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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중노동.

| 조회수 : 1,955 | 추천수 : 17
작성일 : 2004-06-28 10:30:14
어제 친정집들이했다.

지난한주 식단짜느라 저녁마다 고민하고,
토요일엔 무려 4시간을 세군데 (하나로마트,이마트,코스트코홀세일)를
휘젓고 다니고, 댕겨와서 2시간정리하고,
(신랑은 4시간 함께 쫒아댕기더니 다녀와서는 암것도 안도와주고..흑흑..싸울뻔했음--;)
갈비재우는거랑 수산물은 얼릉 씻어서 넣어놔야한다구해서
밤12시까지 한번 앉아있지도 못하고 계속 일함--;

이마트 세일중에 산 고기라 썰어주지 않아서 안드는칼로 계속썰고,
이넘의 비게는 왜이리 많은지 가위로 다 도려내고--;(또 잘 안짤라지고..--;)
첨으로 속 정리해본 오징어와 낙지
그 내장들의 엽기적인 흐물거림에 ...(잘못하면 터진다--)
특히 낙지는 노란색 응가같은것까지 붙어있었다...아악....--;

게다가 마지막으로 남은 미션!
그들의 눈과 입은 어찌나 소름끼치치던지,
진짜 사람의 눈같았다--;
제거할때는 혼자 비명지르고..
이런거는 남자들이 좀 도와줘야하는디(살때부터 다 다듬어져 있는거 사라고 자기는 못한다고 하더만)
예전부터 선약인 학교모임에 신랑은 냅다 도망가버리고--; 혼자 밤12시까지 ..죽는줄알았음.

드디어 대망의 날!
어젠 그이가 옆에서 청소며 설겆이며 이것저것 많이 도와줬음에도 불구하고,
양장피쉽다고해서 했더니만 칼질이 안되어(채썰기가 너무 안됨) 시간 진짜 많이 걸리고,
(게다가 오이는 돌려깎기해야 이쁘다고 해서 한번해보려했더니만 돌려지기는 커녕
껍질만 남아버리고..나중에 먹어보니 너무써서 다시 자르고--;)
지단도 한개만 하면 된다구해서 했는데 너무 두껍게 부쳤나? 두번에 걸쳐서 총 네개나 들고..
게다가 나머지것들은,
이것저것 요리들이 바로해서 먹어야 맛있는거라서
오시는시간맞춰서 내느라 정신이 한개도 없었음.
여튼 어제도 줄구장창 서서 일을 했더니 나중엔 다리에 쥐가 나더이다.
그래도..친정집식구들과 사촌오빠 큰아버지 고모..다들 너무 수고 많이 했다고 칭찬해주시고..
맛있게들 잡수셔서 그나마 조금은 보상된 느낌.


이렇게 며칠만 하다가는 정말 내가 말라죽지.


ㅇ 금번 집들이 통해서 깨달은점.

1. 엄마들이 정말 대단하다는걸 새삼깨달음.
   (그 빠른 시간에 후다닥 처리하는 노하우)
2. 몇가지 메인요리에 충실하고, 사이드 요리들은 한두가지정도면 됨.
    별루 티도 안나고 시간만 잡아먹고..드시지도 별루 않구...--;
3. 칼이 잘들어야 요리의 능률이 오른다.
   (왜 독일제 칼을 선호하는지 알것같았음...도루코칼 넘 안들었음--;)
   (지가 못하면서 칼탓만 한다고 하면 할말없음☞☜)
4. 아무리 싸도 칼질되어있는 고기 고를것!특히 갈비처럼 뼈있는경우는 더더욱.!
   (써느라 시간 다보냄--;)
5. 힘들긴했지만 직접 재워서 해먹은 갈비가 훨씬 연하고 맛있었음.양도 많았고..
6. 재료들 속 정리하는게 정말 힘든작업인걸 깨달음.
   (비위약한 사람들은 정말 못할짓--;)
7. 이것저것 많이씩 사다보니 돈이 엄청 깨졌음.
8. 그래도 열심히 해놓은거 맛있게 다 먹어줄땐 대따 기분좋음.
9. 그치만....자주할것은 못됨--;
10. 얼릉 요리를 잘하고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솟음.


추신> 어제 자스민님 레시피로 한 양장피..소스는 다들 어떻게 드세요?
        훨씬 많이 만들고 뿌려드렸는데도 싱겁다고 하셔서...
        식초랑 간장 타오라고 하셔서 뿌려드셨어여..훨씬 맛있다고--;
        그리고 자스민님 감사드려요...
        제 집들이 질문에 답해주신 분들도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너하나
    '04.6.28 10:49 AM

    정말 수고 많으셨네요. 짝짝!!
    저도 울 신랑이 오징어를 좋아해서 항상 냉동실에 쌓아두는데 정말 손질할때마다
    죄짓는 기분이에요..
    글쿠 꼭 제 야기같네요..^^

  • 2. beawoman
    '04.6.28 12:50 PM

    그래두 그 음식 다하시고 장하셔요

  • 3. MIK
    '04.6.28 1:08 PM

    수고하셨네요..저도 짝짝..

    그나마 오징어 내장은 괜찮은데..
    한번은 오징어에서 실같이 가느다랗게 생긴 벌레(또는 기생충?)가
    살에 붙어 있는것을 발견한 순간..우욱.. 진짜 확 ~ 쏠렸습니다

  • 4. jasmine
    '04.6.28 1:17 PM

    중요한 것 깨달으셨네요.
    음식은 여러가지 하지 마세요....메인만 4~5개 넉넉히 할 것....
    뭐든 직접 겪어봐야 제 것이 된답니다....수고하셨네요....^^

  • 5. 김혜경
    '04.6.28 8:30 PM

    수고하셨어요...그래도 나가서 드시는 것보다 돈 적게 들었을 거에요...부모님 기쁘게 해드린 거 돈으로는 계산이 안되는 엄청난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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