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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스파게티가 닭도리를 만났을때...

| 조회수 : 2,509 | 추천수 : 3
작성일 : 2005-03-12 11:02:23




우하하..
민망시런 것좀 올려볼께요..



지난 주말저녁 격주휴무라 그날은 일토였지요. (일하는 토욜)

별다른 약속도 없거니와 퇴근을 하고 저의 놀이터인 이마트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시식해가며 놀고있었답니다.

생닭 잘라주는 총각앞을 지나다가 갑자기 내 몸이 닭을 원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죠.

근데 으잉.. 왜케 비싸..다른 때는 3,4천원인 것 같았는데... 그날따라 닭한마리에 5,600원인가 하더군요.

닭값이 오리값보다 비싸졌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스믈스믈 나면서...

그래 이럴때일수록 양계농가를 도와야해 어쩌네 하며 닭을 가져왔습니다.




사실 제가 엄청난 닭순이거든요..

뭐, 안좋아하는 게 없으니..가끔 떡순이도 되고..빵순이도 되곤 하지만...

어쨌든....

근데 우리집 남자는 닭과 같은 조류들을 징그러워합니다.

그렇다고 못먹는 건 아니고...닭의 형체가 적나라한 닭요리들일수록 인상이 찌푸러지는 아주아주 희한한..식성을 가졌지요.

닭백숙<닭도리탕<치킨<텐더류, 샐러드에 올라가는 닭고기튀김...... 이 순서가 그나마 먹는 순서입니다.

닭껍질의 흐믈흐믈한 것이 징그럽고..먹다보믄 고기와 뼈사이에 보이는 질긴 힘줄같은 것도 징그럽다하더군요... 쩝...




저희 친정집 식구들은 닭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그리구 여태껏 주위에 닭을 못먹는 친구들도 없었고...

그래서 전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저처럼 닭을 사랑하는 줄 알았지요...한심하게도..




연애시절때 아마 KF@ 에 갔다가 알게된 것 같아요.

닭을 싫어한다는 소릴 듣고... 뭐라구요? 정말 닭 싫어해요? (그땐 선배에서 남친으로 신분변동이 있었던 터라 초창기 존대시절...후후) 라며 정말정말 의아해서 왜 싫으냐, 언제부터 싫어했냐 등등 물어보고 또 물어봤던 것 같아요..후후후후

그래서 결혼하고 나서도 감히 제가 러브리하는 닭들을 먹어줄 기회가 별로 없어서 신랑 출근한 주말에 혼자 삼계탕 끓여먹고 배 두들기며 흐믓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쨌든 다시 이마트로 돌아가서..

그렇게 닭을 사들고 집으로 왔단 야그입니다.

그날 저녁에 남동생이 집으로 왔거든요.

졸업하고 해군장교가 된 남동생이 모처럼 큰누나네 집을 찾았는데. 괴기라도 먹여야 하지 않겠습니까..크크크

슬쩍 그동안 갈고닭은 나의 요리내공도 보여줄겸 겸사겸사죠 머...




남편보다 일찍 도착한 남동생은 맛동산 봉다리 들고 부엌앞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할 수 는 있는거냐. 맛있게 하냐..며 은근 걱정시런 눈길로 쳐다보길래 감자나 깍으라며 던져주고...

전 아주 꼼꼼하게 닭들을 씻기 시작했습니다 .




사실 생닭 다듬는 게 처음에는 징그럽지만...

장갑끼고 가위들고 씻다보믄 사람이 이렇게까지 집요해질 수 있다는 게 느껴지죠.

불투명하고 누런 것들을 뜯어내다가 안되면 가위로 오리고... 저 깊숙이 박혀있는 지방들을 후벼파며 끄집어내고... 그러다가 미쳐 떼어지지 않은 닭 핏줄이 터져서 피를 쫌 보기도 하구요..크크크크




그렇게 꼼꼼히 씻은 닭들을 82에서 배운대로 우유에 슬쩍 재워놓구... 양념장을 만들었습니다.

대충 눈대중으로 맛봐가면서 더 넣었다가 이거 더 넣었다가 하며..마지막에 카레가루 반수저정도 넣었습니다.




닭한마리는 얼마 안되는데.. 야채를 한가득 끓여서인지.. 양이 엄청 많더군요.

30센티넘는 궁중팬으로 한 가득 되더군요.

역시 카레가루를 넣어서인지.. 은근히 카레향이 나며 너무너무 맛나는 겁니다.

동생두...오오...맛나는데....해주었고..

닭싫어하는 남편두 연신 맛있다구...양념이 장난이 아니다. 의심이 간다라며 연신 칭찬을 해대더라구요. 근데 이건 아무래두 처남도 있고 하니까..괜히 누나를 더 부추겨주기 위해 약간의 오바를 하는 것 같기두..하구... 칭찬도 지나치니까 나중엔 좀 짜증스러워질려고도 하고..크크크크




암튼 성공적인 닭도리탕에서의 닭들은 두 남매가 죄다 건져먹고. 남편은 감자나 슬쩍슬쩍 건들며 전날 끓여 재탕한 된장국만 열심히 드시더군요. 후후후







근데... 남은 야채와 국물이 너무 많잖아요.

그 담날 가위로 잘게 자른 나물에 찬밥넣고 닭도리탕 국물넣어서 두 번이나 볶아먹고도 남길래...

그때서야 오늘의 주인공 스파게티를 떠올렸다는...

스파게티 면 삶은 것과 대충 자른 피망을 살짝 끓인 닭도리탕 쏘스들과 휘저어주었을 뿐인데.... 왜이리도 맛나단 말씀입니까?

쏘스가 약간 적은 듯 했지만... 쏘스 자체가 워낙 걸쭉하고 진하기 때문에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이름하야 닭도리 쏘스 스파게티.. (이름이 좀 거시기하죠)




다 쓰고 보니 오늘의 주인공에 대한 소개는 지극히 짤막하군요.

어쨌든 한번쯤 시도해봄직한 remaking cooking 이었습니다.












근데요.. 이상하게도 이번 닭도리탕은 빨갛게 둥둥 떠다녀야할 기름이 거의 없더라구요.

껍질도 다 붙어있었는데 말이죠.

친정엄마가 해주신 것도 굉장히 맛났는데.. 제 기억에는 빨간 기름이 동그렇게 둥둥 떠다녔었거든요..

느끼하진 않았지만.. 은근 고소한 것 같았는데..

꼼꼼하게 손질한 탓일까요? 아니면 우유에 담궈놨기 때문인가요?

누구 아시는 분...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ina
    '05.3.12 11:13 AM

    ㅎㅎ 말씀이 넘 잼나요...
    이름이 뭐해서 그렇지 담엔 퓨전스타일 스파게뤼라고 하면 더 좋겠어요...ㅎㅎ
    글고 짧은 제 소견으론 카레가루가 그리 만들지 않았을까?하는...ㅡ.ㅡ;;

  • 2. graffiti
    '05.3.12 9:31 PM

    저두 닭순이야요!!! ㅋㅋ 정말 요즘 닭 너무 비싸죠..?? 그나마 전 얼마전에 왠일인지 이마트에서 닭다리 4개씩 포장해서 1,900원에 팔길레 3팩이나 찜해왔답니다. ㅍㅎㅎㅎ 그렇잖아두 좀전에 닭튀김 해먹었다죠.. ^^

    구텐탁님 닭도리탕은 말씀만 들어도 군침이 돌 정도이네요.. 글구 기름이 안뜬건.. 아마 손질을 워낙에 꼼꼼하게 하셔서가 아닐까요...^^;;

  • 3. 김혜경
    '05.3.12 11:47 PM

    구텐탁님 오랜만에 요리 올리시는 것 같은데..맞죠??

  • 4. 미스마플
    '05.3.13 11:30 AM

    아.. 진짜 먹고 싶어요.
    닭... 냉동실에 한마리 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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