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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식혜와 곶감.

| 조회수 : 4,272 | 추천수 : 31
작성일 : 2006-01-06 16:17:32
오늘 82 진짜 이상한 날이예요. 분명히 로긴하고 글쓰기 다 한다음, 올리기를 딱 클릭하는 순간, 휘리릭~ 다 날라가 버려요. 벌써 두번째예요.ㅠ.ㅠ ...복사해둘걸...

며칠전에 경빈마마님 글에 필이 꽂힌 오렌지피코, 어제 밤 늦게 퇴근하는 남편 심부름 시켜 엿기름을 사와 결국 그 오밤중에 엿기름 빨아 삭혀두고는 아침에 끓여 식혜를 만들었다는 거 아닙니까!!
사실 식혜 먹고 싶었던 지가 아주 꽤 오래되었는데, 지금보다 훨씬 상태가 안좋았을때라 차마 해먹을 생각은 못하고 친정 엄마가 연말에 패트병으로 한통 담아 보내주신것으로 아쉬움을 달랬었죠. 그런데 진짜 간에 기별도 안가더라구요.

아침 식전참에 끓여서 베란다에 식으라고 내어 놓고는 얼마나 식었나 궁금한 마음에 자꾸 열어보게 되는데, 아무리 날이 춥다 해도 베란다 기온이 그리 낮지가 않으니 좀체 미지근한 기운이 가실줄을 모르는 겁니다.  
그러다가 너무 조급한 마음에 결국 점심무렵 한 보시기 덜어 냉장고 젤 윗칸에 넣어 두었었지요.
아이가 오후 낮잠을 자기 시작하자 드디어 냉장고에서 식혜 그릇 꺼내고, 그리고 시골에서 공수해온 진짜 맛있는 상주 곶감을 몇개 꺼내 간식으로 먹었답니다. 곶감, 보기에도 맛있어 보이죠? 분도 하얗게 난것이 속은 쫀득하고...정말 맛있는 곶감이거든요.

근데 사실, 저의 식혜는 2%보다 쫌 더 많이..,.한 5%쯤 부족한 맛이었습니다.
설탕을 덜 넣었는지 좀 덜 달기도 했고, 그리고 시키는대로 다 했는데도 뭔가 뒤끝에 느껴지는 깊은 맛이 약간 부족하달까...
김치 말고도 이런 음식은 정말 연륜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하긴, 결혼후 4년 반 살면서 겨우 1년에 한번쯤이나 만들까 말까한 음식인데 언제 실력이 늘 틈이나 있었나요? 계량도구 하나 없이 손으로 툭툭 털어 넣으며 설렁설렁 하는듯 해도 수십년 해오신 엄마의 손맛은 어찌나 정확한지요.

그래도....나름 맛잇게 먹었습니다. 이걸 캔 식혜 따위에 비하겠어요?


**한국 음식 중에 이런것 하기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가, 레시피가 표준화가 안되어서 그런거 같아요. 저같은 젊은 세대에게는 말이죠...
어른들께 여쭤보면 대충 과정은 알아들을만 해도 그 재료의 양이랄까, 시간 같은 부분에서는 도무지 감이 안오거든요.
그래서 할수 없이 책을 찾아보면, 제가 가진 3권의 요리책에 나온 계량 법이 또 다 다르더군요.

저 같은 분들을 위해서 제가 가진 책의 레시피 퍼왔습니다. 레시피 다는 아니고, 과정은 경빈마마님 글을 보시면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고, 저는 재료 분량 위주로만 적어 드립니다. 혹시 참고가 될지 모르겠네요.(그리고 제가 한 방법은 따로 묻지 말아주세요. 저는 그냥 이것들의 절충형...이었다고 밖에는...)

A책 : 엿기름 4컵, 물 7컵(이 책이 유난히 물 양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아니, 엿기름 양이 상대적으로 많은 거죠. 확실히 엿기름이 많이 들어가야 맛있나 봅니다.), 밥 3공기, 설탕 1/2~1컵
--> 과정은 같고, 보온 밥솥에서 4-6시간 삭히라고 되어 있네요.

B : 엿기름 500그람(참고로 제가 산 1400원짜리 엿기름 한봉지가 400그람이었습니다.), 찹쌀(밥이 아니고 쌀) 5컵(우리 엄마의 팁 : 찹쌀로 하면 국물이 맑고 깨끗해진다고 해요. 대신 건더기가 맛이 없대요. 그래서 국물이 좀 탁해도 건더기가 먹을만한 맵쌀로들 많이 한다고...), 물 28컵(1컵=200미리, 계산해 보세요~), 설탕 3컵

C : 맵쌀 5컵, 엿기름 3컵 반, 물 15컵(3리터라는 얘기죠.), 설탕 3컵
--> 나머지 과정은 다 같은데, 밥을 찜통에 쪄서 지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아마 그래야 더 고슬고슬하게 되니 그런가 봅니다.

이상입니다.

모두들 추운 날씨에 하루 잘 마무리 하세요. ^^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엘리지
    '06.1.6 4:28 PM

    경빈마마님 식혜보고 슈퍼가서 비#식혜 하나 까묵고..
    피코님 식혜보고..또 슈퍼를 가야 하나...(날도 춥구만.) 고민하고 있어요...
    더군다나 저 곶감이까지...
    흑흑흑...
    잔인한 팔이쿡이여 ~~
    잔인한 피코님이여~~~~

  • 2. Terry
    '06.1.6 7:36 PM

    피코님의 그 정열.. 다시한번 감탄합니다.

    밥알 삭은 것을 맹물에 넣어 몇 번 헹궈서 담가뒀다 식혜위에 띄우면 밥알이 동동 이쁘게 뜨는 식혜가 된답니다. 저는 식혜 만들 때는 (주로 엄마가 만들어 주시지만.-.-;;;) 가라앉은 밥알 먹는 것은 보통 안 좋아해서 국물만 쪽 따라서 담고 밥알은 위로만 띄워먹어요.

  • 3. 핑크하트
    '06.1.6 8:31 PM

    어릴적.. 외갓집에서 할머니가 떠 주시던 얼음 동동 식혜가 그립네요..^^

  • 4. 오렌지피코
    '06.1.6 9:49 PM

    앗! Terry님, ^^ 저는 식혜 밥을 느무 좋아해요.국물 반, 건더기 반으로 먹지요.ㅋㅋㅋ

    밥알 이쁘게 동동 띄울걸 그랬나요? 지금 보니까 모양새가 좀 덜 살긴 하네요.
    그냥 친정 엄마식으로 모양 안따지고 저 먹겠다는 의지 한가지로만 만든 것이다 보니...잣 고명 두개 올린것도 사실 사진 찍으려고 연출한 거랍니다.ㅜ.ㅜ;;

  • 5. coco
    '06.1.6 10:36 PM

    아니 이 부지런쟁이,기어이 식혜를 만들었고만요.
    살살해요.피코님..ㅋㅋ

  • 6. 조정혜
    '06.1.7 3:50 PM

    진짜 맛나보여요 ;ㅁ; 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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