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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시장의 요리 선생님

| 조회수 : 2,571 | 추천수 : 2
작성일 : 2003-12-31 11:19:17
장보기를 마친 후에 여러분의 바구니를 보세요. 평소에 집었던 것들로만 가득차 있지 않나요? 경험이 없으면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는지라, 평소에 잘 해먹지 않았던 식재료는, 그걸 사갖고 가서 어떻게 해먹어야 할지, 행여 어머니가 해줬던 것과 맛이 다르다고 타박이나 받지 않을지 ... 그래서, 그것보다는 안전한 - 평소에 무난하게 해먹었던 재료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전어는 제 철에 맛이 있고, 커다란 바다장어 구이는 소갈비가 울고 갈 정도로 맛있는데, 그 맛을 놓치게 됩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런 걱정 뚝. 간단합니다. 물건을 파는 아주머니한테 물어보면 됩니다.

"아줌마 이거 이름이 뭐예요?"
"어떻게 해먹는 건데요?"
"고추 대신 고추장 넣으면 안되요?"
"소금 대신 간장 넣으면 어때요?"
"조금 달게 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맵게 하는 게 좋을까요?"

살림 못하는 여자라고 흉보면 어쩌겠느냐고요? 천만에.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와서 모르는 걸 물어보는 사람을 흉봅니까, 아니면 기특하게 여깁니까? 얼굴에 철판을 깔 것도 없이 얇은 호일만 한 장 깔고 용감하게 데쉬하면 요리 실력도 늘고 물건파는 아줌마하고 친해질 수도 있습니다.  

필자도 동태국을 비리게 만들었다가, 나중에야 무를 넣으면 된다는 것을 알았고, 바다장어의 양념이 고추장이 아니라 고추가루와 마늘 섞은 양념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건 다 시장의 아줌마들한테 배운 것입니다.
팔다가 남으면 (아깝지만) 집에 가져가서 먹기도 할 것이고, 그런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보면 질리지 않고 맛있게 해먹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을 그 아줌마들. 생초보 시절에 내 요리 선생님은 그 아줌마들이었습니다.


덧글 :
그동안 거처가 없었는데, 대충 이동네 한귀퉁이에 눌러앉을까 합니다.
저는 요리 자체보다는, 뭐랄까요, 문화의 일부요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으로서 요리를 보고 있습니다. 
제가 올리는 글의 대부분은 책에 들어갈 원고입니다. 이곳에만 올릴테니 퍼나르지만 말아주십시오.
새해 요리복 많이 받으십시오. 즐 요.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며칠전 무우꽃
    '03.12.31 12:49 PM

    빨리쿡이라
    요리를 빨리한다는 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지라,
    어떤 곳인가 한번 들어와 봤다가 ....

    세련된 곳은 아니지만 주인장의 숨길이 곳곳에 묻어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처럼 잡지쟁이셨다는 것에도 친근감이 들구요.
    (저는 요리와는 거리가 먼 컴퓨터 전문지의 편집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둘러보니까 ...
    게시판 만으로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런 형태면 굳이 독립서버를 운영할 필요 없이, 기존의 포탈 사이트 커뮤니티를 사용해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어쨌거나 가끔 들러서 행보를 지켜보겠습니다.
    열심히 하시고, 화이팅 !!

  • 2. 무우꽃
    '03.12.31 1:37 PM

    허거걱. 뉘십니까, 게시판의 글을 무단으로 퍼 옮기신 분이 ..... ㅋㅋㅋㅋㅋ
    글 수정하다가, 딴 데 있어야 할 글이 보이길레, 이크 또 바이러스 먹었구나 하고 놀랬다는 거 아닙니까.

  • 3. 꾸득꾸득
    '03.12.31 11:11 PM

    실례지만 남자분이신가요?
    그냥 궁금해서요..^^

  • 4. 무우꽃
    '04.1.1 12:07 AM

    인터넷에서 저는 어딜가나 무우꽃이란 아이디를 사용합니다(영문 ID는 mukot). 그런데 문제는, 이 아이디 때문에 백이면 백 모두가 여자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요즘에도, 동호회 오프라인 모임에 얼굴이라도 비칠라 치면, "무우꽃입니다"하고 인사하는 순간에 남자들의 실망하는 눈빚들이라니 ... (혹시, 나 공주병?)
    나온다는 답글에 기대했었는데, 남자인줄 몰랐다는 겁니다. 거기다가 무우꽃이란 아이디에 걸맞지 않은 몸집 하며... (무우통?)

    어떤 모임에서의 대화.
    그 : 무우꽃님은 취미가 요리와 희한한 식기 모으기라고 하셨는데, 생김새와는 달리 아주 여성적인 것 같아요.
    나 : 그렇게 생각되세요? 그럼 제 꿈은 뭔 줄 아세요?
    그 : 글쎄요.
    나 : 시장가서 장봐온 후에 사랑하는 사람 기다리며 요리하는 거예요.
    그 : (꽈당)

    요리를 하다 보니,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하는 즐거움도 알게 됐고, 남편 기다리며 요리하는 시간이 즐겁다는 여자들의 말 속에 깊은 애정이 들어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남자들이여, 그대들은 아는가? 그 무수한 끼니를 애정으로 준비해 줬지만, 그대들은 그것을 대수롭지 않은 일상으로 흘려버리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여자도 때로는 남자의 애정이 들어있는 밥상을 받고싶어한다는 사실을.

    - 56년생 잔나비띄고, 홀몸이지만 임자가 있는 남잡니다.

  • 5. 솜사탕
    '04.1.1 12:33 AM

    하하하... 무우꽃님.. 강.조.하시네요.. 임자있다구요.. ^^;;
    무우꽃님이 책임지시고 대부분의 남자들을 선도해 주셔야 겠어요~~~ ^^*

  • 6. 유진맘
    '04.1.1 4:55 PM

    울남편 희망사항도 그거랍니다. 로또 당첨되면 직장 그만두고 맛있는 음식해서
    식구들과 먹는거래요... 근데 설겆이는 하기 싫대나..뭐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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