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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길러먹는 이야기.. 콩나물, 루꼴라, 로메인, 래디쉬

| 조회수 : 8,022 | 추천수 : 132
작성일 : 2010-04-14 01:35:51
# 오랜시간 걸려 작성했는데 다 날아갈 뻔 했어요.
   다행히도 복사해놔서 글을 올립니다.
   안그랬으면 그냥 자러 갈 뻔 했지요.


오랜만에 글 씁니다.
제 기억으로는, 설 즈음해서 명절이라 괜히 바빠서 글도 못쓰네, 했었으니 두달쯤 됐나봐요.
3월에는 애들이랑 저랑 남편이랑 다들 아프고 해서 정신 없었고
게다가, 그 뒤로는 가슴 아픈 일도 있었고...


그 와중에, 요즘에는 몇가지를 기르고 있습니다.

얼마전 꿈꾸다 님께 씨앗을 받았어요.
저는 등외였는데, 그래도 제가 키톡에서 "활동" 한다고 특별히 봐주셔서
싹 나면 사진 올리는 숙제와 함께 씨앗들을 보내주셨어요.
루꼴라 주신다더니 로메인이랑 래디쉬도 같이 보내주셔서 감동했지요.
키톡에 글 좀 더 열심히 올려야겠구나, 결심도 했어요.

사진은 리빙데코에 올리라고 지령을 내리셨는데, 일단 하는 김에 여기다 풀어놔봅니다.







맨 위가 루꼴라 - 정말 하트모양의 잎이 났어요.
두번째는 로메인, 세번째가 래디쉬에요.

화요일 아침에 심었는데, 수요일 목요일 계속 들여다봤어요.
심을 때도 보내주신 것의 절반만 심었지요.
한번에 다 뿌렸는데 싹이 안나면.. 망하는 거잖아요.
문익점 선생이 목화씨 들여왔을 때 얼마나 가슴 졸였을까 생각까지 했다니까요...
그랬는데 금요일 아침에 두개가 싹이 올라오더라구요.
그리고 토요일에 하나 더 싹 나서, 안도.. 감동..

저거 길러서 뭐 해먹을까 벌써부터 궁리하고 있어요.

꿈꾸다 님, 정말 감사해요.
그런데... 옮겨 심는 건 언제할까요?


그리고 콩나물.
뭐 심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매발톱님의 콩나물 길러먹기 글을 보고나서 였어요.
제가 화분도 주워오고, 흙도 사고 그랬더니 남편이 "평생 집에 화분을 안들일 것 같더니.." 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눈으로 보기만 하는 건 아직까지는 관심없고, 저는 길러 먹.는.것.이 좋아요.

하여튼, 매발톱님의 콩나물 기르기는 흙에 기르는 거였는데,
일단 마트에서 쥐눈이콩을 먼저 사왔지요.
그리고 고민을 계속 했어요.
흙을 살까 말까, 샀는데 싹이 안나면 어쩌지.. 하다가
일단 물로 기르는 콩나물 먼저 해보고, 그게 마음에 안들면 흙에 길러보자 싶어서 며칠 또 고민했지요.
콩나물 기르려면 콩나물 시루가 필요하잖아요.
우유팩 구멍 낼까, 그냥 플라스틱 바구니에다 키울까, 그러다가 음식물 쓰레기통이 당첨됐습니다.



쥐눈이콩 한컵 (200ml)를 물에 담궈서 하룻밤 불렸어요.
음식물쓰레기통 바구니 안에 담은 모습이에요.
뚜껑 덮어서 놓고 하루 세번 정도 물 줬어요.
제가 물 주는 방식은, 아랫쪽 배수 구멍 막은 채로 물 부어서 콩이 잠기게 해서 30분 정도 뒀다가
물 구멍 열어서 물을 버리는 식으로 했어요.
아침 점심 저녁, 사람 밥 먹을 때 콩한테도 물 주니까 잊어버리지 않고 괜찮더라구요.

일단 시루는 구했는데, 덮을 검은 천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남편의 낡은 잠옷 바지 잘라서 대충 바느질해서 덮어씌우는 OO도 장만했어요.
OO은 뭐라고 해야할까요? 보자기? 덮개?


이게 원래의 잠옷 바지입니다.


이렇게 댕강 잘라줬어요.


손바느질로 대충 박음질하다가, 마감처리가 안된 것이 마음에 걸려서 가장자리는 시침질로 수습했어요.

완성샷이 없네요.
저걸 뒤집어서 통에 씌워요.
허리에 고무줄 들어있고 하니 딱 좋아요.

제가 꼬물꼬물 바느질을 다 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그동안에 애들이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놨더라구요.



이렇게 해서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을 물에 담근 것부터 시작해서 엿새 후의 모습이에요.
오른쪽 귀퉁이는 그 전날에


한웅큼 뽑아서...


소금물에 3분 정도 데쳐서


다진 파, 다진 마늘, 소금, 참기름, 깨를 넣고 무쳤지요.


딱 한접시입니다.

저희집, 콩나물 소비가 별로 없었는데,
16개월 둘째가 콩나물 무쳐주니 잘 먹더라구요.
얘가 아니었으면 콩나물 기를 생각 절대 안했을거에요...

맛은, 그다지 환상적이진 않았어요.
파는 것보다 통통하지가 않아서, 무치니까 대가리만 많은 것 같은 식감.
국 끓이니 훨씬 고소하고 좋아요.
국 사진은 없네요..

저는 보통 음식에 꽃소금을 썼는데, jasmine님 글 보고 천일염으로 바꿨어요.
음식맛이 한결 깔끔하네요.
콩나물국이 특별히 맛낼 재료가 없는데도, 콩나물 맛있고 천일염으로 간하니까 입에 착 붙어요.

길러먹는 즐거움에, 제가 오늘은 마트에서 상추씨앗을 사왔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천원이더라구요.
상추 천원어치만 뜯어먹으면 남는구나, 하고 사왔지만.
사실은 흙값이 제법 들었습니다. OTL


제 신세를 제가 너무 볶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좀 들지만,
길러먹는 것 - 아직은 재밌네요.
저 싹들이 자라서 수확하게 되면 그때 또 찾아뵙겠습니다.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봉지엄마
    '10.4.14 6:37 AM

    무농약 콩나물 키어 먹고 싶었지만 콩나물콩을 구하지 못했거든요
    마트에서 파는 쥐눈이콩이 정말 싹이 나나요

  • 2. 백만순이
    '10.4.14 8:35 AM

    문익점에서 빵 터졌습니다!
    저도 제 신세를 꽤 볶는 편이라 이것저것 기르고있는데......이거 먹는맛보다 키우는맛이 더 좋네요
    이쁘게 싹 내신거 축하드려요~

  • 3. 은희언니
    '10.4.14 9:58 AM

    우와~ 음식물쓰레기 통이 있었구나...ㅎㅎ
    저도 저번주에 첨으로 콩나물 키워서 먹었어요...ㅋㅋ
    아직 두식구고 맞벌이라 집밥을 잘 안해먹어서
    콩나물 조금만 사도 남아서 버리고, 없으면 아쉬웠는데
    시고모님이 직접 농사지어 보내주신 서리태가 생각나서
    우선 망치는거 생각하고 해봤는데 너무 잘자라줘서 신기했어요...ㅋㅋ
    (전 선인장도 죽이는 무서운 1人..-_-;;)
    쥐눈이콩보다 머리가 커서 그냥 콩씹어 먹는 느낌이 크지만,
    신랑도 직접키운거라고 맛있다고 잘 먹고,
    감사하지만 너무 많이 보내주셔서 한숨셨던 서리태도 소비하고,
    무엇보다 먹을만큼만 키워서 버리는거 없어서 좋고....^^

    요맘님 말씀대로 "길러먹는 맛" 너무 좋아요....^^
    저도 오늘 안쓰고 굴러다니는 음식물쓰레기통 있나 찾아 봐야겠어요...ㅎㅎㅎ

  • 4. 쿠킹맘
    '10.4.14 10:20 AM

    배움은 끝이 없다더니 정말 그렇네요.^^
    음식물 쓰레기통을 활용 한다는 발상이 굿 아이디어~
    오늘 마트에 음식물 쓰레기통 동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나좀 구해달라고 왜쳐대는 울집 쥐눈이콩들...
    요맘님 덕분에 콩나물로 다시 태어나게 생겼네요.ㅎㅎㅎ

  • 5. 요맘
    '10.4.14 10:22 AM

    봉지엄마님, 마트에서 파는 쥐눈이콩이 정말 싹이 나더라구요.
    다만, 친정엄마의 조언에 의하면, 햇콩 (지금의 경우에는 2009년산)이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봉투에 몇년도 산인지 써있으니 확인하고 구입하세요.
    제 생각에는 묵은콩이 전혀 발아가 안되는 건 아닐 것 같고, 발아율이 현저히 떨어질 듯하네요.

    백만순이님, 문익점에서 빵 터진 것.. 공감하셔서 그런거지요? 헤헤..

    은희언니님, 서리태도 싹이 나나요? @.@
    그걸로 기르면 콩나물이 더 실하고 튼튼한지 궁금하네요.
    서리태로는 저는 여름에 콩물 만들어서 국수 말아서 많이 먹었어요.
    그렇게 하면 소비량이 정말 많답니다.
    저도 선인장도 죽이는 사람인데, 콩나물은 선인장보다 더 강한 넘이 틀림없어요..

  • 6. 요맘
    '10.4.14 10:24 AM

    쿠킹맘님 반갑습니다.
    근데 고백하건대 제 아이디어가 아니었어요.
    콩나물 기르기에 대해서 찾다보니 음식물쓰레기통 이야기도 있길래 해본 것 뿐이에요.
    음식물쓰레기통 만드는 회사들이 콩나물시루용으로 바닥과 바구니 높이가 얕은 것도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 7. 꿈꾸다
    '10.4.14 10:57 AM

    요맘님~~ㅎㅎ
    이렇게 성실하게 숙제해주셔서 제가 다 감사합니다.
    일단 흙을 더 채워줘야 했는데 너무 얕아요.
    애들이 웃자라 있거든요~ 주스곽 벽..(이해하셨죠?) 그림자 때문에 그래요.
    지금이라도 손으로 살살 채워주시구요.
    본잎이 3장정도 나오면 저 루꼴라에요~ 이런느낌이 나거든요..ㅋㅋ
    햇빛 잘보여주며 키우다 그때 이식해주시면 됩니다.
    (루꼴라는 그후로 반그늘에서 키워야 순하고 매운맛이 덜나요)
    로메인과 레디쉬는 직파하는게 좋은데 저도 처음엔 잘 몰랐어요~
    로메인이 길죽하게 자라는데 지금상태는 웃자람까지 있어 약간 불안해보입니다..
    남은 씨앗들은 긴초화화분에 다시 심어보셔도 좋을것 같아요.
    배양토 - 배양토 + 퇴비 - 배양토 이런 층으로 만들어서요.
    며칠내로 제가 자라는 애들 보여드릴게요 ^^
    - 쓰다보니 고수마냥.. 진정고수가 보시면 웃으시겠어요..ㅋㅋ -

  • 8. 요맘
    '10.4.14 11:04 AM

    꿈꾸다님, 친절한 A/S 감사합니다.
    퇴비를 그럼 더 사야겠네요.
    아, 로메인과 루꼴라가 흙값을 해낼지..
    그럼 저는 흙 채우러 갑니다.

  • 9. 고니
    '10.4.14 12:17 PM

    저도 로메인이 저 정도..^^;;
    웃자란거군요..
    저도 보면서 줄기가 너무 얇다..했거든요.
    스프레이 해주면 자꾸 쓰러질라 그러구요.
    지금이라도 흙을 더 덮어주고,로메인 역시 본잎이 나면 이식해주면 되나요?
    매일매일 들여다보는데 너무 이뻐요.^^

  • 10. 가드업
    '10.4.14 1:03 PM

    요즘 82쿡에서 보고 탄력받아 초록이들을 이것저것 키우고 있어요.
    맨처음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 가 왜 머리속에 떠나지 않는지 결국 콩과 팥을 심었어요. 점점 자랄수록 겁나네요....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서.
    요즘은 상추 키우려고 흙 훔치러 다닙니다.

  • 11. 새로운 라라 ☆
    '10.4.14 6:05 PM

    루꼴라나 다른 씨앗은 어디서 구하나요?
    저도 길러보고 싶어요^^

  • 12. 요맘
    '10.4.14 10:13 PM

    새로운 라라님, 저는 여기서 꿈꾸다 님께 받았는데,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곳도 있는 걸로 알아요.
    쪽지보낼게요.

  • 13. 봄비
    '10.4.15 9:48 AM

    저도 씨앗 판매처 쪽지 좀 부탁드려요~
    담달에 드디어 아파트로 이사가는데..(전세 ^^)..
    베란다에 이런저런거 심어보고 싶은 꿈을 드디어 이룰 수 있을까요? ㅎㅎ

  • 14. 요맘
    '10.4.15 11:14 AM

    봄비님께도 쪽지 드렸어요

  • 15. 라도,공주야 야옹해봐
    '10.4.15 4:16 PM

    혹 저에게도 알려주실수 있나요..
    오늘부터 콩나물은 해 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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