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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어제가 엄마 생일이었어요.

| 조회수 : 4,357 | 추천수 : 19
작성일 : 2006-01-08 19:54:25
어제가 엄마 생일이었어요.(생신이라 해야 하는데 아... 서른이 이제 정말정말 코앞인데도 마냥 철부지 딸이고 싶네요. 아쿵)

엄마 친구분들이랑 영화보러 간 사이,
엄마 생일을 위해 간단한 저녁을 준비해 봤어요.

생일이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미역국!
우리 집은 소고기 미역국을 먹어요.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끓인 미역국이 참 고소하고 좋아요.
신경숙 소설 'J이야기'에서 J의 친구 부부가 한밤중에 달려와 하소연 하는 에피소드가 생각나요. 미역국때문에 대판 싸우다 J에게 하소연하는 이야기인데... 여자의 집은 소고기 미역국을, 남자네 집은 조개 미역국을(어쩌면 반대였을지도 몰라요. 어쨌든) 끓여 먹는 걸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 미역국에 소고기를, 조개를 넣어 먹냐며 말다툼을 벌이다 J에게까지 의견을 물으러 온거죠. 그들이 돌아가고 J는 생각하죠. 미역국에 소고기, 조개라니... 자기네 집은 아무것도 넣지 않고 미역만 넣어 담백하게 끓여 먹는데 말이죠.
각설하고, 그런데 제가 끓인 국은 저만 좋아한다라는 게 탈이라죠. 아하하하 ^^;;;
제가 너무 싱겁게 먹다보니 국을 끓이면 우리 식구들은 소금간을 더 해서 먹어야 한다죠. 이힛

한국 사람은 밥을 먹어야 한다죠!
밥 솥에 밥이 한가득이지만 새 밥을 해서 먹어야 하는거죠!
급히 하다보니 뜸이 덜 들은 밥이 되버리고 말았어요.
아빠 왈: 딸이 한 밥은 고두밥이 되든 삼층 밥이 되든, 죽밥이 되든 다 맛있는 거래요. 나름의 맛이 있으니 그걸 느끼며 먹으면 된다나요. 으하하하

반찬으로 김장 김치랑 동치미 새로 썰어 내 놓고, 메인으로 동파육!
전부터 엄마가 수육 해 먹자고 하던게 생각나서 수육과 쬐끔(안비슷 한가요? 어쨌든 고기 삶으니까. 으히) 비슷한 동파육을 했어요.
청경채 살짝 데치고 파채 썰고 해서 상에 올렸는데 다들 맛있게 먹어줘서 참 고마웠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를 위한 축하축하 딸기 생크림 케이크!
단 걸 싫어하는 엄마를 위해 설탕을 절반으로 줄여 만든 케이크라 담백!
딸기의 상큼함과 달콤함이 생크림과 부드러운 조화를 이룬 맛난 케이크가 되었지요.
역시나 데코는 어렵지만, 딸기가 그걸 약간 감춰주네요.

겨우 이거 했다고 참 피곤해요.
엄마는 아빠 생일 때 각종 나물 볶고 잡채에, 갈비도 재우고, 전도 부치고... 밥과 미역국은 당연한거고... 으헥... 정말 주부들의 대단함을 다시금 느껴봅니다. 으허~

사진의 주인공은 케이크지만 쪼기 뒤에 동파육도 쪼꼼 보여요. 이힛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나돌리
    '06.1.8 9:48 PM

    53세 생신 축하드려요..
    나도 비슷한 나이인 데
    딸이 없는 죄로..누가 생일상을
    차려 줄까나???흐흑....
    넘 부럽사옵니다^^

  • 2. 챠우챠우
    '06.1.8 10:28 PM

    아드님께 차려달라구 우기세요..
    그치만..엄마에겐 역시 딸이 최고 ! =3333

  • 3. 고래뱃속
    '06.1.8 10:52 PM

    정말 착한따님이세요^^ 전 아직도 이렇게 차려드린적이 없어서요 -.-;;

    달랑 아들녀석 하나인데 벌써 며느리기준을 정해가는중인데...
    요리 잘하는 요리하는거 좋아하는 며느리감이 최고일것 같다는 ㅋㅋ
    제가 요리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저도 얻어먹고(김치국 마시는줄도 모르지만^^;;)아들녀석도 잘얻어먹길
    바라는 맘에 ^^;;

    엄마도 감동받으셨겠어요~~
    저런딸 두신 엄마가 심히 부럽삼^^

  • 4. 야채
    '06.1.9 6:53 AM

    야채=저런딸=여태 자기 속옷 하나 제대로 빨지 못하는 딸=게다가 성질까지 지멋대로인 딸... -0-;;; 입니당. 아하하하핫

    어제 제일 친한 친구 결혼식을 다녀와서 엄마한테, 엄마, 나 결혼 하고 싶었었는데, 친구 결혼하는 거 보니까 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사라졌어. 시댁식구들한테 인사하는 거 보니까 다른 식구가 되어 가버리는 느낌이 들잖아. 새로운 식구가 생긴거다라고 생각해도... 어쨌든 우리 집이 내 우선순위 식구가 되기 힘든 건 사실이잖아. 여태 내가 결혼하고 싶었던 이유가 내 살림을 하고 싶은 거였다는 걸 더 확실히 깨달았어. 엄마, 나 그냥 결혼 안하고 엄마랑 그냥 이렇게 살면 안될까? 했더니...

    아휴~ 야, 네 속옷을 언제까지 빨아 달라고 그러는거야? 얼른 연애해서 빨리 시집가라. 지금도 네 성질 대단한데, 조금 지나서 그 노처녀 히스테리까지 받아달라고? 못해못해.

    ㅎ... 이게 제 실체입니다. ^^;;;
    어쨌든 저도 결혼하면 아들보다(그런데 이건 우리나라 관습 상 아들 못낳으면 마음 한구석이 불편할 거 같아요. ㅡㅜ 정말 싫지만요.) 딸 이쁘게 키우고 싶어요. 단... 자기 속옷 자기가 알아서 빨고 저처럼 심통맞지 않은 딸로요. -0-

  • 5. Liz
    '06.1.10 12:25 AM

    저희 엄마도 오늘 생신이신데 같이 안사는 관계로 전화만 했어요..
    저두 엄마보고싶고...내가 맛있는것도 만들어 드리고 싶네요.
    케익 너무 이뻐요 팁도 잘 짜신거 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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