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어부님표 문어죽

| 조회수 : 5,063 | 추천수 : 21
작성일 : 2005-04-11 21:39:38
요즘 몇 일째 어머님이 아프셨답니다.
귀 밑이 부어오르더니 귀까지 아파서 제대로 씹지 못하셨지요.
큰 시동생하고 병원을 다녀오긴 했어도 영~~뭔가 개운하지 않은 듯한 울 어머니십니다.

아들들 이라곤 도대체  쌀쌀 맞으니..(제가 봐도 한 쌀쌀함.) 하긴 해석하기 나름! 조용해서 그런가?
어쨌거나~~
소심한 우리 어머님 더 이상 뭐라 말씀도 안하시고 조용히 따라서 다녀오신 듯 합니다.
4 일 간의 약을 타오시긴 했지만 뭔가 답답한 마음 이셨던가 봐요.
(표정을 보면 저는 압니다.)

제가 병원을 모시고 갔더라면 선생님이나 간호사 언니들에게
어떠시냐? 왜 그러느냐? 원인이 뭐냐? 어떻게 해야 하느냐? 는 등등 약간의 수다로
답답한 어머님 속을 긁어 드리지만
이 박씨 집안 남자들은 도대체 양반이라(??? 흥~) 그런지 말이 없다 이겁니다요.

아마 그랬을 꺼예요. "네에~~" 또는 "알겠습니다." 두 마디나 했나 몰라요..-.-

그래서 결국 더 아프시다는 어머님 말씀에
제가 오늘 어머님 모시고 이비인후과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한 달이상 쉬지 않고 다녔던 병원이라 원장님이 챠트를 보시더니 금새 아셨어요.
이 원장선생님은 참 친절도 하시구요. 인상도 좋구요...
침울했던 어머니 안색이 확~~도네요. 어머님 당신 마음이 편안하시단 표현이겠지요?

침샘이 막혀서 인지 염증이 생겨서 인지 두고보자며 주사 맞으시고 이틀 분 약을 지어왔습니다.
그래도 가라 앉지 않는다면 큰 병원가라는데...
너무 그동안 힘드셨던게 온 몸으로 다 삐죽 삐죽 삐져나오는 듯합니다.

그래서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어부님 문어를 꺼내 잘잘하게 썰고,당근도 잘께 썰어 넣고,
불린 쌀과 함께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물을 붓고 중불에서 푹 ~~~~고와서
문어죽을 끓였습니다. 마지막에 소금간만 했습니다.
양파도 넣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냥 했습니다.

드시던 안드시던 씹으면 귀 밑이 더 아프시다는 말에 마음이 더 답답 했답니다.

어른들 모시고 살면 이럴때가 제일 답답해요.
아프시다고 끙끙 대시면 저도 모르게 안절부절 하게 된답니다.
내가 뭐 아프라고 해서 아프신것도 아니지만,뭔가 부족하고 헤아리지 못해 그러나...
하는 죄스런 마음도 생긴다지요..
ㅎㅎㅎ오래 살다보면 그런다 이겁니다.

넉넉하게 끓여
사촌 아주버님 두 그릇 드시고,어머님은 한 대접,아버님은 반 대접 이렇게 드셨답니다.

그리 죽을 좋아하시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끼는 잘 때웠던 메뉴입니다.

어부님 감사합니다.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매언니
    '05.4.11 9:41 PM

    맛이 너무 궁금하고 보기만 해도 든든해요^^

  • 2. fresh spring
    '05.4.11 10:17 PM

    지금은 아니지만 저두 언젠가는시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외며느리지요.
    항상 내몫이다 맘을 먹고 있지만 마마님 처럼 어머님 맘을 헤아리며
    잘 모실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글을 읽다보니 구석구석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 3. 냉장고를헐렁하게
    '05.4.11 10:39 PM

    저도 냉동실에 현종님 문어 있는데요
    죽을 끓인다... 꼭 한번 해 봐야 겠네요.
    님의 글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인데요, 마음이 참 넉넉하십니다.
    건강하세요~

  • 4. 메밀꽃
    '05.4.11 10:41 PM

    어머님 빨리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아웅 ,,근데 문어죽 넘 맛났겠어요...^^

  • 5. 나루미
    '05.4.11 10:54 PM

    빨리 나으셔야할텐데요..
    어른이 아프시면 맘이 산란하고 일도 손에 안잡히쟈나요..
    맛나고 정성어린 문우죽 드시고 어른 나으셨으면 해요..

  • 6. june
    '05.4.12 10:06 AM

    호박죽 끓여 놓고 뿌듯해 하고 있다가 문어죽을 보니. 갑자기 냉동실 속에서 잠자고 있는 낙지를 깨우고 싶다는 충동이!!!
    죽은 사진찍어 놓으면 예쁘게 보이기 힘든데... 참 맛있어 보이게 찍으셨네요.
    어서 어머님께서 나으셨으면 합니다.
    마마님도 건강 챙기시구요!
    한국 가자마자 어부님 댁에 문어 부터 주문 해야겠어요.
    여기서 주문 하고 들어가야 하려나요?^^

  • 7. 포비쫑
    '05.4.13 12:33 PM

    마마님의 어머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참 고우시네요
    그렇죠? 박씨집안 남자들이 좀 답답해요 정말 무슨 대단한 양바이라고
    또 이상한 똥고집은 얼마나 부리는지
    참고로, 저는 박씨집안 딸이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54 안녕하세요, 자스민 딸입니다. (결혼식 감사인사) 9 jasminson 2026.01.17 1,656 0
41153 혼자먹는 저녁 소개 5 챌시 2026.01.15 3,434 1
41152 191차 봉사후기 ) 2025년 12월 소불고기전골과 달걀말이 7 행복나눔미소 2026.01.09 4,363 6
41151 굴 꽈리고추 알아히오 19 챌시 2026.01.07 5,495 3
41150 30 그리고 60 19 주니엄마 2026.01.06 5,814 2
41149 콩장만들어보기 7 박다윤 2026.01.06 3,217 4
41148 82님들 2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6 진현 2026.01.01 7,979 4
41147 딸과 사위를 위한 한식 생일상 40 에스더 2025.12.30 9,178 6
41146 챌시네소식 27 챌시 2025.12.28 5,390 2
41145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한다 -82쿡 이모들의 결혼식 출동 후기 .. 35 발상의 전환 2025.12.21 11,673 22
41144 은하수 ㅡ 내인생의 화양연화 19 은하수 2025.12.20 6,317 4
41143 미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다이어트 기록 22 소년공원 2025.12.18 6,745 4
41142 올해김장은~ 16 복남이네 2025.12.17 6,052 5
41141 토마토스프 5 남쪽나라 2025.12.16 4,581 2
41140 솥밥 3 남쪽나라 2025.12.14 6,433 3
41139 김장때 9 박다윤 2025.12.11 7,484 3
41138 밀린 빵 사진 등 10 고독은 나의 힘 2025.12.10 6,866 3
41137 리버티 백화점에서.. 14 살구버찌 2025.12.09 6,773 5
41136 190차 봉사후기 ) 2025년 11월 갈비3종과 새우토마토달걀.. 6 행복나눔미소 2025.12.08 3,583 5
41135 케데헌과 함께 했던 명왕중학교 인터내셔널 나잇 행사 24 소년공원 2025.12.06 8,083 6
41134 멸치톳솥밥 그리고,…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 24 챌시 2025.12.04 6,840 5
41133 남해서 얻어온거 11 박다윤 2025.12.03 7,195 5
41132 딸의 다이어트 한 끼 식사 16 살구버찌 2025.12.01 9,598 3
41131 명왕성의 김장 28 소년공원 2025.12.01 7,457 4
41130 어제 글썼던 나물밥 이에요 9 띠동이 2025.11.26 7,672 4
41129 어쩌다 제주도 5 juju 2025.11.25 5,503 3
41128 딸래미 김장했다네요 ㅎㅎㅎ 21 andyqueen 2025.11.21 10,028 4
41127 한국 드라마와 영화속 남은 기억 음식으로 추억해보자. 27 김명진 2025.11.17 7,457 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