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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늘은 이러고 놀았습니다

| 조회수 : 15,012 | 추천수 : 213
작성일 : 2009-11-16 20:54:14


오늘, 춥다고 하길래, 밖에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춥지만 않다면, 백화점에 가서 압력솥 고무패킹도 사고, 커피캡슐도 사야 하는데,
날씨가 춥다길래, 배송비 각각 3천원씩 물어가면서 인터넷으로 고무패킹 주문하고, 전화로 커피캡슐도 주문했습니다.
왕복버스 요금 생각하고, 또 오고가고 시간 쓰고,
게다가 나가면 충동구매까지 하기 십상인데, 차라리 배송비를 무는 것이 더 싸게 먹힙니다.
이 바람에..내일도, 모레도, 택배아저씨의 방문은 계속될 듯 합니다. ^^::

이러고나서 책도 좀 읽다가, 다큐멘터리도 보다가, 빨래까지 했는데 좀 심심해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띈 재봉틀!
제 원래 재봉틀은 30여년전, ROTC장교로 군복무중이던 오빠가 사준 것입니다.
100V  라서 수리를 좀 해볼까 했더니, 수리가 안된다고 해서, 변압기까지 준비해놓았는데,
영 잡아보질 않았습니다.
사실 전기문제는 핑계이고, 너무 오래 재봉틀을 잡지않아서 겁이 났던 겁니다.
게다가 설명서도 어디로 달아났는지 찾을 수 없고...
30년전에는 제손으로 식탁보에, 커튼에, 전등갓에, 이것저것 만들어썼는데, 그땐 재봉틀을 어떻게 다룬 건지...^^::

그러던 차에 얼마전 220V 재봉틀을 좋은 값에 살 수 있어서, 일단 사뒀었어요.
오늘 마침 눈에 띄길래 심호흡을 하고 꺼냈습니다.
자신 없는 기계를 만지려면, 저는 심호흡을 여러차례하곤 합니다.

설명서를 읽는데, 밑실 감는 것, 윗실 끼우는 것, 그림을 봐도 설명을 읽어도 무슨 소린지...아삼삼한거에요.ㅠㅠ...
그러다가 간신히 밑실도 감아서 끼우고, 윗실로 끼웠습니다.
뭔가를 박아봐야할텐데, 뭘 할까 하다가, 지난번에 사놓은 무명천이 생각났습니다.
얇은 광목? 광목도 아닌 것 같아요, 옥양목쯤 되려나...암튼 면을 사놓은 것이 있습니다.
그 면으로 얄프레한 매트를 만들어서 막 빨아써볼까하고 수를 놓았는데,
매트를 하기에는 너무 얇은 거에요.
에라..그 얇은 천으로 행주나 만들자 싶어서, 천을 숭덩숭덩 잘라 행주 6장을 박았습니다.

이렇게...금방 박을 수 있는 것을...
그동안 제가 손으로 행주를 꿰맸던 것은..순전히 재봉틀을 다룰 자신이 없었던 때문입니다.
이번 겨울에는,
예전 한때 제가 재봉틀에 미쳐서 밤이면 밤마다 잠 안자고 이것저것 만들던 그때처럼은 아니어도,
그동안 끊어두었던 천들을 어떻게든 처리하게 될 것 같아요.




며칠전에 담은 깍두기가 제법 맛이 괜찮습니다.
설렁탕집 깍두기처럼 큼직큼직하게 담아서, 먹을 때 썰어먹어요.
젓갈을 많이 넣지 않아 진하고 깊은 맛은 없지만, 개운하고, 무엇보다 무가 아삭아삭 맛있습니다.

아, 지난번에 친정어머니께서 주신 곱창배추국 레시피 묻는 분들이 계셨는데요,
하는 방법은 요,
1. 곱창 대창 양 등을 충분히 준비해서 밀가루를 넣어 바락바락 주물러가며 냄새가 나지 않도록 잘 씻어요.
2. 준비된 내장에 물을 붓고 푹 끓여줍니다.
3. 내장이 익으면 내장은 건져내고, 국물만 차가운 곳에 두어, 기름을 굳힙니다.
4. 국물의 기름을 완전히 걷어낸 다음에 먹기좋은 크기로 자른 내장과 배추를 썰어 넣고 된장을 풀어 국을 끓입니다.

포인트는 된장은 슴슴하게 풀어야 해요.
국이 짜면 맛이 없습니다.
또 국물은 넉넉히 잡으세요, 양곰탕처럼 국물이 진한 것보다는 약간 흐린 편이 국을 더 담백하게 해줍니다.
레시피 물으시는데...레시피랄 것도 없어서, 답변을 못드렸더랬습니다.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뿌요
    '09.11.16 9:00 PM

    와 깍뚜기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농장에서 배추 ,무 뽑아왔는데 날씨가 추워서 오늘도 그냥 보내고 있습니다.

  • 2. 즐거운 산책
    '09.11.16 9:01 PM

    엉뚱한 질문이겠지만 곱창 대창 등은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마트같은 데서는 본 적이 없어서요...

  • 3. 김혜경
    '09.11.16 9:02 PM

    즐거운 산책님,
    재래시장의 정육점 하나를 잘 뚫어두셔야 해요.
    그래야 구할 수 있습니다.

    뿌요님,
    오늘은...김치 담그기 적당한 날이 아닌 것 같아요..추워요..
    내일 우리 김장날인데...ㅠㅠ

  • 4. 꾀돌이네
    '09.11.16 9:05 PM

    전 무생채 담았어요
    낼은 깍두기에 도전해봐야겠어요~~
    침이 꿀꺽 넘어갑니다요...^^

  • 5. 해리
    '09.11.16 9:28 PM

    곱창 대창 등등은 소주를 붓고 끓인다든지 향신채를 넣어 한 번 삶아내 누린내를 없앤다든지 하는 과정을 안 거쳐도 되나요?

    단골까지는 아니더라도 늘 좋은 소고기를 갖다놓는 정육점이 있는데 거기 어떻게 부탁을 해본다 하더라도, 손질하는게 엄청나겠네요.
    근데 정말 먹고싶습니다!!!

  • 6. 커피번
    '09.11.16 10:14 PM

    저도 커튼, 이불보, 베개커버 다 만들테닷!
    하는 큰 꿈을 가지고 결혼할 때 사온 형제표 재봉틀 있어요.
    재봉틀 살 때 받은 무료수강증으로 앞치마 하나 만들고 손 들었습니다.
    재단이 제일 어렵고 오바로크도 어렵고 흑흑 ㅠ.ㅠ
    흰색이 지금 누렇게 변해서 10년넘게 장농 깊숙히 쳐박혀 있네요.

    봉틀아, 미안해~~~

  • 7. 동경미
    '09.11.16 11:43 PM

    저두...늘 사고 싶은 게 재봉틀이에요.
    그런데 사다놓고 썩힐 것이 분명해서 눈독만 들이고 못사고 있답니다 ㅜ.ㅜ
    바짓단 줄이는 거라도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요즘 다시 마음이 생기고 있어요^^

  • 8. 오금동 그녀
    '09.11.17 12:26 AM

    제봉틀~! 가지고 싶은 품목중에 하나인데 쉽게 구매하게 되질 않네요.
    있어도 잘 활용할수 있을까 ? 싶기도 하구요.
    시댁에 놀고 있다는 제봉틀을 공수해 올까봐요~
    깍두기 맛있어 보여요. 맛난 김치 하나로도 밥을 정말 맛있게 먹을수 있어요.
    저도 다음엔 큼직하게 담궈봐야겠어요~!
    김장할때 날씨가 쌀쌀해야 맛이 난다고 하시던데...... 맛난 김장하세요~!!

  • 9. 또하나의풍경
    '09.11.17 3:26 AM

    바느질이 취미인 제게 재봉틀이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ㅎㅎㅎ
    제옷 아이들옷 거의 모두 제가 만들거든요 ^^
    브라더 어떤 제품일까가 궁금합니다 ㅎㅎㅎ
    저렇게 큰 실패를 저곳에 끼워놓고 쓰셔도 실이 잘 풀리시나요?+_+ 저는 저곳엔 항상 작은실만 넣어서 사용해서..^^; (저는 브라더pq1500 쓰고 있어요 ^^)

    깍뚜기 보니 저도 급 먹고 싶어지네요
    저도 깍뚜기 담아야 하나....고민좀 해봐야겠어요 (식구들이 깍뚜기를 잘 안먹어요 ㅠㅠ 담그면 저만 먹을텐데 부담이...........ㅠㅠ)

  • 10. 다물이^^
    '09.11.17 9:07 AM

    재봉틀 옆에 놓여있는 행주를 보니 옆집언니가 선물로 줬던 행주가 생각이 나네요~^^
    정성스레 만드셨구나.... 하는...ㅋ
    하얀사진을 보다가 쭉 내렸는데 빨간 깍두기가 확~~~ 시선을 끄네요!
    군침과 함께 한잎만 먹었으면 하는 바램이 굴뚝같아요^^;
    추운날 김장하시려면 힘드시겠어요~
    맛나게 김장하세요!!!!

  • 11. 열쩡
    '09.11.17 10:33 AM

    친정엄마가 양으로 국 끓이면 너무 싫었었는데
    바로 3,4번이 생략되서 그랬었네요
    어찌나 기름이 많던지....
    역시 음식은 정성이네요.

    선생님 알려주신 방법으로 만든 행주 잘 쓰고 있어요.
    저도 미싱 있으면 좋겠네요 ㅎㅎ

  • 12. 쭈니맘
    '09.11.17 12:32 PM

    선생님~!!!
    깍뚜기 정말 먹음직스러워보여요~츄릅~~
    전 어제 김장(?) 했어요^^
    한국 배추랑 무우가 들어와서(일년에 한번 들어와요)
    기쁜 마음으로 김치랑 깍뚜기를 담았어요..

    오늘 빔에 엄마가 오세요..
    2년만에 보는 엄마라 얼마나 지금 설레이는지....
    내일 아침에 맛있게 담근 김치랑 미역국이랑 반찬 만들어
    엄마랑 함께 아침을 먹을 생각을 하니 넘넘 좋아요~~~
    또 내일은 연우 4돌 맞는 생일이에요~
    축하해주세요~~^^

    내일 김장 맛있게 하시구요..
    몸살나시지 마세요~~

  • 13. 보리수
    '09.11.17 2:21 PM

    요즘,살림살이 줄여야지 다짐하고 살다가
    미싱은 학교때 가정시간에 만져본게 전부인데
    다시 또 들여다 봤다가 또 들여다 보고...
    미싱 바늘에 실을 어떻게 꿰는지도 모르는 백성이 이 무슨 심사인지...

    같은 부모의 딸로 태어나도 제 여동생은 여기 리빙데코에 나오는
    솜씨 좋은 분들의 그 솜씨를 닮았고
    또 다른 딸은 그 아버지를 꼭 닮았음이니
    여자로서의 매력은 눈 씻고 찾아봐도 어려은 아짐이
    그래도 미싱에 눈이가고 따뜻한 아랫목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 저렇게 살아볼까? 함은
    그나마 1%의 여자는 여자인가 봅니다.

    윗에 쭈니맘님
    연우생일 축하드려요.
    건강하게,바른 심성으로 잘 자라길 바랄게요
    어머님 하고도 좋은 시간 보내시구요.

  • 14. 김혜경
    '09.11.17 9:53 PM

    쭈니맘님,
    연우 생일 축하하고요, 김장 담으신 것도 축하하구요,
    그리고...어머니 오시는 건 더더더 축하합니다..^^

    시지프스님,
    윗 사진에...눈에 익은 그 무엇인가가 보이시죠??
    제가 애지중지하는 완소 아이템이랍니당.

  • 15. 마실쟁이
    '09.11.18 12:55 PM

    김치 색깔이 어쩜 저리도 고운지요?
    정말 먹음직스럽게 담궈셨어요.
    뜨거운 밥에.....갑자기 시장기가 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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