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밥 아닌 한끼와 망한 호박죽

| 조회수 : 4,719 | 추천수 : 97
작성일 : 2010-10-18 00:13:04
냉동실 정리하다 데친 시금치 한 줌과 프랑크 소세지 2개 발견.

문짝 위의 메모지에는 없는 아이템들
실은 양파덮밥 해 먹으려고 베이컨 뒤진 건데,
메모지에 떡~하니 써 있는 베이컨은 없고, 엉뚱한 녀석들이...
이걸 거면 메모지는 왜 붙여두었는지...

각설.
시금치를 해동했더니 알 만 합니다.
마음은 데치고 싶었으나
실제로는 삶아진 시금치에 좌절해서 그냥 뭉쳐 넣어두었던 게 틀림없습니다. 나물 불가 판정.

시금치도 우유넣고 갈면 스프가 될라나... 하면서 갈았는데,
아, 살짝, 바질페스토 삘이 납니다.
옮거니, 파스타를 하자.
그리하여 탄생한 시금치 페스토 쫌 되겠습니다.
우유 조금 넣고 간 뒤, 소금과 파마잔 치즈를 좀 넣어 간을 맞추었습니다.
진하고 고소한 맛은 아니지만, 담백하게 먹을만 했습니다.  

이런 걸 만드는 걸 보고, 12살 총각이 불안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엄마, 우리 점심 뭐 먹어?"
(속마음은 틀림없이) "설마, 그걸 점심이라고 만들고 있는 건 아니겠지?"
소세지를 보더니 "난 핫도그!!!.."

하여 협상을 합니다.
" 이 파스타 좀 먹으면 막대기 핫도그 해 주마.. 안 그러면 난 모른다. 집에 빵 없다"

네, 저는 먹는 걸로 협상하는 치시한 엄마입니다

녀석, 궁시렁 대며 파스타 먹었습니다.
초록색은 식욕이 안 땡긴다나 어쩐다나... (색깔 전문가..)

그리고 약속대로 막대기 핫도그.
팬케익 반죽에 소세지 말아 구운 거니 특별할 건 없습니다.
막대기가 중요하죠.
전에 한 번 그냥  예쁘게 반죽에 감싸 구워주었더니, 시큰둥하길래,
하나 남은 거 데워주면서 나무젓가락에 끼워주었더니 정말 맛있대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같은 재료로 구운 건데.

아이들의 혀에는 막대기의 특별한 맛을 느끼는 감각이 따로 있는지 원.

2탄은 단호박 타령
저의 완소 아이템. 할로윈을 핑계로 아이에게도 먹입니다.

단호박과 양파를 버터에 볶고 생크림 넣어 끓이면 정말 맛있는 수프가 되겠지만....
.
.
.
그건 제 스타일 아닙니다.
익은 단호박과 우유, 그리고 (스프 삘이 나게 하고 싶을 때만) 인스턴트 크림스프 반 티스픈을 넣고 갈아서 끓여서 단호박 스프라고 우깁니다.
대신 아이의 빵에는 잼과 버터를 발라서, "스프에 찍어 먹어!!"
아마 재료 구성 상, 아이는 단호박 크림스프에 토스트를 찍어먹는 것과 비스무리한 맛을 느꼈을까요?  하!

저를 위한 아이템은 고진감래 호박죽 되겠습니다.
어차피 아이는 안 먹을 거라 좋아하는 팥을 듬뿍 넣고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국제백수
    '10.10.18 12:25 AM

    "팥이 개깁니다. 이빨 부러질 지경"
    ===>> ㅍㅎㅎㅎ 배꼽빠져 죽는줄 알았습니다. ㅎㅎㅎ

    외람된 얘기지만요.
    정식으로 요리학원은 안다니시더라도 좋은 요리책 한권 떼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호박죽에 팥이 그리 썩 어울리지는 않아요.
    팥시루떡에 말린 호박줄거리 조금씩은 넣지만요. ㅎㅎ

    원글님!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 그리고 요리책은 보라돌이맘님의 [집밥 365일] 추천합니다..

  • 2. inverso
    '10.10.18 12:58 AM

    시금치와 두부를 함께 먹는게 아니라고 알고 있어요~~~~

  • 3. 토레스짱
    '10.10.18 1:02 AM

    ㅎㅎ 저도 팥부분에서 넘 잼있어서..

    팥은 딱 하루 불렸더니 30분이내로 잘 삶겨지더라구요..
    호박죽말고 호박범벅에는 팥이나 콩을 넣기도 하던데요..^^

  • 4. loorien
    '10.10.18 1:21 AM

    ㅋㅋㅋㅋㅋㅋ 저도 '팥이 개깁니다' 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ㅎ 네, 팥이란 종자가 좀 개김성이 강합니다..

  • 5. 순덕이엄마
    '10.10.18 1:21 AM

    ㅋㅋ
    깔맞춤, 치사한 엄마 그분이시군요. ㅎㅎ
    재밌는 분이니 솔직하게 말합니다.

    시금치 파스타..죄송하지만 저도 먹기 싫을거 같습니다. ㅋ

    저 핫도그에 막대기 없으면 핫도그맛 안 납니다.

    시금치에 우유..? 여기서는 시금치에 생크림 넣고 조리는데...아마 괜찮을듯^^

    그럼 시크한 아들래미 어록 계속 부탁 합니다 ^^

  • 6. loorien
    '10.10.18 1:22 AM

    앗 근데 호박죽에 팥 넣어서 같이 쑤어 먹는 건 저희 친정엄마도 하시던데요~

  • 7. 바그다드
    '10.10.18 3:32 AM

    저 팥 넣은 호박죽 넘흐 좋아해요. 당연 팥을 미리 삶아야 합니다. 당해봐서 아시겠지만 팥 얘 잘 안 익어요. 전 게으른 버전으로 팥 깡통 사다가 해먹을까 싶네요.

  • 8. 어림짐작
    '10.10.18 4:20 AM

    국제백수님.. 제 취미 생활 중 하나가 요리책 보기랍니다. 집에 한 손으로는 다 못 세게 많이 있습니당. 소설책 보듯이 읽어서 그렇지. 근데 왜 팥 삶는 건 못 봤는지.. 얼마 전에 아는 분한테 호박죽 얻어먹었는데, 맛이 좋아서 재현하려다 망한 거죠. 그 속에도 분명 팥이 들어 있었는데..

    inverso님, 그런가요? 찾아봐야겠네, 진짜.

    토레스짱님, 팥은 엄청 좋아하는데, 내 손으로 삶아 본 적은 없네요. 생각해 보니 단팥빵은 사 먹었고, 빙수나 오방떡은 엄마표 팥배기로 했었네요. 우리집 두 남자는 잡귀하고 친한지, 팥을 엄~청 무서워 합니다.

    loorien님, 그죠? 넣어 먹기도 하죠? 분명 들어 있었던 거 같은데.. 범벅과 죽은 또 어떻게 다른가요? 저는 가루 물에 풀어서 찹쌀풀 끓이듯 했는데.. 그럼 이건 범벅인가요?

    순덕이엄마님, 네, 뭐. 진하고 고소한 맛은 아닙니다. 인정. 하지만!!! 시금치에서 풀 냄새 막 나는 수준은 아니었다는...

    바그다드님. 네. 팥....... 팥....... 네, 깡통팥.... 아 그런 수가 있었네요. 저도 진짜 좋아해서 아침마다 먹을려구요.

  • 9. 마리s
    '10.10.18 6:35 AM

    ㅋㅋㅋ
    힘드셨을텐데 팔빠지게 호박죽 저으시는 장면 상상하니 왤케 웃긴지
    1.팥을 대충 끓이다가 뚜껑 덮고 뜸 좀 들면 익지 않을려나요..
    2.저도 그거 들었어요.. 시금치랑 우유, 꽃게랑 감 뭐 그런거..

  • 10. 또하나의풍경
    '10.10.18 7:20 AM

    팥은 미리 불려서 한번 삶아 쓰셔야 해요.햇팥은 잘 불려지구요..
    묵은팥은 하루 불려도 안불려지고 개기는 놈들이 종종 탄생하지요 -_-

  • 11. 진선미애
    '10.10.18 9:22 AM

    윗분들 말씀처럼 팥은 미리 불려서 따로 삶아서 (가스압력솥이용)호박죽 마지막즈음에 합세해서
    저어주심 되는뎅...
    경상도 쪽에는 팥 듬뿍넣고 쌀옹심이도 넣고 좀 뻑뻑하게 끓인답니다
    저도 호박죽에는 먹는거 만드는거 일가견(?)있는데^^;;
    요즘은 간단버전으로 걍 불린 찹쌀을 믹서기로 대~충 알갱이 씹힐정도로 갈아서
    죽끓입니다 이것도 나름 맛있어요ㅎㅎ

  • 12. 곰씨네
    '10.10.18 11:19 AM

    짧은 말에 큰 의미 담는 아드님 ㅋㅋㅋㅋ넘 귀여워요^^*
    아~글고 보니 바질 페스토 먹고파요;;;;
    시금치파스타로 바질페스토 뽐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60 애기는 Anne가 되고,.. 7 챌시 2026.02.13 3,529 2
41159 절에서 먹은 밥 시리즈 올려봅니다 8 써니 2026.02.09 5,828 2
41158 베트남 다녀오고 쌀국수에 미친자가 되어버린 20 솔이엄마 2026.02.04 7,210 5
41157 192차 봉사후기) 2026년 1월 석화찜과 한우스테이크, 우렁.. 7 행복나눔미소 2026.01.28 5,486 5
41156 강제 디지털 디톡스... 를 준비중입니다 ㅠ.ㅠ 27 소년공원 2026.01.25 10,339 4
41155 돼지껍질 묵 만들어 봤습니다 20 주니엄마 2026.01.21 5,288 3
41154 안녕하세요, 자스민 딸입니다. (결혼식 감사인사) 43 jasminson 2026.01.17 9,108 11
41153 혼자먹는 저녁 소개 17 챌시 2026.01.15 9,263 3
41152 191차 봉사후기 ) 2025년 12월 소불고기전골과 달걀말이 7 행복나눔미소 2026.01.09 5,753 6
41151 굴 꽈리고추 알아히오 19 챌시 2026.01.07 7,258 3
41150 30 그리고 60 19 주니엄마 2026.01.06 7,643 2
41149 콩장만들어보기 7 박다윤 2026.01.06 4,516 4
41148 82님들 2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6 진현 2026.01.01 8,797 4
41147 딸과 사위를 위한 한식 생일상 42 에스더 2025.12.30 11,808 6
41146 챌시네소식 27 챌시 2025.12.28 6,277 2
41145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한다 -82쿡 이모들의 결혼식 출동 후기 .. 36 발상의 전환 2025.12.21 15,498 24
41144 은하수 ㅡ 내인생의 화양연화 19 은하수 2025.12.20 7,030 4
41143 미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다이어트 기록 23 소년공원 2025.12.18 7,306 4
41142 올해김장은~ 16 복남이네 2025.12.17 6,512 5
41141 토마토스프 5 남쪽나라 2025.12.16 5,076 2
41140 솥밥 3 남쪽나라 2025.12.14 6,861 3
41139 김장때 8 박다윤 2025.12.11 7,772 3
41138 밀린 빵 사진 등 10 고독은 나의 힘 2025.12.10 7,343 3
41137 리버티 백화점에서.. 14 살구버찌 2025.12.09 7,208 5
41136 190차 봉사후기 ) 2025년 11월 갈비3종과 새우토마토달걀.. 6 행복나눔미소 2025.12.08 3,827 5
41135 케데헌과 함께 했던 명왕중학교 인터내셔널 나잇 행사 24 소년공원 2025.12.06 8,478 6
41134 멸치톳솥밥 그리고,…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 24 챌시 2025.12.04 7,229 5
41133 남해서 얻어온거 11 박다윤 2025.12.03 7,577 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