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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른 저녁 멸치쌈밥

| 조회수 : 3,222 | 추천수 : 2
작성일 : 2025-06-04 17:43:37

오늘은 남편을 위해 이른 저녁을 차렸습니다.

서로 일상의 리듬이 달라 각자 식사하는 날이 훨씬  많습니다.

저는 모처럼 출근을 하지 않는 날이었고,

남편은 오후에 강의를 들으러 가는 날이라 평소 같으면 외식을 하는 요일입니다.

멸치쌈밥 만들어 준다니 두 말 않고 집에 오겠다고 했어요.

 

저는 어젯밤 엄마네 집에서 자고  오늘 오면서 경동시장에서 내렸어요.

엔초비를 만들어 봐야 겠다는 일념으로 생멸치를 사러 말이죠.

지난번에 두 곳에서 팔았는데 먼저 간 가게는 생멸치가 없어 반대 방향에 있는 생선 가게를 

찾아 가서 만원어치 샀어요.

힝~ 그런데 버스 타러 나오다 보니 손수레 생선 파는 곳에 

정말 싱싱한 멸치들이 한 상자 그득하지 뭡니까?

더 살까 망설이다가 게으른 자 더 일 벌이지 말자 하고 아쉽지만 집으로 왔어요.

남편이 다듬어 주는데 비린내 진동에 아까 본 생멸치의 똘똘한 모습이 떠올라 의욕이 상실되어

엔초비는 반만 만들고 나머지는 멸치쌈장을 만들기로 결정.

언젠가 남해 여행 갔다가 멸치쌈밥 엄청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떠올려 인터넷 검색해서

고사리, 토란 줄기도 넣으라는데 고사리 없고, 냉동실에 토란 줄기 데쳐 놓은 것은 있어서

된장, 고추장, 고추가루, 진간장, 매실청, 마늘, 생강 듬뿍.대파 한 줄기, 내맘대로 식초도 조금 넣고

풍년 제일 작은 압력솥에 세월아 네월아 칙칙 폭폭 뜸 들였어요.

청양고추도 송송 썰어 넣었네요.

 


남편이 5시 10분에 도착한다고 해서 미리 차려 놨습니다.

 


생강을 듬뿍 넣은 탓인지 비린내 안 나고, 생강향을 좋아하는지라 남해 멸치쌈밥집 맛을 

비슷하게 재현한 것 같습니다.

남편은 뭐든지 맛있다고 하는데 오늘은 진정 흡족해 하는 듯 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차려줘서 더 그런 듯.

제가 오후 근무자라 남편이 혼자 저녁 차려 먹거든요.

혼자서도 잘 하는 남편입니다.

이렇게 되기 까지는 세월이 오래 걸렸지만요.



하룻밤 집을 비운 사이 몇 달이나 꽃봉오리를 물고 개화 하지 않던 녀석

"넌 꽃 필거니 말거니?" 했었는데 드디어 봉오리를 열었네요.



수국도 우리집에 온 지 3번째 여름을 맞이 하는데 얼마나 풍성하게 자라는지

남편의 두 팔로도 안아 지지 않을 만큼이예요. 만개 하면 두 세달 간 행복하게 해줍니다.

라벤더도 보라색 꽃망울이 올라 왔고요, 잎사귀는 병들었지만 어제 한 송이 피었던

주황 장미도 오늘은 좀 더 피었네요. 

어제 개표 방송 보다 출구 조사와 득표율이 얼마나 맞나 보려다 보니

새벽까지 졸다가 깨다가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합니다.

82님들 모두 행복한 6월 보내시기를....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여름좋아
    '25.6.4 5:58 PM

    진현님 글에는 늘 평화로움이 묻어나요^^
    주택에 살고픈 맘도 뿜뿜 생기고ㅎ

  • 진현
    '25.6.4 6:15 PM

    여름좋아님 감사합니다.
    이제 여름 시작이네요.ㅎ
    저도 이 집에 제 집이었으면 너무 좋겠는데 남의 집이예요.
    언젠가 이 집 이야기도 써 볼게요.
    무릎이 아파 좀 한가하니까요.

  • 2. 요리보고
    '25.6.4 5:59 PM

    멸치넣고 강된장처럼 끓인건가요?
    궁금해요.
    쌈먹을때 큰멸치를 하나씩 넣어 싸먹는건가요?
    멸치는 마른거예요? 생거예요?

  • 진현
    '25.6.4 6:16 PM

    요리보고님 생멸치예요.
    아무래도 큰 멸치인데 가시도 있고 하니까 저는 압력솥에 했어요.
    예전에 압력솥에 꽁치 통조림 만든 적도 있어서...
    양파랑 토란 줄기 넣었는데 멸치랑 같이 쌈위에 얹어 먹으면 된답니다.

  • 3. 요리보고
    '25.6.4 6:00 PM

    꽃들도 예쁜데 여러가지쌈에 먹는 식사가 건강밥상이라 눈이 가내요^^

  • 4. 사랑니
    '25.6.4 6:13 PM

    제가 제일 맛있어하는 멸치쌈밥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먹음직 스러워요

  • 진현
    '25.6.4 6:18 PM - 삭제된댓글

    사랑니님 그까이거 멸치쌈밥 한 번 도전해 보세요.
    비린내 날까 걱정했는데 다듬을 때 비린내 작렬~~
    먹을 때는 괜찮네요.

  • 진현
    '25.6.4 6:21 PM

    사랑니님 그까짓 거 멸치쌈밥 도전해 보세요.
    생멸치 사는 게 문제인데 인터넷으로도 팔기는 해요.

  • 5. 소년공원
    '25.6.5 2:31 AM

    명왕성에서는 생멸치나 멸치젓이 없어서 올리브 오일에 담긴 엔쵸비를 사먹어요.
    상추에 싸먹는 멸치는 얼마나 맛이 좋을까요?
    군침이 절로 돕니다 ㅎㅎㅎ

  • 6. 챌시
    '25.6.5 11:01 AM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밥상 이에요.
    어릴적 할머니 손에 자라서,,ㅎㅎ 전라도 남쪽 바닷가가 친정이셨던 할머니는 바다냄새
    가득한 반찬을 뚝딱 잘 만드셨어요. 그래서 전 어릴때부터, 젖갈은 종류 않가리고 좋아해요.
    그러니..금방 만든 수제 멸치쌈장은 않먹어도 그 감칠맛이 혀끝에 느껴집니다.
    울 할머니 생각 가득하게 만드셨어요..ㅠㅠㅠ

  • 7. andyqueen
    '25.6.5 1:57 PM

    멸치쌈장 먹어보고싶네요 이제는 나이가드니 저런 토속적인 요리들이 관심이가고 먹어보고싶네요... 참! 그리고 수국을 아주 잘키우셨는데 저도 이번에 수국화분을 하나 들였거든요 제가 워낙 식물계의 똥손이라 ㅠㅠㅠ 수국을 저렇게 잘 키우는 팁이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인터넷을 보면 물을 좋아하니 많이주라고는 하는데 ...

  • 8. 유지니맘
    '25.6.5 10:47 PM

    제가 아는 그 진현님이신가 봅니다
    맞으신지 ㅎㅎㅎ
    멸치쌈밥 아주 좋아해요 .
    부산에서 첨 먹어봤는데
    가끔 생각나는 그 맛을
    집에서 하신다구요?

    아무튼 이쁜 집 소품 음식들 ..
    찬찬히 쭈욱 구경하러 갈게요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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