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케익을 빙자한 밤케익

[메이지]

생긴건 고구마케익이죠?
요거 만드느라 냉장고에 있었던 시간 포함하여 여섯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싸이월드에 홈피가 있는데요, 거기에 넘 해보고 싶은 멋진 고구마케익 사진을 퍼서 올려놨더니 동생들과 친구들이 다들 이거 만들어 보라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중 한 친구가 오늘 자기가 고구마케익을 만들어보겠노라 글을 남겼더군요.
그 글 보고 갑자기 발동이 걸렸습니다.

고구마도 있기는 있는데요, 냉동실에 저의 할머니댁에서 키운 밤나무 과수원에서 딴 밤이 한가득 들어앉아 있어서 그걸 활용해보기로 맘먹었습니다.
신랑이 아이스크림 들어갈 자리가 없다면서 냉동실 좁다고 원성이라 조금이라도 비워줘야지 하는 생각도 있었구요...

이 레시피는 고구마케익 레시피 이것저것을 막 섞어서 제 나름대로 만든 거예요.

1. 밤 서른~마흔 개 정도를 압력솥에 삶았습니다.
    - 지퍼백에 마흔 개씩 넣어서 7-8 봉지를 냉동실에 넣어 두었는데 그 중 한 봉지니까 그쯤 되겠지요?

2. 삶자 마자 들어내서 뜨끈할 때 그걸 다 까서 속을 발라냈습니다.
    - 힘들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3. 감자 으깨는 기구로 한참 으깼습니다
    - 감자가 아니라 으깨는데 팔 빠지더군요...

4. 저울로 달아보니 475g정도 됩니다. 그 중 400g을 덜어내서 녹신하게 녹은 무염버터 20g과 섞어주었습니다.

5. 생크림 200g과 슈거파우더 26g을 넣어 휘핑하여 부피를 키운다음 4와 섞어줍니다.

6. 스폰지케익 지름 18cm 짜리 분량으로 하나를 만듭니다.

    1) 달걀 3개에 설탕 80g을 나누어 넣어 미색이 되고 손가락 자국 나도록 휘핑합니다.

    2) 거기에 박력분 80g 자동체로 두 번 채쳐 놓은 걸 다시 채치면서 넣어줍니다. 그리고 고무주걱으로 밀가루가 안보일 만큼만 슬쩍슬쩍 섞어줍니다.

    3) 거기에 중탕해서 녹여놓은 무염버터 20g과 바닐라오일 1/2티스푼을 넣고 바닥까지 크게 저어 두 세 번 정도 섞어 줍니다.

    4) 유산지 깔고 옆 세워준 18cm 케익틀에 반죽을 부어 줍니다.
        바닥에 탁탁 두 세 번 쳐서 반죽 속의 기포를 뺍니다.

    5) 17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15~20분 정도 굽습니다.

    6) 굽기가 끝나면 꺼내서 틀에서 분리하여 식힙니다.
        - 이때 유산지를 케익과 바로 분리해 주어야 케익 윗부분이 쪼그라들지 않는대요.

7. 스폰지케익을 1.2cm 정도의 높이로 3등분하여 옆으로 자릅니다.

8. 쟁반 위에 18cm짜리 무스틀을 놓고 슬라이스한 스폰지케익 한 장을 깝니다.

9. 물 35ml, 럼주 5ml, 설탕 30g을 섞어 시럽을 만든 후 스폰지케익 위에 발라줍니다.

10. 5의 밤퓨레를 9의 스폰지케익 위에 넣고 평평하게 구석구석 깝니다.

11. 스폰지케익 또 한 장의 한 면에 9에서 만든 시럽 나머지를 다 바르고 시럽 바른 쪽이 밤퓨레쪽으로 가게 덮습니다.

12. 냉장실에서 1시간 정도 휴지시킵니다.
     - 고구마로 했을 경우에는 냉동실 또는 냉장실에서 3시간 휴지시키라던데 아무래도 밤의 질감이 딱딱한 거 같아서 1시간 했어요.

13. 휴지시킨 것을 꺼내 뜨거운 수건을 무스틀에 돌려감고 케익과 분리합니다.
     - 저는 뜨거운 수건 돌려감고 + 아주 얇은 과도를 틀과 케익 사이에 넣고 한 바퀴 돌려서 틈새를 만들어 주고  꺼내니까 잘 빠지더군요...

14. 생크림 180g에 설탕 5-7%를 넣고 휘핑하여 단단하게 부풀린 다음 스페출러로 케익의 위와 옆면에 고루 발라줍니다.
     - 생크림 바를 때 원래는 케익돌림판에 얹어서 해야 할텐데 고것이 없어서 그냥 제일 넓은 접시에 놓고 접시를 돌려주면서 수동으로 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돌림판 없이 어떻게 이렇게 이쁘게 발랐는지 기특합니다~!

15. 남은 스폰지케익 시트 한 장을 체에 걸러 가루 낸 것을 케익에 고루 뿌려줍니다.

16. 아몬드 슬라이스로 장식했습니다.
     - 요리책들에서는 피스타치오 슬라이스로 장식하더군요...
        피스타치오가 없는 관계로 아몬드 썼습니다.


맛있어 보이나요?
고구마 케익 한 번도 안만들어 봤는데 외관상 이렇게 만들 수 있다니 뿌듯하여 가슴이 터질 듯 합니다^^
넘 늦어서 내일 먹어보려구요...

밤 퓨레 맛이 궁금하시죠? 케익 만들기 전에 찍어서 먹어봤는데 부드럽고 맛이 괜찮네요...

[champlain]

와,,고구마도 맛있겠지만 밤케잌은 더 맛을껄요..(못 먹어봤음..^ ^;;;)
정성이 너무 많이 들어간 케잌이네요.
이궁,,머리 좋아진다는 밤이 듬뿍 들어간 조 케익을 울 아들들한테 먹여 봤으면~~

[미스테리]

저 8일날 이거 필요해요...^^;
넘 맛있겠어요...쬐금만....주.세.요...^^;

[tazo]

고구마케익보다 더 맛있을듯해요.저렇게 생크림 이 잔뜩입혀진 케익 만들어보는게 소원입니다.(저희집에 유제품을 못먹는 사람이있어서.그림의케익-_-;;)참 예쁘게 만드셨네요.

[메이지]

고구마케익보다야 밤이니까 좀 퍼석하겠지 싶었는데요, 전혀 아니네요!
적당히 촉촉하고 부드럽고 씹히는 맛도 있는 것이 고구마케익을 능가합니다...

[선화공주]

넘 맛있겠지만...그 많은 밤을 삶아서 까서 으깨야 하니....웬만한 정성으로 도전못하겠어요!
하지만..고구마케익보다 더 맛있을것 같아요....아 먹고시포라~~~!

[최경숙]

음..맛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