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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도시락 열전

| 조회수 : 16,284 | 추천수 : 4
작성일 : 2011-09-23 23:25:14

안녕들 하시옵니까?
소인, 도 씨 집안 자제, 시락 이라 하옵니다.
먼저 큰절부터 올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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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은 민생건강 지원과 경제안정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아니 이 바닥에 뛰어들었사옵니다.
제 주인이신 소년공원 님하는 아침에 일찍 잠을 깨거나, 주말을 지내고 월요일, 화요일 정도까지는 저를 잘 활용하시어 귀감이 될만한 점심을 싸오곤 하십니다. 주말에 밑반찬 제작 업무를 열심히 하신 덕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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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 단무지, 불고기, 오징어 볶음 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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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밥에 멸치볶음, 불고기, 두부조림 납시었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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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밥, 고추장아찌, 두부조림, 미역줄기 볶음 드시었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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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에 고추와 무 장아찌, 그리고 소세지 대감 납시었사옵니다.



호홋, 이만하면 소인의 품행이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되옵니다만...
소년공원, 이 날라리 선비께오서 가끔은 개밥이 아닌가 싶은 것을 제 품에 앵겨다주기도 하십니다.
자, 개밥같은 도시락 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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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국과 밥을 따로 담은 것은 지체높은 양반 수준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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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이러한 것들은 사람의 밥이라 할지, 즘생의 밥이라 할지... 소인 정녕 몸둘바를 모르겠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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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작이 심해서 밥이 없던 어느날은 이러한 민망한 것도 있었사옵니다. 저 올리브빵은 이웃 마님께서 구워다주신 것이옵고, 냉동치키... 아니 얼린닭 은 벽 시장에서 열 두 냥을 주고 한 보자기 산 것을 전자아궁이로 데운 것이라 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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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덧이 심한 어느날은 멀건 죽 한그릇뿐이기도 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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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여덟냥 주고 이리 사먹으면 간편하고 입에 달기는 하겠으나, 돈 여덟 냥이 땅파면 그냥 나오는 것도 아니요, 달다구리하고 칼로리만 높은 음식이 몸에 좋을 리도 만무하여, 소인은 오늘도 열심히 제 소임을 묵묵히 하고 있사옵니다.

그럼 모두들 강녕하시옵소서.
다음에 또 인사올리겠나이다.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코알라^&^
    '11.9.24 1:38 AM

    헉~

    아무래도 조짐이 좋아 보이는 듯^^

    내가 일뜽을 찍어 보다니...^^

    일단 찍고^^!!

  • 2. 코알라^&^
    '11.9.24 1:40 AM

    예비 맘이신가 보네요^^?

    이렇게 곱고 맛나 보이는 음식을 드시니,,,

    분명 곱고 이쁜 아기를 보시겠네요^^

    도시락이 넘 이쁘고 맛있어 보입니다.

    저도 제 도시락은 저렇게 못 해도

    우리 딸래미 하루 세끼라도 챙겨야 하는데...

    많은 반성하며 갑니다^^

    또 덕분에 많이 배우구요^^

  • 소년공원
    '11.9.24 4:24 AM

    만 네 돌이 곧 되는 아들이 하나 있구요, 내년 3월이면 딸이 태어날 예정이예요.
    이번에는 딸이니까 "이쁜" 아기 보라는 덕담이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__^

    저도 아침에 바쁘거나 반찬이 마땅찮은 날에는 햄버거 사먹은 적도 많아요.
    별로 반성 안하셔도 되어요... ㅎㅎㅎ

  • 3. 가브리엘라
    '11.9.24 1:42 AM

    소년공원님 이름에 얽힌 비밀을 오늘에야 풀었습니다.
    보라는 도시락은 안보고 소년공원님 웃는 모습이 보기좋아서 얼굴만 한참 보다갑니다~

  • 소년공원
    '11.9.24 4:27 AM

    늘 다정하신 가브리엘라님!
    댓글 감사합니다.

    82쿡이 개편된 이후로 사진을 올릴 수가 있게 되어서, 원판과 다르게 가장 잘 나온 사진을 고르다보니... ^__^
    저 사진에서 6년 세월을 더하고 20% 정도의 체지방을 더하면 지금의 모습이어요... 흑흑흑...

  • 4. 달자
    '11.9.24 10:13 AM

    도시락 속 글 발에(실력이라 읽어주시길) 넘어가다,
    소녀공원 사진발에 정신줄을 놓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출산!!! 화이팅!!!

  • 소년공원
    '11.9.24 11:33 PM

    아니 무신 이런 과찬의 말씀을...
    화이팅 감사합니다!

  • 5. spoon
    '11.9.24 11:00 AM

    뭐라 할말을 잃었소이다..
    본디 도씨 집안은 일반인은(이라 쓰고 게으른..이라 읽는다^^;;) 법접하기 어려운 집안이라 들었는데..
    하물며 잉태한 아낙이..
    허허... 참으로 가상하오..

    뱀발.. 벽시장 얼린 닭 맛이 궁금하오... ;;;;;;;

  • 프리
    '11.9.24 1:49 PM

    ㅎㅎㅎ
    그냥 댓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히히거립니다^^

  • 소년공원
    '11.9.24 11:37 PM

    일반인은 몰라도, 빈자에게는 친숙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가문이지요...
    변변찮은 햄버거 떡 하나 사먹으면 일고여덟 냥은 족히 드는데, 그걸 한 달에 스무 번 한다고 셈하면 백 수십 냥이 아니오니까?
    잉태를 한 때일수록 더욱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거늘...
    그러한 연유이옵니다.

    벽 시장의 모든 얼린 음식 맛이 그러하듯, 직접 만들어먹는 것만은 못하나, 시간에 쫓길 때에 급하게 먹기에는 과히 나쁘지 않은 것 같사옵니다...

  • 6. 프리
    '11.9.24 1:51 PM

    너무 귀여운 소년공원님 모습을 사진으로 보니 친근감이 100배 급상승~~~

    정말 도시락까지 싸들고 다니시고....이쁜 소년공원님 건강 잘 챙기세요..

  • 소년공원
    '11.9.24 11:39 PM

    제 사진을 올리도록 동기부여를 하신 분이 바로 프리언니 셔요.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 하는 말도 있는데, 언니의 청순하고 소녀같은 모습이 참 보기 좋아서 저도 따라해봤답니다.

  • 7. 무명씨는밴여사
    '11.9.24 3:08 PM

    아드님이 한 분이었군요. 전 왜 아들 둘이라고 알고 있었을까요?
    둘째가 딸이라니 기쁨이 배가 되시겠네요. 축하해요.

  • 소년공원
    '11.9.24 11:41 PM

    예전에 누군가가 제 사주에는 아들만 둘이라고 하신 적이 있었어요.
    혹시 그 분과 아시는 분? ㅎㅎㅎ

    그나저나 밴쿠버가 여기서 가까웠으면 짜장면과 짬뽕을 얻어먹으로 쳐들어갔을텐데...
    심히 안타깝습니다.

  • 8. 오디헵뽕
    '11.9.24 4:38 PM

    도시락 포스팅은 언제 봐도 즐거워요....
    재미난 글까지 곁들여지니 더욱 재미있네요.
    한가지 부탁이 있다면.....
    야채를 좀 더 드시면 좋겠어요.....
    임신하면 변비 걸리기 쉬운데.... 미리미리 채소 많이 드시고... 대장건강 지키세요.
    화이팅!

  • 소년공원
    '11.9.24 11:42 PM

    그렇지요?
    야채는 한꺼번에 조리해서 두고두고 먹기가 힘들다보니 도시락 반찬으로 싸오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가끔씩 날 잡아서 야채만 왕창 먹는 날이 있긴 합니다.
    어휴... 변비... 너무 괴로워요.

  • 9. 천하
    '11.9.24 11:03 PM

    지체높은 양반 수준의 식도락의 멋진 모습 잘봤습니다.
    혈기왕성하던 학창시절 2교시 끝나고 쉬는시간에 후다닥 먹던
    그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아~부러워^^

  • 10. 소년공원
    '11.9.24 11:44 PM

    2교시까지 버티시다니 인내심이 대단하신 분이시군요.
    저는 1교시 끝나고 도시락 까먹고 그 다음 쉬는 시간부터는 매점으로 달려가곤 했어요.

    저도 생각하니 학교 다니면서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 먹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

  • 11. 그린그린
    '11.9.25 11:19 AM

    오호오호도시락 맛나보여요
    아윽.. 눈으로 맛나게 먹고가용~
    도시락이 싸고싶어졌어요^^ㅎㅎ

  • 소년공원
    '11.9.27 1:27 AM

    맛있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사실 제 도시락이 뭐 그리 알흠다운 자태도 아닌데...
    (더욱 솔직히 말하면 즘생의 밥 처럼 보이는...)

    도시락, 학교나 직장에 나가지 않더라도, 그냥 예쁜 찬합에 이것저것 담아서 아파트 베란다에 들고 나가셔도 좋고, 가까운 공원에 나가셔서 드시기라도 하면 즐거운 가을소풍이 되지 않을까요?

  • 12. skyy
    '11.9.25 1:07 PM

    와우 와우! 대단하십니다.
    저는 도시락 싸시는 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반찬도 맛나보이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도 도시락 싸가지도 다녔는데 너무 힘들어서..^^;
    매일 매일 점심때 사먹는거 괴로운데... 도시락이 정말 최고인것 같아요.

  • 소년공원
    '11.9.27 1:24 AM

    얼핏 생각하면 한 그릇 사먹는 것이 간편하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패스트" 푸드 점에서 "슬로우" 하게 줄 서서 기다리면서 한 끼를 떼우고나면 무언가 사기당한 느낌이 들더군요.

    게다가 도시락을 싸면 버리기도 먹어치우기도 애매한 남은 반찬을 알뜰하게 소비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너무 잘 하려고 애쓰지 마시고, 그냥 남은 밥과 반찬을 싼다 생각하고 준비하시면 도시락 싸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거예요.
    물론 시간이 많이 있을 때나, 기분을 좀 내고 싶을 때는 멋지고 화려한 도시락도 좋겠지요.
    (저는 지금 실미도 입성을 곧 앞두고 있어서 그럴 여유는 없지만서두요... 흑흑...)

  • 13. 쎄뇨라팍
    '11.9.26 12:25 PM

    ^^
    오홋
    드뎌 보네요
    존경존경
    도시락 싸는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옵니다

  • 소년공원
    '11.9.27 1:20 AM

    재미로 하는 것인데요 뭘...

    예쁜 도시락통을 보면 사고 싶고, 집에 가져다 놓으니 거기에 무언가 담아보고 싶고...
    그런데다 돈도 아끼고 건강도 챙기고...
    마당쓸고 돈줍기, 도랑치고 가재잡기...

    님도 한 번 해보세요. 정말 재미있어요.

  • 14. 해밀
    '11.9.26 2:24 PM

    소년공원이 미모의 여성분이었군요.
    수수께끼가 풀리는 듯한 느낌...^^ (왜 전 어린 남자회원이라고 생각했을까요?)
    도시락을 싸는 마음이 이쁘게 느껴지고, 글이 재미있어서 덕분에 웃어봅니다.^^ 감솨!

  • 소년공원
    '11.9.27 1:18 AM

    제 아이디가 좀 어린 남자회원 스럽지요.
    그리고 제 글투도 어딘가 좀 중성적인 듯 하여 그런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15. 말령공주
    '11.9.27 12:43 AM

    도시락 너무 좋아요....
    도시락 싸다니고 싶은데 보통 부지런하지 않고서는 힘들더라고요..
    부지런하신거 같아요...
    ^_^ 아...도시락 통도 너무 이쁩니다. 저도 이쁜 도시락 통은 그냥 지나치치 못하고..이케 질문하게 되네요.
    도시락 통 어디껀가요? 너무 이뻐요!!

  • 소년공원
    '11.9.27 1:17 AM

    저 도시락통은 지난 봄에 충동적으로 사버리고 말았던 것인데...
    일본제 코끼리표 예요.
    "히읗 시장" (영어로는 H Mart) 이라고 하는 큰 한국 마켓에서 구입했는데, 제가 원체 숫자에 약해서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안나구요...
    아마도 40-50달러 정도 - 그러니까 제 수준에서는 꽤나 큰 지출이었던 것만 기억해요.
    가방도 예쁘고, 젓가락도 들어있고, 밥은 이중 통이라서 보온도 잘 되고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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