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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올여름 첫 콩국수

| 조회수 : 5,600 | 추천수 : 7
작성일 : 2025-08-31 14:49:48

 

문득 생각해보니 올해는 한 번도 콩국수를 먹지 않았습니다 .

 

“ 엄마 , 아 유 오케이 ?”

 

지방에서 대학 다니는 딸이 그 말을 듣더니 대뜸 이럽니다 . 제가 콩국수를 밥보다 좋아하고 , 일주일 내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다면 단연 콩국수를 꼽는 사람이거든요 .

딸이 농담 반 카톡에 남긴 말을 곱씹어 봅니다 .

 

올여름 나 괜찮았나 ? 유난히 덥고 , 길고 , 뜬금없는 비도 자주 내린 여름 . 작년보다 에누리 없이 한 해만큼 더 나이 든 몸과 마음으로 버텨내느라 나 힘들었나 ?

표나게 아픈 데 없으니 감사했고 , 덥고 기력 딸리는 것쯤 당연하다 여겼는데

어쩌면 조금은 입맛을 잃었었나 봅니다 .

 

그래서 생각난 김에 콩국수 만들었습니다 . 올해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어젯밤 불려둔 백태 한 웅큼을 삶아 갈아주었습니다 .


 

요즘은 블렌더가 좋아서 콩국 가는 것쯤 일도 아니죠 .( 어릴적 어머니가 만드실 때는 맷돌도 썼던 기억이 어슴푸레 나네요 .)


 

단순한 음식이지만 제각기 만드는 취향이 있을테지요 .

저는 돌아가신 어머니 방식 그대로 만들어보았습니다 . 어머니는 콩 외에 다른 견과류는 넣지 않으셨어요 . 오이채 얹는 것도 싫어하셨고 , 하다못해 얼음도 띄우지 않았어요 . 너무 차면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며 . 유일하게 깨소금만 괜찮았어요 .

 

유독 담백한 입맛이라 음식할 때 뭐 넣어라보다 , 뭐는 넣지 말아라를 더 자주 하던 .

어떤 음식에는 후추를 빼고 , 어떤 무침에는 마늘을 빼고 , 어떤 접시에는 참기름을 빼고 ,

하나씩 덜어내는 음식을 하던 어머니 .

본 재료 맛을 도드라지게 하려는 뜻이었겠죠 .

 

구포국수 있길래 삶아 사리짓고 콩국을 붓습니다.

사진으로도 크리미함이 느껴지시죠? ㅎㅎ

 

 깨소금만 올린 콩국수입니다. 부드럽고 담백하고 정직한 맛. 어머니의 맛입니다. 



 

생각해보니 콩 밤새 불려 , 직접 갈아 어머니와 콩국수 만들어 먹던 시간은

아주아주 괜찮은 ,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

 

여러분은 이 여름 어떠신가요 ? 다들 괜찮으시길 :)

오늘도 맑음*

 

오늘도맑음 (leenaiv)

안녕하세요. 맛있는 음식 구경, 먹기 좋아하고요. 만드는 건 82에서 많이 배워가고 싶어요. 반갑습니다^^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양희부인
    '25.8.31 4:14 PM

    저랑 취향이 같으세요. 저도 콩과 소금만, 그리고 너무 차면 콩의 고소함이 느껴지지않아서 싫거든요. 저도 여름 가기전에 한번 더 해 먹어야겠어요.

  • 오늘도맑음
    '25.9.1 6:30 AM

    그렇게 먹을 때 제일 고소한 거 같아요. 너무 찬 음식도 너무 뜨거운 음식도 먹기 힘들기도 하고 ㅎ
    다음에는 서리태로 한번 만들어 먹으려고요!

  • 2. 챌시
    '25.9.1 11:19 AM

    저도요..순수한 콩맛 너무 좋아요. 그 고소함이 최고죠.

  • 오늘도맑음
    '25.9.1 3:27 PM - 삭제된댓글

    오 첼시님도 그러시군요 :) 첼시냥도 우리 막내와 지슷하고 닮은 점이 좀 많네요 ㅎ

  • 오늘도맑음
    '25.9.1 8:31 PM

    오 첼시님도 그러시군요 :) 첼시냥도 우리 막내와 비슷하고 닮은 점이 좀 많네요 ㅎ

  • 3. 늦은밤
    '25.9.1 6:12 PM

    다른 얘긴데, 콩물이 참 곱게 갈렸어요.
    믹서기가 어떤 제품인가요?
    우리집 믹서기는 갈아도 갈아도 거칠어요.

  • 오늘도맑음
    '25.9.1 8:34 PM

    정말 곱게 갈렸죠? 바이타믹스예요. 어차피 유명 제품이니 알려드려도 되겠죠? 1분이면 다 갈리는 거 같아요. 그러고보니 이렇게 쉬운데 좀 자주 해먹어야겠어요 ㅎ

  • 4. 소년공원
    '25.9.2 2:08 AM

    저도 올 여름에는 콩국수를 한 번도 못먹었어요.
    한 번 콩국수를 해먹으려고 불리고 삶아서 바이타믹스 블렌더로 잘 갈아서...
    다음날 바로 먹을 수 있게 냉장고에 넣어두려고 유리병에 부었는데, 그 병이 어딘가 약해져 있었던 건지 갑자기 펑 하고 폭발하듯 깨지면서 부엌에 콩국물 폭탄을 맞았어요... ㅠ.ㅠ
    밤새 부엌 청소를 울면서 했답니다...
    그 일 한 번 겪고나니 콩을 쳐다보기도 싫어져서...

    바이타믹스 블렌더 회사에서 뭐 하나 얻어먹은 일은 없지만, 그걸로 콩을 갈면 껍질도 다 곱게 갈아주어서 좋더군요 :-)

  • 오늘도맑음
    '25.9.2 6:33 AM

    어머 별일이 다 있네요. 저도 예전에 매실 폭탄 맞은 적 있어서 ㅜㅜ 그 피해 현장 청소 상상되네요. 매실청은 발효 과정에서 가스가 팽창한 게 문제였지요 ㅎㅎ 콩국은 무슨 일일까?

    콩 잘못은 아닐 거예요:) 올해 가기 전에 한번 드시길요!

  • 5. 나무꾼
    '25.9.4 1:20 PM

    혹시 생콩을 바로 삶으시나요? 아니면 콩을 불려 삶아 갈으시나요?~ 사진으로도 너무 맛있어보여요~~~

  • 오늘도맑음
    '25.9.5 9:25 AM

    저는 전날 냉장고에 불려 놓았다가 다음 날 해 먹어요.
    바로 삶으면 시간을 오래 하면 되지 않을까요?

    갈자마자 먹는 게 맛있어서 딱 먹을 만큼 조금만 만듭니다. 사진 만큼이나 맛있으니 한번 만들어 드세요^^

  • 6. Schokolade
    '25.9.10 7:11 PM

    저도 콩만 갈아서 만든것을 좋아해요^^
    어릴때 여름이면 엄마가 꼭 해주셨는데 그때는 그맛을 잘 몰랐어요.
    저는 올 여름 못먹었지만 눈으로 맛나게 즐길게요. 고맙습니다^^

  • 오늘도맑음
    '25.9.11 1:53 PM

    저도 어릴 때는 맛을 몰랐어요. 왜 이걸 안먹어, 하며 아쉬워하시던 엄마. 지금 엄마는 가시고 콩국 맛은 남아 저를 달래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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