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키톡이 제일 어울릴 거 같아서 이곳에 올립니다.
아래 사진은 국제백수님께 받은 선물입니다.
된장이랑 청국장 분말이에요. 부러우시죠~ ㅎㅎㅎ
약간의 사연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국제백수님께서 된장 맛보고 싶다고 댓글 단 분들께 된장을 보내주신 거, 기억하시죠?
저도 그때 번쩍! 손을 들었었는데요.
솔직히 뭐... 큰 기대를 하고 손을 든 건 아니었어요.
신청하시는 분이 되게 많아보이더라구요. 근데!! 정말 보내셨다고 연락을 주신 거에요.
와... 그때의 감동은 정말 ㅎㅎ~
헌데.... 흑...
그때가 마침 명절즈음이어서 택배 사고가 났나봐요.
백수님께서 물건 보냈다, 먹는 방법은 이리하면 좋다... 하고 문자를 보내셨는데,
택배가 올 생각을 안 하는 거에요.
그렇다고 가만 있기도 뭐해서 사고가 난 거 같다고 연락을 드렸어요.
문자로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라고 답문이 왔는데 제가 너무 죄송한 거에요.
공짜로 얻어먹는 주제에...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_-........
또 택배 사고가 난 거에요. 된장은 오지 않았지만 다시 연락 드릴 수가 없어서 그냥
있었습니다. 그리고 맘 속으로 아주 찝찝함이 남았었드랬어요.
또 사고가 났다고 말 하기도 곤란하고...
그렇다고 안 받은 걸 잘 받았다 연락할 수도 없으니...
국제백수님께서 잘 먹었다, 인사 한 마디 안 하는 사람이구나... 그렇게 생각하시겠다 싶어서
무지 속상했어요.
그러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백수님께서 자게에 글을 다시 올리셨더라구요.
지난 번에 된장 받았던 사람들 다시 연락 달라구요.
염치불구하고 그간의 사정을 말씀 드렸습니다.
정말... 된장 못 먹어서 그런 거 아니구요. 제가 참... 예의 없는 사람이 된 거 같아서 맘이 안 좋았거든요.
백수님께서 되려 미안하다고 택배사고가 두 건 있었다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보냈는데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 하셨구요.
주소를 알려드렸더니 백수님께서 사업차 들리시는 곳과 제가 사는 곳이 가깝더군요.
그래서 백수님께 두 번이나 된장을 잃어버린 것도 죄송하고 해서...
제가 식사대접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그 말씀 드리면서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믄 어쩌나... 고민했었죠; ㅎㅎ
그런데 백수님께서 무지하게 좋아하시는 거에요.
식사는 그냥 먹은 셈 치자고. 근데 이렇게 서로 정담을 나누는 게 얼마나 좋으냐고 하시더라구요.
암튼,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백수님께서 저희 동네 지나실 때 된장을 받았습니다.
그냥 된장만 주고 가신다고 하셨는데, 제가 극구 식사하고 가시라 잡았습니다.
혼자 뵙기엔 너무 뻘줌해서 친구 하나 델구 나갔구요.
된장... 크.... 죽입니다요.
아직 덜 익었다고 냉장보관하라 하셨는데요.
맨 입에 먹어도 노무노무 맛있어요~
제가 긴 자취생활로 맛난 된장이 정말 고팠거든요. 그냥 감동입니다 ㅠ
요건 이번에 새로 나눠주셨다는 청국장 분말이에요.
기가 막힙니다 정말. 저... 청국장 잘 안 먹거든요. 특히 분말은....
좋다는 청국장 분말 저도 많이 얻어먹어봤어요.
뭐...꼬숩다느니, 요거트에 타 먹으면 초콜릿맛이 나는 청국장이라는 둥....
그래도 청국장은 청국장이거든요.
근데 요건 진짜 고소해요. 직접 재배하신 콩으로 직접 띄워 만든 청국장이래요.
외국 학생들 먹는 씨리얼에 이 청국장 분말이 들어간대요.
(음... 말해도 되나 모르겠어요 ^^;)
어떻게 이런 걸 나눠주실 생각을 하셨냐고 여쭸더니, 그냥 웃으시면서 음식은 나눠 먹는 거다, 라고
하시네요. 그리고 한국사회에... 옛날보다 정이 많이 사라진 거 같다고 아쉬워하시더라구요.
백수님은 현재 외국에서 관련 사업을 하신대요.
사업관련 얘길 많이 하시진 않았지만 국내에서 사업하시면 잘 될 거 같드라구요.
하지만 한국에선 안 하실거래요.
본인이 아니어도 이미 좋은 회사들이 있고, 외국사람들에게 좋은 음식 알리는데서
보람을 느끼신다구요.
덮밥 한그릇을 나눠먹는 짧은 시간동안이었지만 좋은 말씀 많이 들었어요.
(밥값도 백수님이 내셨어요. ㅠㅠ 정말...민망...;;;)
참 훈훈한 시간이었습니다. 백수님, 된장이랑 청국장 맛있게 먹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