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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밥이 남았을때 맛있는 비지김치전

| 조회수 : 8,715 | 추천수 : 108
작성일 : 2010-01-12 08:15:24
그녀는 오늘 작년 4월에 군에 간 아들이 와요.
그래서 2주일전부터 무엇을 해먹일까 궁리를 해요
그러나 궁리는 늘 궁리로만 끝나고 집에는 파뿌리 하나 없어요.
아무래도 모처럼 긴 휴가나온 국군장병 아저씨는 차라리 군대밥이 낫다고, 빨리 복귀하고 싶다고 생각할런지도 몰라요
이건 그녀가 무척 바라는 바예요.

어제는 무척 착한 아내이자 엄마인양 남편에게 마트에 가자고 해요
그리고 초밥과 달걀과 베이글과 크림치즈를 사요
국군장병 아저씨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어젯밤에 베이글에 크림치즈 발라서 세 개나 먹었어요
나머지도 군인아저씨 오시기전에 없어질 것 같아요

오늘 아침 그녀는 갑자기 아들에게 미안해 지기 시작해요
눈이 40센티 이상 쌓이고, 최저기온은 영하 30도, 체감온도는 영하 36도 이상 된다는 그 곳에서 열씸히 열씸히
나라를 지키는 아들이 엄마가 아무런 준비도 없다는 것을 알면 무척 서운해 지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참 이상한게 있어요.
우리 아들은 180센티에 육박하는 키에 50키로 초반의 몸무게를 가졌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쟤가 어떻게 군대를 가??? 이렇게 말해 주었어요
그런데 대학에 가더니 술로 몸무게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신검 받을때는 60키로 가까이 되었어요
전 무척 걱정이 돼요. 저렇게 비리비리한 놈에게 최전방을 맡기면 어쩌나 싶어 친구들에게 다리뻗고 자지 말라고 당부를 잊지 않아요

그런데 며칠후면 제 아들만큼 비리비리한 조카가 최전방으로 가요
조카가 군대에 가면 전 아마도 뜬 눈으로 날을 새우라고 전화를 돌려야 할거예요

암튼~ 고민에 빠진 그녀에게 메주콩이 눈에 띄었어요
그녀는 메주에 얽힌 슬픈 일화를 가지고 있어요
어렸을적 그녀의 별명이 메주, 못난이였거든요. 그래서 메주콩을 볼때마다 동족을 잡아먹는 것 같은 슬픔에 빠져요







메주콩을 물에 불려요. 하염없이 불리면 안되어요.
그녀는 4시간쯤 불렸어요. 콩을 담궈놓고 외출을 했기 때문이예요





집에 돌아왔을때 콩들이 충분히 불어 있었어요




콩을 바락바락 씻어요. 겉껍질이 대충 벗겨지는것이 보여요

그녀는 김치가 없음 요리가 안되는줄 알아요. 어느날은 김칫국에 김치전,김치찜으로 상을 차린적도 있어요
물론 불린콩에도 김치가 들어가요.



콩을 불려서 살짝 갈아주어요. 너무 갈면 비지찌개 끓이는 줄 식구들이 알아요.
살짝 갈아주는 이유는 씹히는 맛때문에 그래요. 갈아버리면 씹히는게 없어서 그녀의 수고를 아무도 몰라요



김치를 쫑쫑 썰어요. 오징어도 잘게 썰어요. 오징어가 없어서 갈은 돼지고기를 넣었어요.
갈은 돼지고기가 얼어서 저렇게 썰어 마구 주물러 녹여주었어요.
맛은 오징어가 나아요. 그녀는 오징어 사러 가기를 포기했기에 어쩔 수 없어요
그녀는 깨달아요. 몸이 바지런하면 입이 즐겁다고요
달걀도 세개 깨트려 넣어요. 점심때 분명히 밥을 남겨놓았는데  어떤놈이 퍼먹었는지 한숟가락 밖에 안남았어요
그거라도 넣어요. 그래서 반죽엔 밥알이 거의 보이지 않아요.
제목을 바꾸어야 해요. 밥을 한숟가락 밖에 안넣은 김치전으로요






반죽에 밥알이 안보이시는 분들은 노안이 왔거나 귀찮거나 하신거라고 그녀는 생각했어요
그녀도 노안이 와서 사실은 안보여요

부침가루를 넣고 마구 주물러 주어요.  물도 조금 넣어요




그녀가 아끼는 접시를 꺼내요. 이 접시는 무지 무거워요




그런뒤에 노릇노릇 부쳐내어요.

식구들이 씹히는게 뭐야??? 하고 물으면 우아하게 씨익 웃어주세요
그녀의 가족들은 절대로 맛있다고 말하지 않아요.
맛있다고 말해주면 그녀는 다음날 부터 요리책을 내겠다며 가정을  팽개칠게 뻔하기 때문이예요
그녀는 지금도 이미 가정을 팽개친 상태예요.
흑미쌀이나 현미쌀이 들어가면 더 쫄깃해요.
유식하게 말하면 식감이 좋다고 표현해요. 하지만 그녀의 요리에 식감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어요







그녀는 사진을 왜 이렇게 못찍는지 잠깐 좌절을 해요. 그리고 난뒤 카메라 탓을 오래 해요.
우리집 음식 사진은 실물이 훨 낫다, 나처럼!!! 이렇게 위로를 해봐요
온라인의 폐해이고 슬픔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싱거우면 양념장을 만들어요
그녀가 한때 조리사 자격증을 따려고 학원에 다닌것을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비법이라고 사기칠 수는 없어요
요리책에 나오는대로 적어야 해요

간장 1큰술, 식초 1/2 큰술 , 설탕 1/2 작은술 이렇게 써있어요

그녀는 급 슬퍼지기 시작해요
그녀가 키톡에 올릴 수 있는 음식이 이제 바닥을 향해가요.
이말은 그녀에게 키톡에 입성한지 최단시간에 키톡을 떠나야 하는 말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러나 그녀는 꿋꿋하고 뻔뻔해요.

미친척 말도 안되는 음식을 가지고 나타나 맛있다고 우겨댈런지도 몰라요





그녀는 부침가루는 얼마나 넣느냐, 콩은 얼마나 불리며 양은 어떻게 되느냐 이런 질문을 받으면 금세 피곤해해요. 연약한 그녀를 우리는 열심히 보호해 주어야 해요.
그녀의 대답은 한결 같아요. 알아서 넣으세요.

그녀의 요리에 팁도 있어요. 야외에 나갈때 남은 밥을 넣어서 두툼하게 부치면 한끼 식사도 된다고 말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건 다른 사람들도 다 알아요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쪼매난이쁘니
    '10.1.12 9:00 AM

    군대간 아드님 두신 분이 어쩜 이렇게 센스가 철철 넘치시는지 혼자 깔깔 웃으면서 봤어요^^
    김치전에 밥 넣는 건 처음 봤는데 밥 대용으로 좋을 것 같네요.

  • 2. 해든곳
    '10.1.12 9:04 AM

    아침부터 기침이 납니다.
    베이글 입에 물고 들어 왔다가 사레가 들렸습니다.정말 왜 이러세요?
    저 깔깔대며 웃다가 구를 뻔 했어요.

  • 3. 라온제나
    '10.1.12 9:12 AM

    이야기도 음식도 참 맛깔스럽네요
    저도 비지김치전에 도전할랍니다
    현미밥도 넣어야겠지요.

  • 4. 관찰자
    '10.1.12 9:22 AM

    ㅎㅎㅎ 넘넘 재밌게 읽었어요.
    밥 넣은 김치비지전이라.. 전 한 번도 못먹어 본걸요.
    비지찌개 끓일 때 콩 넉넉히 갈아서 시도해볼게요. 좋은 팁 감사합니다~~

  • 5. 허브쏭
    '10.1.12 9:57 AM

    정말 재밌네요..ㅋㅋ
    김치전에 밥들어가는 것은 처음봣어요.. 근데 누룽지 누른거 생각하면 밥 넣은 김치전도 그런 맛이 아닐까 싶네요..어쨌든 훌륭한 음식인것 같아요..

    저랑 공감가는 게 있었어요.. ㅋㅋ 저도 항상 음식해놓고 사진찍어 올리려고 하면 사진이 정말 안나오거든요.. 그럴땐 카메라가 내작품 다 망쳐놓는다고 투덜투덜하죠..옆에서 듣던 딸이 한마디 하죠..'엄마 아니거든요..카메라는 정직하거든요'ㅋㅋ

  • 6. 고독은 나의 힘
    '10.1.12 10:37 AM

    "알아서 넣으세요" 이 부분에서 빵터집니다..

    아침부터 제대로 웃고가요...

    비지전 먹고싶어요..

  • 7. 미주
    '10.1.12 10:43 AM

    재미난 글이 기분좋게 해요.
    군대까지 보낸 아들이 있으신 분이 어쩜 이렇게 센스가 만점인지 참말로 부러워요~~

  • 8. 싱그러움
    '10.1.12 11:41 AM

    나도 해봐야겠다는 의지가 불근솟아요....

  • 9. ▦너나드리
    '10.1.12 12:28 PM

    요거...롤러코스터 버전 맞지요?? 암튼 넘 재밌게 혼자 미친*처럼 피식피식 웃었어요

  • 10. 아오이
    '10.1.12 3:39 PM

    재미난 분이세요^^*
    덕분에 많이 웃고갑니다.
    82에는 재주많은분들이 넘 많아요~~~

  • 11. 빅마마
    '10.1.12 3:48 PM

    정말 사귀고 싶은 분이에요

  • 12. 열무김치
    '10.1.12 5:15 PM

    마지막 사진이 23시 54분이어요, 자정에 야참해 드신 것 ? ㅋㅋ~ ~
    배가 엄청 뿌듯 할 밤참이어요.
    저도 오늘 자정까지 기다렸다 해 볼래요 이히히

  • 13. eunice
    '10.1.12 5:42 PM

    혼자 낄낄 대며 웃엇습니다.
    요리솜씨 말솜씨 대단한 분이셔요.

  • 14. 까미
    '10.1.12 5:50 PM

    맛있는 음식에 맛깔스런 글에 너무 재미있어요.
    이건 남녀 탐구생활 중에서 "엄마의 탐구생활(엄마편)" 이네요.
    엄청 웃었어요*^^*

  • 15. kkkiya
    '10.1.12 7:38 PM

    처음엔 글을 참 독특하고 재미있게 쓰신다...하고 읽자니 저~ 윗분처럼 롤러코스터버전이 딱 생각나는거에요. 그때부터 그 버전으로 읽으니 더 재미있던걸요.
    다시 한번 더 읽어볼래요=3=3=3

  • 16. 봄조아
    '10.1.12 9:02 PM

    초반 읽을때부터 아 이~~재미난 말투~~하면서 참 재미있게 읽었네요
    정형돈과 정가인 나오는 그 프로에 이말투가 나온걸 얼핏 본것 같은데
    제목은 모르겠구요 암튼 재미나게 보고갑니다~~

  • 17. ubanio
    '10.1.12 11:15 PM

    그 재미난 말투로 저절로 읽어지는군요.
    ㅎㅎㅎ...

  • 18. 지숙
    '10.1.13 7:43 AM

    어머?비지도 전으로 가능한가요?전 찌게만 끓여먹었었는데 .. 오늘저녁에 도전해봐야겠어요 .. ^^

  • 19. 수미
    '10.1.13 10:08 AM

    14.7%

  • 20. 유시아
    '10.1.13 3:42 PM

    울아들184에 62로 군대갔어요. 그것도 최전방 강원도 고성 민통선...
    군에간 아들 얘기하는 사람들 다 자매같다는 이상한 착각에 빠져 살아요...
    저도 휴가나올 아들 기다리며 함 해봐야 겠어요

  • 21. 이희경
    '10.1.13 3:55 PM

    어쩜 글을 이렇게 잘 쓰시나요????
    책 내시면 베스트셀러 되겠어요..( 장담은 못하지만 -_-;;;;;)
    저 오늘 콩 불립니다...
    저도 콩갈아서 잘 해먹었는데~~~~~ 아 먹고 싶어요~~~
    김치전~~~~~~~~~~~~~~~~~~~~

  • 22. 올리고당
    '10.1.14 11:21 AM

    저 소원성취했습니다.
    애가 김치전만은 군 말없이 잘 먹거든요.
    검은콩 불려 껍질 벗겨내고 갈아 넣었어요. 밥 넣었어요. 김치, 삼겹살, 계란 넣었어요.
    오늘 애 먹이고 싶었던거 다 먹여서 새벽에 학원보냈어요.
    감사합니다.

  • 23. 올리고당
    '10.1.14 11:22 AM

    맛도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 24. 녹차잎
    '10.1.25 10:34 PM

    요즘 말투같은 글 .재미있어요. 음시도 한국적이고,,모든 음식은 노동의 댓가를 바라니,,,그래서 헬쓰도 돈 있는자 만이 다녀서 날씬쟁이를 만들고 ,,,어떠 사람은 죽도록 일만 해야 하고요,,

  • 25. 맑은공기
    '10.4.7 6:33 PM

    뒷북이지만...배워갑니다. 그리고 글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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