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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내일이 입추랍니다

| 조회수 : 3,983 | 추천수 : 49
작성일 : 2005-08-06 12:21:13
.
일기예보는 찜통더위 한동안 더 계속된답니다.
잘하면 오늘내일쯤 소나기도 지나갈 수 있다네요.

달력을 보니 내일이 입추라는데요,
무늬만이라도 입추라는 글자를 보니
조금만 더 견디면 되겠다 싶은 생각에
얼른 나가서 닭 한 마리를 사왔습니다.

껍데기 다 벗기고 찐 후 살만 발라서
뼈 없는 백숙 끓여놓으면 우리 식구들 좋아라 하거든요.

어른남자는 출장 갔고 어린남자는 캠프갔는데 둘 다 오늘 돌아옵니다.
어젯밤 출장지에서 전화한 남편이

"돈 조금 더 벌어올 테니까 더위 참지 말고 에어콘 팡팡 틀고 있어." 이럽니다.

이 더위에 양복에 넥타이 졸라매고 출장 다니는 기계가 안쓰러워
선풍기 30대만큼 잡아먹는다는 에어콘을 어찌 돌린답니까.

만년 월급장이가 돈을 더 벌 수 있는 수단이란 기껏
자기 쓸 돈 아낀다는 얘긴데
카드 한번 함부로 긁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더 아낀다는 건지...

조금 전 아이는 캠프장에서 막 떠난다고 전화 왔는데
엄마 드린다고 예쁜 돌을 주웠으니 기대하라 합니다.

시원한 수박 대신 뜨거운 닭백숙 한 그릇씩 안기는 엽기 주부가
찜통에 닭 안쳐놓고 잠시 들어와 몇 마디 주절거립니다.

장터에 밍크담요 필요하다고 떼를 써놨는데
관심 가져주시라고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사진은 나 더워서 화단의 토란들 물 주는 것 잊어먹고 있었더니 늘어진 모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어제저녁과 오늘 아침에 듬뿍 물을 뿌려줬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씩씩해졌어요.
이 더위 가시면 얘네들 잘라서 즙국 끓여먹을랍니다.

모진 더위에 건강들 챙기시기 바랍니다.
저는 또 헬스장 가서 신나게 걷다 오겠습니다.
77을 위해 애쓰고 있단 제 글 꼬리에
그럼 여지껏은 88이었냐고 시니컬하게 묻는 분이 계시던데
88이 77 되면 또 다른 누군가가 마음을 쉽게 지어잡숫지 않을까 해서
저는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답니다.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훈이민이
    '05.8.6 12:44 PM

    열심히 사는 당신...
    아름답습니다.^^

  • 2. 소박한 밥상
    '05.8.6 12:44 PM

    글솜씨가 좋으셔요 !!!
    필부로 사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차분해지는 글입니다
    정녕 내일이 입추란 말입니까?....도리도리
    66입니다만 만만치 않은 나이가 되고보니 나이살이...
    불과 몇 년전도 편하게 55,66 입었는데 지금은 66입곤
    상의의 경우 꼭 팔을 들어 앞뒤로 흔들어 봅니다
    님의 평온한 일상이 행복이겠지요?

  • 3. kAriNsA
    '05.8.6 12:47 PM

    오...토란.. 저 토란 너무좋아하는데..^^ 어릴때 커다랗게 자란 토란 뚝 분질러서 우산쓰듯 흔들고 다니다 엄마한테 많이 혼났죠..음식가지고 장난친다고..

    88이면 어떻고 77이면 어떻습니까..자기가 노력하면 되는거죠.. 55인 사람도 노력안하고 퍼지기만 한다면
    결국 88도 모자랄것을.. 금희님 파이팅입니다^^

  • 4. 레지나
    '05.8.6 1:08 PM

    그러게요 88이든 77이든...건강하게 운동하면서 식구들 잘 챙기고 행복 느끼고 살면 되지요
    식구들 다 모인 자리에서는 에어컨 틀고 시원하게 식사하세요~~~

  • 5. 찐쯔
    '05.8.6 1:19 PM

    님의글 읽고 입가에 웃음이 번집니다...
    화단의 토란대도 어느멋진 그림보다 좋구요^^
    제가 사는곳은 버~얼~써 아침저녁으로 입추 분위기가 느껴지는 그런 곳입니다.
    열심히 운동하시구 건강하세요.

  • 6. 짝퉁삼순이
    '05.8.6 1:52 PM

    컥......저게 토란대인가용?? 담벳잎인줄알앗네여.....ㅋㅋㅋ 저거 보면 꼬옥 비오는날 우산대신 쓰고 싶어용.....헤헤~

  • 7. 키쿠
    '05.8.6 2:41 PM

    말복 8.14 보다
    입추 8.7 이 먼저네요.

  • 8. 산세베리아
    '05.8.6 3:33 PM

    다이어트 해야하는데... 헬스장 나가시니 나도 따라 해야지... 요런 자극보다
    토란으로 즙국 끓여 드신겠단 말에 더 솔깃해지는 나-.-
    토란 즙국은 어떠케 생긴 맛이고 어찌... 끓이는거죠??^^

  • 9. 진현
    '05.8.6 6:54 PM

    토란잎 너무 이뻐요...
    키워보고 싶은데 어떻게 구하는거지요?
    그냥 화원 가면 되는건지 아님 가을에
    토란 사두었다가 심는건지 궁금해요.

    전 오늘 아침 헬쓰장 갔다가 너무 더워서 (냉방 안됨)
    런닝머신 15분 밖에 못하고 내려 왔어요.
    운동 죽기살기로 할거 뭐 있나
    다 살자고 하는 일인데 그러면서.
    그래도 친구는 30분 채우고 내려오길래
    "독한 뇨자"라고 그랬네요.^^

    강금희님 홧팅!!!!!

  • 10. 김혜경
    '05.8.6 10:03 PM

    입추라는 글을 보니..갑자기 여름이 시시해졌다는..더운거 안무서워요..^^

  • 11. Terry
    '05.8.6 11:48 PM

    남편을 위하는 님의 맘이 부럽습니다.
    저는 요새 왜 그런 생각이 안 들고 억울하기만 한지..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할지... 님처럼 생각하며 사시는 게 더 행복할텐데요.....

  • 12. 냉동
    '05.8.6 11:57 PM

    행복이 담긴 글 이군요.
    돈 조금 더 벌어올 테니까 더위 참지 말고 에어콘 팡팡 틀고 있어..나두 그래야 하는디..

  • 13. 안나돌리
    '05.8.7 9:24 AM

    입추...입춘...
    한번 유심히 보면요
    젤 더울때와 젤 추울때인 거 같지 않아요...?

    곧 선선해 지고 따뜻해 진다는 메세지로
    힘든 날에 주는 희망같다고나 할까요???

  • 14. 런~
    '05.8.7 10:46 AM

    벌써 입추네요..^^
    건강하시죠?..^^

    뼈없는 닭백숙 이야기...전에도 한번 본 것 같아요..^^
    정성이 가득한 음식이네요...^^
    입추 이야기며 뼈없는 닭백숙 이야기며..
    정말이지 덕분에...^^...더워가 저만치 달아날 것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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