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첫 송년회

| 조회수 : 11,597 | 추천수 : 12
작성일 : 2018-12-05 17:37:12

여름에서 초겨울

동네주민들과 첨부터 잘 지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대체로 심심한 동네는 낯선 사람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텃세 쎈 아지매들과 두 어번 고성이 오고간 적도 있고

마냥 촌이 평화롭지는 않습니다.

제 입으로 싸가지 없는 년이라고 말합니다.

그게 편합니다.

마냥 모두에게 순둥이처럼 지내기에는 ㅎㅎ


그렇게 서로 땅 싸움하듯 다투기도 한 이웃들과

송년회를 마련했습니다.


회비 2만원,  생전에 못 접해본 음식들로 제가 한 상 차린다고.

한 주민이 스테이크용 안심을 내고

나머지는 제가 좀 보태고 전채부터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집에 와 파일명 바꿔 앉았습니다.^^





구형프로그램이라 대충 이렇게 올립니다.

사진을 찍을 새가 없었어요. 음식하느라

이웃들이 찍은 사진은 다 웃고 먹고 사람 위주 사진이였어요.

이거 달랑 한 장


에피타이저로

벨기에식 홍합찜(이름만 벨기에^^)

카프레제

새우버터구이

그린샐러드


거기다가 이웃이 만들어 온 꼬막까지


알쓸신잡에서 돼지국밥 먹으러 가다 떡볶이 결눈질한 유희열이

칸트 잔소리를 들은 바,

코스 요리를 하겠다고 일주일 전부터 밝힌 바

코스를 달리기코스만 아는 주민들이

여기에다 크라상과 프루슈토 사촌까지

친절하게 모짜렐라 치즈 넣어 먹으면 맛있다고 알려주니

여기서 전부 배가 빵빵


이어져 준비한 봉골레파스타와 토마토해물파스타(펜네면)

숟가락도 못 대는 이웃들 발생


스테이크 노래를 부릅니다.

안심 260g 8개를 해 온 손 큰 이웃

아무리 봐도 못 먹을 것같아 3개만 구웠습니다.

먹는 이 9명 중 딱 3명

이미 에피타이저로 배채운 이들은

그 날이후 저만 볼 때마다 스테이크 스테이크 노랠 부릅니다.


다시 한번 더 하자고 합니다.


밥상에서 숟가락 날라가고

밥상에서 화해하고

밥상으로 이어지는 이웃입니다.


동네사람들이 제가 다른 사람으로 보인대요.

듣도보도 못한 요리들이고

고기는 삼겹살 아님 등심

카프레제는 들어도 금방 까먹고

무슨 혼자서 척척 해내느냐고 ㅎ


다시 송년회 할 때는 코스고 뭐고 한 상에 다 차려놓고 먹자고 합니다.


코스요리는 실패했지만 3계절이 지나봐야 사람 진면목을 안다는 등

밥상권력을 확실하게 줘었습니다. ㅎ


천날만날 고함 지르던 앞집 아줌마는 3데시빌 낮은 목소리로

갑자기 존댓말 헛소리도 하시고^^


즐거웠습니다.

맛있게 먹는 모습도 생전 첨 보는 맛에도 즐거워하고

코스요리 몰라도 사는데 아무 지장없고

이웃들은 한 상 차려놓고 같이 먹자고 합니다.

혼자 주방 뛰어다니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맛은 있지만^^


다음 송년회는 단촐하게 묵은지 주제로

만두와 묵은지찜만 하자고 하니

스테이크 꼭 먹어야 한답니다.


조만간 또 송년회할 때 그 때는 제가 사진 많이 찍어

다시 올리겠습니다.


많이 기다리게 해드려 고맙고 죄송혀유^^


팁) 테이블보는 다이소 2천원짜리^^

와인잔도 다이소에 가면 체코 생산이 있고

중국 생산이 있어요. 당연 체코가 좋지요.

가볍고 4개밖에 없어 체코 4: 중국 5 가격 3천원

포크 1500원

나이프 1500원인가? 둘 중 하나는 1천원 입니다.


접시 동네에서 빌려쓰고

종이접시 같이 사용(지구야 미안^^)


남은 음식은 이웃들에게 다 싸주고

담날 3시간 동안 열라 청소

바닥 기름까지^^

(미리 신문지 깔아두껄 그랬어요^^)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디자이노이드
    '18.12.5 7:38 PM

    일단 추천드리고 기다립니다~

  • 고고
    '18.12.6 5:47 PM

    ㅎㅎ 감사합니다.^^

  • 2. 방구석요정
    '18.12.5 7:54 PM

    저도 추천 드립니다. 다음주 저도 송년회 하는데
    올려주실 음식들 기대되네요

  • 3.
    '18.12.5 9:17 PM

    저도 기다립니다.

  • 4. 쭈혀니
    '18.12.5 9:50 PM

    저도 학수고대ㅡㅡㅎㅎ
    부담은 갖지 마시고요.

  • 5. 별헤는밤
    '18.12.5 9:54 PM

    이 언니 매력쩔어!!
    예고 날리고 자꾸 다시 들어오게 하네^^

  • 6.
    '18.12.5 10:29 PM

    우와~~ 사진 보는 순간 절로 탄성이... 고고님 진짜 짱이십니다.
    역시 밥상권력이 최고네요. 몇개월 만에 동네 아짐들 홀려버리셨네요.
    사진 한장이지만 송년회 분위기 화~악 느껴지네요.
    경주 촌 사람들 오랫만에 눈호강 입호강 했네요.
    저도 주말에 경주 가서 오랫만에 그리운 친구들 만날 예정이라 경주 어디선가 고고님을 스쳐 지나갈 지도 모르겠네요. 이번 주말 기대 됩니다. ㅎㅎ

    저는 경주살이님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고고님으로 10년도 전부터 글 올리셨더라구요.
    예전 키톡 글 읽은 기억도 나네요. 예쩐 글과 사진 보고 더욱 푹 빠졌네요.

  • 고고
    '18.12.7 1:39 PM

    2005년 가입한 회원이야요. 올드합니다. ㅎ

    경주도 오늘부터 춥습니다. 야옹이들 물그릇이 얼었네요.

  • 7. 쑥과마눌
    '18.12.6 7:30 AM

    마성의 고언늬~
    하다하다 동네아짐까지 홀림

    팜프파탈 동네언늬

  • 고고
    '18.12.7 1:50 PM

    남자만 못 홀림 ㅎㅎ

  • 소년공원
    '18.12.8 6:51 AM

    멋진 남자 둘도 말고 하나만 딱 홀려가지고 야반도주를 하셔야 하는건데 말입니다... ㅎㅎㅎ

  • 8. Harmony
    '18.12.6 11:02 AM

    동네 송년회가 완전 럭셔리네요.
    메뉴도 엄청 많고,
    앞으로 자주 모이자 할까 걱정될 지경이네요.
    스테이크사진도 기대해봅니다.^^

  • 고고
    '18.12.7 1:51 PM

    스테이크가 정말 맛있게 구워졌는데 그걸 배 불러 못먹은 이들의 한탄이 동네를 휘돕니다. ㅎㅎㅎ

  • 9. 하예조
    '18.12.7 11:05 AM

    우와~~~~ 멋집니다 !!!

  • 10. 서울남자
    '18.12.7 2:50 PM

    이런 송년회가 있는 동네라면 위장전입이라도 잠깐 해보고 싶네요.
    글이 맛있습니다. 이모 글 완전 제 스타일 ㅎㅎ

  • 11. 하예조
    '18.12.7 9:12 PM

    체코생산 와인잔 꿀팁입니다 ^^

  • 12. hoshidsh
    '18.12.8 5:16 PM

    아우~~~ 저 사진 맨 끝 세숫대야만한 그릇에 그득 담긴 홍합...
    저 지금 자꾸 모니터 화면까지 핥아 먹을 기세로 돌진합니다.
    서울남자 님 고기 사진 보다가 좀 진정하려고 들어왔더니..2차로 이게 웬 일이랍니까..
    다이어트는 내년으로..... 대망의 2021이여~~~기다려라.

  • 13. 캔디
    '18.12.12 6:23 PM

    치즈와 토마토 저거 좋아하는건데
    먹고싶다잉!!
    한솥밥에 정이든다라는 속담이 생각났어요
    즐거운 파티셨겠어요^^

  • 14. 초록하늘
    '18.12.14 10:02 AM

    밥상권력!!!
    역시 요리 잘하는 사람이 최곱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62 186차 봉사후기 ) 2025년 7월 샐러드삼각김밥과 닭볶음탕 행복나눔미소 2025.08.10 120 0
41061 오랜만에 가족여행 다녀왔어요^^ 7 시간여행 2025.08.10 1,202 1
41060 무더위에 귀찮은 자, 외식 후기입니다. 13 방구석요정 2025.08.08 2,973 3
41059 친구의 생일 파티 17 소년공원 2025.08.08 3,907 6
41058 2025년 여름 솔로 캠핑 31 Alison 2025.08.02 7,743 7
41057 7월 여름 32 메이그린 2025.07.30 8,447 4
41056 성심당.리틀키친 후기 30 챌시 2025.07.28 10,845 4
41055 절친이 나에게 주고 간 것들. 10 진현 2025.07.26 10,173 4
41054 디죵 치킨 핏자와 놀이공원 음식 20 소년공원 2025.07.26 5,996 3
41053 50대 수영 배우기 2 + 음식들 20 Alison 2025.07.21 11,948 3
41052 혼자 보내는 일요일 오후에요. 21 챌시 2025.07.20 8,964 3
41051 잠이 오질 않네요. 당근 이야기. 22 진현 2025.07.20 9,216 7
41050 사랑하는 82님들, 저 정말 오랜만에 왔죠? :) 64 솔이엄마 2025.07.10 15,822 6
41049 텃밭 자랑 14 미달이 2025.07.09 12,393 3
41048 명왕성의 바지락 칼국수 - 짝퉁 36 소년공원 2025.07.09 10,372 5
41047 185차 봉사대체후기 ) 2025년 6월 햄버거, 치킨, 떡볶이.. 13 행복나눔미소 2025.07.07 3,519 4
41046 지금 아이슬란드는 봄 63 쑥과마눌 2025.07.07 7,847 12
41045 오랜만에... 16 juju 2025.07.06 4,904 3
41044 등갈비 바베큐구이와 연어스테이크 덮밥 16 늦바람 2025.07.06 4,463 2
41043 우리집이 아닌 우리집 이야기. 3 32 진현 2025.07.06 5,636 5
41042 우리집이 아닌 우리집 이야기. 2 12 진현 2025.07.02 9,117 4
41041 이열치열 저녁상 10 모모러브 2025.07.01 7,782 3
41040 나홀로 저녁은 김치전과 과하주에... 3 요보야 2025.06.30 6,966 3
41039 우리집은 아닌 우리집 이야기 1 9 진현 2025.06.30 6,162 4
41038 일단 달콤한 설탕이 씹히는 시나몬라떼로 출발 !! 16 챌시 2025.06.27 6,870 3
41037 직장녀 점심메뉴 입니다 (갑자기떠난 당일치기여행...) 14 andyqueen 2025.06.26 9,900 3
41036 먹고 보니 너무 럭셔리한 점심 7 요보야 2025.06.26 6,484 3
41035 냉장고정리중 7 둘리 2025.06.26 6,134 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