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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남편아!! 미안~~

| 조회수 : 7,813 | 추천수 : 60
작성일 : 2008-08-05 19:58:44
저는 참으로 부지런한 아내였답니다..
수지에서 일산까지 왕복 4시간 거리를 출퇴근 하면서도 남편의 아침과 저녁을 한번도(몇번은 빼먹었던 것
같아여..^^)빼먹은 적이 없다죠..
끼니마다 국이나 찌개는 늘 올렸구요..
반찬도 밑반찬 보다는 그때그때 해 먹는 반찬 위주로 해 주었구요..
이건 학교 다닐 때 지각을 할 망정 아침밥은 꼭 먹어야 문을 열어 주셨던 친정엄마의 영향인 듯 싶어요..
우리집은 외식도 잘 안 했다지요..
가끔 영화보러 가서 파스타,월남국수 정도 먹는게 외식의 전부였답니다..
그런데,,
우리 딸 규민이를 낳고 나서는 모든 상황은 변했답니다..
남편의 새벽밥을 차리던 저 였는데, 이제는 오전 9시가 되서야 아기와 함께 부시시 잠에서 깨어 나지요..
밤새 밥달라고 일어나는 우리딸 시중들고 엄마우유 먹이다 보면 잠을 잔건지 안잔건지..
자도자도 졸려여....T.T
일어나보면 어느새 남편의 흔적만 있을뿐 남편은 출근하고 없네요..
엄마 일어 났다고 덩달아 일어나는 우리딸..
청소기 돌리고 정리좀 하고 우리딸 이유식먹이고 나면 시간은 12시를 향해 있네요..
그제서야 찬밥에 김이나 반찬 한가지 꺼내어 싱크대에 서서 겨우 아침,점심 한번에 해결하지요..
제가 밥 먹는 사이 우리딸은 엉금엉금 기여와 제 장단지를 꼭 잡고는 올려다 봅니다..
"엄마, 꼼짝마~~ 안그럼 울어버릴테다.."
무섭게 저를 협박하네여..
우리딸은 낮잠을 잘 때도 제가 안아 주거나 업어 주어야 잠을 자네요..
정말 꼼짝마 이지요..^^::

주말이 돌아오면 남편에게 신경 쓰려고 애쓰는 저 랍니다..
반찬도 이것저것 만들고 일품요리도 한가지씩 하구요..
여기서 일품요리란?닭조림,불고기,잡채.. 뭐 이런거 예여..
뭐든 맛나게 잘먹는 남편덕에(우리 남편 미식가가 못되서 맛치랍니다..) 만드는 저는 행복하지요..

지난 주 일요일밤에,,
다음 날 새벽에 출근할 남편을 생각하여 오징어 볶음을 만들었답니다..
압력솥에 밥을 미리 해 놓았구요..
그리고 어김없이 9시가 넘어서 부시시 일어난 저와 우리딸,,
주방에 나와 싱크대를 보니 역시나 오징어 볶음이 국물만 남은채로 있더군여..
흐뭇하여라..ㅎㅎ
그런데 어디를 봐도 밥먹은 흔적은 없었어요..
아차싶어 가스렌지 위에 압력솥을 열어보니, 밥이 그래도 있었어요..
어젯밤 제가 깜박하고 그릇에 밥을 안 퍼 놓은 것 이였지요..
남편은 친정엄마표 맵콤고추장을 넣은 오징어 볶음을 밥도 없이 그 이른 새벽에 먹고 출근을 했더랍니다..
얼마나 맵고 물이 먹고 싶었을까여?

남편 미안해~~
우리딸 조금만 더 자라면 당신한테 잘할께..

그래도 우리 남편은 어제 퇴근하고 돌아와 맛있다고 또 해달라고 그러네여..^^
사진은 압력솥에서 밤새 굳어버려 딱딱해진 밥이랍니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가는처자
    '08.8.5 8:47 PM

    수지에서 일산!! 대단한 부지런이셨던 것 같아요;
    우리딸이라는 단어 8번 중복으로 ㄷㄷㄷ;

  • 2. 준&민
    '08.8.5 8:58 PM

    맛나게 드시는것도 좋지만
    밥통도 한번 열어보시지...^^;;

  • 3. Terry
    '08.8.5 9:24 PM

    당분간이지만 햇반이라도 한 박스 준비해 놓으시는 게 삶의 편안함을 좀 줄 듯 해요.

    그래도 남편분이 착하시네요.. 울 남편은.. 두 애 키우는 동안 정말 아침밥 7시에 먹고 출근해야 하는데도 얄짤없이 매일 먹고 갔어요.. 불행히도 산후도우미 아주머니가 완전 전주 분 장금이였던 바람에 애 낳고 산후조리했던 기간에 오히려 남편이 아침마다 수랏상을 받았거든요..-.-;;; 전혀 계몽이 안 되었었죠...

  • 4. sylvia
    '08.8.6 1:05 AM

    저희 신랑도 얼마전까지 그런 생활을 한답니다...
    가끔은 지금도요...

  • 5. 사과나무 우주선
    '08.8.6 3:24 AM

    아;;; 역시 아이를 낳고 돌보고.. 남편을 돌보는 생활을 하는 주부님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전 미혼이라;;) 그래서 결혼해서 애낳고 사는 친구들이나 동생을 보면... 실은 다들 대단해 보이고 나보다 몇수는 위인 것 같은 사람들로 보입니다.... 쩝;;;

  • 6. 달빛한스푼
    '08.8.6 10:35 AM

    남편분 너무하셨다.. 그릇에 밥 조금 퍼다가 먹는게 뭐가 그리 귀찮다고....

  • 7. 좌충우돌 맘
    '08.8.6 11:06 AM

    딱딱한 밥을 보고 마음 철렁하셨을 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저는 애들 다 컸는데도 요즘 늦잠에...게으름에^^
    행복이 느껴지네용

  • 8. 해맑음
    '08.8.6 6:19 PM

    저희집 남편만 불쌍한 줄 알았는데, 한분 더 계셨네요. ㅎㅎ
    반성하고 갑니다...

  • 9. 천하
    '08.8.8 7:05 AM

    실천에 옮기는게 최선..
    어영부영 하다가는 사랑도 식는것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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