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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또 태우다 ㅠ.ㅠ : 게으른 자취인 계란 후라이

| 조회수 : 3,706 | 추천수 : 1
작성일 : 2005-10-22 11:58:40
자취생활 일년째.
쌀이 밥이 되어서 나오는 것이 왜그리 신기하던지.
밥통이 무슨 마술 상자 같았습니다. 내가 밥을 하다니~
요리책 보고 대강 따라 하는것도 비슷하게 나오고..
스스로를 '흠. 나는 가능성이 있어.'라며 자만했습니다.

자취생활 이년째.
만들어 가는 것이 비슷비슷 해지자 약간의 변화 내지는 발전이 필요하다고 느껴 요리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제 동생이 사준 요리책이 "일하면서 밥해먹기"에요. ^^)
82cook을 알게 되면서, 이 세계(?)에 빠졌습니다.
'언젠가는~'을 다짐하며 여러가지 따라하기를 시도하면서
실패의 실패를 거듭하고... 좌절의 좌절을 거듭하면서...
제 자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그냥 그분들의 세계는 그러하고 저의 세계는 이러하듯, 그냥 이렇게 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의'라는 이라는 희망은 남겨 두기로 했습니다~
희망없이는 미래도 없기에...

자취생활 삼년째.
점점 엄마의 손맛이 그리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전화해서 엄마에게 물어보기 시작하면 끝이 없었습니다.
일년에 손꼽히게 먹는 어머니께서 차려주시는 밥상을 받는 일주일 동안,
체중은 불어만가도 행복했습니다~ 늘어가는 체중만큼이나.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 따라할수 없는, 그러나 늘 그리워하는 그맛!
고향의 맛, 어머니의 손맛!!!

자취생활 사년째.
이제 음식은 맛보기 위한게 아닙니다.
생존하기 위한, 배를 채우기 위한, 본능을 잠재우기 위한!!
나름대로 경력은 쌓여서 냄비밥도 해먹고,
아쉬운대로 요리 같은 모양새도 나오고....
더불어 늘어가는 잔머리!
어떻게 하면 설겆이를 줄일까.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한끼를 때울까.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한의 맛을 낼까...

그러다 보니 다음과 같은 작품이 나왔습니다.
오븐에다 한꺼번에 계란 후라이 해서 먹기.
예열하는 동안 기름을 두른 머핀팬에 넣어서 익힙니다.
예열이 다 끝나가면, 저렇게 반숙이 될때도 있고, 완숙이 될때도 있고...
윗부분이 약간 딱딱하긴 하지만, 그다지 지장없어요.
소금 약간 뿌려주고요.후추도 뿌렸었는데, 좀 지저분 한것 같아서 요즘에는 안뿌리고 그냥 소금간만해요.
저렇게 해서 샌드위치에 넣어 먹기도 하고, 라면먹을때 넣어 먹기도 하고, 그리고 장조림에도 넣어 먹기도 하고, 샐러드에 넣어 먹기도 하고...(일단 계란 껍질 안까는건 너무 좋아요...)

오늘은 간만에 폼좀 내볼거라고 예열이 끝난후 파이도 넣었어요.
(당삼 제가 만든거 아니고, 냉동된 생지랑 파이 속이랑 샀어요.)
이놈의 정신...
전 오븐쓰면 10번중 8번은 태워먹어요. ㅡ.ㅡ;;
겉에 약간 탄건 제거하고 먹으면 괜찮은 경우가 많은데,
오늘의 파이는, 탄부분을 제거해도 냄새가 아주 끈질기게 속까지 베어서 그냥 다 버렸어요.
아까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흑! 처녀들은 음식 버리는거 보통 아까워 하지 않는다는데, 자취생활 4년이라는 시간는 제게 알뜰한 주부의 모습을 남겨 주었어요^^;;)

맨날 답글만 달고 무게없는 소리(?)만 지껄이는것 같아 허덥 자취생활~ 이야기로 남깁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m1000
    '05.10.22 12:00 PM

    정말 잘 탔다.............^^*

  • 2. 장수정
    '05.10.22 12:49 PM

    정말 잘탔네요 그래도뭐..... 밑부분은 고소할것 가타요 ㅋㅋㅋ 자주자주하면 요리는 느는것이니 열심히 하세요

  • 3. Ellie
    '05.10.22 1:28 PM

    제가 아주 지대로 태웠나 봅니다. ㅎㅎㅎ
    근데 이것도 유전일까요? 우리 오마니도 참 자주 태우시는데... ^^;;

  • 4. 고고
    '05.10.22 2:26 PM

    객지 내지 자취생활하는 사람들의 반찬 1순위가 계란후라이 입니다.

    저도 계란 떨어지면 막 불안해지는 수준^^

  • 5. june
    '05.10.22 3:42 PM

    ellie님.
    전 아예 장보기 목록에서 계란을 빼버렸어요.
    저는 태우지는 않는데 꼭 계란 껍질을 부셔버린다는....
    힘이 장사라서 그래요.
    그래서 egg beater 사서 쓴다는...
    보니까 콜레스테롤도 없고. 늘상 해먹는게 오믈렛 같은거라 따로 안풀어줘도 되고....
    그나저나 머핀틀에 계란 후라이 보니까 다음에 장보러 갈때는 계란도 사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어 버렸어요. 과연 이번엔 부셔지지 않으려나...

  • 6. 가을에
    '05.10.22 4:56 PM

    그리 태우기도 쉽지는 않겠는걸요~ㅋㅋ

  • 7. 황채은
    '05.10.22 8:49 PM

    태우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네요^^

  • 8. 기쁨이네
    '05.10.22 11:10 PM

    하하 Ellie님 덕분에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태우면 어때요. 즐겁게 드시면 되지요,
    Ellie님 화이팅!!

  • 9. 깜찌기 펭
    '05.10.22 11:32 PM

    어머..정말 잘탔네요. ㅋㅋㅋ

  • 10. 폴라
    '05.10.23 3:10 AM

    Ellie님~~방가방가!!
    저도 뭐를 올려 놓고 자꾸 잊어버려 타이머를 사자고 하고선 사는 걸 까먹어 아직까지 못 샀지요~~^^**

  • 11. Ellie
    '05.10.23 9:39 AM

    고고님! 그렇죠? ㅎㅎ 가장 경제적(?)으로 동물 할수 있는 방법 인것 같아요. (나름대로 닭한마리라고..)^^
    June님 에그 비터는 너무 비싸요. 12개에 1불도 안하는 계란이 갑자기 3불로 둔갑해 버리는...
    콜레스테롤이 적당량 있어야 호르몬도 생성되고 성격도 더러워(?)지지 않는데요. ㅋㅋㅋ

    그외 제가 태운 파이를 보고 잠시나마 즐겨우셨던 82님들!
    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믿고 언젠가 멋진 음식으로 키친토크에 등극할 날을 기약 하겠스빈다.
    과연, 언제가 될지... ^^;;

    다음주 한주도 활기차고 즐거운 날들이 되기 바랍니다!!*^^*

  • 12. 강아지똥
    '05.10.24 7:06 PM

    글을 읽다가 내려오는데....밑사진 보구선 깜딱 놀랬습니다.
    정말~구제할 수 없게 타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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