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킹크랩-귀한 아들 오는날

| 조회수 : 5,401 | 추천수 : 23
작성일 : 2006-07-31 13:37:13

경북 의성에서 공보의를 하고 있는 동생이 주말에 왔었어요. 다음주 휴가를 얄밉게도 가족들과 함께 안보내고 개인적인 시간을 보낸다고 이번주에 내려 왔는데 엄마는 속도 없는지 아들녀석 온다고 이 더운 여름날 땀이 흘러 눈에 들어가는 따가움을 느끼면서 아들 먹여 보려고 이것저것 하십니다. 그러는 저도 속도 없는지 얼마전에 성공한 동그랑땡과 빵을 구웠답니다. 그래도 늘 가족과 휴가는 같이 보냈었는데 맘이 많이 허전한건 뭘까요? 이러면서 거리가 멀어 지려나봅니다.ㅠㅠ
농촌에서 일하는 할머니, 할어버지가 환자의 대부분인 이 곳에서 환자들이 동생에게 고맙다고 농사지은 채소를 비닐 봉지에 넣어 부끄러워 하시며 주셨다고 하더군요. 평일에는 간호사들 주는데 오늘은 집에 오는 날이라 이렇게 들고 왔나봅니다.
엄마는 이게 정말 귀한거라고 담에 그 환자 만나면 우리 가족이 너무 잘 먹었다고 잊지 말고 말씀드리라고 일러줍니다.

아들녀석 좋아한다고 이 더운 여름에 토종닭 사서 푹 고았습니다. 영계도 맛있지만 쫄깃한 육질은 토종닭 못 따라가는건 분명합니다.

몇일전 만들어본 누나표 동그랑땡입니다. 이것과 술 한잔 했습니다.

우리 남매는 우애가 깊은 편입니다. 그건 엄마의 지혜로운 처신도 분명 있었습니다.
동생에 비해 늘 성적이 딸렸던 누나인지라  혹시 제가  무시를 당할까봐 어릴때 부터 엄마가 동생에게 사주면서도 누나가 사주라고 해서 사주는거라는 둥 ...늘 중간에서 누나의 위치를 잡아주셨습니다. 더 이상 엄마의 하얀 거짓말이 아닌 제 스스로 동생을 챙겨 주고 싶다는 생각이 대학다닐때 부터 들었습니다.  대학다닐때 과외를 3군데 정도 다녔습니다. 그때 늘 월급을 받으면 고등학생인 동생의 용돈을 준것을 시작으로 사회 생활을 동생보다 먼저 한 탓에 수입도 먼저 생겼었습니다. 물론 엄마가 주는 동생의 용돈이 모자라진 않았겠지만 엄마가 주는 이외에 누나도 매달 주면 동생이 훨씬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것 같아 제 월급의 10%를 동생이 인턴하기 전까지 몇년간 동생에게 자동이체 했었습니다. 뭔가 보상을 바랬다던지 생색을 내려고 한건 하늘에 맹세코 아니였습니다. 동생은 나의 경쟁자가 아니라 늘 또래 집단에서 최고를 달려주는 동생이 자랑스러웠으닌깐요...

철없던 저는 우리 신랑보다 동생이, 친정 아빠가 잘 되는게 좋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미 잘 되어 있는 사람들인데 말이죠...ㅋㅋ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빠도 동생도 잘되면 좋지만 신랑이 잘되는것만은 못하다는것을....신랑과 저는 피 한방울 안 섞인 남이지만 부부는 같은 운명이란것을....
백화점을 가서 신랑걸 사게 되면 동생(시동생 포함)것과 아빠것도 무리는 되지만 샀었습니다. 근데 저도 변하더군요. 얼마전 백화점에 가서 신랑 옷을 사면서 잠시망설이다가 신랑것만 달랑 사오게 되는 제모습을....

엄마는 아침에 기장시장 가서 아들 좋아한다고 킹크랩을 쪄오셨어요.
우리 엄만 덩치는 작은 사람이 게 만큼은 가족들 좋아한다고 배 불리 먹도록 쪄 오십니다. 몇년전 까지는 울진의 죽변항에 경매를 받아 울진 대게를 더미로 쪄 먹던 생각이 납니다.

닐씨가 더워서 그런지 제가 뭔 말을 하려고 이르는지 넋두리 비슷한 수다 떨고 있네요.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들 녀석이 한명 있는데 언제가는 이 아이도 부모품을 떠나겠지요? 아주 당연한건데...이런 당연한 것들이 섭섭할때가 있습니다. 치사해서 알고도 모르는척 할 뿐이죠. 엄만 그러십니다. 엄마 세대는 불쌍하다고...예전엔 부모 눈치본다고 말 한마디 못했는데 이젠 자식 눈치 본다며...자식이라도 정 떨어질 것 같은 말은 안하시고 접어 두나봅니다.
게 먹고 입가심으로 엄마표 국수까지 단숨에 한그릇 비웠습니다.

제가 만들어간 녹차시나몬롤도 맛있게 나눠 먹었습니다.

내용이 좋은 플래시 작품이 있어 만들어 보았는데 이곳에 박아 보려해도  SWF파일이 이곳 게시판엔 지원이 안되는군요.
에리히 캐스트너의 마주보기중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글이 있습니다. 여자도 아닌 남자 정신과 의사가 쓴 글인데 엄마의 맘을 어찌나 표현을 잘 했는지 이 글 첨 읽고 엄청 울었던 기억이....나눌 수 없음에 아쉽군요. 이 글 보며 세상의 모든 시어머니들의 맘을 알게 되었거든요.
저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재민아빠를 키워주셨는데 특별히 할 말은 없어도  오늘저녁에는 다정한 딸레미처럼 전화 한통 해드려야 겠어요.
아니면 맛있는 음식해서 불쑥 찾아가 볼까요?
클릭~! ☞ 말씀드린 플래시나 과정샷 보러가기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재롱이네
    '06.7.31 2:01 PM

    어머나~ 킹크랩도 넘 맛나보이고, 엄마표 국수도 넘 멋집니다 >.<

    저 엄마표 국수의 레시피를 알고 싶어져요 ㅎㅎ

  • 2. 카민
    '06.7.31 3:42 PM

    게는 어떻게 따라 해 보겠는데
    국수는...........^^ 보기만 해도 정말 짱~~ 입니다요.

  • 3. 지원
    '06.7.31 5:31 PM

    동생분을 위해 아들을 위해 만든 음식들이 정성스러워 보입니다
    더불어 마음을 전하신 시골노인분들의 모습도 보이구요^^

  • 4. 냉이꽃
    '06.7.31 5:32 PM

    음식은 물론이지만, 이야기에서 무어라 할 수 없는 정이 철철 차고도 넘치십니다.
    이렇게 귀한 음식과 글을 보고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라구요.
    글 이곳 저곳에서 마치 내 얘기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제 마음과 흡사합니다.

    제 아들녀석도 오늘 2박3일간의 고된 봉사활동을 마치고 지금 돌아오는 버스안이라 합니다.
    제게도 귀한 아들이지요.. 불과 이틀밖에 안되지만 집안이 휑~ 하더라구요.
    오늘저녁엔 그녀석 좋아하는 김치수제비를 만들어줘야 겠어요.

  • 5. 정환맘
    '06.8.1 2:44 AM

    흰나리님 맘 이해가가네요 ^^
    결혼하면서 변해가는 모습이...동생분이 누나맘을 충분히 알거라 생각되네요
    사람이란게 말을안해도 그사람에게서 나오는 그 무언가로 다 느낀다자나요^^
    날더운 데 어머니가 고생 많으셨겠네요

  • 6. 소박한 밥상
    '06.8.1 8:15 PM

    제 외가집이 의성군 다인면 장터였는데........^ ^
    의성은 퍽 발전이 안 되는 곳이긴 하지만......공중보건의가 있군요.
    사랑이 담긴 음식이라면 최고의 요리겠지요.
    현명한 어머님과 사랑스런 동생......부자십니다

    ㅎㅎ 시골은 동네 이름을 행정명으로 말하지 않고
    구전으로 내려오는 이름으로 말해서 당황스럽다더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55 돼지껍질 묵 만들어 봤습니다 12 주니엄마 2026.01.21 2,537 0
41154 안녕하세요, 자스민 딸입니다. (결혼식 감사인사) 29 jasminson 2026.01.17 6,156 7
41153 혼자먹는 저녁 소개 15 챌시 2026.01.15 6,612 1
41152 191차 봉사후기 ) 2025년 12월 소불고기전골과 달걀말이 7 행복나눔미소 2026.01.09 4,949 6
41151 굴 꽈리고추 알아히오 19 챌시 2026.01.07 6,126 3
41150 30 그리고 60 19 주니엄마 2026.01.06 6,505 2
41149 콩장만들어보기 7 박다윤 2026.01.06 3,601 4
41148 82님들 2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6 진현 2026.01.01 8,243 4
41147 딸과 사위를 위한 한식 생일상 42 에스더 2025.12.30 10,083 6
41146 챌시네소식 27 챌시 2025.12.28 5,728 2
41145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한다 -82쿡 이모들의 결혼식 출동 후기 .. 36 발상의 전환 2025.12.21 12,834 24
41144 은하수 ㅡ 내인생의 화양연화 19 은하수 2025.12.20 6,640 4
41143 미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다이어트 기록 22 소년공원 2025.12.18 6,972 4
41142 올해김장은~ 16 복남이네 2025.12.17 6,176 5
41141 토마토스프 5 남쪽나라 2025.12.16 4,710 2
41140 솥밥 3 남쪽나라 2025.12.14 6,543 3
41139 김장때 9 박다윤 2025.12.11 7,554 3
41138 밀린 빵 사진 등 10 고독은 나의 힘 2025.12.10 7,004 3
41137 리버티 백화점에서.. 14 살구버찌 2025.12.09 6,905 5
41136 190차 봉사후기 ) 2025년 11월 갈비3종과 새우토마토달걀.. 6 행복나눔미소 2025.12.08 3,649 5
41135 케데헌과 함께 했던 명왕중학교 인터내셔널 나잇 행사 24 소년공원 2025.12.06 8,182 6
41134 멸치톳솥밥 그리고,…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 24 챌시 2025.12.04 6,932 5
41133 남해서 얻어온거 11 박다윤 2025.12.03 7,286 5
41132 딸의 다이어트 한 끼 식사 16 살구버찌 2025.12.01 9,770 3
41131 명왕성의 김장 28 소년공원 2025.12.01 7,577 4
41130 어제 글썼던 나물밥 이에요 10 띠동이 2025.11.26 7,787 4
41129 어쩌다 제주도 5 juju 2025.11.25 5,590 3
41128 딸래미 김장했다네요 ㅎㅎㅎ 21 andyqueen 2025.11.21 10,152 4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