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않게 급작스레 제주에서 첫이사를 하였습니다.
내 생전에 8월 복중에 큰아들 낳은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생각했는 데
8월 복중에 이사를 하는 일도 만만치가 않았어요~ㅠㅠ
육지처럼 포장이사를 하는 것이 현실상 불가능하여
개인용달에서 갖어다 준 콘테이너박스에 일일이 뽕뽕지로 싸서
몇날 며칠 준비하여 개인용달 기사 아저씨들이 들어다가 제자리에
큰 것들만 자리를 잡아주면 또 일일이 풀어 정리를 하는 데
아파트같지가 않고 농갓집에서 농갓집으로의 이사는 수납공간이
달라서 엄청 애를 먹었답니다.
번화한 시로 이사도 아니어서 집을 구하느라고도 애를 먹고
그래도 들어서면 빌라나 아파트처럼 아주 깨끗한 집도 선택할 수 있었는 데
내다볼 창과 마당이 있는 농갓집을 선택했고 제일 반한 것은
오래된 싱크대 옆에 조그만 창으로 저렇게 돌담과 담쟁이가 예뻐서
지금 이집을 선택했다고 해야 할까요?ㅎㅎㅎ
어제는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데
아침 운동을 나간 남편이 운동하는 회원들과 아침을 먹고 들어온다는
연락이 와서 진행하던 식사준비 딱 그치고 나만의 식탁을 저리 차렸어요~
새우젓 두부찌게와 야채사라다, 감자채볶음 그리고 김치 몇조각에
현미밥 한공기...컵에 담긴 물은 커피가 아니고 옆집에서 얻은 무말랭이를
뻥튀겨서 차를 끓여 먹는 데 소화도 잘되고 맛도 둥글레차처럼 구수합니다.
아마도 남편이 식사를 하러 들어 왔다면 생선도 하나 굽고 김도 꺼내고 했을텐데
혼자 먹는 식사 저 정도로도 꽤 배불리 먹었답니다.ㅋ
국처럼 보이는 두부새우찌게는 간편하게 끓이면서도
맛은 아주 참 좋아요~
뚝배기에 멸치랑 다시마 울려 다시국물 만든 다음,
멸치 다시마 건져내고 새우젓 풀고
깍뚝썰은 두부넣어 끓이다가, 계란에 고추가루, 청량고추, 썬파를 넣어
잘 푼다음 끓는 두부찌게에 넣어 젓가락으로 저으면서 끓여내면 되어요~
새우젓 간을 약한듯이 하고 싱거우면 소금을 조금 넣는 것이 간을 내는 데
실패하지 않고 좋습니다.
간이식탁이 놓인 주방옆에는 저리 창문이 하나 있는 데
그쪽으로 한라산이 보입니다.
바로 앞에 귤밭의 창고랑 공사중인 건물들이 시야를 조금 어지럽히지만
자꾸 내다보면 지저분한 것은 안보이고 멀리 한라산 풍광만 눈에 들어와요~
매일 매시간 보여주는 한라산이 다른 모습이기에
늘 기대에 차서 내어다 보곤 하지요~
그치만 저리 구름에 쌓여진 한라산은 참 만나보기가 힘들답니다.
망원으로 한번 한라산만 땡겨 봅니다.~!
이제 큰방으로 가서 밖을 내어다 보니~
맛있는 귤로 유명한 효돈마을의 귤밭이 눈앞에 펼쳐 지네요~
가을이면 황금밭이 펼쳐 지겠지요?
다른 한쪽의 창문으로는 농갓집 마당의 꽃밭이 보이고
쨍쨍한 햇빛아래서 빨래가 기분좋게 마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가 지는 풍광도 제법 보기가 좋구요~
지금 이사를 한곳에서 10여분만 걸으면 올레6코스 시작점 쇠소깍이며
어제부터 동네산책을 나섰는 데..보목항의 너무도 예쁜 해안도로를
파도와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물결과 함께 했답니다.
예기치않은 급작스런 이사도 너무 힘은 들었지만,
전화위복으로 제주촌에서 읍내격의 거주지는 여러모로 제주살이가
윤택해 졌습니다. 중국집도 있고...치킨집도 있고..마트도 있고...ㅎㅎㅎ
더군다나 집에서 조금만 걸으면 그림같은 해안도로를 만끽할 수 있으니,
늙으막한 뭔 호사인 지 모르겠네요~~ㅋㅋㅋ
이제 아침이나 저녁 산책길에 사징기들고 나서서
제가 걷는 길을 스케치해서 함~~올려 보겠습니다.
아차...차
요즘 제가 잘해 먹는 가지나물 하나 올려 놓고 가야겠슴다^^
가지를 반갈라 반달썰기를 얄팍이 해서 소금에 절여 놓고
양파 채썰고 청량고추 채썰고...
깊숙한 웍에 올리브유 둘러 저민 마늘 볶다가
소금에 절인 가지 꼭 짜서 양파랑 고추넣고 살짝 볶은 다음
후추, 통깨, 참기름으로 마무리 합니다.
이거이 쉬우면서도 참 맛이 먹을만 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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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제주여행으로 쇠소깍이나 올레6코스 걸으러 오시면
연락주세요~~불편함만 조금 감수하실 수 있다면
제가 두사람까지 걍 제집에서 재워 드릴 수 있답니다.
그 유명난 아서원 해물짬뽕도 한그릇쯤 사 드릴 수도~~~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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