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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제 목 : 묵은 소스 필사적으로 쓰기 [칠리소스 고등어]

| 조회수 : 6,648 | 추천수 : 457
작성일 : 2002-12-05 19:39:03
요즘 얼마나 제가 쓰다남은 소스들을 미워하고 있는지...
김치냉장고 안에 김장김치와 기타 먹던 김치들이 들어앉아 있어 고기 한칼 넣을 데 없고, 냉동고 안의 것이야 바로 꺼내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천상 믿을데라곤 냉장고 밖엔 없는데, 냉장실 안에는 갖가지 소스들이 터억 자리잡고 있어 옴쭉달싹할 수 없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하루에 소스병 하나씩 비우기운동' 그렇지만 이것도 말이 안되는 것이고...

하여간 오늘 그 운동의 일환으로 '빨간옷 입은 고등어'(제가 TV토크쇼에서 요리이름 짓듯 한번 지어봤어요)를 했어요.

네오고등어(뼈 바르고 반 갈라서 손질해놓은 고등어)를 2쪽 꺼내놓고 나갔다 들어와 보니 완전히 해동, 이걸 먹기좋은 크기로 자랐어요. 날 튀김가루를 한번 묻힌 고등어는 튀김가루를 물에 개서 한번 더 입힌다음 튀김기름에 튀겨냈어요.

그리곤 우묵한 프라이팬에 어디에도 쓸 수 없을 만큼 조금 남은 스윗칠리소스와 춘권을 찍어먹는 칠리소스를 턱 털어넣었어요. '우와 신난다, 2병이나 해치웠다!!'하고 희희낙낙하며. 그리고 분리수거 쓰레기통에 얼마나 호쾌하게 병을 던져넣었던지...(깨지지 않을 정도로요)

이 소스들이 끓은 다음 여기에 고등어 튀김을 넣고 소스를 버무려 예쁜 접시에 담아 냈어요.

맛이요? 소스 없앤데 만족해야지요,뭐. 솔직히 나쁘진 않았는데 제가 평소하는 튀긴 고등어를 달콤한 간장에 졸인 것만은 못했어요.
그리고 네오고등어가 살짝 간이 되있길래 따로 밑간을 하지 않았는데 후추랑 생강가루랑 조금 뿌려서 밑간을 할 걸 그랬나봐요. 그랬더라면 더 맛이 있었을텐데...


하여간 저희 집 냉장고 요즘 제가 무진 애를 쓰고 있는 덕에 소스병이 하나둘 줄어가고 있답니다.
내일은 또 어떤 녀석을 해치울까? '인어아가씨'보고 나서 9시 뉴스를 기다리는 동안 냉장실 안 들여다보면서 궁리 좀 해봐야겠어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꽃게
    '02.12.5 8:20 PM

    아이구...
    정말 인어아가씨 할때 되었네여.
    저두 나가봐야겠어요.
    요즘은요 사실 이주왕 보려구 봐요.
    넘 잘 생기지 않았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 김수연
    '02.12.6 12:56 PM

    에고 맛있었겠당... 난 그럼 그냥 간장소스로 해볼까나?

  • 3. 양수진
    '05.1.29 12:58 PM

    글이 너무 재밌어요,,저도 부엌에서 혼자 그렇게 잘 노는데,,궁시렁거리고 혼자 생각하고,,
    모든 주부들이 다 비슷할꺼 같네요^^

  • 4. 잠비
    '05.4.1 8:45 PM

    거 봐요. 기본 양념만 챙기고 소스 욕심은 버리세요.
    아니지 일하면서 밥해 먹으려면 편리한 시판 소스들을 잘 이용해야지... 그렇지요?
    나도 혼자서 궁시렁거리는 버릇 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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