.21 2:06 PM

    대단 하시네요.
    일일히 다 적어시고 존경 합니다. 넙죽!

  • 11. kcordonbleu
    '06.4.30 4:43 AM

    오머나 크 ㄴ일 내 ㄹ 분이네ㅛ. 오래된 노트 공개 하신걸보니 짠금이 엄마 생각 나네용.
    변명 안하셔도 될듯 하네요. 날래 따니ㅁ 에게 전수 하시와요.
    꼬똥벌레는 물려 줄 노트 하나 없으니 우차코!!
    ps: 안티크 노트를 푸른 아스파라거스 잎과 대비 시킨것도 ㅉ ㅏ ㅇ 이네요.
    노트는 안됨시 사진은 코피 해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30 입시생 부모님들 화이팅! 19 소년공원 2025.11.13 2,815 0
41129 189차 봉사후기 ) 2025년 10월 봉사 돈가스와 대패삼겹김.. 5 행복나눔미소 2025.11.05 5,374 6
41128 가을인사차 들렀어요.!! 27 챌시 2025.11.02 7,924 5
41127 요즘 중국 드라마에 빠졌어요. 24 김명진 2025.10.29 5,676 3
41126 맛있는 곶감이 되어라… 13 강아지똥 2025.10.27 5,931 4
41125 가을이 휘리릭 지나갈 것 같아요(feat. 스페인 여행) 12 juju 2025.10.26 4,929 5
41124 책 읽기와 게으른 자의 외식 14 르플로스 2025.10.26 4,772 4
41123 저도 소심하게 16 살구버찌 2025.10.24 6,441 7
41122 지난 추석. 7 진현 2025.10.22 5,674 7
41121 우엉요리 14 박다윤 2025.10.16 8,653 7
41120 세상 제일 쉬운 손님 초대음식은? 10 anabim 2025.10.12 12,151 6
41119 은하수 인생이야기 ㅡ 대학 입학하다 32 은하수 2025.10.12 5,839 11
41118 188차 봉사후기 ) 2025년 9월 봉사 새우구이와 새우튀김,.. 9 행복나눔미소 2025.10.10 7,429 8
41117 밤 밥 3 나이팅게일 2025.10.08 6,142 3
41116 저도 메리 추석입니다~ 2 andyqueen 2025.10.05 5,444 2
41115 메리 추석 ! 82님들 안전한 연휴 보내세요 9 챌시 2025.10.05 3,851 5
41114 아점으로 든든하게 감자오믈렛 먹어요 13 해리 2025.10.05 5,354 5
41113 은하수 인생이야기 ㅡ논술 첫수업 14 은하수 2025.10.05 3,292 3
41112 82님들 풍성하고 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 4 진현 2025.10.05 3,185 5
41111 키톡 글 올리는 날이 오다니! 7 웃음보 2025.10.04 3,649 5
41110 미리 해피 추석!(feat.바디실버님 녹두부침개) 20 솔이엄마 2025.09.29 8,386 5
41109 화과자를 만들어봤어요~ 15 화무 2025.09.29 5,214 3
41108 강원도여행 8 영도댁 2025.09.25 7,458 5
41107 은하수 인생이야기 ㅡ나의 대학입학기 18 은하수 2025.09.25 5,297 9
41106 마지막.. 16 수선화 2025.09.25 5,205 5
41105 수술을 곁들인 식단모음 7 ryumin 2025.09.23 6,299 5
41104 닭 요리 몇가지 17 수선화 2025.09.23 4,635 7
41103 대령숙수는 아니어도 21 anabim 2025.09.22 6,883 7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