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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이벤트)어머니.. 미역수제비 한그릇 올립니다

| 조회수 : 9,630 | 추천수 : 8
작성일 : 2014-11-30 21:46:52

어머님 .. 먼 곳으로 가시고 한번도 어머님앞에 나서지 않던 못난 막내 며늘이

정말 죄스런 마음으로 어머님을 불러 봅니다

저희 모자가 도착하는 그 순간 마지막까지 죽을 힘을 다해 버티시다

저희를 잡은 손을 힘을 주시는 가 싶다가 야윈 손이 풀리시며

말라서 어디서 나올는 걸까 싶던 눈물 한자락 주루룩 흐르는가 싶더니

맥을 놓고 말던 그 시간

어머님 가시는 길 발길 떼이지 않으시겠구나 하는 마음보다

우리 아들 어쩌고 가시냐고 절규하며 울던 저를 많이 혼내시지 않으셨는지

이십 오년이나 훌쩍 지난 이제사 여쭈어 봅니다

나이 차이 많고 가난한 집에   고생시키는 꼴 못본다며 인사 왔던 그이를 두시간 넘게 집안에 발도 못들이게 하던

매몰찬 친정엄마를 배반하고

무작정 상경해 막내아들방에 핸드백 하나 들고 들어서서 눈치 보던 제게

한숨 만으로 어머님과의 첫대면

그저 이불 속에 발만 들이 밀고 앉아 늦은밤까지 소가죽을 뒤집어 쓴 듯 고집을 부리며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던 힘들었던 첫날 밤

언제 잠들었던지도 모르고 해가 중천에 오르록 잠자던 철딱서니 곁으로

들이밀어 주시던 밥상의 지글거리며 끓던 뚝배기의 된장 냄새는

아 ~ 나 이집에 살아도 된다는 허락이구나 하며 그날로 어머님 날개 밑에 낯가죽도 두껍게 꽈리를 틀었댔지요

이북에 금송아지 몇십 마리 묻어 놓지 않고 월남한 실향민 있더냐 하는 말을 조롱처럼

듣고 사시던 무능하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통일만 되면 이북 우리집 우리땅타령이 18 번인 아버님을 입을 삐죽 거리며 저또한 미운마음을 보태곤 하였지만

뼈가 튀도록 삶은 소다리에 마른 홍고추 가는 채와 석이 버섯 검은 채와 통깨 솔솔

황백 지단 고명올려 지지미 돌로 오랜시간 눌러 두었다 얇게 져며 썰어 담은 쫄깃하며 탱글한 맛의 우족편 ,

새벽 수산물 공판장에서 나무궤짝으로 사오신 싱싱한 가자미 소금 솔솔 뿌려 꾸덕하니 말리고

무우 굵게 썰어 찬바람에 뒤집어 가며 말린 것에 조밥 채반에 푹 쪄서 온갖 양념에

버무렸다 곰삭힌 가자미식해

이웃집 경조사 때 혼주나 상주가 일부러 찾아 와서 꼭 해주십사 부탁하던

어머님의 동동주 부조는 리어카에 단지 채 실려 나가는 것을 받지 못하는 집은

동네서 인심을 잃었달 만큼 안달이던 일품 자양주이기도 했고

봄에 단지 가득 담궈 곰삭힌 젓갈들 고루 꺼내어

김장 때면 삼박 사일 저리고 씻고 버무리던 김치 종류 만도

몇가지 였었지 되뇌게 되고

놋주발에 배추 엇갈리게 펼치고 낙지 탕탕 배 , 밤 , 대추 , 배추 , 무 송송 썰고 온갖 고명 올려

얌전하니 오무린 후

고추가루 가라 앉한 고운 물  자박하니 잡아 만드시던

보쌈김치와

늙은 호박 숭덩 썰어 김장 버무린 마지막 양념 묻히는 듯 마는 듯

꼭꼭 눌러 담아 푹 익혀 지져 내시던 호박김치 찌게가 올라가고

한번 젓가락 간 반찬을 올리지도 않던 밥상을

차리는 것을 돕고 있노라면

마치 수라간 생각시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며 아버님의 증명되지 않던

이북 내집 타령을 끄덕이며 인정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 고향에선 지금 땅에 묻은 동치미 살얼음 깨어가며 한 바가지 꺼내어

국수 쫄깃하니 삶아 말아 먹으면 말이야 하시며

제철 요리를 한바탕 주거니 받거니 말로 해드시면서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치시거나 하시면

며칠 지나지 않아 두분의 말씀 속에서 상상되는 음식들은 맛볼 수 있을 만큼

음식치례가 대단하기도 했지요

손도 크셔서 한번 하시면 잔치집인가 싶으리 만큼 크게 벌리셔서

오가던 동네 사람들의 참견과 호기심에 답하다 보면 어느새 술상이 차려져야했고

그 많은 음식치례 조수 일을 하느라

매일 매일 내가 부엌데기가 되려고 이집으로 들어 왔구나 하는 투정을 남편을 꼬집으며 부리곤 했어요 어머니

효자 막내아들이 월급을 내손에 십여분 쥐여 주었다

이젠 엄마 가져다 줘야 하니 이리줘 할때도

그래 같이 사는 동안은 아들 효자 하는 거 그냥 둬야겠지 하면서 착한 막내 며느리 빙의가 되어

어머님께 되려 용돈을 타 쓰는 생활을 하다

저도 아들을 낳게 되면서 아이한테 해주는 모든 것들에도

일일이 어머니 이것 필요한데요 저것 필요 한데요 하다가 어느날

어머님 우리 벌은 것 조금 주시면 나가서 살고 싶어요 했는데

부도난 둘째형님 조카 둘까지 우리 일곱 식구 먹고 사는 게 다 그막내 아들 벌이 그거다 하시던

어머니께 제가 어떻게 그러 실수가 있냐고

자식이 번 돈을 저금 한푼없이 먹고 싸는 데만 다 쓰시는 엄마가 어디있냐고 대들었을 때

효자 아들이 뛰어 나와 제빰을 때리고

그 와중에도 저는 어머니을 원망스럽게 똑바로 쳐다 보았는데

흔들리던 어머니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어머니 그후로 아이 아빠와 저는 참 냉랭한 사이가 되었어요

그리고 날이 새면 밥상 차리고 술상 차리고 먹거리 만들고 치닥꺼리하던 일상을 회피하며

아이들 들쳐 없고 공원과 유원지를 종일 걸어 다니다

해가 질녘이면 입이 댓발이나 나와서 집으로 들어 가곤 하는 날들을 시위하 듯 한참을 보냈어요

집으로 들어 서면

저는 외면하시면서 우리 손자 하루종일 얼마나 고생했냐

빼앗듯 대려가시고 하셨는데

저 그거 참 많이 아프고 서운하고 힘들었어요 어머니

갑자기 엄마께 가던 월급 봉투를 어떻게 끊을 수있냐며

사정하고 빌던 효자남편은 삼십만원을 따로 제손에 쥐여 주며 이년만 더 엄마가 살림을 하시도록 하자

이후엔 너 하자는 대로 다 하마 하던 날 이기지 못하고 그 돈을 받아 들었는데

어머니는 다음날부터 방문 밖까지 소리가 들리도록 앓아 누워 못일어나셨지요

골이 흔드려일어나 앉지를 못하겠며 자리보존하던 어머니가

찹쌀 수제비 좀 끓여 주련 하시며 화해의 손을 내 미셨을 때

한번도 부엌 가운데 자리에 서 보지 못하던 어중쩡한 제가

그때까지도 댓발 나온 입을 주워 넣지 못한 채

넓직한 미역 뚝 잘라 불려 미운 마음 그대로 버럭버럭 주물러 씻고

억지로 굴려 만든 찹쌀경단 넣어 끓인 미역수제비 한그릇 차려드리니

에미야 내가 너한테 참 많이 미안타 하시는데도

옹졸하고 철딱서니 없게도 괜찮아요 어머니라고 대답한자락 시원하니 하지도 못했어요

미운마음 잔뜩 가라 앉아 씁쓸하니 맛없었을 찹쌀 수제비 한그릇을

땀을 흘리며 드시고는

아이고 이제야 골이 좀 메워지는 같구나 하실 때 제 마음이 거의 풀렸으면서도

화해의 손을 잡지 못해드렸어요

어머니 후로 월급 날 만 되면 어머니도 그이도 저도 참 미묘한 관계가 되곤했지요

저 참 많이 불편하고 힘들었었어요

그래도 그 삼십만원이 얼마나 제겐 크건지

아이에게 사주고 싶던 한국전래 동화 cd 전집도 한 질 월부로 사고

아이 있는 집이라면 다 들었던가 싶었던 교육보험도 넣고 하고

그렇게 석달 네.. 딱 석달 그렇게 남편의 그늘을 보며 살았어요

어이없는 사고로 어머님 막내 아들이 우리 곁을 떠나버리고

저리 청춘에 남편없이 살겠냐며 아들두고 가라마라하던 기억하기 싫던 시간들이

지나는가 싶었는데

어머니 .. 효자 아들떠난 자리가 그리도 감당이 안되셨던가요

내 손자 걱정말고 네 갈길 가거라 하시던 그 강단이 그리 허무하니 주저 앉으실 줄 정말 몰랐습니다

어머니 제대로 화해도 용서도 할 시간없이 제가 그렇게 주저 않은 어머니곁을

등 떠 밀리듯 나왔어요 저 ... 기운이 점점 떨어 지셨을 때

하염없이 눈물 흘리시는 어머니를 뒤로 하고 세살 아이 손을 잡고 또 한번 어머님 마음에 상채기를 내었지요

어머님 오늘 내일 하신다는 연락 왔을 때

저 어머니 뵙는 것 정말 죄송하고 죄스러워서 많이도 망설였어요

말도 못하시던 어머니 뵈러 가는  동안

우리 기다리시느라 정말 힘드셨지요

그날 어머니 손 잡지 않았더라면 저 살면서 정말 힘들었을거예요

어머니랑 같이 살 때 참 많이 고생하고 힘들었지만

지금 제가 며느리를 봐야 하는 이나이가 되고 보니

어머니 그 허전하고 외로운 마음을 음식을 하며 채우시고 나누시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견디어 내신 것이라라

하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 더 현명하게 솔직하고 부드럽게

어머니와 남편사이에 서 있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왜 이리 늦은 지금에야 드는 것일까요

저 아들과 살아온 지난 시간 녹록치 않을 때마다

힘겨워 지치고 아플 때마다 상처 받아 괴로울 때마다

새알심 찹쌀 미역수제비 한그릇 가득 먹고는 아 ~ 골이 메워지니 살것 같다 혼잣말 하곤 합니다

어머니 그 곳에서 효자 아들과 함께 늘 행복하시죠 ?

어머님 멀리 떠나시고 한번도 찾아 뵙지 않던 못난 막내 며늘이

어머님께 찹쌀 미역 수제비 한그릇 올립니다

 

어머니 눈 못감으시도록 애끓이던 손자 이젠 어디내놓아도 듬직한 청년이 되어 있으니

항상 지켜봐 주세요

행복이마르타 (maltta660)

요리를 좋아하지만 잘 할 수없는 현실 키톡을 보며 위로받는답니다^^; 사람좋아하고 여행좋아하고 농사짓는 사람 존경하는 행복한마르타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천개의바람
    '14.11.30 10:54 PM

    한편의 소설같은 글 읽으며 님의 삶을 감히 짐작해봅니다
    든든한 청년으로 자란 아드님과 님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 행복이마르타
    '14.12.2 1:59 PM

    굴곡 많았던 삶이긴했지만
    그래도 돌아보니 내가 나에게 잘 해냈다 할 때가 있긴합니다

    아들은 든든하긴 하지만
    이젠 어느 여인의 남자로 넘겨주고싶네요

  • 2. 모란
    '14.12.1 2:13 AM

    사는 게 뭔지!
    눈물 난다.

    원글님 부디 행복하세요.

  • 행복이마르타
    '14.12.2 2:02 PM

    그쵸 사는게 눈물 날 때
    일부러 날잡아 엉엉펑펑 울기도 했는데
    나이가 이즈음 되니 그런 감정도 사치가 되더군요

    눈물도 약이 되더군요
    쏟아낸 수 있는 삶 것도 복입니다
    감사합니다

  • 3. 윤주
    '14.12.1 7:56 AM

    글 솜씨가 대단합니다
    녹록치 않은 삶이 이젠 행복해 보입니다
    다 내려놓으시고 아드님과 건강하세요^^

  • 행복이마르타
    '14.12.2 2:05 PM

    살아 온 시간을 속죄하듯 읇즈려 보았을 분인걸요

    그시간 속에서도 행복함을 느낀 것은 진심 맞습니다

    윤주님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드려요

  • 4. yang
    '14.12.1 1:14 PM

    한편의 장편소설을 읽은듯....
    저절로 눈물이 나네요..
    어찌 힘들고 모진 세월 이겨 내셨는지..
    이불에 다리덮고 밤세 듣고 싶어지네요..

  • 행복이마르타
    '14.12.2 2:07 PM

    사람이 독한것은 제가 살아봐서 알긴합니다^^;;;;

    하지만 그와중에도 세상은 살만한 곳
    살아야할 필요가 절실한 곳 이었습니다

  • 5. 데레사
    '14.12.1 2:28 PM

    행복이님 반갑습니다.
    글 솜씨 대단 하신줄은 알았지만..
    늘 행복하시길 비랍니다.
    참! 언제 귀국하셨어요?
    82에서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 행복이마르타
    '14.12.2 2:10 PM

    반겨주시니 저도 감사하니 데레사님을 맞습니다

    행복하다 이만하면 행복하다
    스스로를 취하게 만들며 지냅니다

    82로 여름이후 가라앉아 지내던
    시간들로 부터 수직상승 시킵니다

  • 6. 꼬마 다람쥐
    '14.12.1 2:39 PM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인생이네요.
    프로필 사진처럼 언제나 밝고 아름다우시길....

  • 행복이마르타
    '14.12.2 2:13 PM

    아이러니하게도 저때가 참 힘든 시기였는데
    좋은 사람들과 함께 견딜 수 있어서
    밝을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소설같은 인생
    사람들의 순간순간이 소설의 기본이 되긴하지요

  • 7. 고독은 나의 힘
    '14.12.1 9:24 PM

    행복이마르타님.. 오랫만이에요..
    덤덤하게 써주셨지만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세월이 눈물로 녹아내려있을까..가 느껴집니다.

  • 행복이마르타
    '14.12.2 2:16 PM

    언제나 주변을 돌아보시며 더불어 사시는 모습이 아름다우신 고독은 나의 힘님
    좋아한다는 감정이 앞서는 님의 공감과 반김
    좋습니다
    사랑받는 기분이 들게해주시는82친구님 ^^-

  • 8. 들꽃
    '14.12.2 12:02 AM

    반갑습니다. 행복이님.
    이렇게 아픈 사연이 있었을거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어느 노래 가사처럼 '다시 가라하면 나는 못 가는' 그런 세월들을 잘 견뎌내고 이겨내셨으니
    앞으로는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기를 바래요.
    홀로 키워내신 아드님도 엄마의 마음을 잘 알아줄 것 같네요.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글을 읽어내려오면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야만 했어요.
    요리 솜씨도 좋으신 것 익히 알고 있으니
    키톡에서 자주 뵙고 싶어요.

  • 행복이마르타
    '14.12.2 2:19 PM

    들꽃님...사는게 그렇죠
    조계사에서 만났을 때 정말반가웠습니다

    들꽃님 올려 주시는 시를 읽을 때마다
    따듯한 분 사랑많은 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남은 시간 마음이 부자인 걸로
    그리 행복하니 살아요

  • 9. 씨페루스
    '14.12.2 9:30 AM

    와~~ 정말 대단하세요.
    정말 아름다워요.
    슬픈 얘긴데 왜 아름다운거지??^^
    윗분 말대로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아름답고 슬프고 감동적인 한편의 영화를 보고난 느낌이예요.^^

  • 행복이마르타
    '14.12.2 2:23 PM

    바람불고 추운 날
    마음을 데워주는 따듯한 글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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