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7.2 금요일의 아침밥상.
아침밥을 준비하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가지 3개.
그 중 2개를 쪄서 가지나물 무쳐 먹으려고
가지 자른것을 스텐사발에 넣고
전기밥솥에 밥 안칠적에 스텐사발을 이렇게 올립니다.

이렇게 밥솥에 밥과 함께 안쳐 두고,
밥이 다 되기를 기다리면 되겠지요.
가지도 그 때 맛있게 잘 쪄져서 나올껍니다.

오늘 끓일 국은 씨락국.
얼갈이배추를 끓는 물에 삶아서
찬물에 다시 깨끗이 헹궈 줍니다.

한참을 끓여 놓았던 멸치다시마 육수가
진하게 우러났다 싶을적에
육수 건더기들을 다 걷어 내고,

총총 썰어 둔 우거지나물을 넣고 푹 끓이다가
된장 풀고,
양파 좀 썰어 넣고,
고추도 좀 썰어 넣고...
구수한 씨래기국 한 냄비 끓여내기 참 쉽지요.
간단하고 재료도 소박하지만 맛은 또 얼마나 좋아요.

참두릅도 깨끗이 씻어가며
시들한 이파리들이 보이면 똑똑 끊어 준 다음,

팔팔 끓는 냄비에 넣어서
먹기 좋게 익혀 냈답니다.
애들이 같이 먹을것이니
줄기에 억센 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보드랍게 삶아 냈지요.
뭐든 끊어내기 보다는 같이 먹는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이고
우리몸에도 더 좋은 듯 해서,
짤막하게 줄기를 다 끊어내지 않고
이렇게 같이 삶았어요.

마트에 봉지로 밀봉해서 포장해서 파는 깻순나물을 한번 사 봤더니,
큼직하고 억센 깻잎과 마구 섞어 놓았네요.
역시 나물은 시장에서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내 손으로 만져 보고 사야 하는데...
짓무른 잎파리도 제법 되고
검댕이 먼지와 흙 같은것도 지저분하게 묻어 있어서
한참을 헹궈가며 씻었네요.
이 깻순도 씻어서 다듬은 다음
물이 팔팔 끓는 냄비에 넣어서,
알맞게 데쳐 내고...

데처낸 깻잎나물을 흐르는 찬물에 담궈
다시 여러번 깨끗이 헹궈낸 다음,

물기를 꼭 짜고는
후라이팬에 넣습니다.
여기에 볶음용 작은새우도 같이 넣었지요.
전번처럼 잔멸치를 넣어서 같이 볶아도 좋겠지요.

식용유 넉넉하게 넣어서
다진마늘 약간과 함께 달달달 잘 볶은 다음,
진간장과 약간의 설탕(혹은 매실액기스)으로 간을 맞춥니다.

이렇게 다 볶아진 깻잎나물은
반찬통 하나 꺼내어서 여기에 덜어 두었어요.
향긋한 깻잎의 향이
벌써부터 식욕을 당겨주는 참 맛난 반찬입니다.

냉장고에 있던 가지 3개 중에서
2개는 밥솥에 밥하면서 같이 찌는 중이고...
남겨둔 가지 하나는
가지전을 부쳐 봅니다.
가지는 나물로 무쳐먹어도 참 맛나지만
이렇게 심심하게 소금간 살짝만 해서 전으로 부쳐 먹어도
쫀득하면서 담백한 맛이 아주 좋지요.

밀가루, 계란물 입혀서
앞뒤로 지져내기만 하면 되니,
가지 하나 정도 이렇게 부쳐내기는 금방 끝납니다.
가지라는게 이렇게 먹어도 맛있고
또 저렇게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는 것을..
아침밥 먹으면서 아이들과 이야기 할려구요.

맛있고 영양많은 뿌리채소 우엉.
이런저런 반찬들을 아이들에게 골고루 먹이려고
밥상에 올릴 우엉볶음을 조금만 만들려고 합니다.
요즘처럼 본격적으로 더운 날씨에
냉장고에 넣어두어도 나물반찬은 쉽게 잘 변해도
이런 우엉볶음같은 밑반찬은 오래 가니 또 좋기도 하구요.
썰어 둔 우엉은 갈변방지를 위해서
보통 식촛물을 많이 사용하지만...
어차피 간장양념에 간장색으로 먹음직스럽게 볶아낼터이니
식초 쓰는것도 괜한 낭비라 생각해서
우엉이든 연근이든 간장조림을 할 적에는
그냥 맹물에 이렇게 두고 씁니다.
우엉은 채 썰고 깨끗이 씻어서,

우엉이 먹기 좋게 잘 익도록
바글바글 끓여 줍니다.

우엉이 식감 좋게 잘 익었으면
끓인 물은 3~4숟가락만 남기고
다 따라버리고...

진간장과 검은엿, 식용유로
맛있게 양념을 맞춰 넣은 다음,

냄비 뚜껑을 덮고
약불로 3~5분을 더 끓여 줍니다.
중간에 한 두어번 고루 뒤적여 주고요.

이렇게 해서,
맛좋은 우엉조림이 만들어 졌네요.

반찬통에 이렇게 한 통 덜어 놓으면
괜시리 마음이 든든합니다.

노각도 무쳐봅니다.
요즘 시장에 노각이 넘쳐나네요.
이럴때 많이 먹어야지요.
보통은 고춧가루나 고추장으로 빨갛게들 많이 무쳐 드시지만,
우리집은 막내가 아직 매운걸 잘 못 먹으니..
아이와 어른이 같이 먹으려고
안맵고 하얗게... 순한노각무침으로 만듭니다.
깨끗이 노각을 씻어서...

껍질 벗기고
길이로 반 가르고...

숟가락 하나 꺼내어서
속의 씨를 박박 긁어 낸 다음...

비스듬하게 먹기 좋은 크기로
두껍지 않게 착착 썰어 냅니다.

실파도 썰어서 준비해 두고요.

썰어 놓은 노각은 적당한 용기에 담아
소금에 절여 짭짤한 맛도 배이게 하면서
물기를 빼 줄 준비를 합니다.
이제 왕소금을 준비...

노각위에 소금을 뿌려
조물조물 골고루 소금을 묻혀 줍니다.
이렇게 30분 정도만 두면
노각에서 질퍽하게 물이 빠져 나오지요.

30분 정도 지나서보니...
그냥 슬쩍 들어봐도 이 정도 물이 나왔네요.
이 물은 버리고
노각은 또 손으로 꼭 짜 줘야해요.
양손에 힘을 줘서 짜면
어느 정도까지 자꾸자꾸 물이 나올껍니다.

물기를 어지간히 짜 줬다 싶으면
이제 맛있는 양념에 버무리기만 하면 되겠지요?
잘게 썰어 둔 실파와 다진마늘, 식초, 설탕,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잘 섞어가며 양념을 입혀 줘요.
새콤달콤하면서도 고소한 참기름 내음에
버무리면서 맛보느라 1/3은 먹게 되네요...^^
노각 물기빼서 짜고 나면 양도 얼마 남지 않는데...

반찬통 하나 더 꺼내어서 노각무침도 이렇게 한 통...
우리 주부들은 반찬 한가지 더 늘어나면
마음이 더 넓어집니다.

생선 한가지 구우려고 김치 냉장고를 열어서,
순살삼치와 순살고등어 한 조각단위로 포장된 것을 각각 하나씩 꺼냅니다.
이렇게 생선구이기에 올려 놓고
맛있게 구워지기를 기다렸지요.

생선이 구워지는 동안에,
예본이가 좋아하는 반찬 한가지를 퍼뜩 만들어 봅니다.
안맵고 순하면서 달달한 양념으로 볶아내는 찜닭을
작은 냄비로 한 냄비 만들려고 해요.
먼저, 닭고기부터 손질을 합니다.
퍽퍽한 닭살이 아니고 참 맛있고 쫀득쫀득한 닭살만 잘 발라서
이렇게 포장해서 파는데...
언제 먹어도 참 맛납니다.
닭정육을 깨끗이 씻어서
잘 드는 주방가위로 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잘라 주고,

찜닭에 들어갈 채소 몇가지를 준비하지요.
감자와 당근, 양파, 호박을 이렇게 썰어서 두고...

닭을 먼저 다진마늘과 볶다가.
잘 익지 않는 감자를 넣어서 모두 잘 익었으면
나머지 채소 건더기도 모두 넣고
간장,검은엿 등 맛있는 찜닭 양념으로 간을 맞춰
감칠맛 나게 볶아내면 됩니다.

바깥에서 굽고 있던 생선도
적당하게 맛있게 잘 구워졌네요.

밥이 다 됐다고 소리가 나서 전기밥솥을 열어 봅니다.
가지도 아주 포근포근하니...
나물반찬 만들기 딱 좋을 정도로 보드랍게 잘 쪄졌네요.

잘 쪄진 가지는 도마에 올려 먹기좋게 썰은 다음,
가지를 쪄 냈던 스텐그릇에 다시 담아서
고추 다진것과 국간장, 참기름에 다진마늘 아주 약간 넣고...

양념이 골고루 퍼지고 맛있게 배이도록
조물락 조물락
위생장갑 한 손에 끼고서 잘 섞어 주었지요.

반찬통에 옮겨 담고는,
이제 아침밥을 차려 봅니다.

이렇게 차려낸 금요일의 아침상이예요.
겉은 파삭, 속은 부드럽고 촉촉한 고등어와 삼치살구이....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참 맛나는 참두릅나물...

가지의 착하고 순한 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쫀득한 가지전...

부드럽게 폭 쪄서 양념에 맛나게 무쳐낸 가지나물...

여름 밥상에 없으면 안되는 시원하고 사각사각한 열무김치...

입안에 촉촉하게 씹히는 순한 맛의 시원한 노각무침...

우엉조림과 깻잎나물도 한 접시씩 담아서 올리고....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맵지않고 순하게 볶아낸 찜닭...

방금 새로 지은 밥 한 공기에 구수한 된장씨래기국 한 사발...

비로소 아이들 기말고사가 끝났네요.
시험기간동안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깊은 밤 늦게까지 깨어서 공부하고,
또 다음 날 새벽 일찍 눈을 떠서 공부하곤 했던 중학생 큰 녀석과...
그 좋아하는 텔레비젼이나 컴퓨터 오락, 만화책 같은 것을 자제하면서
공부를 해야할 때는 또 집중해서 잘 따라 주었던...
아직은 철부지인 초등생 막내녀석...^^
그동안 노력하며 최선을 다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정성을 담아서 준비한 오늘 아침밥상입니다.
아이들의 시험 결과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앞으로도 긴긴 인생을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다른 일들이 많더라도
집중해야 할 때 집중하고,
절제해야 할 때는 또 절제할 수 있는...
그런 태도와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만 바랄뿐이지요.
'그 동안 많이 욕봤다...천천히 많이들 먹거라이..'
예전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을
오늘 아침에는 똑같이 제가 하게 되네요.
인생은 참말로 돌고 도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