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제가 녹두전 지지는 방법~

| 조회수 : 15,927 | 추천수 : 240
작성일 : 2009-10-26 23:42:11


그러지 않아도 언제 기회가 닿는다면..제가 지지는 녹두전 얘기를 한번 쓰려고 했는데,
마침 어제 여름골골님께서 녹두전 지지는 방법이 궁금하다고 하셔서,
제가 녹두전 부치는 방법을 한번 올려볼까 합니다.

은평 뉴타운 개발 때문에 지금은 자리를 옮겼고,
자리를 옮긴 후에는 한번도 안가봤지만,
예전에 구파발에 만포면옥이라고 있었습니다.
만포면옥은 냉면전문점이지만, 저는 이집 냉면보다 녹두전이 더 좋았어요.

제가 이집 녹두전을 제일 처음 먹었던 것이 중학교 2학년때인가, 3학년때인가 였는데..
'어쩜 이렇게 맛있을 수가!!' 감탄에 감탄을 했더랬습니다.
어릴 때 각인된 그 훌륭한 맛 때문에,
후에 그와 똑같은 맛을 내지 못해도, 여전히 제 기억에는 너무 맛있는 녹두전으로 남아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몇년전 만포면옥에서 냉면과 녹두전을 먹는데, 마침 자리가 주방근처였습니다.
우연히 주방쪽을 들여다보다가, 녹두전을 튀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름을 많이 두르고 지지는 것이 아니라,튀김을 하듯 녹두전을 튀겨내는 것이었습니다.
'아, 두껍지만 속까지 잘 익고, 거죽이 바삭바삭한  맛의 비결이 튀기는 것이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해 명절에 저도 튀기는 방법을 써봤어요.
녹두전을 튀기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일단 프라이팬에 원하는 크기의 녹두전 반죽을 올려, 거죽을 노릇노릇 지진 다음,
그걸 달궈진 튀김기름에 넣는 것입니다.
돼지고기가 많이 들어간 녹두전이 속까지 충분하게 익고, 거죽도 바삭바삭 맛있지만,
이렇게 지지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닙니다.  
애벌로 녹두전을 익히는 프라이팬과 튀김기름이 담겨있는 웍을 나란히 불에 놓고 해야하고,
또 기름도 많이 필요하고, 그냥 지지는 것보다는 좀더 느끼한 것 같아요.
몇번 명절때 이렇게 녹두전을 튀겨봤지만, 요새는 그냥, 팬에 지지고 맙니다, 튀기지 않고요.

제가 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명절 때 다른 전은 전기프라이팬에 부치지만, 녹두전만큼은 가스불에 프라이팬 2~3개 얹어놓고 부칩니다.
불조절을 좀 해줘야 하고, 또 다른 전에 비해서 익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너무 두껍지 않게 녹두전을 부칠 때에는,
우선 프라이팬을 달군 후 기름을 아주 넉넉하게 둘러줍니다.
그다음 불은 중불 정도로 하고, 반죽을 올려주지요.
중불에서 녹두전의 가장자리가 익기 시작하면 불을 약불로 줄여줍니다,
약불로 줄여줘야, 타지않고, 또 속의 돼지고기까지 완전히 익거든요.
불의 세기나 녹두전의 크기, 두께에 다르겠지만, 약 5분 정도 익힌 후 뒤지개를 녹두전 밑으로 넣어봅니다.
녹두전이 빳빳하다고 느껴지면, 뒤집어 줍니다.
뒤집고 나면 다시 일단 불을 세게해서,거죽이 먼저 바삭하게 익도록 하고 다시 불을 약하게 해서 지져줍니다.
양면이 다 익고나면, 살짝 눌러가면서 좀더 익힙니다, 불을 줄여 뜸을 들이는 기분으로 조금더 불에 놔두는 거죠.

녹두전에 돼지고기를 넣어, 돼지고기에서 기름이 많이 나와 식용유를 조금만 둘러도 될 걸로 생각하지만,
의외로 녹두전이 기름을 많이 잡아먹어요.
기름은 충분하게 둘러줍니다. 대신 익히고 나면 채반이나 종이위에 얹어서 기름을 빼줘야 하지요.

그런데,
어제처럼, 제가 중학교때 먹어봤던 만포면옥의 녹두전처럼 두껍게 부칠 때에는,
위의 방법으로 하면 속까지 덜 익을 수 있습니다.
그럴때에는 반죽을 얹어서 중불에서 익히다가 약불로 줄일 때 뚜껑을 덮어줍니다.
어지간히 익으면 뚜껑을 열어, 수분을 날려주고,
뒤집은 후 다시 뚜껑을 덮어서 익히다 뚜껑을 열어 수분을 날려주는 식으로 익힙니다.  

명절 때 부치는 전들중에서 다른 건 몰라도,
녹두전만큼은 꼭 가스불로 부치는 것이 이렇게 불조절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모든 음식이 마찬가지이지만,
녹두전도 얼마나 정성들여 부치느냐에 따라 맛이 많이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불 조절, 기름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쓰면 거죽은 바삭하면서 속까지 잘 익은 노릇노릇 맛있는 녹두전이 되고,
대충 지지면..대충의 맛이 되는 것 같아요.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비
    '09.10.26 11:49 PM

    녹두전 한번도 해먹어본적이 없는데 무지 먹고싶네요..
    오늘 열나는 아이땜에 하루종일 신경썼더니 파김치가 다 되었는데...
    그래도 먹는거 보니 심히 땡기네요..^^

  • 2. crisp
    '09.10.27 12:36 AM

    반죽은 직접 녹두를 불려서 갈아서 하시나요?
    전 그 과정이 엄두가 안나요.
    그리고 그냥 녹두만 하면 꺼칠하다고 뭘 더 타야한다고도 하고 그러던데...

    전날부터 준비해야 하는 건가요? ^^;;

  • 3. 쓰르릅
    '09.10.27 1:09 AM

    만포면옥... 반갑네요. 저는 선일여고 나왔어요~

  • 4. 영맘
    '09.10.27 1:20 AM

    녹두전 참 좋아하는뎅.. 친정에서 가끔 얻어먹을뿐.. 제가 해 본적은 없네요.. 사진을 보니 참 맛있어 보여요.. 아.. 먹고파..

    쓰르릅님! 반가워요! 저도 선일여고 나왔어요. ^^

  • 5. spoon
    '09.10.27 8:09 AM

    하하~ 오늘 제사라 녹두전해야 하는데..
    상에 올릴것은 얌전히..우리가 먹을것은 위 방법대로 해봐야 겠어요
    감사합니당~^^

  • 6. 김혜경
    '09.10.27 8:39 AM

    crisp님,
    녹두가 잘 불어나지 않는 곡식이라, 저는 하루 또는 이틀전부터 불리기 시작합니다.
    잘 불어나면 몇번이고 되풀이해서 씻어서 껍질 버린다음에 믹서에 가는데요,
    불린 쌀 섞어서 갑니다.
    쌀을 넣지 않으면 녹두가 너무 부드러워서 뒤집을 때 여간 애를 먹는 것이 아니랍니다.

    녹두 불려서 가는 거 별거 아니에요.
    한번 도전해보세요.

  • 7. 튼튼이
    '09.10.27 8:46 AM

    저는 몇년동안 프랑스에서 살았습니다. 그때 손님 오시면 잘 해 내는 것이 녹두전이었습니다. 다행이 중국마트에 껍질 깐 녹두를 팔아서 그걸 사다가 불려서 갈아서 양념해서 지져내곤 했는데요 한국오니 생활이 편해지니까 백화점에서 사다가 지져먹지 제가 불려 갈아서 해 먹지는 않네요. 그때도 참 그립습니다. 심지어는 짜장면에 짬뽕까지 제가 직접 해 먹던 때가요.

  • 8. 커피번
    '09.10.27 9:00 AM

    헉! 녹두전보다 선일여고에 눈길이..
    쓰르릅님, 영맘님~ 저도 선일여고 나왔어요!!
    여기서 동창회를 하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만포면옥이 혹시 갈현동 넘어 구파발 삼거리 가기 전 왼쪽인가요?
    냉면집,,하면 연신내 연호정이 생각나는데..아~먹고싶어요.

  • 9. letitbe
    '09.10.27 9:05 AM

    살림의 내공이 묻어나는 녹두전...^^

  • 10. 프리스카
    '09.10.27 9:13 AM

    비법 잘 배웠습니다.^^
    왜 맛이 안날까? 했는데 뜸들이듯 푹 익혀야 하는군요.

  • 11. 테오
    '09.10.27 9:29 AM

    저 그쪽 지역에서 교생실습을 했어요, 마지막 회식을 만포면옥에서 했지요^^
    늘 제가 한 녹두전이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기름문제인것 같아요
    살찔까봐 기름을 아주 조금만 두르고 했거든요
    먹는 양을 반으로 줄이고 기름을 넉넉히 둘러 맛있는 녹두전을 먹는게 좋겠네요
    수퍼에서 시식코너하는 아주머니말씀이 포도씨 기름도 쓰지말고 일반 식용유로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전을 하면 맛이 없다고 했더니 말이지요
    포도씨기름을 넉넉히 두르면 맛있을 것 같아요 오늘 저녁은 냉동실에 불려둔 녹두를
    꺼내야 겠어요

  • 12. 쿠키
    '09.10.27 9:31 AM

    이런 방법이 있엇네요. ㅎ

  • 13. 어주경
    '09.10.27 10:13 AM

    아하, 그렇군요. 저의 집도 종가라서 제사나 차례 때마다 빈대떡을 부치는데, 그게 여간 어렵지 않더라구요. 이제 보니 항상 같은 불양으로 해서 그랫네요. 처음부터 중불로 하다보니, 속까지 익히려면 겉이 다 타곤 햇거든요. 중불 약불 번갈아가며... 설 되기 전에 집에서 한 번 도전해 봐야 겠네요. 늘 감사...

  • 14. 초록바다
    '09.10.27 11:06 AM

    샘께서 튀김이나 전을 올리시면 ..정말 예술이다..하며 감탄합니다
    저도 그 비법이 항상 궁금해서 희첩에서 검색도 해보고 샘의 요리책도 뒤적여 보곤 했답니다. 다시한번 해볼려고 지금 녹두를 불리고 있어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

  • 15. 팩찌
    '09.10.27 11:42 AM

    맛있는 `전' 집을 가면 뜨끈한 철판 위에 기름을 많이 붓고 거의 헤엄치다시피 하게 굽더라구요. 집에선 왠지 그렇게 안 하게 되죠. 그리고 그런 집 중에서도 오래된 역사가 있는 곳에서는 식용유 대신 돼지기름을 쓰지 않나요?

  • 16. 모모마님
    '09.10.27 12:35 PM

    저도 녹두전 만들어 봤는데 자꾸 찢어지네요.뭐가 부족한 건지...? 쌀가루를 더 넣어야 하는 건지....?

  • 17. scymom
    '09.10.27 1:13 PM

    맞아요. 녹두전 기름 엄청 먹어요.
    그래도 녹두전은 가장자리가 바삭해야 맛있는 거 같아요.
    전 쌀가루 양 맞추는 게 늘 자신이 없어요,.
    사다 놓은 녹두가 1년 묵을려고 하는데...ㅎㅎ
    언제 만들어 먹나~~

    음~~사진에서 고소한 녹두전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음식출력기에서 짜잔~~ 하고 제 앞에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 18. 스머펫
    '09.10.27 1:42 PM

    저도 홍제동에서 오래살아서 만포면옥에 자주갔었어요..
    냉면이랑 녹두전을 아주 맛있게먹었는데..
    옮긴뒤에 가봤더니 이상하게 그맛이 안나더라구요..
    암튼..지금도 냉면과 녹두전하면 그맛이 생각날정도에요..
    아...사진보니 먹고싶네요

  • 19. 쵸콜릿
    '09.10.27 2:39 PM

    전 모든 부침을....튀기는데요.
    그게 바삭 바삭 하고 맛나서요.
    바삭함때문에 튀김가루를 좀 넣기도 하구요^^
    선생님때문에 오늘 김치부침개 해먹어야할까봐요~

  • 20. 진도아줌마
    '09.10.27 3:49 PM

    건강에는 안 좋지만 저희집도 녹두전은 돼지기름으로 지집니다. 그래야 더 바싹하니 고소하답니다. 사진보니 고소한 녹두빈대떡 먹고 싶어지네요~

  • 21. 여름골골
    '09.10.27 4:26 PM

    너무 감사드려요!!!

    이런 영광이 또 있을까요?

    정성이 맛을 좌우한다는 말씀 깊이 새기며,
    녹두전 꼭 성공해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22. 최영옥
    '09.10.27 8:47 PM

    불린녹두 1되에 불린 찹쌀 1컵 정도를 섞어서 갈아 전을 부치시면 퍽퍽하지 않고 바삭하고 조금 부드럽습니다. 빈대떡 속은 취향따라 다르지만 익은 김치는 송송 썰어 국물을 꼭 짠 후 참기름과 깨소금, 굵게 썬 대파를 넉넉히 넣어 양념하고, 숙주 나물을 맛있게 무쳐서 섞고 돼지고기 삼겹살을 삶아서 썰어 넣고 부치시면 빨리 익어 타지 않아서 좋습니다.

  • 23. crisp
    '09.10.28 12:04 AM

    네~ 녹두사서 해보리라..하고 냉동에 넣어둔 녹두가 꽤 되는데 한번 해봐야 겠네요.
    불리는 법, 쌀 넣는 것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번 꼭 해봐야 겠네요. ^^

  • 24. 사랑니
    '09.10.28 11:55 AM

    큰아이 임신했을때,,,왜 그렇게 녹두전만 먹꼬 싶던지..ㅎㅎ
    근데, 녹두전 너무 어렵게 느껴집니다. 불조절, 기름양등등

  • 25. 아침햇살
    '09.10.28 3:35 PM

    저도 만포면옥의 냉면과 녹두전에 빠져서, 옮길때마다 따라다니고 있는데요
    요즘은 분점도 많이 생겼던데 분점은 그 맛이 안나구요, 그래도 본점에서는 아직도 먹을만 합니다. 지금은 은평뉴타운에서 송추가는길에 왼편으로 있어요

  • 26. 물래
    '09.10.28 5:53 PM

    우린 녹두를 1.5킬로를 하니 엄청 시간이 많이 들더라구요
    우리 식구들 그래도 녹두전은 끝까지 잘 먹어서 꼭 녹두전은 합니다
    제일 큰 채반에 쫙 펴면 두채반 우리 동서와 천천히 부칩니다
    아고 먹고 싶어라....그런데 기름은 장난이 아닙니다....

  • 27. 안나돌리
    '09.10.29 9:59 AM

    동대문시장 먹자거리에도 녹두전은 거진 튀기다시피 하던 데...

    전 돼지고기 밑간해서 두었다가 살짝 볶아서 해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녹두전...
    추석때 꾀나서 녹두 조금 남겨 두었는 데
    오늘 꺼내 불려야 할까 봅니다. 너무 맛있어 보여요^^

  • 28. bionda
    '09.10.29 2:15 PM

    어머나~ 제가 아는 만포면옥이 나오니 반갑네요.^^
    북한산 갔다오는 길에 종종 들러 녹두전 먹곤 했었는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247 김장 했습니당~~음핫핫~~ 31 2009/11/17 16,178
2246 오늘은 이러고 놀았습니다 15 2009/11/16 15,012
2245 오늘 먹은 이것 저것 13 2009/11/14 14,750
2244 항아리 자랑 33 2009/11/13 16,242
2243 완차이의 매운 홍합 22 2009/11/12 12,123
2242 꽃 맞겠죠?? 22 2009/11/11 11,425
2241 편강 대신 생강차 15 2009/11/10 10,393
2240 김치 두가지~~ 25 2009/11/09 13,158
2239 오늘 우리집 밥상 12 2009/11/08 14,448
2238 제주 올레 여행에서 먹은 음식들 34 2009/11/06 18,778
2237 제주 올레 여행 38 2009/11/06 15,307
2236 [잡채] 완전정복 32 2009/11/02 27,441
2235 불고기와 버섯 15 2009/11/01 12,325
2234 10월의 마지막 밤 [춘권] 13 2009/10/31 12,024
2233 소금으로 간한~ [돼지납작주물럭] 17 2009/10/30 11,883
2232 TV 요리 따라잡기 6 [숙주볶음] 19 2009/10/29 13,174
2231 분기탱천 [닭날개구이] 31 2009/10/28 12,580
2230 제가 녹두전 지지는 방법~ 28 2009/10/26 15,927
2229 외식비 굳었어요~~[오늘 저녁 식탁] 18 2009/10/25 18,445
2228 저도 가끔은 저녁 이렇게 먹습니다 18 2009/10/23 16,808
2227 국물맛이 개운한 [홍합탕] 24 2009/10/21 12,747
2226 소심한 응징! [밀크티][고구마라떼] 37 2009/10/20 13,523
2225 남당리에서 새우 먹기 29 2009/10/19 12,681
2224 아, 가을인가... 13 2009/10/18 10,931
2223 다이어트의 적!!!! [오징어튀김] 19 2009/10/17 13,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