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쿡(cook)도 아니고 꿀(honey)도 아닌....
얼떨결에 쿨이 된 아줌마여요.
집 청소하는 것보다는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음식 만드는 것보다는 먹는 것을 더욱 좋아하는
O형 남자 셋 델꾸사는 왕소심 A형 아줌맙니다.
(그러나 점점 나이들수록 울집 남자들 능가하는 초특급수퍼울트라메가비트 공격적 성향을 보여가고 있다능.)
제가 처음으로 82쿡을 알게 된 것은 제가 늘 놀러다니던 커뮤니티에서였는데
진짜 온 몸으로 알게 된것은 대한민국이 떠들썩했던 미친소 시절~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였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82쿡의 유구한 역사가 그 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던 것을 알고....
저 깜놀했다요.
어쨌거나...
그 이후로 계속 눈팅만 해오던 제가 신묘년 새해를 맞아 전세계 82쿡 온니, 옵빠, 동생들에게 인사드리려구요.
이제부턴 입 딱 다물고!!!
떡국부터 시작합니다.

떡국 고명을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 '오방색'으로 꾸몄어요.
오방색은 우주를 인식하는 오행의 기운을 담은 색깔을 뜻한다니....
저거 한그릇만 먹어두 우주가 내 뱃속에 들어올것만 같아서...................는 아니고
늦잠 자서 반찬 만들 시간이 없길래..... 저 떡국만 급히 만들어 달랑 김치만 꺼내서 먹었네요.
"엄마엄마~ 반찬은....김치 뿐이예요??"
"우주의 기운이 죄다 떡국에 쏠려 있는데 반찬이 넘 많으면.... 여기저기 에너지가 흩어져서 안되야!! "
그래도 새해 첫날 저녁인데 한잔 해야 하지 않겠숨?? 하는 주당 남편땜시....

냉동실에 소분해 놓았던 돼야지를 턱 꺼내 해동하고...
생강까리, 후추, 함초소금을 벅벅벅~ 문질렀다가....
걍 깔끔허니....찜기에 쪘습니다.
예전엔 된장물 만들어서 푹 삶고 그랬는데 이젠 그리 안해요.
단!!
찜기 내지는 삼발이에 괴기 올려서 푹푹 찌고서 다 익었으면...
일따눈!
불을 끄고 참을 인자를 새기면서 10분 - 15분 정도 뜸을 들여야해요.
그래야 오랫동안 고기가 촉촉하니 마르지 않고 맛있어요.
다 삶았다고 급한 승질 드러내며 돔배고기 만들어불믄....먹는 동안에 고기가 죄다 말라뿌러요.

촉촉촉 야들야들해진 괴기와.....
급조한 과메기를 꺼내 얼렁 반해동 해서 데코레이션!!

새해 첫날부터 이리 먹구 과식을 하니...
어이 살이 안찔쏘냐!!

담날은....
남은 돼지고기 썰어 시마더도 모르게 숨겨놓은 2년 묵은지 꺼내어 들기름에 푹푹 쪄서리~~
노오랗게 꾸운 두부랑 숟가락위에 올려올려....
온냐들아~ 함 잡솨바바바~
(덧글 : 첨에 82쿡 들어와서능 순덕어무이께서 '온냐들아'라는 표현쓰시길래- 저 깜짝 놀랐다요. 오잉???
예전부터 저 또한 제 주변에 있던 친한 언니들 죄다 온냐들이였거던여!!
그래서 순덕엄니가 남달라 보여 몰래 눈팅만 하다가 사실상 제 키친톡 데뷔는 순덕네 리플이였어욤 ^^;
그러니 일따눈!!! 제 말투를 커밍아웃 했으니껜.... 저 앞으로 계속 쭈욱... 온냐들아~ 할께욤.
온냐들아~ 쓰던 뇨자가 갑자기 선배님들, 82쿡 회원님들....이러믄... 제 손발오장육부가 쪼그라들까봐 두려워서요.)
어쨌거나..... 담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드뎌!!!
빵빵한 보름달댕이가 주욱 죽죽 녹아서 흘러내린 모습!
삼중턱땜시! 아흑~ ㅜ.ㅜ

82쿡 온냐들님께서 죄다 따라하시믄....
가시는 걸음걸음을 저두 따라 살포시 즈려밟고 따라가렵니다.
먹다가...먹다가 남으면!!!

일케.... 전골냄비도 만들어요.
원래 버섯전골냄비 할라구 했는데 송이버섯은 똑! 떨어지고 표고버슷은 울 집 막둥이가 싫어하기땜시
버섯냄새만 피운답시고 팽이 하나 달랑 넣었네요.
원래 두부를 넣지 않아야 국물이 깔끔허긴 헌디.
그래두 칼슘이 많다니껜 에브리웨어 죄다 두부 넣기 운동하고 있어요. 요즘 제가요.

집에 늘 만들어 놓는 육수!!
고것만 있음 콸콸콸~ 재료 위에 부어서 바글바글 끓기 시작하믄 당면도 좀 넣어주고.... 먹습니다.
대파의 시원함, 쑥갓의 진한 향기가 어우러지면 넘 좋아요.

눈에 익은 백발??? ^^
파 줄기들은 썩어나가도 파뿌리는 절대 썩어나가지 않는게...
변치 않는 저희집 육수의 비밀이지요.

황태대가리, 새우, 멸치, 붉은 건고추, 파뿌리, 다시마, 통후추(사진에는 안나오지만)를
반다시!!!! 쌀뜨물 (이것 또한 절대 버리는 일 없지요)에 넣고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만 건져내 버리고
푹푹 15분 이상 끓여줍니다.
사실 다시 재료들은 그때그때마다 제 맘대로예요.
무가 들어가기도 하고, 마늘이 들어가기도 하고, 다시마를 빼기도 하고....
다시마를 넣으면 달짝지근해서 잔치국수 국물로는 아주 안성맞춤이라...요즘 좀 자주 사용하고 있지욤.
담엔 디포리를 사다가 함 육수를 내 볼까 생각중~~

띠잉또옹~~~
밤 10시가 다 되야서 저녁을 션치 않게 먹었다고 밥달라는 남표니입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오다 못해... 허리를 몇바퀴 휘어 감았네요.
그래두 밖에서 해결하는 것보다 집에서 먹는게 낫겠지 싶어...
이 착한 아내는 저으기 위에 정성껏 달인 육수로 얼렁 순두부 끓여.... 급히 대령합니다.
밥을 다 먹을 동안 남표니 앞에서 싱글벙글 거리다가 숟가락 내려놓자마자!
"밥 값 내놔!!!"
온냐들아~~~ 이런 낙이래두 있어야.... 그나마 살 맛 나지 않겄숨요??
근디 가끔은 이서방 주머니에서 백원짜리, 십원짜리.....줄줄이 나오기도 함.

김치찌개에도 육수 들어가고....

잔치국수에는 당연히 들어가야겠지여.
저희 집 식구들에게 있어 잔치국수란 위의 사진 고명만으론 2% 부족해서리~

촘 지저분해 보일지래두
반다시!!! 김까리와 유부를 철푸덩철푸덩~~
그러다 가끔은......
귀하디 귀한 2년 묵은지 뽂음도 국수위로 봉긋하게~~ ^^

이렇게 비빔국수도......

82쿡서 배운 비빔국수 양념장을 만드는 날에는 삼다수 2리터 하나 가득 맹글어 맨날 먹어댄다능.


그 뿐인가여.
닭튀김을 해두 그 옆엔 꼬옥~~ 칼국시가 놓여 있어야....
제 정신 건강상 안심~ 안심~~ ^^

육수도 떨어지고 국수양념장도 떨어져뿌렀음....
새끼덜 학교 보내구나서 몰래 먹는 주황색 봉다리 삼*라멘~~~
허얼~
정신없이 쓰고봉께네....
새해인사를 떡국으로 우아하게 시작했눈디...라면까정 나와뿌리니.... -.-;
어랑?? 벌써 시간이???
얼렁 아이들과 점심해서 먹어야겠군여.
(근디 사진 올리다가 실패해서 새끼덜 얼렁 밥주고 중간에 계속 붙잡고 이 짓하고 이뜸)
앞으로 가끔 손꾸락이 근질거릴때마다....인사드리러 찾아오겠나이다.
다시 한번 82 식구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욤.
하늘 만큼 땅 만큼,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우주의 블랙홀만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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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덧글) 오호호호~ ^O^
어제밤에는 "키톡 데뷔도 못하게 하는 이 더러븐 세상~~" 이람서 쐬주 몇잔하구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더니....
오늘 아침 말짱한 컨디션으로 단추님 리플 읽어보고서는 ??? !!!!!!!!!! (단추님 땡썰랏~!)
야후에 가서 계정하나 만들지..뭐~ 해서는 커피 마시면서 즐겁게 룰룰랄라~ 하는 사이에...
사진은 뽕뽕 떠 오르고 창밖에는 눈이 펄펄 내리공~ ♥
이리 해봐라~ 저리 해봐라~ 제 일처럼 안타까워 해주신 톡방 온냐들 정말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