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외가가 제주도인지라, 소시적에도 남들과 반대로 - 돈 없으면 제주도로, 돈 있으면 딴데로 놀러갔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와 이모들 하는 말을 들어서인지, 어렵지 않은 사투리는 제주 억양으로 할 수 있을 정도구요. ("어멍 고향이 애월이난 호끔 하주게" : 번역 - 어머니 고향이 제주라서 (제주말을) 쪼끔 하죠 뭐)
요리와 시장 구경이 취미인지라, 제주에 갈 때면 시장을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자리 횟감도 사고, 갓잡아온 고등어도 사서(꼴깍! 이게 또 죽이죠.) 귀여운 이모네 애들 해멕이곤 했습니다. 각설하고.
제주 하면 유명한 게 옥도미 아닙니까? 저 어렸을 적에는 냉장시설이 없어서, 어머니가 제주 갔다 오실 적에는 말린 옥도미(당시는 일본말로 "아마따이"라고 했음) 몇마리 가져오셔서 아버님 앞에 구이를 놓으시곤 했습니다.
소금간 해서 말린 옥도미 구이. 머리와 뼛속까지 쪽쪽 빨아먹는데 어찌 그리 달던지요. 한마리 푹 끓여 죽을 쑤면 그 맛은 또 어떻고요.
지금은 오히려 냉동 옥도미보다 말린 옥도미가 귀한 처지라, 말린 옥도미의 맛을 잊지 못하는 저로서는 삼춘한테 부탁해서 몇마리 보내달래고 있습니다. 그럴 때는 꼭 토를 다는 것이 있는데, "제주산으로". 여기서 제주산이란 북제주에서 잡힌 것을 말하는 것으로, 서귀포산(남제주산)과 대비되는 것입니다.
같은 옥도미라 하더라도 북제주 것과 남제주 것은 맛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제주도 사람들의 말을 빌면 북쪽은 뻘흙이고 남쪽은 모래흙이라서 그렇다고 하는데, 정확한 까닭을 모르는 저로서는 그것을 가장 타당한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혹시 제주도에 가서 옥도미나 다른 생선을 사시려면 남쪽(서귀포 시장)보다 북쪽(제주 시장)을 택하십시오. 그리고, 타지에서 냉동 옥도미를 살 때도, 잡힌 곳이 표시되어 있다면 북제주 쪽인지 살펴보시구요. 제주도라고 해도 생선에게는 같은 제주도가 아닌 게 분명하니까요.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옥도미 맛의 차이는 알아?
무우꽃 |
조회수 : 2,034 |
추천수 : 32
작성일 : 2004-01-03 07:05:14

- [이런글 저런질문] 책은 아니고 ... 2004-07-02
- [이런글 저런질문] 답 1 2004-07-01
- [줌인줌아웃] 서울철도 999 에 얽.. 6 2004-07-06
- [줌인줌아웃] 노량진수산시장 11 2004-05-0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경빈마마
'04.1.3 8:06 AM어머나~!!
짝이 있는 총각님~!!
제 친한 친구가 제주도 애월이 고향이라서....그래서 (언제???) 제주도로
휴가 가기로 약속을 했다네요...2. 김소영
'04.1.3 11:36 AM북제주 애월 바닷가에서 오징어잡이배의 불빛을 조명삼아
밤이 새도록 앉아 있던 소싯적의 추억이 있습니다.
그게 오징어잡이배의 불빛인 걸 안 것은
나중에 제주도 출신 동창이 귀띔해 줘서였구요.3. 빈수레
'04.1.3 4:33 PM갓 잡아온 고등어로 뜬 회가 그리 맛나다며요??
그건 먹어본 적 없고, 다만, 고등어 샤브샤브를 해 먹어 봤을 뿐입니다. ^^;;;
갈치회랑 고등어회가 그리 맛나다는데, 먹어보고 싶은데.......-.-;;;4. didid
'04.1.5 10:24 AM반갑네요. 제 고향이 제주도거든요.
제주도에서 어릴적에 반찬없음 엄마가 구워주던 생선이 옥돔이었다는거 아주 커서 알았답니다.ㅋㅋ
서울 와서 먹음 그맛이 잘 안 나요.. 정말 맛있죠?
그냥 구운 옥돔 하나면 정말 다른 반찬이 필요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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