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시어머님 생신 치르고, 2박3일 제주도 여행 계획했다가 일이 생겨 하룻밤 자고
올라와 여의도며, 하이얏트며 날아다니고, 그리고, 이것저것 욕심 내서 아웃풋이 꽤
많았던 휴가였답니다.

월-화-수 휴가를 앞둔 금요일 퇴근길은 어찌나 발걸음이 가벼웁던지, 늦은 퇴근 길에도
콩나물과 미역 사와 남편 저녁상을 차려주었어요.
후딱 상차림의 동반자, 냉동 삼총사 되겠습니다. 얼려둔 김치찌게, 동태포, 그리고,
저건 동그랑땡하고 남아 햄버거 해먹겠다고 둥글게 빚어 놓은 거예요.

보라돌이맘님과 프리님을 비롯한 고수님들 흉내 좀 내봤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엄마도 밥 할때 꼭 이렇게 했었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계란찜도 하고, 달걀도 삶고,
쌈나물 같은 것도 찌구요.
처음 시도로 콩나물 다듬어서 앉혔어요. 시간도 시간이지만, 전 콩나물 삷는 게 왜 글케
두려운지... 옛날 가사시간에도 매번 시험에 나오잖아요. 콩나물 삶을 때는 두껑을
덮어야 한다, 중간에 열면 비린내 난다, 어쩌구 하는데, 그냥 뚜껑 열고 삶으면 안되는
건지, 당췌 콩나물 비린내가 어떤 건지, 맡아 본 적이 없어 모르는 건지, 그게 비린내
인데도 모르는 건지, 암튼 두려워요. -_-

밥하는 사이 4조각으로 자른 납작 동그랑땡과 호박, 동태포 전 부치구요,
남은 계란물로는 김넣어 돌돌 말아 계란말이.

불려둔 미역을 적당히 잘라 채썬 양파, 당근과 함께 다진마늘, 고추장, 식초, 매실액,
간장, 깨소금 양념으로 조물조물 무쳤어요.

전 부치고, 미역무침하고, 밑반찬 꺼내 차리는 동안 밥이 다 되었네요. 와우!
콩나물이 환상적으로다가 익었어요.

진짜 신기하대요. 저 눌린 자국은 주걱으로 살살 저어주면 밥알이 포실포실 살아나요.
절대 밥알까지 찌그러지지 않더라구요. (이게 몇주 전이라 지금쯤은 밥하며 딴짓하기의
달인...은 좀 그렇고, 능력자 쯤? ㅋ)

고인 물은 따라내고.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소금,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무쳤어요.
항상 그때 그때 반찬을 하기 때문에 나물 반찬은 한번에 하나 밖에 못하는데, 밥솥 덕에
요즘은 꼭 두가지씩 한답니다. 야채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시류에 역행하는 주방
풍경.

콩나물.

미역 초무침.

작년에 담근 풋고추 장아찌가 어찌나 맛이 깊게 들었는지.
제가 가는 에스테틱 원장님이 선물주신 걸로 담갔는데요, 올해도 저 주려고 잔뜩 챙겨
놓으셨나봐요. 그런데, 그날 바쁜 일이 생겨 못가서 못 받았어요. 약속 어긴 벌.. T.T
그 다음주에 이것저것 챙겨주셨는데,풋고추가 그사이 장아찌 담기엔 너무 자라 버렸네요.
시중에 파는 것도 그러려나? 지금 풋고추 사서 장아찌 담아도 늦지 않았을까요?
텃밭에서 직접 따신 저 장아찌 맛은 못 내겠죠?

김과 장조림, 김치까지 꺼내서 한상 차렸습니다. 이날 상차리면서 얼마나 행복 했는지
몰라요. 무려 5일 동안 쉴 수 있잖아요!!!

예~ 쉬긴 뭘 쉬어요. 일복은 타고났는데, 복을 걷어차겠다는 건가요?
토요일에 에스테틱 갔더니 원장님이 이렇게 챙겨주시네요. 아,창피하지만,저,저 노각이
늙은 호박인줄 알고, 호박죽 해먹어야 하나, 멀 해야 하나 돌아오는 길에 고민했다죠.
제 손으로 가지를 사본 적도 없습니다. 휴가 숙제입니다.
토요일을 이렇게 보내고, 다음날 제주도로 떠났는데, 점심, 저녁 먹고 담날 아침 남편
두고 올라왔어요. 남편은 혼자 올레길을 걷고 있다며 송아지, 말 사진을 막 보내옵니다.
아, 제주도 정말 이쁘더라구요.
그런데, 아름다운 풍광을 보내오던 남편이 갑자기 밤에 껍질 까다만 감자 사진을 두장
연달아 보내온 거예요. 헉!!! 올레길이 그렇게 긴 줄 모르고, 아쿠아슈즈를 신고, 발이
퉁퉁 붓고, 물집 잡혀 살갗이 벗겨지도록 걸은 거죠. 담날도 걷지를 못해 콘도 연장해서
밤 비행기 탈때까지 숙소에 누워 있었대요.
크, 저희 부부의 우당탕탕 제주 여행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

퉁퉁 부은 발 사진을 보니 안쓰러워서 서울 오면 뭐 먹고 싶냐 물었어요.
- 휴가인데, 거창한 거 말구, 그냥 따뜻한 밥에 겉저리면 돼.
겉저리면... 겉저리면... -_- 네, 저도 결혼 전에는 김치는 냉장고에 옵션으로 딸려서
그냥 1년 365일 거자 나오는 건줄 알았습니다. 그러고보니 그렇죠.
드라마에서 소개팅에서 폭탄 맞거나, 실연 당하거나, 재수 옴붙는 일 생기면 양푼에
냉장고에 있는 이 나물 저 나물 죄다넣고 고추장에 벅벅 비벼 먹잖아요.
결혼 전에 저희 집 냉장고도 그랬죠. 구색 갖춘 삼색 비빔밥까진 아니더라도, 밥 비벼
먹을 나물과 밑반찬 정도는 늘 있었어요. 내가 직접 살림을 하게되니, 냉장고에 늘 나물
비치 시켜 놓는 게 얼마나 수고로운 일인지 알겠더라구요.
새삼 엄마들의 노동력에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나물 뿐아니라 단백질 섭취에 필요한 씹어먹을 고기 종류도 상비돼 있었어요.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말에 빨래 하다가 문득, 결혼 전 생각이 나더군요.
엄마는 어렸을 때부터 제 속옷과 상의들은 세탁기에 못 돌리게 하고, 저한테 손세탁
하도록 시키셨어요. 그런데, 얼마나 귀찮아요. 그래서 조금 무거운 빨래감은 몰래 빨래
바구니에 쑤셔놓곤 했죠. 그런데, 결혼하니 몰래 쑤셔 넣어도 되는 게으름의 여지가
없어진거죠. 쑤셔 넣거나, 임시 방편으로 덮어 놓은 것들은 고스란히 제 몫으로 돌아
오니까요.
꼬박 꼬박 알아서 채워지던 쌀통, 냉장고의 과일들과 계란, 우유들, 청소기 돌리고 나면
먼지망을 털어내야 하고, 걸레를 빨아 락스에 소독해야 하는 것도 알기만 했을 뿐
챙겨서 해본 적이 없었쬬. 그래도 항상 깔끔하게 털어져 있던 먼지망, 늘 깨끗하게
바삭바삭 말라있던 걸레,뽀송뽀송한 욕실..
청소를 하며, 빨래를 하며 지금까지 내가 신경쓰지 않았던 삶의 디테일한 부분들이
갑자기 뭉클하게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 삶 속에서 엄마의
자리는 훨씬 더 컸던거죠.
그리고, 이제 수년이 지난 지금,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그런 일들을 손수 챙겨가며,
제법 주부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어요. 엄마의 자리가 그랬듯 표나지 않는 이런 일들을
해낸다고 알아주는 이는 없네요. 저 스스로 칭찬해줄래요.
주말에 밥해먹고 나면 행주까지 삶아 널어놓은 저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아놔, 겉절이면 된다는데, 딴 거 다 필요 없고 겉절이면 된다는데 어쩝니까.
착한 여자 컴플렉스, 애도 없음서 모성애 만땅인 저, 휴가 둘째날 새벽부터 그 비싼
알배추 사다가 겉절이 담갔습니다. 돼지목살도 사다 양념 재워서 냉동실에 쟁여두었어요.

휴가 마지막 날 점심 냉동도우미. 양념돼지갈비와 또 김치찌게. ㅋ

마침 제철 야채인 노각무침을 혜경쌤도 올려주시고, 키톡에서도 보이더라구요.
여기저기 레시피 검색해서 공부 후, 노각무침 하기로 했어요. 감자채칼로 두번 껍질
벗겨주구요. 아무래도 노각은 오래된 오이이다 보니 겉껍질에서 쓴맛이 난다는군요.
진짜 그런 줄은 잘... 생노각은 첨 본다니까요. ^^;

숟가락으로 속을 깨끗이 파주었어요.

반달모양으로 썰어 소금에 절여 놨어요. 가지는 가지튀김 하려고 깨끗이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역시 소금에 절여 놓았구요.
소금에 절이면 삼투압 작용으로 내부의 수분이 빠져 나오기 때문에, 물기가 없어야
하는 요리에는 필수인 것 같아요. 간도 적당히 배이구요.

냉동시킬 돼지고기양념은 처음에 양념할 때는 기본적인 야채만 넣구요, 이렇게 해동
시켜 볶아줄 때 큼직하게 썰어 볶아주면 야채도 아삭하고, 보기에도 더 먹음직해요.

소금에 절여둔 가지는 표면에 물기가 촉촉히 배어 나오거든요. 키친타올로 눌러 물기를
제거해준 후 찹쌀가루 반, 전분가루 반 섞어 묻혀줬어요.

가루를 묻힌 채로 잠깐 두면 다시 물기가 나와서 좀 촉촉해지거든요. 그럼 한번 더
가루를 묻혀줍니다. 튀김할 때 이렇게 하면 훨씬 바삭하더라구요.

그리고 예열한 기름에 퐁당 퐁당, 지글 지글~!
제가 실은 가지를 안 먹습니다. 안 먹는 게 몇가지가 있는데, 대추,가지,그리고 삶은
당근이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세가지가 공통점이 있죠. 물컹거리고, 살짝 향이 있는
야채라는 거. 그런데, 선물 받은 건데 어쩌겠어요.
가지 튀김이 가지의 재발견이라는둥, 이런 맛인줄 몰랐다는둥 가지가 가지가 아닐 수도
있다길래 함 도전해 봤어요. 선물 받은 걸로 넘 무책임한 거 아냐?

그런데, 꺄올~ 진짜 기막힌 맛!!! 모양만 봐도 바삭, 향긋한 맛이 느껴지지 않나요?
정말 가지가 이런 맛이었던 거예요? 가지를 입에 대지 않은 지난 삶에 깊은 반성을
보냅니다요.

노각은 물기를 꼭 짜 고추장, 고추가루, 매실액, 깨소금, 다진 마늘, 식초 약간 넣고
조물조물. 이것 또한 별미. 숙성돼서 그런지 오이의 비릿한 향도 없고, 아삭하면서도
착착 부드럽게 감기는 맛.

도전 성공!!! 그 많던 가지와 노각을 다 먹어치웠어요. 가지야 사랑해~

돼지불고기 완성샷도 빼꼼. 이날 밥차림 상 사진은 없네요. 가지튀김과
노각무침 맛에 반해 트위터에만 한장 날리고 허겁지겁 먹어치웠어요. ^^;

저의 휴가는 그렇게 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 발동 걸려서 또 이것저것, 날도 덥고,
비도 오고해서 홈플*스 인터넷 장보기로 주문했는데, G으로 주문 하다보니 감이 없어
세상에 제 다리통만한 무우가 두개나. -_-
걍 보관해뒀다가 무나물이나 무우국 해먹으려고 주문한 건데....

잔뜩 담아놓은 겉절이는 남편님이 빛의 속도로 드시는 통에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김치는 없고, 하여 또 팔자에도 없던 깍두기에 도전해 봅니다.
깍두기는 깍둑해야 하는데, 설렁탕집 석박지 느낌내고 싶어서 반의반달로 잘라 소금에
절였어요. 설렁탕집 맛 내본다고 칠성사이다까지 사다가 넣었답니다. ㅎㅎ

찹쌀풀 쑤어 고추가루, 대파(쪽파가 없어서), 새우젓, 까나리액젓, 다진 마늘, 다진
양파, 매실액 넣어 양념을 만들어줬어요.

무우가 제법 잘 절여졌습니다. 배추만큼 어렵지 않더라구요.

이렇게 계획에도 없던 깍두기 담아 놓고. 이건 실온에 하루 놔뒀다가 냉장고로 이동
시켜서 먹어야 한다네요. 제법 괜찮았어요. 무우에 쓴맛이 살짝 돌아 아쉬웠지만.

이제 주말에 계획한 일들을 본격적으로 해볼랍니다. 녹두, 찹쌀, 대두를 넣고 하루
전날 물에 불렸습니다. 감 오시죠? 녹두빈대떡이옵니다.
강력분에 파프리카 간 것, 블루베리 간 것, 녹차 가루 간것을 넣고 손반죽.
이건 또 뭐냐구요? 흐흐, 만두피 직접 빚어서 만두 쟁여 놓으려구요.
제가 또 1년에 두번 여는 만두 공장 사장이잖아요. 설날에는 출장 서비스도 한답니다.
ㅋ 만두 잔뜩 빚어서 냉동실에 쟁여 두면 부자된 듯 해요.

반죽은 이렇게 둥글려서 냉장실에 휴지시켜 놔요. 한두시간이면 된다는데, 전 그냥
전날 밤 해놓고 다음날 꺼냈어요.

불린 녹두 등은 분쇄기에 갈아줬어요. 한꺼번에 많이 돌리면 잘 안돼요.
적당히 넣고 여러번 돌리는 게 좋아요.

이렇게 갈아놓고 냉장고에 숙성.

녹두소 재료예요. 속을 털어내고 물기를 꼭 짠 후 다진 김치, 불려서 살짝 삶은
후 물기 재거하고 총총 썬 고사리, 다진 양파, 데쳐서 썬 숙주나물, 그리고,
후추, 소금, 양파즙으로 밑간 한 돼지고기 다짐육.
저 소고기는 만두 재료인데 뻘쭘하게 꼈네요.

이렇게 재료를 잘 섞은 후 치대서 서로 잘 뭉치도록 녹두 간 것과 함께 반나절
숙성시켜놨어요.

우리집 볼 다 나오네.

본격적으로 부치기 전에 남편 맛 보여주려고 넓게 두장 부쳐봤어요.
녹두전 부칠 때는 일단 이렇게 가루를 깔아주고,

그 위에 속재료를 꼼꼼히 얹어준 후, 그 위에 또 가루를 깔아주면 모양도 깔끔하고
뒤집을 때 재료가 떨어지지 않아요.

한꺼번에 두장 후딱 부쳐내기.

맛있어요. ^^

일단 남편 한테 맛보기용 안겨준 후, 본격적으로 쟁여놓을 빈대떡 부치기.

흐~ 부자된 것 같아요. 3~4개씩 지퍼백에 넣어 냉동실에 넣어놨어요.
수제비나 만두국 먹을 때, 또는 급할 때 반찬으로 먹음 딱이에요.

이건 김치만두 속재료. 밑간한 돼지고기, 꼭 짜준 두부, 속을 털어내고 물기 꼭 짠
김치, 그리고 당면입니다.

이건 고기만두 속. 당면, 두부 으깬 것, 밑간한 소고기, 부추만 넣을거예요.
만두는 속재료의 물기를 얼마나 꼭 짜주냐가 중요하더라구요.
꼭 짜서 만두피 안에 꼭꼭 눌러 담아야 속도 알차고, 나중에 찌거나 삶았을 때 잘
터지지도 않구요.

냉장고에 휴지시켜 말랑말랑해진 반죽은 길게 둥글린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밀대로
밀어 얇게 펴줘요. 전 동그랗게 쫙쫙 핀 후 주전자 뚜껑으로 찍어줬어요.
어렸을 때 엄마가 만두하면 뚜껑 찍는 건 제 몫이었거든요. ^^

동글동글 이쁘게 만들어줬죠? 밀가루를 많이 묻힌 후 겹쳐놔야 안 들러 붙어요.
몇개는 들러붙어서 다시 밀어줬다니깐요.^^;;

늘 이렇게 동그랗게만 만들어 봤는데요.

고기만두는 김치만두랑 좀 다르게 하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첨으로 시도해
봤는데, 처음에는 잘 안되더니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겼어요. 달걀물을 끝에 바른 후
속을 넣고 반을 접은 후 아래 피는 그냥 놔두고 윗 피만 조금씩 접어 가면 이쁘게
모양이 나와요. 위에는 접히고 아래는 매끈한.

프리저락에 담아 냉동실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고기만두는 구워 봤어요.
아, 진짜 남편이 정말 정말 맛있다며, 최고라며 또 아부를. ㅋ

그래서 색깔별로 하나씩 쪄줬죠.
인사동에 자주 가는데 어르신들께 선물하고 싶다며 또 해달래요.
머 '겉저리면 된다'는데, '선물'쯤이야 음하하하하. 울 남편 호가 '빼째라'예요.
대한민국 최고 배째라 남편. 흐~

이렇게 속이 알찹니다. 만두피 빚어서 만두 빚으면 힘들긴 한데, 정말 시판만두랑
비교할 수 없는 맛이어서 자꾸만 이렇게 몸을 혹사시키네요.
그래도 하다가, 놀다가, 하다가, 쉬다가 하면 재밌어요. 길게 잡고 해야지, 노동이라
생각하고 하면 만두 빚는 거 엄두도 못낼듯.

좀 고생하면 이렇게 먹는 행복이 있잖아요.

지난 주말 3종 세트가 다 모였네요. 간장은 제가 담근 거 아닙니다. 오해마시길. ^^;

이번 휴가 때 바지런 떨며 나온 아웃풋이 또하나 있어요.
이거 뭔지 아시죠? 2~3년 전 쯤 비즈 공예(?,실은 공예수준은 아니고 ^^;)에 빠져 초보
주제에 저렇게 사모았지요. 배운 건 아니구요, 그냥 인터넷에 떠도는 도안 보고 하나씩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저렇게 지르다니, 질러놓고 3년씩이나 방치하다니, 이건 안될
말씀이옵니다. 하여 다시.

힘 별로 안드는 팔찌부터 만들어 봤어요.
어, 간만에 했는데, 제법 그럴듯 하게 되네요. 그래서 귀걸이도 만들었어요.
9자말이 하는 게 너무 너무 힘들어요. 손톱 다 부러지고. T.T
팔찌랑 귀걸이 각각 제가 이뻐하는 후배 한테 선물로 주었답니다. 엉성한데도 디게
좋아하더라구요.

필 받았겠다, 마침 또 제가 이뻐하는 후배들과 약속이 있어서, 선물 주려고 만들었어요.
각각 후배들을 생각하며 떠오르는 색깔로 해봤는데요... 세상에..!! 깜짝 놀랐어요.
그날 까만색 준 후배는 까만 원피스를 입고 왔고, 하늘색 준 후배는 파란색 포인트로 프린트
된 원피스를 입고 온거죠.
후배들도 놀라고, 하나씩 팔목에 찼는데, 어찌나 이쁘던지, 정말 선물하는 보람 지대로
찾았답니다. 이렇게 그 사람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색깔을 엮어 하나씩 선물하려구요.
벌써 줄 꽤 섰어요. ㅋ
에고, 오늘은 최근에 쉰 날이 많아 완전 스크롤 압박 제대로네요.
자주 자주 조금씩 정리해서 올려야 하는데, 게을러서... ^^;
태풍 때문에 피해 입으신 분은 없는지, 혹 피해 입으신 분들은 얼른 마음의 상처를
털고 빠른 복구하시길 기도하며 글 맺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 (웬, 없던 예절바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