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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여전한 백수

| 조회수 : 7,839 | 추천수 : 5
작성일 : 2024-10-15 22:43:06

여전히 잘먹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냉삼이 땡겨 간 집,

 파채가 맛 있었어요.

 


단촐하게 3인분과 한 빙

먹었어요.

 

 

간판도 없는

자신만만한 손두부집

최고였습니다.

 

 

가끔 마실도 다닙니다.

 



모처럼 한가롭게 다녀요.

나무를 마지막 보내고 이제 강아지 키울 기회를

안 가지려고 합니다.

(나무가 늙고 병든 상태에서 버려져 갈 때까지

내 품에 편안하게 가게하려고 데려 왔는데

45일만 살다 갔어요. 올 한 해 세 녀석을

보내고나니 아 이제 벗어나자......)

 

엄마는 요양원에서 공주님 대우 받으면서

생각보다 잘 지내세요.

제가 한 달에 서너 번 제철과일 박스로

바리바리 싸들고 갑니다.

 

자식들이 자주 들여다보는 어르신은

대우가 다르다고 해요.

엄마 요양원은 올케가 잘 아는 곳이고

언니들 집과 가까워서 모셨는데

여전히 제가 제일 자주 갑니다. ㅎ

원래 다 생긴대로 산다고 봐요.

전 착하게 생겼어요.ㅎ

 


하는 일이라곤 연습장과 집

단순하게 사니 스트레스도 없고

두 끼 챙겨먹고

저녁이면 프로야구보고

밤이면 넷플구신되고

아침엔 커피물 쪼르르 내리는 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시간을 즐깁니다.

 

일과 가족 그리고 강아지

사람들로부터 한발짝 아니 몇 백키로

떨어지니 온전한 나만 남습니다.

 

완벽한 고독과 평안입니다.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oshidsh
    '24.10.15 11:13 PM

    고고 님…

    나무가 들어와서 참 기뻤는데, 이리도 빨리 이별이 찾아왔군요. 얼마나 힘든 시간이셨을까요..
    그렇지만 나무로서는 마지막 지구별에서 만난 가족이 고고 님이어서 행복했을 거예요. 글재주가 없어 이렇게밖에는 못 쓰지만 진심으로 위로드립니다.

    착하신 따님 덕분에 어머님도 인생 황혼기를 잘 보내고 계시네요.
    그 모습이 오래도록 고고 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고고
    '24.10.16 6:40 PM

    잘 지내시죠?
    키톡이 제 안부인사하는 곳으로 ㅎ

    나무는 저의 마지막 강아지라 생각되니
    더 아련한 게 있지만 어쩌겠어요.

    엄마는 철없는 사춘기 소녀같으세요.
    단체생활을 그리 잘 하실 줄 몰랐어요.

    저는 영 단체는 체질이 아니라
    유전자가 아버지 빼닮았나 봅니다. ㅎ

  • 2. 푸른거북이
    '24.10.16 7:23 AM

    아 고고님...
    오랜만이예요
    반가운 마음에 버선발로 달려와 댓글부터 남겨봅니다.
    고고님이 풀어주시는
    담백한 삶. 글. 좋아해요

  • 고고
    '24.10.16 6:42 PM

    아구~ 고맙습니다.
    글 좀 적으려고 중고노트북을 주웠는데 작심삼일 ㅎ
    너무 편하니 글이 안됩니다. ㅎ

  • 3. 18층여자
    '24.10.16 8:47 AM

    여전히 담백한 글과 담백한 삶이시군요
    아이를 낳고 몇년동안 농담처럼 하던 말이 있어요
    심심하고 싶다
    아이를 어느정도 키워놓고 최근들어 잠깐씩 고요한 시간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고독으로부터 오는 평안
    편안한 시간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 고고
    '24.10.16 6:46 PM

    50대 중반까지 너무 달렸어요.
    에너지는 정해졌는데 그걸 외상내듯 당겨살았더만 한편으론 이게 인생 번아웃인지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4. 오리
    '24.10.16 9:12 AM - 삭제된댓글

    이런 고요를 기다렸습니다. 잠시 고고님 옆에서 상상으로 커피 내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평안하시다니 무엇보다 반갑습니다.

  • 5. 오리
    '24.10.16 9:24 AM

    나무가 그래도 평안을 느끼고 강아지별로 갔을 겁니다. 고고님 애쓰셨고 덤덤하게 말하시지만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커피 내리는 소리 좋습니다. 아울러 고고님 글을 봐서 더 좋구요.

  • 고고
    '24.10.16 6:49 PM

    잘 지내시죠?
    오랫만이어요 ㅎ

    강아지와 딱 20년 지냈습니다.
    노견으로 1/3 견생이 이어지니 꼼짝을 못했어요. 현관문 열 때마다 불안, 안도
    반복되니 저도 좀 지치기도 했어요.

    고맙습니다.

  • 6. 예쁜이슬
    '24.10.16 10:01 AM

    에휴...ㅠㅠ
    나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갔군요
    그래도 고고님이 마지막 가는 길까지 따뜻한 맘으로
    함께 해주셔서 나무도 가는 그 길이 외롭지만은 않았을거에요

    어머님도 요양원에서 공주님대접 받으시며 잘 지내신다니
    넘 다행이세요 늘 어머님과 투닥(ㅋ)거리시는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츤데레st 고고님이 최고 자식인 것 같습니다

    완벽한 고독과 평안의 시간도
    나만의 시간으로 멋지게 보내실
    고고님의 오늘 하루도 응원합니다♡

  • 고고
    '24.10.16 6:54 PM

    엄마와 딸은 특히 늙으면 애증관계여요.
    얄밉다가 짠하다가 왔다갔다 합니다. ㅎ

    응원, 감사합니다.

  • 7. 챌시
    '24.10.16 1:22 PM

    제가 하루 한번 고고님 글 확인하는거 아실까요? 그렇잔아도, 나무 궁금했었는데..
    전 나무랑 바닷가 여행이라도 다니시는줄 알았어요.ㅠㅠㅠㅠ그리 짧게 있다 갈것을,,너무너무
    안타깝네요. 고고님 너무 힘드셨겠어요. 그래도..나무는 나름 최선을 다했을거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우리보다 시간을 7배 빨리 산다니까,,280일 이상 나무는 고고님과 함께한거죠.
    어쩜,,더 오래있고 싶었는데,,그게 약속된 시간이었겠죠. 이쁜 나무야 고생 많았다.
    이제부터라도 행복하고,평안하기를......네가 사랑했던 고고님 늘, 옆에서 지켜줘 !!

  • 고고
    '24.10.16 7:02 PM

    나무가 다 들었을 거여요.
    챌시님 식구들이 늘어 우째요?
    저는 연습장에 얼룩이라고 삼색냥 밥과 츄르 지원하는데 직원들이 잘 보살펴줘요.

    제 목소리 들으면 가까이오고 만져주면 골골송 부르고 궁디팡팡해줘요.

    집에 데리고 갈까
    많이 생각했는데 단호하게 안돼안돼
    제게 말해요. ㅎ

    말과 글을 하도 안했더만
    영 둔해졌네요. ㅎ

    냥이들 겨울준비에 맘 바쁘시겠어요.
    멀리서 응원합니다.

  • 8. 이쁜이엄마
    '24.10.16 5:14 PM

    우리집 강아지는 딱 10년 살고 작년 이맘때 암으로 떠났답니다.
    보내고 나니 못해준 것만 생각나더라구요 ㅠㅠ

    고고한 삶이 부럽습니다.^^

  • 고고
    '24.10.16 7:05 PM

    아고 슬픕니다.
    애들 보내고 한동안 고개를 숙이질 못했어요. 눈물바람에.....

    겉만 번지르합니다. ㅎ

  • 9. greentea
    '24.10.16 8:37 PM

    고고님의 단순하지만 평온한 일상 속에 고요한 힘이 느껴집니다. 저도 올해 목표가 제 삶의 단순화였는데 생각보다 좀 더 복잡해졌네요. 내년에는 필히 좀 더 단순화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고고
    '24.10.17 7:18 PM

    아무것도 안하면 절로 단순해집니다. ㅎ
    시간 지나면 생각대로 이루어질 겁니다.
    고맙습니다.

  • 10. 시간여행
    '24.10.17 12:49 AM

    고고님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그동안 많은 일이 있으셨군요!
    저도 친정엄마랑 애증의 관계에요 그마음 뭔지 잘 알것같아요^^
    단촐하고 평안하게 사는삶 응원합니다~

  • 고고
    '24.10.17 7:20 PM

    글치요, 엄마는 그려요 ㅎ
    단촐한 밥상으로 막 저녁 먹었습니다.
    반찬가짓수가 갈수록 줄어요. ㅎ

  • 11. 뭉이맘14
    '24.10.17 10:30 AM

    나무 마지막 길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해요.
    인스타 릴스에 버림 받은 나이든 아이들 나올때 마다 미안하다 하네요.
    고요하고 평온한 삶. 저도 응원합니다
    종종 글 올려 주세요. ^^

  • 고고
    '24.10.17 7:22 PM

    각오는 했는데 그래도 1년은 함께 살 거라 생각했어요.

    e편한 백성이 자주 올게요. ㅎ

  • 12. 요리는밥이다
    '24.10.17 2:13 PM

    아니 왜 그리 갑작스럽게...나무 소식 늘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늙고 병들어서 버려진 건가 싶기도 하구..부디 나무가 마지막 가족인 고고님만 기억하며 편안하게 갔길 바라요..
    완벽한 고독과 평안을 경험하고 계시다니 그건 참 좋은 일이고, 그래도 가끔 안부 전해주세요.

  • 고고
    '24.10.17 7:24 PM

    나무 기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짧고 아쉬운 시간이였어요.

    고독과 자유 사이
    저울질하며 또 찾아올게요

  • 13. 꽃게
    '24.10.20 7:10 AM

    고고님
    저도 단순하게 덜 바쁘게 살고 싶은데 정말 어려워요.ㅎㅎ
    어머님이 요양원에 잘 계신다니 좋습니다.
    울엄니도 아주 잘 계십니다.

  • 14. Alison
    '24.10.21 8:13 AM

    완벽한 고독과 평안....저도 지금 혼자 캠핑장에서 앉아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나이들고보니 이런 시간이 참 소중합니다.

  • 15. jin
    '24.10.24 10:55 PM

    고고님 댓글 달려고 로긴했더니 휴면계정 ..
    가입했던 이메일로 풀어야 한다는데 그 옛날 lycos 계정입니다.
    주민등록 등본으로 옛날 주소 찾아서 드뎌 휴면 계정 풀었습니다 ㅎ
    마지막 댓글 혹은 글이 2013 년이었네요..
    휴면 계정 푼 기념으로 오래된 오디와인으로 뱅쇼만들어 홀짝이고 있습니다.
    고고님 글 읽으면서 위로를 위안을 많이 받아 감사하다는 말 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오랜만에 정말 가을 스러웠어요
    고고님 올리실 글 또 반가운 마음으로 맞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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