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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늙은 청년의 키톡 따라하기

| 조회수 : 15,524 | 추천수 : 3
작성일 : 2013-08-03 21:32:08


잘하지는 못하지만 요즘 음식 만드는 게 취미가 되었어요. 속상하거나 마음이 어지러울 때 음식을 만들면 잠시나마 마음이 정화가 되는 거 같기도 하고;;; 나중에 결혼해서 내가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음식을 해주는 그 순간을 위해 연습도 할 겸 종종 하게 되네요.

집에 감자가 많이 있어서 따라 해본 크로켓이에요. 비가 와서 감자전을 할까 하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크로켓을 만들었어요. 키톡에 올라온 시네라리아님의 레시피를 따라했는데 재료가 부족한 건 그냥 없는대로 했어요;;; 아무래도 원작보다는 한참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넉넉하게 하면 좋을 거 같았는데 비극의 시작이었어요. 이날도 마음이 좀 어지러워서 요리를 시작했는데 감자를 너무 많이 삶았어요. ㅠㅜ


충분히 삶았다고 생각하고 꺼냈는데 속은 덜 삶아졌더라고요. 이것도 비극의 시작이었어요. 감자가 따뜻할 때 재료를 혼합해야 한다고 하셔서 뜨거운 채로 껍질을 벗기다가 손가락 다 벗겨질 뻔 했어요. 다음부턴 껍질을 벗기고 삶아야겠어요.


당근도 데쳐서 잘게 다져주고,


충분히 삶지 않아서 으깨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어요. 힘으로도 잘 안되더라고요. 서서히 요리가 아닌 중노동으로 변하고 있어요. ㅠㅜ


일단 마요네즈, 소금, 후추를 넣고 위생장갑을 끼고 으깨는 게 나을 거 같아서 절구는 치우고,


자세히 보시면 덜 으깨져서 알갱이가 보이네요;;; 시네라리아님이 만드신 거와 비교하면 창피할 정도에요. ㅠㅜ

근데 정작 문제는 동그란 경단이 끝도 없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거였어요. 감자를 처음에 너무 많이 삶아서... 중간에 버리고 싶은 욕구가 턱 밑까지 차올랐어요... 그래도 음식 버리면 안된다는 일념으로 끝끝내 완성!!


빵가루랑 밀가루를 준비하고,


밀가루, 계란, 빵가루 순으로 입혀줬어요.


이렇게 기름에 튀겨주고 나머지는 냉동실로 보냈어요. 모양이 울퉁불퉁해서 좀 고르지 않지만 그래도 맥주와는 아주 궁합이 잘 맞는 감자요리가 아닌가 싶어요. ㅎㅎㅎ

이번엔 또띠아를 가지고 피자를 만들어 봤어요.

레시피는 키톡을 보고 따라했지요~

체다치즈, 스팸, 마늘, 양파를 준비하고,


또띠아는 어떤 걸 사야 하는지 몰라서 근처 마트에서 제일 넓은 거로 샀어요. 8인치 또띠아.


먼저 또띠아 두 장을 팬에서 굽고,


양파와 마늘을 올리브유에 볶았어요.


구운 또띠아를 사이에 피자치즈를 넣고 겹친 후 스파게티 소스를 발라줬어요. 너무 많이 바르면 물이 생긴다니 최대한 얇게 발라주고,

그 위에 볶은 양파와 마늘, 스팸을 올리고,


치즈를 뿌려주고,


마지막으로 바질을 뿌려주면 준비 끝!!


오븐이 없어서 팬에서 구웠어요. 약불로 뚜껑을 덮고 구웠어요~


완성된 모습이에요. 비주얼은 이래도 동생이 맛있다고 다 먹었어요~ ㅎㅎㅎ


바삭한 또띠아 사이에 치즈가 들어가서 더 맛있는 또띠아 피자~

만들기도 간단하고 자취하시는 분들께 유용할 거 같아요.

예전엔 통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 접시나 오븐, 주방용품에 대해 관심이 가고 있어요. 예쁜 그릇을 보면 사고 싶고, 커피 잔 하나만 봐도 막 사고 싶고;;; 점점 제가 주부가 되어가는 거 같아요;;;

푹푹 찌는 더위 잘 이기시고,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디자이노이드
    '13.8.3 10:45 PM

    중노동ㅋㅋ 너무나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우리 집도 감자가 먹어도 먹어도 줄 지를 않는데;;
    고로케 해야 겠습니다
    피자도 침 나와요~ㅎㅎ

  • vousrevoir
    '13.8.4 10:06 PM

    식탐이 많아서 음식할 땐 항상 부족할 것만 같아서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 아주 참사를 겪었죠. ㅜ ㅜ

  • 2. 아베끄차차
    '13.8.3 10:51 PM

    요즘 집에 감자가 넘쳐나서 이래저래 다른 요리법으로 해먹고 있는데 고로케는 생각도 못했어요~
    내일 조금 덜 더우면 해봐야겠어요..ㅎㅎ
    주말에 낮술할 때 너무 잘 어울리는 안주일거 같아요^-^
    솜씨 좋으시네요~

  • vousrevoir
    '13.8.4 10:07 PM

    저도 키톡 보고 따라한 건데요;;; 감자는 여러모로 참 유용한 식재료인 거 같아요. ㅎㅎㅎ

  • 3. 순이
    '13.8.3 11:23 PM

    귀여운 총각이시군요..
    나이마니 먹은 아줌만데 한번도 크로켓 해볼 생각은 안해봤어요..
    저도 해봐야겠어요..
    음..피자도 맛있게 보여요
    치즈사러 낼 마트 가야겠어요

  • vousrevoir
    '13.8.4 10:09 PM

    귀, 귀엽다고는 차마 못... 총각은 맞아요;;; 크로켓은 만들 땐 수고스러워도 냉동에 두고 먹을 수 있으니 꽤 괜찮은 거 같아요. 술안주나 간식으로도 유용하고요~

  • 4. 로즈마리
    '13.8.4 11:18 AM

    결혼하면 사랑받는 남편이 되겠네요,

    고로케도 잘만드시고. 피자도 집에서 잘 만드셨네요.

    요리를 취미로 하시니 그릇도 예쁘고 칼도 예쁜것 쓰시네요, 맛있게 드시고

    더운여름 잘지내세요.^^*

  • vousrevoir
    '13.8.4 10:11 PM

    로즈마리님도 무더위 잘 이겨내세요~ 주말 마무리 잘 하셔요. ^^

  • 5. 월요일 아침에
    '13.8.4 12:00 PM

    감자 으깨고 기름에 튀기는 거 저같은 불량주부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어지러워집니다.
    마음이 어지러울때 요리를 하면 좋아지신다니 요리에 재능있는 분이신듯 해요.
    우리집 아이들 저런 간식 만들어 주면 좋아서 방방 뛰겠네요.^^

  • vousrevoir
    '13.8.5 9:59 AM

    저는 가끔 요리를 하니 저럴 거예요. 매일 요리를 하시는 전업주부님들에겐 어쩌면 죄송스러운 얘기죠;;; 감자가 조금 많다고 중간에 그만두고 싶었는데 매일 매 끼니 음식을 하시는 분들은... 요즘은 그래서 누가 음식을 만들어주면 얌전히 그리고 감사하게 먹지요~

  • 6. 레드크리스탈
    '13.8.4 2:40 PM

    앗.말로만 듣던 장미칼인가요?!
    크로켓은 중학교 실습때 만들어보고 한 번도 안해봤어요 ㅠㅠ.대단하세요~

  • vousrevoir
    '13.8.5 10:00 AM

    요즘 핫했던 그 장미칼인지는 모르겠지만 장미도 그려져있고 날도 아주 예리해요. 자칫하면 ㄷㄷㄷ

  • 7. ceylontea
    '13.8.4 7:41 PM

    맘 어지러우면 저도 요리를 해봐야겠네요
    멋지십니당~^^b

  • vousrevoir
    '13.8.5 10:02 AM

    양 조절이 중요한 거 같아요. 자칫하면 정화작용이 아닌 중노동으로 변한다는...

  • 8. 우사짱
    '13.8.5 9:13 AM

    넘 재밌게봤어요~~ 또 올려주세요 ^^

  • vousrevoir
    '13.8.6 6:56 PM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 9. 게으른농부
    '13.8.5 9:41 AM

    늙은청년~ 푸헉~ 하고 터졌습니다.
    그래도 이정도 하시니 얼마예요. 전 아주 잼벵이라 가끔 아내에게 쿠사리를...... ^ ^

  • vousrevoir
    '13.8.6 6:57 PM

    총각이란 단어를 썼어야 했는데, 순간 생각이 안나서 청년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그래서 늙은 청년이라 했어요~

  • 10. 별심기
    '13.8.6 1:15 PM

    정성이 많이 들어간 홈 요리네요
    대단하세요 맛있어보여요 ㅠㅠ

  • vousrevoir
    '13.8.6 6:58 PM

    은근히 만들기 간단해요~ 한 번 도전해보셔요~ ㅎㅎㅎ

  • 11. 바람
    '13.8.6 5:29 PM

    쭉~ 읽어 내려오면서 ㅋㅋ 웃음이 터지는데..
    그런 황당함을 경험한 바 있는터라 남일 같지 않고 ㅎㅎ
    아무튼 찜통 더위에 힘든 날 덕분에 웃고 갑니다.

  • vousrevoir
    '13.8.6 6:59 PM

    날씨가 정말 찜통이네요.
    여기에 가스불 앞에 있으면 더 진이 빠지죠;;;
    재밌게 봐주셔서 다행이네요~

  • 12. 겨울
    '13.8.7 11:37 PM

    나타샤 생각나요 ㅋㅋ

  • 13. 승환오빠짱
    '13.8.9 9:12 AM

    ㅋㅋㅋㅋ잘봤어요..
    장미칼을 쓰시는걸보니 예사로운분은 아니실듯해요..
    이번주 주말은 또띠아 피자를 먹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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