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0년 만에 키친토크에 글을 쓰네요.
음식은 장 맛이라고 간장 된장 고추장 직접 담가 먹기도 하고 얻어 먹기도 하고 사먹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알고리즘에 뜬 일본 북해도에 거주하는 아유미 우메키(정원 디자이너)의 유튜브 를 보게 되었어요. 직접 우메보시를 만들고 콩을 삶아 미소를 만드는 영상을 보고 다시 장을 담가야지 했습니다.
어릴적 단독주택에 살 때 엄마는 콩 삶아 돌절구에 찧고 메주를 직접 만들어 장을 담그셨습니다.
이리저리 옮겨 살게 되면서 엄마는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메주를 접하시곤 메주만 사다가 장을 담그셨어요.
올 음력 정월 메주 바자 시즌에 신세계백화점을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예전에는 지하 식품코너 한켠에서 크게 열었는데 대폭 축소되었더군요.
집에서 장을 담그는 사람이 확실이 줄고 거의 사먹는 추세인 듯 합니다.
메주 2덩이를 사들고 간만에 그릇 구경하러 백화점 주방 코너로 올라갔습니다.
헉 주방 코너도 대폭 축소되었더라구요.
요즘 신혼부부는 그릇이며 냄비를 세트로 장만하지 않는 추세라고 하더군요.
음력 정월 말날에 달걀 동동 소금물에 담가 두었던 메주는 50일 지나 건져내 장 가르기를 했네요.
작년 엄마네서 팔순 넘은 엄마의 로보트가 되어 찹쌀 고추장을 담갔는데 그 때 남은 메줏가루와 다시마물에 푹 끓인 찹쌀죽(코렐 국그릇 1공기 분량)을 넣고 치댔습니다. 좀 질척하게 막 거른 생간장을 조금 넣었네요.
아파트 베란다에 왼쪽은 간장독 오른쪽은 된장입니다.
메주 바자회 팜플렛입니다. 왼쪽은 올해 오른쪽은 2019년 열린 제 46회입니다.
팜플렛 안에 장 담그는법이 있어서 보관해 두었네요.
그리고 4월에 박완서 아카이브 조성 기념전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을 관람하고 찍어둔 사진 첨부합니다. 생전에 작가가 아끼던 노리다께 그릇입니다.
수많은 작품을 쓴 위대한 작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직접 미싱을 돌려 블라우스도 만들어 딸에게 입히기도 하셨더라구요. 작가로도 또 주부로도 치열하게 사신 분이셨습니다. 아치울 노란집에서 사실 때 글을 쓰시면서도 직접 장을 담그시고 살구잼을 만드셨다고. 맏딸 호원숙 작가의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를 읽어보니 병원에 입원해서도 집 항아리의 장 걱정을 하셨다고 합니다.
키친토크에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써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