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징어볶음과 비상식량으로 푸짐하게~

| 조회수 : 12,613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10-22 20:52:46




그저께 밤에 냉동고에서 냉장고로 옮겨두었던 오징어, 오늘 볶음 했습니다.
집에 마침 돼지목살도 조금 있길래, 오징어랑 목살을 함께 푸짐하게 볶아볼까 하다가 그냥 오징어만 볶습니다.
기름진 거 덜 먹어야 해, 덜 먹어야 해 이렇게 주문을 걸면서요. ^^

오늘 오징어볶음에는 양파, 파, 풋고추 좀 넣고 볶았어요.
팬을 달군 후 기름 두르고 일단 오징어부터 볶다가 채소들은 살짝 익히면 오징어볶음에서 물이 덜 나오는데,
오늘은 그냥 물이 많이 나와도 상관없다 하는 기분으로 오징어랑 채소 같이 볶았어요.
밥 비벼 먹으려고 했거든요, 따로 국이나 찌개를 준비 못해서..

그리고 오징어랑 같이 냉동고에서 냉장고로 자리를 옮겼던 비장의 반찬들도 오늘 상에 올랐습니다.
그것은 바로바로~~





친정엄마표 묵나물입니다.
이게 무려 지난 정월 대보름의 나물들입니다.
지난 정월 대보름에, 나물하기 싫어서 아무 것도 안했는데...팔순의 우리 엄마가 나물을 넉넉하게 볶으셔서,
우리집이랑 딸네랑 다 나눠주셨어요.
그때 다 먹지않고 조금씩 덜어서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고에 넣어뒀더랬는데요,
오늘 꺼내서 팬에 다시 한번 볶으니 막 볶은 나물 같아요.
나물 다섯가지가 터억 하니 차려져 있으니 남편이 묻네요, 이게 웬 나물이냐고..
그래서 비상식량 털었다고 했습니다.

밥에다 오징어볶음 얹어서 쓱쓱 비빈후 반찬으로 묵나물 한가지씩 집어먹으니...
요즘 인기절정의 개그우먼 버전으로, "좋다" "딱 좋다" 입니다. ^^


오늘 낮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친정어머니 모시고, 쌍둥이 데리고 파주에 있는 한 수목원엘 다녀왔습니다.
10월 한달 국화축제기간이라는데, 국화들은 이미 색이 다 바래서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맑은 하늘에 좋은 공기, 그리고 숲과 꽃들이 어우러져서 참 좋았어요.
아이들도 좋은지, 입을 동그랗게 모으면서, "오!!" "오!!"를 연발합니다.
특히 큰 아이...큰아이는 원래 이모님 껌딱지라서 이모님 품밖에는 모르는 아이인데,
오늘은 웬일로 등받이없는 의자에 앉아있는 제 등뒤로 오더니 두팔로 저를 껴안고는 얼굴을 부비다가 저와 눈맞춤도 합니다.이렇게 바람 쏘여줘서 고마운 걸까요? ^^, 제 덕에 외출한다는 걸 아는 걸까요?
암튼 이렇게 이쁜 맛에 아이들을 키우는 거겠죠. ^^

오늘 수목원에서 느낀 점...
사람이 다 닥쳐봐야 알게되는 건데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지 않는다면 전혀 느끼지도 못할 불편함을 새록새록 느끼게되는 거에요.
물론 유모차를 안가지고 간 것이 제 불찰이지만(실은 쌍둥이 유모차를 잘 접지 못해서...ㅠㅠ...까다로워요..)
수목원에서 유모차를 두대 빌리려고 하니까 한대밖에 없다는 거에요. 하나는 바퀴가 빠졌다고..
그래서 한대를 빌렸는데요, 그나마도 고장이 난 거 있죠?
브레이크가 절반쯤 걸린 상태로 완전히 걸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무리 레버를 움직여봐도 브레이크가 풀리지도 않고...
잘 구르지 않는 유모차 끌고다니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램프계단을 만들어놓긴 했는데, 경사가 너무 급해서 유모차도 휠체어도 다닐 수 없는 지경이에요.
그런 램프계단은 뭐하러 만든건지..ㅠㅠ...
오늘도 휠체어 타고 단체로 방문한 장애인들도 있고, 어르신들도 계시던데 참 불편했을 것 같아요.
장애인 편의시설이나 혹은 아기들을 위한 시설들, 그냥 전시용으로 만들지않고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네요.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REG
    '13.10.22 9:07 PM

    할머니들께서 요즘 유모차 접고펴는 것을 어려워하셔 가져가지 않은 것은 사실 불찰이 아니고 당연한 일인듯해요. 제가 쓰는 유모차는 다루기 쉬운걸로 애엄마들 사이에 정평이 나있는데, 제 남편도 잘 안해봐 그런지 어려워합니다 ^^
    우리나라는 길에 다녀보면 아기들이나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배어있지 않아요. 말씀하신 램프 등 장치들도 그렇거니와, 저는 아직 이런일까지는 못겪었지만 유모차를 지나가게 하려고 아기엄마가 힘겹게 밀어놓은 문에 자기 몸을 쏙 밀어넣고 그냥 가버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고 해요. 각박하게 살아온 성공위주의 지난 우리 세월들 때문일까요, 뭘까요 원인이..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공익광고 캠페인도 더 활성화되어야 하겠고 행정하는 사람들의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할 듯해요.

  • 김혜경
    '13.10.23 6:50 AM

    맞아요, 약자에 대한 배려가 너무 약해요.
    저 스스로도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지않았을때는 잊고살았던, 모르고 살았던 부분이 많았거든요.
    제가 한 30년전 다리를 다쳐서 기프스를 하고 출근을 한적 있어요, 그때 장애를 가지고 사는게 너무 불편하다고 할말이 많았는데, 몇년뒤 곧 잊어버렸어요. 그러면 안되는데...

  • 2. 예쁜솔
    '13.10.22 10:05 PM

    저희집 저녁 메뉴는 낚지볶음이었는데...
    메인은 비슷했는데...묵나물은 없었네요.
    대신 단감 많이 넣은 샐러드를 곁들였어요.

    자기가 닥쳐 봐야 안다는 말씀...맞아요.
    언젠가 다리를 다쳐서 계단 내려가기가 어려웠어요.
    그 와중에도 갈 데가 있어서 전철을 이용하려는데
    8개 출입중에 엘리베이터는 단 한 군데였어요.
    요즘은 에스컬레이터라도 있지...정말 그때는 큰 길을 두 번 건너야 했는데
    그럴 수 있다면 왜 장애인이고 환자겠어요...
    아기엄마들이 대중교통으로 유모차 끌고 다니자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그나저나 선생님까지도 이런 불편을 겪으시니 어쩌면 좋아요...

  • 김혜경
    '13.10.23 6:53 AM

    저 다니는 절에 계단에 스텐으로 손잡이를 만들었어요.
    울 엄마, "아이고, 이거 생겨서 너무 좋다"하고 잡고 올라가시는데,
    어떤 젊은 여자분 둘이서 들으라는 듯, "아이 저건 왜 만들었어, 보기싫게.."하는거에요.
    물론 미관도 중요하지만,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요긴한건데..
    좀 씁쓸했더랬어요.

  • 3. 입큰
    '13.10.23 7:49 AM

    나물 좋아하는데..맛깔스런 저녁이네요..^^

    사람들이 다 저마다 자기 취향, 입장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지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해서 하는 말들이 많이 사라진 듯 해여. 그냥 툭툭 던지는 말들..
    그런 말들에 상처 받는 요즘 세상인듯 합니다.
    오늘 하루는 남을 배려하는 말을 많이 하자는 좋은 생각으로 시작해볼게요..^^

  • 김혜경
    '13.10.23 10:32 AM

    맞아요, 너무 남들을 배려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부터도 남을 배려하는,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 생각해봅니다.

  • 4. 푸른강
    '13.10.23 4:53 PM - 삭제된댓글

    ㅎㅎㅎ
    꽃을 보고 감탄하는 둥이들을 상상하니 너무 귀엽네요.
    좀 더 자라 말문이 터지면 둘다 조잘 조잘 얼마나 시끄러울까요 ㅎㅎ

    유모차 끌고 다니느라 고생하셨어요,
    아기보고 오셔도 저렇게 훌륭히 밥상을 차려내시다니...
    또 반성하고 갑니다.

  • 김혜경
    '13.10.23 8:38 PM

    그러니까요..지금도 둘이서 알수 없는 외계어로 대화를 하는데, 앞으로 말문이 터지면 조잘조잘, 더 재밌겠죠? ^^

  • 5. 비스코티
    '13.10.23 8:01 PM

    벽초지 다녀오셨나요? 저도 친정엄마랑 작년에 다녀왔는데 가을에 좋더라구요.운치도 있고.

    남이섬 주말에 다녀왔는데 아기 키우는 집에서 이지웨건들 많이 태우고 오셨는데 어떤집은
    rc전동차로 웨건을 조정하게 이었더라구요.. 갈수록 육아 용품은 진화 하는것 같아요.

    쌍둥이들도 웨건타면 유모차보다 둘이 같이 마주보고 좋아할꺼 같아요..원래 캠핑용같던데 운동회나
    나들이에 더 많이들 쓰이는데 아이 키우는집에 유용할꺼 같아요.원터치라 피기도 편하고..

  • 김혜경
    '13.10.23 8:39 PM

    지금도 현관이 만원입니다.
    쌍둥이 유모차, 1인용 휴대용 유모차, 라디오플라이어의 자동차, 스마트 트라이크...
    웨건 사준다고 해도 울딸 싫다고 할거에요..^^

  • 6. 왕돌선생
    '13.10.25 7:11 AM

    저는 아이낳기전에는 왜! 아기엄마들이 아파트 단지내에서 인도로 안다니고 위험하게 유모차를 끌고 차도 한켠으로 다니는지 정말 이해할수없다고 흉봤었는데요.오래된 단지는 아파트 단지내 인도가 정말 울퉁불퉁하고...인도가 끊긴부분들에 그 바퀴 부드럽게 굴러내려 오르기 쉽게 깎아놓은 부분들도 매끄럽지가 않아 늘 바퀴를 조금씩 들어줘야하고...그래서 전에 속으로 흉봤던 그 어머님들께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 김혜경
    '13.10.26 8:21 PM

    맞아요, 울퉁불퉁한 길 유모차 끌기 너무 나빠요.
    또 어떤 인도는 내려갈 수 없는 곳도 있구요.

    진정한 배려...참 절실합니다.

  • 7. 쵸콜릿
    '13.10.25 11:26 PM

    역지사지라고....겪어봐야 이해되는 일들 많더라구요.
    손녀들 데리고 밖에 자주 나가시는데
    아주 가벼운 휴대용 유모차 2개
    차트렁크에 넣어 다니세요~
    유모차 꽤 요긴하게 오래쓴답니다~ 7살까지...
    쌍둥이유모차는 무겁고 힘들더러구요.

  • 김혜경
    '13.10.26 8:22 PM

    맞아요, 역지사지...이게 쉬운 것 같지만 참 힘든 일인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22 말린 우럭찜과 멸치볶음 10 2013/11/06 13,054
3321 요건 뭘까요? 12 2013/11/05 13,438
3320 오랜만에 끓인 우거지 갈비탕 8 2013/11/04 11,919
3319 송이국, 녹두전으로 알찬 밥상~ 10 2013/11/03 8,840
3318 안동찜닭 비스므레한 [매운 닭찜] 11 2013/11/02 9,086
3317 오랜만에 가정식 백반, 그리고 맛있는 가지볶음 12 2013/11/01 14,759
3316 따끈한 생강차 한잔~ 17 2013/10/30 12,198
3315 이것 저것 되는대로 넣어 끓인 전골 8 2013/10/29 10,665
3314 저녁, 날로 먹으라고...^^ 15 2013/10/28 10,363
3313 파채와 당면을 듬뿍 넣은 불고기 8 2013/10/26 15,062
3312 몇십분동안 간이 콩알만했던 얘기 20 2013/10/24 16,485
3311 자꾸 잊게되는, 기본에 충실하기 12 2013/10/23 12,392
3310 오징어볶음과 비상식량으로 푸짐하게~ 14 2013/10/22 12,613
3309 날로 먹은 저녁, ^^ 18 2013/10/21 11,184
3308 오랜만에 내 집에서...^^ 33 2013/10/19 15,265
3307 한동안은 못 먹을 것 같은 [곤드레밥] 20 2013/10/17 13,705
3306 요맘때 즐겨 상에 올리는 [굴전] 46 2013/10/16 13,548
3305 그냥 막 차린 밥상, [전자렌지 달걀찜]과 [순두부백반] 9 2013/10/15 13,242
3304 볶음 두가지로 차린 저녁밥상, [ 버섯볶음]과 [김치볶음] 8 2013/10/14 12,575
3303 아침도, 점심도 아닌 저녁에 [샌드위치] 8 2013/10/12 13,725
3302 밥도둑, [병어조림] 12 2013/10/11 10,069
3301 요맘때 한번은 먹어줘야하는 [전어구이] 28 2013/10/10 11,670
3300 오므라이스 만드는 법을 잊었어요..ㅠㅠ.. 25 2013/10/09 13,476
3299 이런 날엔 김치전 한장쯤은 부쳐먹어야~~ 14 2013/10/08 9,806
3298 찌개와는 또다른 맛의 [김치삼겹살볶음] 15 2013/10/07 14,429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