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프고 나면 불끈!

| 조회수 : 6,060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03-21 20:31:59


전 이상하게 일 년에 한번씩 엄청난 고열로 앓곤 해요.
대체로는 1월 1일을 기점으로 1월 15일 사이에 열흘쯤 아프곤 하거든요?;;

다행이도 올 해엔 그런 일이 없길래,
[우와, 다행이다. 아무도 없는데 아프면 완전 슬플 것 같았는데..] 했었어요. ㅎㅎ



그런데 말이 씨가된다고.

친구랑 그 말을 하고 난 뒤 정확히 사흘 뒤.


이곳에 함께 사는 언니오빠들과 스케이트장에 놀러갔다가
독일 꼬마들과 신나게 두시간을 놀고 돌아왔더니..
그날 밤부터 엄청나게 열이나고 어지럽더라고요..ㅠㅠ

하필이면 그 날이 금요일.
주말엔 응급실인데, 병원 간다고 찾고 움직일 힘도 없어서
그냥 혼자 침대속에서 아스피린과 물로 연명하며 버틴 뒤,
이 곳 친구들 및 이웃분들의 도움으로 툭툭 털고
정확히 열흘만에 살아났답니다.  ㅎㅎ;;




그런데 그렇게 앓고 나면 더 부지런해 지는 기분이에요. ㅎㅎ 다행이지요?

조금 나은 기분이 들었을 때,
양파, 파, 옥수수콘을 넣어 볶은 밥을 했어요
수프는 얼려두었던 토마토와 양배추가 듬뿍 들어간 리커버리 수프고요,


이 곳 한 아파트 사는 친구가
한국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셨다고 멸치볶음을 나눠 주었어요.
기운이 없어 먹지 못했던 밑반찬이 냉장고에 좀 있었는데,
그것들이 총출동 했답니다.

밥은 다시마 넣어서 자주 하는데,
밥에 넣었던 다시마는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어버립니다.
두부 들어간 된장찌개, 달걀말이에 양배추 볶음까지.
왠일인지 된장 찌개는 그릇에 덜고 먹진 않았네요.
엄마가 혼자 밥 먹어도 예쁘게 차려놓고 먹으라고 하셨는데..ㅎㅎ;;


짜장은 잔뜩해서 얼렸던 것 녹였고요,
그렇지만 비타민 섭취를 위해 참치 샐러드는 했지요.
드레싱은 얌전히 식초만 뿌렸지만요.


그리고 나서 툭툭,
감기따위 멋찌게 떨치고 일어났답니다. :)

그래서 이건 제가 말끔히 나은 기념으루다가
앞집에 사는 선배언니네서 꼬기 파티!
샐러드보울 저게, 정말이지 큰 거지만..

남자 하나 여자 둘이 다 먹어치웠어요. ㅋㅋ;



그리고 뜨끈뜨끈 어묵탕.
저 피쉬볼은 점점 기지개를 켜더라고요.
첨엔 엄지손가락 만했는데..
다 끓이고 나니 달걀 반 만 해 지더군요. ㅋㅋㅋ;


그리고난 아침엔 우동을 끓입니다.

...네, 사실은,
맞아요.

제일 위에 꼬기파티로 1차, 어묵탕으로 2차,
우동으로 해장한 사진 맞아요...ㅋㅋㅋ


그러고 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브로콜리는 깨 뿌린 초고추장과 함께 먹었고요..
아플 때 너무 익어버린 양배추 물김치는
여기저기랑 나눠먹고 저만큼 남겨서 먹었어요.


그리고 남았던 닭 날개 두 쪽으로
감자와 당근 잔뜩 넣고 닭볶음탕!! 


감자와 당근은 남겼다가
밥 조금 남은 것에 무국을 부어서 먹습니다.


양배추 볶음에
돼지고기는 올리브를 넣고
파프리카가루와 카이옌페퍼로 양념을 합니다.

고기는 사면 요리해서 나누어 먹고
1인분 정도는 덜어서 얼렸다가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얼른 반찬 해 먹지요. :)


이건 지난 주말 닭갈비를 먹은 사진이네요.
테이블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시 앞 집 언니네에요. :)
아시아마트서 공수한 떡을 넣고 고구마도 넣은 진짜 닭갈비였어요. ㅎㅎ

...소주잔, 위스키장, 맥주잔 등등은 넘겨주셔요. ㅋㅋ;;;


이건 스모크드 치즈와 닭고기 훈제햄이 들어간 햄버거에요. :)




아프고 났더니 더 불끈불끈 힘도 나고 의욕도 나요.
물론 그 사이 성큼 다가온 봄기운 덕분이기도 하지만요. ㅎㅎ

우쿨렐레도 그림그리기도 글쓰는 것도-..

그 전보다 더 열심이네요. ;)




그 주에 엄마께 전화를 못 드렸었어서 걱정을 하셨던데...
잘 견뎠다고 안부전화 드리니까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그래, 어쨌든, 젊은게 참 좋다. 아프고 나고도 술이 먹히디??'


ㅋㅋㅋㅋ;;;;그러게나 말여요.


그치만 제가 아프댔더니
플렛메이트인 독일인 친구가
예거마이스터에 얼음을 넣어서 마시고 자라고 주던걸요.




그래도 다들 감기 없이
안녕하시지요? :)

키톡도 굉장히 오랜만이어요.
기쁜 맘에 오늘도 변함없이 내용 없이 길기만 한 글 들고 왔네요.


이곳은 정말이지 따뜻한 것이 봄이 확실해졌네요.
담에 또 찾아 올게요! (.....도 되지요?ㅋㅋ;;)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우루
    '12.3.22 12:54 AM

    와 야심한 밤에. 글읽고... 다이어트 하고 있는 제 재신에게 미안할정도로 침이나오네요ㅜㅋㅋ

  • 솔냥
    '12.3.22 7:31 AM

    으항항... ...그치만 사실 맛은 영 심심하실지도 몰라요. ㅎㅎ 저는 그저 엄마밥이 그립답니다.ㅋㅋ;;;

  • 2. 무명씨는밴여사
    '12.3.22 3:20 AM

    요기도 독일 사시는 분이시네.
    외국에서 혼자 살면서 젤 서러울 때가 아플 때라고 하던데
    잘 먹고 몸 추스렸다니 다행입니다.
    혼자서도 잘 해드시네요. ^^

  • 솔냥
    '12.3.22 7:33 AM

    앗. 네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답니다! ㅎㅎ
    확실히 아픈데 엄마 없으니까 서럽더라고요. ㅠ
    그래도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원래 한국서도 취미가 요리였던지라..ㅋㅋ;;
    많이 가르쳐주신 엄마께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ㅎㅎㅎ

  • 3. 카산드라
    '12.3.22 2:09 PM

    ....피쉬볼이...처음엔 계란인가??? 자세히 보니....찐빵 같기도 하고...

    밑에 글 보니...부풀어 오른 피쉬볼.....ㅎㅎㅎ

    타국에서 건강 잘 챙기세요.

  • 솔냥
    '12.3.22 5:21 PM

    아, ㅋㅋㅋ 어묵이요. 너무너무 웃겼어요. 째끄만하던게 점점 부풀어 오르더라고요.
    맛은 일본에서 만드는 찐 어묵 맛...?;; 하긴, 일본산이기도 했지만요. :)

  • 4. 굿라이프
    '12.3.22 7:23 PM

    피쉬볼 신기하고 귀엽네요~
    잘 챙겨 드시고 건강하세요^^

  • 솔냥
    '12.3.26 2:25 AM

    ㅎㅎ 그치요? 점점 커지는데 냄비 넘칠까봐 조마조마 했어요. :)

  • 5. ACME
    '12.3.23 2:20 AM

    타지에서 아프면 정말 서럽죠
    저도 외국생활 청산하고 귀국한 결정적인 이유중에 건강이 있었는데
    지금 어찌하다보니 또 한국땅 떠나 살고있네요.

    항상 건강관리 잘하세요

  • 솔냥
    '12.3.26 2:25 AM

    네. 정말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더라구요. ㅠㅠ 감사합니다.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59 끝날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랍니다 - 울릉도 여행기 23 구름빵 2025.07.30 4,526 2
41058 7월 여름 16 메이그린 2025.07.30 2,366 2
41057 성심당.리틀키친 후기 17 챌시 2025.07.28 5,950 3
41056 절친이 나에게 주고 간 것들. 9 진현 2025.07.26 8,372 2
41055 디죵 치킨 핏자와 놀이공원 음식 18 소년공원 2025.07.26 5,218 3
41054 50대 수영 배우기 2 + 음식들 20 Alison 2025.07.21 10,820 3
41053 혼자 보내는 일요일 오후에요. 21 챌시 2025.07.20 8,143 3
41052 잠이 오질 않네요. 당근 이야기. 22 진현 2025.07.20 8,345 7
41051 사랑하는 82님들, 저 정말 오랜만에 왔죠? :) 61 솔이엄마 2025.07.10 14,991 5
41050 텃밭 자랑 14 미달이 2025.07.09 10,990 3
41049 명왕성의 바지락 칼국수 - 짝퉁 36 소년공원 2025.07.09 9,956 5
41048 185차 봉사대체후기 ) 2025년 6월 햄버거, 치킨, 떡볶이.. 13 행복나눔미소 2025.07.07 3,317 4
41047 지금 아이슬란드는 봄 62 쑥과마눌 2025.07.07 7,548 12
41046 오랜만에... 16 juju 2025.07.06 4,794 3
41045 등갈비 바베큐구이와 연어스테이크 덮밥 16 늦바람 2025.07.06 4,327 2
41044 우리집이 아닌 우리집 이야기. 3 32 진현 2025.07.06 5,348 5
41043 우리집이 아닌 우리집 이야기. 2 12 진현 2025.07.02 8,957 4
41042 이열치열 저녁상 10 모모러브 2025.07.01 7,640 3
41041 나홀로 저녁은 김치전과 과하주에... 3 요보야 2025.06.30 6,865 3
41040 우리집은 아닌 우리집 이야기 1 9 진현 2025.06.30 6,029 4
41039 일단 달콤한 설탕이 씹히는 시나몬라떼로 출발 !! 16 챌시 2025.06.27 6,759 3
41038 직장녀 점심메뉴 입니다 (갑자기떠난 당일치기여행...) 14 andyqueen 2025.06.26 9,685 3
41037 먹고 보니 너무 럭셔리한 점심 7 요보야 2025.06.26 6,280 3
41036 냉장고정리중 7 둘리 2025.06.26 6,016 5
41035 먹어봐야 맛을 알고 맛을 알아야 만들어 먹죠 8 소년공원 2025.06.25 6,252 5
41034 똑뚝.....저 또...왔습니다. 16 진현 2025.06.23 8,076 6
41033 별일 없이 산다. 14 진현 2025.06.17 10,474 4
41032 새참은 비빔국수 17 스테파네트67 2025.06.14 11,639 4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